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0.11.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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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묘지 참배로 300가지 죄를 용서받는다
"한 번 묘지를 참배하면 과거에 지은 300가지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믿어왔다. 리투아니아 묘지는 보통 시내나 그 근교에 사방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햇빛이 잘 드는 언덕에 위치해 있다. 묘는 봉분이 아니고 평분이다.

일반적으로 묘에는 화초를 심어 꽃밭을 만들어 놓는다. 겨울철을 제외하고는 늘 싱싱하게 피어 있는 꽃이 망자의 넋을 달래고 있다. 사람들은 망자의 기념일을 비롯해 수시로 묘를 찾아서 이 화원을 정성스럽게 가꾼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고대부터 한 해의 수확을 마친 후부터 시작해 조상들의 묘를 방문하고, 이는 11월 첫 주에 절정에 이른다. 11월 1일은 모든 성인의 날, 2일은 망자의 날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 두 날을 따로 구별하지 않고 벨리네스(Vėlinės)라 부른다. 망자를 추모하는 날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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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뉴스 안타칼니스 묘지 참배객(상)과 무명용사의 묘(하)

이날 사람들은 고향을 찾아 가족과 함께 조상뿐만 아니라 친척, 친구 그리고 유명 인사 등의 묘를 방문한다. 묘 화단에 흩어진 낙엽을 줍고, 시들은 화초를 제거하고, 새 것을 심는다. 대개 꽃이 활짝 핀 국화를 심는다.

묘와 주변을 청결히 한 후 망자의 영혼이 어둠 속에 헤매지 않도록 촛불을 밝힌다. 긴 시간 침묵으로 촛불을 응시하며, 망자의 선행과 일생을 되돌아보며 기도한다. 밤이 깊어갈수록 타오르는 촛불로 묘지는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룬다.

영혼이 사후세계를 떠나 가족을 방문한다
옛날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망자의 영혼이 사후세계를 떠나 가족을 방문하러 돌아오고 가장 좋은 때가 11월이라 믿었다. 11월 1일 밤 망자의 영혼이 들어오도록 창문과 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고요함 속에 들리는 바람 소리, 낙엽의 바스락거리는 소리, 나무나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영혼이 찾아오는 징표라 여겼다.

식탁 한 자리에 망자를 위해 음식을 마련했다. 음식을 밤새도록 식탁에 놓아두었다가 다음 날 걸인들에게 나눠주었다. 사람들은 걸인들이 죽은 사람과 살아 있는 사람 영혼들 사이의 매개체로 믿었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음식을 묘로 가져가 놓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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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묘지를 참배해 꽃을 놓거나 심고 촛불을 밝힌다.
 

망자의 묘를 참배하기 위해 리투아니아 전역에는 사람들의 대이동이 이루어진다. 조상의 넋을 기리는 리투아니아의 오랜 풍습 벨리네스를 지켜볼 때마다 우리나라의 추석 성묘가 떠오른다.

촛불 없는 낯선 묘의 망자 위해 불 밝히다
우리 가족은 일이 있어 일주일 먼저 시골에 있는 묘지를 다녀왔다. 11월 1일은 빌뉴스 시내에 있는 안타칼니스 묘지를 다녀왔다. 이 묘지에는 무명용사, 예술가, 학자, 정치인 등의 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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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 없는 묘츨 찾아 촛불을 밝히고 있는 요가일래
 

이날 우리 가족은 초 4개를 가져가 촛불이 밝혀지지 않는 묘를 찾아다니면서 촛불을 밝혔다. 이렇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여분의 초를 가져가 촛불 없는 쓸쓸한 묘를 찾아 불을 밝히면서 알지 못하는 망자의 넋을 위해서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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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