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1. 4. 29. 06:41

어제 오후 학교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내는 울상이었다. 다짜고짜로 빨리 고사리 새순의 독성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라고 재촉했다. 

"왜 갑자기 고사리 독성을?"
"조금 전에 친정 엄마가 날 고사리 새순을 먹었어."
"장모님이 어떻게 고사리 새순을 먹었지? 지금 증상은?"
"먹은 지 2시간 후 설사하고 구토증세까지 나타났데."
"얼마나 먹었기에?"
"날 고사리 새순 다섯 줄기 정도 먹었데."

인터넷에서 고사리 새순의 독성을 검색하면서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왜 장모님께서 고사리를 드셨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주말 부활절 휴가로 장모님이 사시는 시골 도시를 방문했다. 두 모녀가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엄마, 한국 사람들은 봄철에 막 올라오는 고사리 새순을 꺾어서 먹어. 빌뉴스에 사는 한국 사람들도 이맘때 숲 속에 가서 고사리 새순을 꺾어. 나도 먹었는데 리투아니아 고사리 새순이 아주 연하고 맛있어."

*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숲 속에서 고사리 새순을 뜯고 있다.

이렇게 아내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전혀 먹지 않는, 아니 먹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고사리 새순의 식용성에 대해 장모님께 설명했다. 어제 장모님 지역은 화창난 봄날씨였다. 숲에 갈 일이 없었는데, 웬지 숲이 유혹했다. 숲 속 고사리를 보자마자 아내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파릇파릇하게 생기가 넘치는 고사리 새순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다. 그래서 장모님은 난생 처음으로 고사리 새순을 따왔다.

깨끗이 물에 씻어 고기와 함께 맛있게 점심식사를 했다. 그런데 두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설사와 구토 증상이 나타났다. 순간적으로 장모님은 겁이 덜컥 났고, 아내에게 전화해서 원인이 고사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들이 맛있게 먹는 고사리가 왜 이런 증세를 유발했는지 알고싶었다.

인터넷 검색 결과:
고사리는 브라켄 톡신(bracken toxin)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다. 고사리를 가축이 먹으면 다양한 질병을 유발한다. 한국 사람들이 먹는 고사리는 물에 끓이고 우려낸 것으로 독소를 염려할 필요가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사진은 몇해 전 빌뉴스에 뜯은 고사리 새순으로 직접 요리한 장면이다)


아내는 장모님께 고사리 식용성만 말했고, 그 요리법을 알려주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아내는 한국 사람들이 고사리를 즐겨 먹는다는 것은 알지만, 날 고사리가 아니라 반드시 물에 끓인 고사리이어야 한다는 것을 간과했다.

고사리에 독소가 있다는 정보를 얻자 근심은 더욱 깊어졌다. 날 고사리를 먹은 후 응급조치에 대한 정보는 얻지를 못했다. 일단 독소가 있으니 토해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었다. 이어 장모님은 구토증세도 있고 해서 인위적으로 토해내었다. 상태를 지켜보면서 응급구조를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을 사위로 둔 것으로 고생하시는 장모님이 더욱 안스러웠다.

건강관리에 평소 민감한 장모님은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 구급차를 불렀다. 집을 방문한 의료인의 첫 반응은 웃음이었다.

"어떻게 탈이 났나?"
"고사리 새순을 날 것으로 먹었다."
"뭐라고!? ㅎㅎㅎ 고사리를 먹었다는 사람은 금시초문이다. 어떤 독소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큰 병원으로 전화해야겠다."


구급차 의료인은 빌뉴스 큰 병원 해독관련 부서로 전화 문의했다.

"여기, 지방도시인데 날 고사리를 먹어서 응급환자가 발생했다. 고사리는 어떤 독소를 가지고 있는지 알려주면 좋겠다."
"뭐라고?! 고사리?! 우리도 금시초문이다. 고사리 독소에 대한 정보가 없다. 알게 되면 연락을 주겠다."

장모님은 더욱 불안해졌다.

"우리도 어떤 해독제 주사를 놓아야 할 지 모르겠다."라고 의료인이 말했다.
"나도 모르니 가장 독한 독버섯 습취 때 사용하는 해독제 주사를 놓아줘."


이렇게 날 고사리를 드신 장모님은 독버섯  해독제 주사를 맞으셨다. 이 말을 들으니 "리투아니아에서는 사위가 장모에게 드리는 가장 좋은 선물이 독버섯 광대버섯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아, 한국인 사위로 인해 고사리가 광대버섯이 된 셈이네!!!

독버섯 해독제 주사를 놓고 병원으로 돌아간 후 의료인이 나중에 장모님께 전화했다.

"빌뉴스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내용은 고사리 독소로 사망한 사람이 있다는 정보는 찾지 못했다."

이 소식에 장모님은 다소 안심이 되었다. 한국 사람들이 고사리나물을 즐겨 먹지만 날 고사리가 이렇게 설사와 구토를 유발하는 독소를 지니고 있음을 모두 다 알고 있을까? 어제 장모님께서는 자신의 몸을 상하게 했지만 위 사실을 우리들에게 확실하게 알려주었다. 날 고사리 절대 먹지 말 것!!!!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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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ws1070

    헉!!!!!!!

