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09.11.09 06:23

요즘 슈퍼마켓 과일 판매대에 가면 가장 군침을 돋게 하는 과일은 다름 아닌 석류이다. 어릴 때 집 뒷마당에 석류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그 새콤하고 달콤한 맛은 수십년이 흘러도 여전히 남아 있어 석류를 볼 때마다 사고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하지만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는 석류나무가 자라지 않는다. 판매되는 석류는 대부분 스페인 등지에서 수입해온 것이다. 그래서 값이 비싼 편이다. 1kg당 16리타스(9천원)이지만, 요즘은 제철이라 6리타스(3천원) 한다. 한국에서도 자라는 과일을 살 때에는 늘 아내 대신 고른다. 석류도 마찬가지다.    

검붉은색과 선홍색 사이에 있는 붉은색 석류를 고른다. 하지만 고민 끝에 고른 석류가 매번 잘익은 것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며칠 전 구입한 석류는 겉보기에 아주 잘 익어보였다. 집에 와서 칼로 짤라보니 완전히 반은 섞어있었다. 이날 석류 3개를 샀는데 두 개는 그런대로 괜찮았고, 하나가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벌써 상했다. 특히 값이 싸졌으니 석류를 사자고 우긴 경우라 아내에게 몹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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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석류뿐만 아니라 단단한 껍질로 인해 속을 확인할 수 없는 과일을 사다보면 이런 경우가 종종 생긴다. 속이 상한 과일로 기분까지 상하는 때가 바로 이 순간이다. 지금껏 유럽에 살면서 상한 과일로 가게에 가서 항의한 적도 없고, 항의하는 사람도 보지 못했다. 겉이 멀쩡하고 속이 상한 것이 어찌 이 석류뿐일까? 상한 석류를 보면서 자신을 한번 살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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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