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모음2011. 4. 1. 17:05

누구나 다 알다시피 4월 1일은 만우절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도 이날 속이고 속기를 즐겨한다. 3월 31일 내일은 만우절이라고 모두 말하지만 막상 이날이 되면 평상시처럼 경계심을 놓아버린다. 아침에 먼저 일어나 커피를 마시면서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있던 아내에게 잠결에 물었다.

"내 커피 했다면서 어디 있어?"
"내 커피만 하고 당신 커피 안 했어!"

속이는 재주가 없으니 돌아오는 답도 평상시와 같았다. 만우절이라 그렇게 물어보았어라고 하니 아내는 어떤 궁리를 하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장모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내는 장모님과 수다를 떨다가 통화를 끝낼 무렵 말했다.

"엄마, 오빠 부부가 어제 부부 싸움을 크게 했데. 한번 전화해봐."

이들 부부는 가끔 처남의 술로 불화가 있는 편이라 장모님은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아내와 통화를 끝낸 후 장모님은 불안한 마음으로 처남에게 전화했다. 무슨 일인지 처남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 더욱 붏안해진 장모님은 아내에게 다시 전화했다.

"네 오빠가 전화도 받지 않아. 정말 큰일이 났는가봐."

아내는 하하하하하하하로 대답했다.
"엄마, 오늘 만우절이야."
"너 두고 봐! 배로 받을 거야!"

조금 있다가 학교에 있는 작은 딸 요가일래로부터 전화가 왔다. 전화올 시간이 아니였다. 늘 그러듯이 전화를 받지 않고 우리가 다시 전화했다. 하지만 여러 번을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자 않아 진상 확인을 못하지고 있지만 십중팔구는 만우절 장난일 것 같다.

또 조금 후에 학교에 있는 큰 딸 마르티나가 엄마에게 문자쪽지를 보냈다.

"엄마에게 무슨 일이 있어?"

감기 기운이 막 들기 시작한 아내는 즉각 답을 보냈다.

"몸이 안 좋아!"

이 쪽지를 받은 아내는 대뜸 물어왔다.
"당신이 마르티나에게 문자 쪽지 보냈어?"
"아니."

누군가가 마르티나에게 쪽지를 보내 엄마에게 안 좋은 일이 있으니 한번 물어봐라고 한 듯했다. 하지만 이 또한 마르티나가 학교에서 돌아와봐야 진상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크고 작은 거짓말거리를 만들어 속고 속인다. 그래야 다가오는 1년을 거짓말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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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