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0.06.24 07:29

일전에 처남 식구들이 모두 우리집에 모였다. 처남은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두고 있다. 두 아들 다 결혼했다. 장남이 아들을 낳으니 처남은 50대 미만에 벌써 할아버지가 되었다.

손자는 축구선수인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이제 갓 만 1살을 넘었는데 공을 펑펑 차면서 놀았다. 그런데 왼발잡이다. 이를 처음 보자 내가 한 마디했다.

"어, 왼발로 차네!"
"E야."라고 찰나에 아이 엄마가 아이의 삼촌 이름을 말했다.

순간 침묵이 흘렸고, 주위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아이의 삼촌에게로 향했다.
즉 아이의 아빠가 삼촌이라고 오해받는 순간이었다.

아이 엄마가 삼촌 이름을 말한 것은 삼촌이 왼발잡이이기 때문에 삼촌을 닮아서 아이도 왼발잡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에는 아이의 아빠가 삼촌으로 오해할 수 상황이었다.

그러자 처남의 둘째 아들의 아내가 자신의 경우을 이야기했다.
아내의 식구들이 다 함께 축구 경기를 시청하고 있었다. 이 경기에는 처남의 두 아들이 함께 뛰었다. 텔레비전 화면에 엉덩이가 클로즈업되어 나왔다.
"저 엉덩이는 분명히 내 남편이야!"라고 아내는 자신있게 말했다.
하지만 얼굴이 보이자, 자신의 남편이 아니라 남편의 형이었다.

이 이야기를 듣자 몽고반점으로 현지인 친구 아들의 아빠로 오해받았던 일이 떠올랐다.
바르샤바에 사는 폴란드 친구의 부인이 사내아이를 낳았다. 마침 그를 방문할 때 그의 부인이 이제 한 달 된 아기를 씻고 있었다.

그 아기의 엉덩이 골에 있는 푸른 반점을 보자 다소 의아스러웠다. 다 알다시피 이 푸른 반점은 몽고족 어린이에게 흔히 나타나는 신체적인 특징이다. 부부가 폴란드인인데 어떻게 몽고반점이 있을까, 그럴 리야 없겠지만 밤낮으로 울어서 벌써 부모가 체벌을 가한 것일까...... 

이때 친구는 나를 쳐다보며 "이 아기 아빠는 내가 아니라 동양인임에 틀림없을 거야!"라고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10개월 전 그 당시 폴란드에 없었다고 하면서 옆에 있는 다른 친구를 바라보면서 “아빠 아님“을 강력히 선언했다. 이 친구의 어머니는 한국인이고, 아버지가 폴란드인이다.

그 순간 우리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아기의 엄마는 이곳 유럽 아이들 중에도 더러는 몽고반점을 갖고 태어난다고 하면서 우리 둘의 무죄항변에 동조했다. 물론 혹자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유럽으로 진출한 흉노나 칭기즈칸이 남긴 부정할 수 없는 유산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이처럼 몽고반점은 유일하게 몽고족에게만 있다고 하는 믿음은 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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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검사가 불가능했던 때에는 아이의 생김새가 부모를 닮는 것이 이런 오해를 푸는 좋은 방법이었을 것이다.

딸아이 요가일래가 어렸을 때 종종 물었다.

"넌 아빠와 엄마 중 누구를 닮았니?"
"둘 다."
"어디가?"
"눈은 검으니 아빠 닮았고, 머리카락은 갈색이니 엄마 닮았다."
"닮은 데가 있으니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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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