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09. 11. 28. 06:34

어제 낮 아파트내 계단에서 지폐를 발견했다. 지폐의 액수가 제법 컸다. 100리타스였다. 한국돈으로 5만원이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주웠다. 아파트 내에 있는 계단이니 잃은 사람은 이웃 사람이거나 손님일 것이다.

횡재라 생각하고 그냥 지갑에 넣을 수도 있지만, 주인을 찾아주기로 결심했다. 종이에 리투아니아어로 "어제 이 자리에서 발견한 잃어버린 물건"이라고 쓰고 전화번호를 넣었다. 붙이기 전 이 안내문을 두 딸에게 보여주었다. 기발한 생각이라면서 좋아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가서 요가일래와 함께 붙여놓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잠시 후 전화가 왔다. 어제 100리타스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맞았다. 우리 아파트 현관문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알고보니 바로 아래층에 사는 청년이었다. 그는 100리타스를 가지고 쇼핑을 갔는데 계산하려고 보니 돈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조금 후 다시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그 청년이었다. 그는 스페인산 Torres 꼬낙 한 병을 감사 선물로 주었다. 극구 사양했지만 끝내 받아야 했다. 횡재로 얻은 기쁨보다도 이렇게 주인을 찾아준 기쁨이 더 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건을 주우면 어떻게 해야지?"라고 8살 딸아이 요가일래에게 물었다.
"주인을 찾아서 돌려주어야 한다."라고 답했다.

말보다 더 효과적인 실천을 통해서 요가일래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계기를 준 이웃집 청년이 무척 고맙다.

* 관련글: 아빠와 딸 사이 비밀어 된 한국어
               만화책 같은 초등학교 첫 영어책

* 최근글: 폴란드 대통령, 아동성범죄자 거세에 서명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