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08. 5. 31. 07:37

몇 주 전부터 딸아이의 유치 중 하나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며칠 전에는 흔들리는 유치를 감쪽같이 혀로 숨기고 벌써 빠졌다고 장난을 치곤했다.

드디어 지난 28일 유치가 빠졌다. 딸아이는 그날 밤 이 빠진 유치를 베개 밑에 놓고 잠을 잤다. 왜 일까?

언제부턴가 리투아니아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 빠진 유치를 베개 속에 넣어두면 밤에 몰래 쥐가 와서 유치를 가져가면서 돈을 놓아둔다. 그러면 새로운 이가 쑥쑥 자라 오른다.

아이들은 정말 이 이야기를 그대로 믿고 기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잠에 든다. 쥐가 놓은 돈으로 좋아하는 것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유치가 사라짐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

다음날 일어난 딸아이는 마치 아빠가 어렸을 때 냇가에서 돌 밑에 숨어있는 가재를 잡기라도 하듯 조심조심 베개를 위로 들어올렸다. 지폐 한 장과 동전을 발견한 딸아이는 "기적이네!"라고 외쳤다.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어렸을 때 흔들리는 유치를 실로 묶고 그 실을 문손잡이에 묶어 누가 그 문을 잽싸게 열면서 빼냈다고 한다. 이것이 유치를 빼는 가장 흔한 방법이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어릴 때 문고리에 실을 묶어 유치를 빼낸 경험이 오늘 따라 더욱 생생하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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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 빠진 유치를 베개 밑에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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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짐에 대한 걱정보다 자라오름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뻐한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