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0. 10. 6. 08:19

지난해 어느 날 빌뉴스에 사는 한국인 한 분이 모임에서 나에게 말을 했다.

"요가일래를 보면 꼭 박칼린이 생각난다."
"박칼린이 누군데요?"
"박칼린도 몰라? 그 아리랑 TV에서 프로그램 진행하는 말 잘하고 예쁜 사람있잖아."
"우리 집 유선방송에는 아리랑 TV가 나오지 않아요."
"아버지가 한국인이고, 어머니가 리투아니아인이야."
"집에 가서 인터넷 검색을 한번 해볼게요."

이렇게 처음으로 박칼린 이름을 듣게 되었다.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인 엄마 사이에 태어난 요가일래를 보고 박칼린이라는 사람을 떠올렸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서 한국 포털사이트에서 박칼린에 대한 기사들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특히 최근 KBS 2TV <해피선데이 - 남자의 자격>에 출연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언론보도에 나온 인적 사항에 따르면 박칼린은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 미국에서 태어났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자랐고, 뮤지컬 <명성황후>의 음악감독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비록 리투아니아계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박칼린의 활동과 명성에 대해 리투아니아 거주자로서 아주 반갑다. 이를 계기로 리투아니아계 미국인에 대한 지식을 얻고자 위키백과에서 약간의 공부를 해보았다. 리투아니아계 미국인은 리투아니아인 조상을 둔 미국인을 말한다.

현재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는 사람의 수는 330여만 명이고, 미국에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계 사람은  71만여 명이다. 리투아니아계 미국인의 수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인구(56여만 명)보다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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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대규모로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처음 미국으로 건너간 시기는 1867-1868년이다. 제정 러시아 지배를 받던 리투아니에 대기근이 발생한 후였다. 중세 유럽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졌던 리투아니아는 1569년 폴란드와 연방을 이루었다. 1795년 3국 분할로 인해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은 제1차 세계 대전 후까지 유럽 정치 지도에서 사라졌다.

오른쪽 사진설명(출처: 위키백과): 유명한 리투아니아계 미국인들 - Anthony Kiedis(록스타: 상 좌), Charles Bronson(영화배우: 상 우), Dick Durbin(상원의원: 하 좌), John C. Reilly(영화배우: 하 우)

러시아 제국에서 산업화와 상업 농업의 시작은 리투아니아 농민들을 이주근로자로 전락시켰고, 한편 이들은 더 나은 삶을 찾아 미국 등 신대륙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렇게 1차 대전 반발 전까지 많은 리투아니아 농민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1차 이민물결은 1924년 미국의 이민법 강화로 그쳤고, 제2차 대전 중과 후 소련이 리투아니아를 점령하자 2차 이민물결이 일었다. 1990년 리투아니아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하자 다시 많은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와서는 달러 가치 하락과 유럽 연합 가입 등으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아일랜드와 영국 등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리투아니아계 미국인으로서 유명한 사람들은 아래와 같다.
- 영화감독: Robert Zemeckis, John Milius
- 영화배우: Blackie Dammett, John C. Reilly, Charles Bronson, Brendon Small, Daniel Jason Sudeikis
- 록스타:
Anthony Kiedis, Brandon Flowers,
- 과학자:
Marija Gimbutas 
- 정치인:
Senate Majority Whip Richard Durbin(상원의원), Valdas Adamkus(리투아니아 대통령 역임)
- 예술인:
Adolfas Valeška, Jonas Mekas, George Maciunas(플럭서스 창시자)

어릴 때 좋아했던 영화배우 찰슨 브론슨이 리투아니아인이라는 것이 특히 관심을 끌었다. 박칼린의 어머니 혹은 선조는 어느 시기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아뭏든 한국인과 리투아니아계 미국인의 딸로서 한국 음악계에 기여하고 있는 박칼린이 노래를 전공하고 있는 딸아이 요가일래에게 앞으로 좋은 성장 모델이 되었으면 좋겠다.

* 아래 영상은 노래를 전공하는 요가일래가 리투아니아 민속악기 캉클레스의 반주에 공연하는 모습

* 아래 영상은 한국 동요 "노을"을 부르는 요가일래 모습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