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0.09.10 05:30

터키에서 열리는 농구 월드컵은 리투아니아를 흥분의 도가니에 빠지게 하고 있다. 과연 종착역까지 갈지 초미의 관심사이다.

9월 9일 저녁 9시 이스탄불에서 리투아니아와 아르헨티나가 4강 진출을 놓고 격돌을 벌였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FIBA 랭킹 1위이고, 리투아니아는 6위이다. 객관적으로 볼 때 리투아니아가 열세이다. 하지만 역대 전적은 5전 3승 2패로 리투아니아가 1승을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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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백만명이 13억명을 이긴 농구 월드컵

모든 경기가 그렇듯이 승리할 것 같은 경기가 있고, 질 것 같은 경기가 있다. 이번 아르헨티나와 경기는 후자에 속했다. 지금까지 경기에서 리투아니아는 초반전에 대부분 적은 점수나 큰 점수 차이로 지는 경기를 했다. 하지만 후반에 접어들면서 따라잡으면서 승리를 했다.

세계에서 가장 센 팀인 아르헨티나를 만나서는 초반전에 지면 질 확률이 더 많은 경기일 것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초반전부터 지는 경기가 아니라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것이 최종적으로 경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믿음은 강했다. 세계 1위팀 아르헨티나는 리투아니아에 속수무책이었다. 마치 프로팀과 아마츄어팀이 경기를 하는 것 같았다. 점수차이가 20점을 넘어가자 아내는 빨리 블로그에 글을 써서 리투아니아의 기쁨을 한국에 전하라고 성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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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BA 1위 팀 아르헨티나와 시합을 벌이는 리투아니아

104:85로 리투아니아가 아르헨티나를 이기고, 농구 월드컵 역사상 리투아니아가 4강에 진출했다. 이제 9월 11일 미국과 결승전을 놓고 한판 붙는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믿을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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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가 큰 점수 차이로 앞서가자 환호하는 우리집 식구들

"당신은 FIBA 1위 아르헨티나를 이긴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다는 것에 기뻐해라."라고 아내가 말했다.
"아빠, 빨리 창문 열고 기쁨의 소리를 질러!"라고 딸아이는 주문했다.

인구 300만여명의 작은 나라가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바로 스포츠임을 리투아니아 농구팀이 재확인시켜 주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나라 리투아니아가 기뻐하고, 가족이 기뻐하니 나도 기쁘다. 아내는 벌써 두 번째 포두주병을 따서 잔을 채우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