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0.11.11 10:01

사용자 삽입 이미지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딸아이의 아침 등교시키는 일은 내 몫이다. 새벽까지 일하고 수면시간이 2-3시간이라도 일어나서 7시 30분에 딸아이가 안전하게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동행한다. (오른쪽 사진: 빌뉴스 중고차 야외매장)

어제도 새벽까지 일하고 잠을 청했다. 자동으로 그 시간에 눈이 뜨졌다. 열린 방문을 통해 현관문쪽으로 보니 아내가 외출복을 입고 있었다.

"고마워~"라고 말한 뒤 이내 잠에 들었다.

두 서너 시간 후 일어나니 아내의 얼굴이 울상이었다. 사연은 이러했다.

비가 오기에 나를 깨우지 않고 차로 두 딸을 등교시키로 했다. 전날 밤까지도 자동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시동을 거니까 엔진 부분에 소음이 났다. 피아노를 가르치는 아내는 소리에 유난히 민감하다. 

잠시 후 사라질 것 같은 소음이 차가 갈수록 더욱더 심해졌다. 앞으로 200미터 가다가 도저히 예측할 수 없어 큰 딸은 걸어서 학교까지 가도록 했다. 작은 딸은 우산도 없고 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태워주기로 했다. 이런 경우 아내는 늘 후회스러워한다.

소형차라도 새차를 사지, 왜 비싼 중고차를 샀을까......

다행히 작은 딸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온 후 아내는 미친 듯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우선 정보를 얻어갔다. 아뿔싸 최악의 경우에는 수리가 약 1만 7천리타스(750만원)라는 정보에 그만 주저앉을 힘마저도 없었다. 일어나서 본 아내의 근심에 가득 찬 얼굴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속으로는 정말 미안한 마음이 일어났다. 바로 내가 우겨서 산 차였기 때문이다.

시간이 좀 지나자 아내는 어차피 닥친 일인데 미루지 말고 해결해야 한다고 마음 먹고 몇몇 수리소에 전화를 해서 문의했다. 평소 한 두 차례 우리 차를 수리한 한 곳에서 소음이 나는 채로 올 수 있으면 오라고 했다. 이렇게 아내는 차를 몰고 그 수리소로 갔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아파트 현관문에서 비밀코드를 누리는 소리가 났다. 작은 딸이 집으로 돌아올 시간이 아니였다. 문을 여니 아내였다. 아내는 완전히 딴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아주 밝은 표정이었다. 750만원 수리비가 0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수리사가 잠깐 살펴보더니 핸들을 강하게 해주는 부분에 윤활유가 부족해서 나는 소음이라도 진단했다. 그 부분에 윤활유를 부으니 아내에게 들리던 엔진 굉음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사라졌다. 아내는 기꺼이 값을 치를 준비가 되었는데, 수리사는 받지를 않았다.

이렇게 아내는 차에서 난 소음으로 반나절 지옥과 극락을 경험했다. 이번 일로 아내는 다시 확신했다.
"문제가 생기면 끙끙대면서 미루지 말고, 곧장 해결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 최근글: 러시아 청소년들의 새로운 놀잇거리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