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09. 11. 23. 07:10

17일(화) 오후 학교에서 다녀온 초등학교 2학년 8살 딸아이는 25명 학급생 중 10명이 감기로 결석했다고 말했다. 다음날 학교로 보낼까 말까 부부는 한참 고민했다. 이 고민은 쉽게 해결되었다. 바로 이날 저녁 빌뉴스 시청은 독감 전염병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지방이나 도시는 인구 1만명당 100명이 호흡기질환을 앓으면 해당 시나 지방이 전염병 선포를 할 수 있다. 학교 학생들 중 20% 이상이 질병으로 결석하면 학교장은 재량으로 휴교를 결정할 수 있다. 18일 학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11월 26일까지 휴교한다는 통지문이 전자우편으로 날아왔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17일 저녁부터 다른 아무런 증상은 없는 데 기침만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20일부터 딸아이의 건강회복과 가정의 안녕 등을 위해 특별기도를 올리고 있다. 어제 일요일 아침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빠 방에서 노트북으로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종이와 싸이펜을 챙기더니 아빠를 다른 방으로 내보냈다.

얼마 후 딸아이는 아빠를 불러 그림을 선물로 주었다.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아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림 안에는 "아빠 사랑해요. 아빠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라는 한글이 예쁘게 써여져 있었다. 그림 선물을 건네주면서 요가일래는 아빠를 꼭 껴안았다. 서로가 행복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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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내라'를 라틴 철자로 쓴 요가일래
 

요가일래는 그 동안 그림을 그릴 때 위의 그림처럼 한국어를 한글로 쓰지 않고 라틴 철자로 써는 데 익숙해 있었다. 하지만 어제는 모든 글을 한글을 쓴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평소에 자기 전에 아빠가 한글 동화책을 읽어준다. 요가일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으로 한글 사이트에서 공부했지만, 리투아니아 초등학교에 다니고부터는 별로 이 사이트에 관심이 없다. 아빠로서는 좀 불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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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맙습니다"를 "고맘습니다"를 쓸 것 같았는데......

하지만 딸아이에게 억지로 한글 쓰기와 읽기를 가르치지 않는다. 때가 되면 절로 하고 싶을 때 도와주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빠 사랑해요."는 한글로 잘 쓰고 있지만, 어제처럼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까지 한글로 쓸 수 있을 줄은 사실 몰랐다. 아빠 기도에 감사하는 그림 선물을 받았으니, 이제 아빠가 더 정성껏 기도해서 요가일래의 기침소리가 멎고 빨리 건강해지기를 바란다.

* 관련글: 아빠가 한국인이라서 안 좋은 점은
* 최근글: 긴긴 밤 정겹게 화투치는 유럽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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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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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평범한듯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모습입니다. ^^

    2009.11.23 07:11 [ ADDR : EDIT/ DEL : REPLY ]
  2. Sun'A

    이쁜 요가일래가 한글도 아주 잘 써요~~^^
    이럴때 더욱더 자랑스럽죠~
    새로운 한주도 행복하세요^^

    2009.11.23 08:25 [ ADDR : EDIT/ DEL : REPLY ]
  3. 생각보다 한글을 이쁘게 쓰네요.^^
    정말 아버지로써 사랑스럽겠어요.(저라도 그럴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09.11.24 23:19 [ ADDR : EDIT/ DEL : REPLY ]
  4. 나그네

    언어 발달은 어릴때 시키면 나중에 커서도 편하다고 하더라구요.
    지금처럼 잠자리에 들기전에 한글 동화책 읽어주는것이 언어 이해력과 어휘력 발달에 상당한 도움을 줄거 같네요. 님의 생각처럼 억지로 시키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게끔 만들어 주는것이
    부모의 올바른 책임 일거 같습니다
    유투브 를 찾아보면 한국 의 귀여운 동화나 여러가지 어린이 노래들이 많이 있더군요. 10세 이하의 아동들이 즐길 만한 컨텐츠도 많이 있던데 님이 시간이 나시면 몇가지 찾아서 자연스럽게 노래도 익히고 한글도 익힐수 있게 만들어 주시면 더욱 흥미를 느끼고 잘 익힐수 있을거 같습니다.
    지금같은 세계화 시대에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것은 요가일레 한테도 더욱 경쟁력이 될수있겠네요.물론 아버지의 나라에 대한 관심 도 자연스럽게 체득 가능하겠지요.
    요가일레 양이 성인이 된후 혹시 한국과 리투아니아를 이어주는 외교관 이나 사업가로 변신할지도 모르겠군요.

    2009.12.02 15:03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