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0. 11. 6. 09:17

11월 5일 딸아이 요가일래가 만 아홉 살이 되는 날이었다. 벌써 일주일 전부터 생일준비에 온갖 정성을 쏟았다. 지난해까지 요가일래 생일잔치는 딸아이의 생일을 핑계삼아 일가친척 어른들의 술모임 성격이 강했다. 그런데 올해는 한 마디로 어른은 찬밥 신세였다. 거실은 딸아이가 차지하고 어른은 부엌에서 식사를 해야 했다.

이렇게 생일잔치가 가장 큰 변화를 맞게 된 이유는 딸아이가 생일잔치를 주도적으로 기획한 데서 비롯되었다. 예년과는 달리 학교 반 친구들을 초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처음이었다. 과거에는 부모가 주된 역할을 했는데 이번에는 그저 심부름꾼에 불과했다. 일주일 내내 생일잔치에 친구들과 무슨 놀이를 할까 종이에 목록을 적고, 놀이에 필요한 물건들을 준비했다.

생일에 초대를 받아 온 친구들에게 하는 답례로 실내 수영장으로 갔다. 우리 부부는 사우나를 즐겼고, 아이들은 수영장 놀이기구를 즐겼다.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수영장에서 보냈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식사와 함께 아이들은 딸아이가 진행하는 놀이를 밤 11시까지 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비록 내 딸이라는 것을 떠나서 아홉 살 아이가 어떻게 저렇게 꼼꼼하게 준비했을까라는 의문과 감탄이 동시에 일어났다.  

한국 또래아이들의 생일잔치와 비교해볼 수 있도록 요가일래의 생일잔치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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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 아침에 우리 부부는 풍선 아홉 개를 불어서 만든 장식물로 요가일래를 깨웠다. 그리고 이 풍선 아홉 개는 생일잔치 내내 거실 천장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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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생일잔치를 스스로 주도적으로 기획한 이유는 바로 학교 반 친구 둘이를 초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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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잔치 놀이 목록이다. X를 치면서 한 놀이를 일일히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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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에 숨겨진 작은 공을 찾는 놀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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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방의 무릎에 손을 얹고 박자를 치는 놀이다. 박자가 틀린 사람은 놀이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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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잔치 놀이의 절정, 십자퍼즐 맞히기다. (관련글: 생일잔치 놀이 위해 십자퍼즐 만든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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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이 쓴 십자퍼즐 (사진을 누르면, 확대가 되고 답을 볼 수 있습니다. 답 번역본은 관련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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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그림을 직접 그리면서 카드를 많이 만들었다. 놀이에서 이긴 사람에게 이 카드를 주었고, 나중에 결산해서 가장 많은 카드를 수집한 친구에게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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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아~~~ 태어난 지가 엊그제 같은 데 벌써 초가 아홉 개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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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원을 마음 속으로 빌고 촛불을 끄고 있다. 한 번에 촛불이 다 끄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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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만 아홉 살이 된 요가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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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가일래가 쓴 놀이 규칙이 인상적이었다.:
    !규칙!
   화내지 말 것
   비웃지 말 것
   책임감 있게 놀 것


리투아니아에도 어린이들의 생일잔치를 기획해주는 데가 많다. 일정액을 지불하면 식사와 놀이를 다 해결해준다. 이날 딸아이와 친구들이 우리 집에서 노는 것을 보면서 행사대행사에 의뢰하지 않은 것이 참으로 잘 한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 관련글: 생일잔치 놀이 위해 십자퍼즐 만든 딸아이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