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0. 12. 15. 06:01

이른 아침에 집을 나가 마지막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던 고등학교 3학년 생활이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벌써 30여년 전 일이다. 지금 한국 고3 학생들의 생활은 그때와 비교해서 별다른 차이는 없을 것 같다. 세월은 흘러 이제 우리 집에도 고3 학생 마르티나가 있다. 단지 한국이 아니라 유럽 연합 리투아니아이다.

마르티나의 하루 일과를 통해 한 유럽 고3 학생의 생활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시간표이다. 일주일 5일 총 29시간(수업시간은 45분)이다.

시간표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1 수학 수학 국어 수학 생물
2 종교 체육 영어 영어 수학
2 경제 국어 노어 국어 국어
4 체육 영어 생물 국어 영어
5 연극 영어 역사 정보 연극
6 역사 국어 경제
7 경제

이 수업시간표에 따르면 과목별 수업시간은 다음과 같다.
   국어 6시간        영어 5시간        수학 4시간        경제 3시간
   체육 2시간        연극 2시간        역사 2시간        생물 2시간
   노어 1시간        정보 1시간        종교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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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목은 학생마다 앞으로 대학에서 선택하고자 하는 전공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마르티나 학급은 모두 30명이고, 이들이 모두 함께 같이 공부하는 시간은 국어인 리투아니아어 수업시간이다. 연극 대신에 미술, 음악을 선택하는 학생이 있고, 생물 대신에 화학, 물리 등을 선택하는 학생이 있다.

첫 수업은 아침 8시에 시작한다. 오전 7시 20분에 일어나 세수하고 아침식사로 카피 한 잔을 마신다. 그리고 간식으로 샌드위치 2개를 만든다. 학교에서 마실 커피나 물을 챙긴다.

수업을 마치고 오후 2-3시경 집에 돌아와 따뜻한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주로 페이스북(facebook)과 스카이프(skype)로 친구들과 연락하면서 휴식을 취한다.

마르티나의 고등학교 졸업자격시험은 세 과목이다. 국어인 리투아니아어, 영어, 수학이다. 이 시험은 대학 입학 자격 시험이기도 하다. 이 시험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한다. 집에서 바로 이 세 과목을 공부한다. 학교 야간 수업이나 도서관 혹은 독서실에서의 공부는 없다.

일주일에 1시간 수학 과외를 받는다. 과외수업료는 1시간에 35리타스(약 1만5천원)이다. 정년퇴임한 전직 수학교사로부터 배운다. 이외에 일주일에 두 번(두 시간) 테니스 과외를 받는다. 테니스은 한달 200리타스(8만8천원)이다. 내년 1월부터는 테니스 과외를 영어 과외로 전환할 계획이다. 마르티나는 영국으로 유학갈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죽다살다시피 공부하지 않고 좋아하는 테니스도 치면서 비교적 느긋하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부럽다. 그러므로 흔히 한국의 고등학교 3학년생을 둔 부모가 겪는 긴장감이나 수고로움은 거의 느끼지 못한다. 물론 가정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아내와 마르티나와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바로 인생은 자기 것이기 때문이다. 가끔 공부하라는 말에 마르티나는 "나도 잘 알아. 하지만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야."라고 답한다.  

* 최근글: 거울로 텔레비전 보는 딸아이의 까닭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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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투아니아에도 설마 리투아니아판 국영수 제일주의가 있을런지가 걱정입니다. 리투아니아 수능에선 그 과목만 본다는게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한국수능에는 국어(언어영역)/수학(수리영역)/영어(외국어영역) 외에도 탐구영역이라고 해서 문과는 사회탐구, 이과는 과학탐구, 실업계는 직업탐구를 봅니다. 사회탐구는 역사,지리,정치,경제,윤리,일반사회등을 묶는 통합 교과군이고(마르티나식으로 따지면 역사와 경제) 과학탐구는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천문학 포함)을 보고, 직업탐구는 각 직종별로 과목이 있습니다. (직업탐구는 과목 분류군이 더 다양해서 여기서 쓸 수 없어요) 저는 이 중 사회탐구를 택했는데, 저는 역사분과 전 과목(총 3개)과 정치를 봤습니다. (자세한 분류는 설명이 길어지므로 생략)

    마르티나는 정말 여유롭게 고3생활을 하네요. 그렇지만 테니스 과외는 계속 받는게 좋다고 봅니다. 체력단련을 위해 스포츠를 배우거나 정서함양을 위하여 예술을 배우는것은 꽤 좋은 일이거든요. 저도 고등학교 1학년 여름부터 사진을 배웠는데(지금은 그 지도를 했던 개인강사와 결별했지만 대학 전공이 사진이라 사진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꽤 정서함양과 학업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더는데 도움이 되어서 수능을 매우 잘 볼 수 있었습니다.(학교 성적도 꽤 올랐습니다.) 그런데 스포츠는 제 체질이 아닌지라...

    ps. 마르티나 좀 미녀네요.

    2010.12.16 04:18 [ ADDR : EDIT/ DEL : REPLY ]
  2. 실업계랑 비교해야지..

    우리 형도 학교 다닐적에 아침 10시에 등교해서 출석체크만 하고 점심밥 먹기전에 집에 왔다 ㅡㅡ

    2011.04.07 01:28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