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0.03.17 06:13

7박 8일 동안 병원생활을 한 후 지난 월요일 집으로 돌아왔다. 누구나 그렇듯이 전신마취를 두 서너 시간한다는 말에 가장 두려움이 앞섰다. 마취 후 의식회복이 걱정이었다. 병원생활을 위해 간단한 짐을 챙겨 집을 나서기 전 다시 건강을 회복해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이 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이 방 저 방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병원입원하기 며칠 전에 딸아이 요가일래와 함께 심은 파 씨앗이 싹을 돋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발코니에는 튤립이 막 자신의 파란 몸둥아리를 내밀고 있었다.

가족이 모여 집안에 일어난 대소사를 이야기했다. 모든 이야기의 압권은 요가일래가 차지했다. 3월 10일 음악학교에서 3월 11일 국가독립선포일 기념 연주회가 열렸다. 이 때 요가일래가 노래 공연을 했다. 이 날 밤 언니 마르티나는 사촌언니와 함께 놀려가 새벽에 돌아왔다. 아내는 이들을 걱정하느라 제대로 잠에 들 수가 없었다.

이때 옆에서 곤히 잠자고 있는 요가일래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잠자는 동안 요가일래가 중얼거리거나 말을 하는 경우는 흔하다. 몇 음절로 끝날 것으로 엄마는 생각했는데 요가일래는 노래 한 곡 전체를 다 불러 엄마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야, 너 왜 노래해?"라고 아내는 자는 요가일래에게 말을 걸었다.
"라사 선생님이 목소리를 확인하기 위해 노래를 하라고 했어."라고 요가일래는 자면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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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0일 음악학교 연주회에서 노래공연하는 요가일래 (사진촬영: 요가일래 엄마)

잠에서 부른 노래는 바로 전날 저녁 연주회에서 부른 노래였다. 아침에 일어난 엄마는 요가일래에게 밤에 일어난 잠 속의 노래하기를 이야기했다. 둘이서 배꼽을 잡고 한참 동안 웃었다고 한다.

"아빠, 이 이야기를 블로그에 써."
"그런데 네가 노래하는 현장 장면이 없어서 생생하지 못할 것 같다."
"아빠, 내가 누워서 자는 척하고 노래를 부를 테니 촬영해."

"그렇게까지 연출할 필요는 없다!"라고 아내가 끼어들었다.
"엄마, 왜 안돼? 재미있잖아! 아빠, action!"

나도 자면서 중얼거리나 헛소리나 횡설수설을 종종 하곤 한다. 하지만 요가일래처럼 정확한 문장을 길게 말하거나 노래를 끝까지 부른 적은 없는 것 같다. 딸아이에게 재미난 추억거리가 될 것 같아 비록 재현이지만 영상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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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