요가일래2011. 5. 21. 05:44

시력보호 차원으로 초등학교 3학년생 딸아이에게 컴퓨터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한 지 벌써 1여년이 다 되어간다. 한때는 열심히 페이스북에 사진도 올리고 했다. 그 사진 중 하나가 최근 딸아이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 악성댓글 때문이다. 

최근 밖에서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자 딸아이가 있었던 일을 말했다.

"아빠, 친구가 내 사진에 아주 나쁜 댓글을 달았어."
"뭐라고?"
"똥을 많이 싸서 네 옷이 검게 되었다."
"그래. 좋으네  "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딸아이는 울음보를 터뜨렸다. 그리고 한 마디를 하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다.

"내가 아빠 딸인데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딸아이는 친구의 기분 나쁜 댓글에 아빠가 화내주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화내기는 커녕 "좋으네"라는 말에 그만 아빠에게 배신감을 순간적으로 느끼고 울화가 치밀어 올랐던 것이다. 


조금 후 딸아이의 감정이 누그러진 듯해서 방문을 열고 말했다.

"나쁜 댓글에 네가 기분 나빠하지 않도록 하려고 그렇게 말한 거야."
"그래도 나는 아빠 딸이니까 아빠가 그렇게 말하면 안되잖아!" 

블로그나 인터넷에 글이나 사진을 올리다보면 누구나 한번쯤 겪는 일이 악성댓글이다. 물론 좋은 댓글, 기분 좋게 하는 댓글만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친구가 나쁜 말하면 들어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해. 그러면 기분 나쁠 일도 없어."
"아빠는 그게 쉽다고 생각해?"
"힘들지만 자꾸 노력해야지."
"누가 맛이 없는 음식을 주면 네가 안 먹지?"
"맞아. 안 먹어."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