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모음2008. 6. 1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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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북쪽으로 250km 떨어진 마을, 파비르제. 특히 주말이면 이 정원을 보려는 사람들로 조용한 마을의 한 집이 유독 붐빈다. 바로 8,600㎡(제곱미터)에 달하는 넓은 정원에 일궈진 연못을 보기 위해서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아름답고 넓은 연못이 할머니 혼자 힘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 올해로 78세인 알도나 할머니가 그 주인공. 정년 퇴직한 후 해가 뜨고 질 때까지 늪지대에 위치한 뜰에서 쉴 새 없이 삽질을 했다. 약 2m 깊이로 한삽 두삽 흙을 파내 못을 만들고 안에 연꽃을 심었다. 주변에는 습지에 잘 자라는 화초를 심었다. 20여년간 그가 삽질로 만든 연못은 모두 세 개이다.

그는 “이런 일을 하지 않았다면 자신도 은퇴한 노인들이 겪는 각종 질병으로 고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못 정원은 마을 주민들과 찾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수많은 화초들로 가득 찬 연못 정원은 이제 지역 명소로 자리잡았고, 신혼부부의 결혼식 사진 단골 촬영지가 되었다.
 
할머니는 연못에 핀 연꽃을 방문객들이 찾아와서 지켜볼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한다. “여긴 원래 볼품없는 늪지대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노년에 나를 찾아와 산책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연못이 없다면 누가 늙은 나를 찾아오겠는가?”

그는 지금껏 혼자 살아왔다. 왜냐고 물으니 “(사람은) 혼자 태어나, 혼자 살다가, 혼자 죽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포클레인으로 한나절이면 팔 수 있는 연못을 삽으로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년 걸려 파왔다. 그는 “기계로 속히 연못을 팔 수도 있지만, 우선 혼자 삽질을 하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고 건강에도 좋으며, 더욱이 그런 기계를 빌릴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할머니 연못을 보니 사자성어 우공이산(愚公移山)이 떠오른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