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08. 6. 21.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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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9일 밤 만 여섯 살 반인 딸아이에겐 아주 중요한 순간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딸아이는 젓가락질을 하지 못해 늘 포크나 작은 플라스틱 집게로 음식을 먹었다. 또래의 한국 아이들은 모두 능숙하게 젓가락질을 하는 데, 딸아이만 하지 못해 좀 부끄러웠다.

한 때 가르쳐보았다. 그 당시 딸아이는 한 번 시도해보더니 젓가락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자 그만 포기했다. 그런데 어젯밤 딸아이는 갑자기 나무젓가락을 잡더니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방법을 일러주자 그대로 따라하더니 바로 쟁반 위에 놓인 버찌를 젓가락으로 잡고 입안에 넣는 데 성공했다.

스스로 기뻐서 날뛰는 딸아이……. 역시 못함을 함으로 바뀌는 순간엔 모두가 짜릿한 기쁨을 누리는 법인가 보다. 딸아이 왈: "아빠, 나 이제 진짜 한국 사람이 됐다."

- "왜 안 배우다가 이제 젓가락질을 배우니?"
- "필요하니까."
- "왜 필요한데?"
- "우리가 한국에 가잖아."
- "포크를 가져가면 되지."
- "한국 사람들은 젓가락으로 먹잖아. 나도 할 수 있어야지."

어제 딸아이를 지켜보면서 억지로 무엇을 가르치는 것보다 "스스로 혼자 필요성을 느껴 해보는 것이 비록 늦을지라도 더 좋은 방법이다"고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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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