    큰 탈이야 없으시겠지만 큰일 날 뻔 하셨네요..;;

    덕분에(??) 모르고 있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병원에서 저렇게 얘기하니 정말 심란하셨겠어요..;;

    2011.04.29 06:59 [ ADDR : EDIT/ DEL : REPLY ]
    • 만 하루가 지난 오늘 다행히 더 나빠지지 않고 정상적인 건강상태를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2011.04.30 04:07 신고 [ ADDR : EDIT/ DEL ]
  2. 고사리 새순에 독성이 있다는 사실 처음 알았네요...
    그래도 큰 탈이 없으셨다니 다행이네요....

    2011.04.29 07:03 [ ADDR : EDIT/ DEL : REPLY ]
  3. 질매지

    아 그런게 있었군요..
    고사리 그르고 보니 생으로 먹은적은 전혀 없었네..

    2011.04.29 09:07 [ ADDR : EDIT/ DEL : REPLY ]
  4. 고사리에 독성이 있다는거에 깜짝놀랬네요 ㅋㅋ
    그러고보니 정말 날로는 안먹어봐서 ㅎㅎㅎ

    2011.04.29 18:56 [ ADDR : EDIT/ DEL : REPLY ]
  5. 고사리

    고사리가 너무 많이 먹으면 안좋데요..
    위에 안좋데요..

    2011.04.29 19:48 [ ADDR : EDIT/ DEL : REPLY ]
  6. 촌놈출신.

    어렸을때 어머니가 고사리 뜯어다 삶던 생각 나내요.
    그때 왜 삶는지 이해를 못했는대 역시 이유가 확실히 잇는듯.
    콩나물 만할때 듣어 삶아 말려서 먹는것입니다.
    생고사리 삶아 말리면 정말 양이 얼마 안되죠 어렸을때 그게 줄어드는게 왜이리 아깝던지
    가마솥으로 한솥 삶서 말려면 한뭉치 밖에 안된다는.
    말리지 않고 그냥 요리하는 경우도 없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서구에서 친환경 바람으로 생식이니 자연식이 유행한지 오래인데
    사람이 번성한데는 자연의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기술이 한바가 크다는거죠.

    2011.04.29 20:16 [ ADDR : EDIT/ DEL : REPLY ]
  7. 고사리^^

    고사리는 독성식물입니다
    전 세게적으로 유일하게 고사리를 먹는 나라가 우리 나라 입니다
    고사리 독을 없애는 방법을 아는 거지요
    무심코 먹던 우리들은 모르지만 조상 대대로 삶아서 물을 빼고 하면서
    독을 제거 하는 방법을 우리 조상님들은 발견 하셧지요
    다른 모든 나라에서는 고사리를 독성 식물로 분류 해 놓고
    식용으로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2011.04.29 21:01 [ ADDR : EDIT/ DEL : REPLY ]
  8. antj

    소가 고사리 뜯어먹고 죽었던게 예전 어린시절 기억

    고사리는 정력에도 않좋은 음식이어서
    스님들이 많이 드시죠

    색을 밝히는 분들은 삼가해야

    2011.04.29 22:35 [ ADDR : EDIT/ DEL : REPLY ]
  9. 고사리는 독성때문에 절대로 생식하지 않는다는건 감자싹이나면 독성이 생긴다는 말처럼 상식이었는데 댓글을 보니 의외로 모르는 분들이 많군요
    소도 생고사리 많이 먹으면 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 70년대 유럽어느나라에 사시던 친척할머님이 계셨습니다 당연히 그나라사람들은 고사리 먹지 않아 공원에만 가도 우리나라에서는 비싼 커다란 고사리가 지천이었습니다
    그걸 말려서 보내주시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국민은 생고사리는 먹지 않았으니 무사했던거지요
    그 장모님에게 고생하신건 위로를 드립니다만
    이후로 절대 고사리를 무섭다고 멀리하지는 마시기 바란다고 전해주십시오
    익혀 먹으면 아주 맛있는 나물입니다
    많이 먹으면 남자에게는 그다지 좋지못하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장모님같은 여자분은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2011.04.30 07:15 [ ADDR : EDIT/ DEL : REPLY ]
  10. 토마토

    토마토 잎에는 독이 있어서

    사람피부에 닿거나 아무튼 그래서 사람이 먹는데 아주 오래걸렸다고 하죠

    감자도 잎인가? 독이 있고

    과일나무잎도 독있는경우 많고

    아... 꽃씨도 마약으로 사용하는 경우 있죠

    나팔꽃씨

    아무튼

    그런식으로 하면 위험하죠

    하다못해 미역도 함부러 주웠다 가져가다 먹으면 사고가 날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복어가 거기에 알을 낳는데

    그걸 먹어서 죽은경우도 종종있다고 실록에 나왔다고 합니다.

    2011.05.01 02:49 [ ADDR : EDIT/ DEL : REPLY ]
  11. creamchou

    아이쿠.. 큰일날뻔 하셨어요.
    고사리 맛있지만 위험하죠..ㅠㅠ
    저는 프랑스에 살고 있는데, 남자친구어머니께 김치 해드려서 드시는데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남자친구는 김치를 먹으면 항상 설사를 해서 백김치나, 오이김치ㅡ 물김치 같은것만 해준답니다.

    2012.01.23 09:07 [ ADDR : EDIT/ DEL : REPLY ]
  12. 친구네

    蕨菜甘寒水熱却
    久食消陽反脚弱
    蕨菜(궐채)는 味甘 性寒하다. 水毒과 暴熱을 없애며, 오래 먹으면 陽氣가 사라져 도리어 다리가 弱해진다.

    고사리

    2014.11.22 18:58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