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09.10.27 06:48

글을 쓰고, 영상을 편집하는 일을 하다보니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는 고요한 늦은 밤에 일을 하는 것이 하루 중 제일 편하다. 그러다가 보니 늘 잠드는 시간은 다른 식구들보다 훨씬 늦어진다. 침실에는 이미 아내와 작은 딸아이 요가일래가 한 침대에 자고 있다.

자기 침대가 버젓이 옆에 놓여있지만, 요가일래는 부모 침대에서 편하게 놀다가 잠이 든다. 딸아이의 고소한 잠을 방해하면서 침대로 옮기는 일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더군다나 부모 침대보다 다소 불편한 침대에 딸아이를 재우려하니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한편 아내와 딸아이 둘 다 저음을 듣는 데는 귀신이라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면 아빠 코고는 소리에 잠을 못 잤다고 불평하는 날이 더러 있다.

그래서 대부분 일방(서재)에 있는 침대에서 따로 잠을 잔다. 밤 12시경 자는 식구들은 주중에는 7시에 일어나고, 주말에는 보통 10시에 일어난다. 어제 월요일은 임시 방학의 첫날이다. 새벽 설잠에 잠간 눈을 떴는데 방문에 흰색 옷을 입은 사람 형체가 서있는 것이 어렴풋이 보였다. 너무 놀라서 무서운 생각보다는 멍한 상태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차츰 그 흰색 옷이 다가와 침대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이제는 멍한 상태가 공포감으로 변하고 있었다. 잠시 후 흰색 옷의 정체는 아내로 밝혀졌다. 10년을 같이 살면서 새벽에 잠자리로 아내의 방문을 받기는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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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티나가 현재 남친을 방문하고 웨일즈 애버리스트위스(Aberystwyth) 전경 (사진: 베르세쯔카이테)

"무슨 일?"
"손발이 오므라들고 심장이 요동친다."
"이 새벽에 무엇 때문에?"
"마르티나(큰 딸)가 임신을 한 꿈을 꾸었어. 그 꿈에서 막 깨어나 그것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생각하니 사지가 부덜부덜 떨렸다. 더욱이 마르티나는 지금 가 있는 애버리스트위스가 자기가 바라던 환상의 도시라고 하니 그 기분에 취해서 부주의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니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았다."
"마르티나가 우리보다 더 잘 안다고 했으니 믿어야지. 상상으로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는 일은 안하는 것이 좋다.증거없이 상상으로 스스로의 건강을 해치는 일은 하지 말자. 상황에 무덤덤한 마음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


사실 아내의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 고등학교 2학년 딸아이를 영국 대학에 유학가 있는 남자친구에게 비록 잠시지만 혼자 보내놓았으니 마음 편한 순간이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 영국에는 멀지 않아 13세 아빠와 14세 엄마가 탄생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니 딸을 보내놓은 엄마의 마음이 꿈에서조차 편할 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보냈으니 올 때까지 모든 근심 걱정거리를 잊어버리는 것이 본인 건강에 더 좋다.

이날 아침 아내는 인터넷 채팅 프로그램인 skype에 딸아이가 들어오기를 학수고대했다. 이어서 걱정마라는 딸아이의 말에 아내는 안심이 되었고, 평상심으로 돌아왔다. 바로 이런 것이 딸 가진 세상의 부모들이 겪어야 하는 마음고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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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