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0.07.19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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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독일로 공연여행을 떠난 후부터 취침시간이 좀 빨라졌다. 보통 새벽 2-3시에 잠을 자는 데 이젠 12시경에 잔다. 원해서가 아니라 8살 딸아이 요가일래 때문이다. 11시경 밖이 어두워지면 그 때부터 슬슬 잠자기를 재촉한다.

"아빠, 자러 가자."
"일 좀 더 해야 되니까 혼자 잘 준비해라."
"싫어. 혼자 자기가 무서워."


방 안에 윙윙거리는 파리 한 마리도 무서워서 아빠의 도움을 요청하는 요가일래다. 혼자 자고자 할 리가 없다. 그래서 결국 하는 일을 멈추고 자게 된다.

(2005년 리투아니아어로 번역출판된 한국 전래동화: 서진석 번역, 김은옥 삽화)

자기 전에 꼭 해야 하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한국어 동화를 읽어주는 것이다. 어제는 "기쁨 찾은 금빛 동전"을 읽어주었다. 십원짜리 동전 이야기로 참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보통 책을 거의 다 읽을 무렵 요가일래는 잠이 든다. 그런데 어제는 너무 생생했다. 자기 전 샤워를 해서 생기가 남아돈다면서 잠을 잘 수가 없어 샤워한 것을 후회했다.

"잠이 안 오면 우리 이야기를 하자."
"아빠가 먼저 해."
"아빠가 동화책을 읽었으니 네가 먼저 해."
"알았다."


"옛날에 남자 한 명이 있었다. 엄마하고 살았다. 일도 하지 않고 그냥 놀았다. 엄마하고 살았는데 엄마 말도 안 들었다. 길에서 할아버지를 만났다. 소 탈을 썼는데 소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다른 아저씨가 이 소를 샀다......"
"너, 어떻게 그 이야기를 아니?"
"인터넷에서 들었다. 이제 아빠 차례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해야 된다."
"옛날 옛날에 깊은 산 속에 아버지하고 딸이 살았다......"

"잠깐, 아빠! 질문이 있다."
"뭔 데?"
"동화에는 왜 아름다운 가족이 없어? 그 남자는 엄마하고만 살고, 아빠 이야기에는 아빠하고만 살고. 왜 엄마와 아빠와 함께 사는 아름다운 가족은 없어?"
"정말이네. 네가 자라서 아름다운 가족이야기를 한 번 지어봐."

잠시 엄마가 집을 비워서 그런가 요가일래는 동화 속 가족에는 자주 부모 중 한 사람만 있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백설공주, 콩쥐밭쥐,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등등 많은 동화에서 부모가 같이 화목하게 사는 가정이 설정되지 않았다. 이야기는 이야기다.

8살 딸아이 요가일래가 갑자기 던진 물음을 들은 후 아름다운 가정을 기반으로 하는 동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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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