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09.10.11 07:38

한국불교를 수행하는 벽안의 스님 중 한 분이 보행 스님이다. 이 분은 리투아니아 사람이다. 가끔 리투아니아 신문에서 그에 관한 기사를 읽었고, 또한 인터넷을 통해 한국 언론에 나온 그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리투아니아 신문들은 가끔 보행 스님의 한국생활을 취재해 싣고 있다.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 출신으로 한국에서 살면서 불교 수행을 하고 있는 독특한 분이라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 번 만나고 싶었다. 8일 카우나스 비타우타스 대학교 한국어 강좌를 취재할 때 바로 며칠 전 그가 한국문화사 강좌에서 특강을 했다라는 말을 들었다. 아쉬웠다.

8일 저녁 빌뉴스 집으로 돌아왔다. 현지인 기자 친구가 7일 취재차 보행 스님을 만나고 왔다면서 그 분을 아느냐고 물었다.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아직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기자 친구는 보행이 한자로 무슨 뜻인지 물었지만, 답을 해줄 수 없었다. 9일 오전 한인회장님이 전화했다. 오후에 한국에서 온 리투아니아 사람 보행 스님을 만나는데 시간이 되면 같이 만나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다.

비타우타스 대학교, 현지인 기자, 한인회장 - 이 모두가 보행 스님을 만나게 하는 연결고리라 생각하고 기꺼이 약속장소에 가기로 했다. 한국말을 잘 하실까? 대화는 잘 진행될까? 무슨 이야기를 할까? 보통 리투아니아 사람들처럼 키가 크고, 표정이 없을까? 많은 생각을 하면서 약속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리투아니아 연극배우 겸 연출자 출신인 보행 스님. 계룡산 무상사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 그 분을 보자 미소 띤 얼굴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체격이 아주 큰 스님이 야채 샐러드를 드시고, 키가 작은 초유스는 닭고기를 먹으니 좀 민망했다. 그는 일년에 3개월 묵언 수행을 해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한다고 했다. 영어와 리투아니아어를 가끔 사용했지만, 한국말로 의사소통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여러 이야기 중 인상적인 것은 바로 리투아니아에 한국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보행 스님의 계획이었다. 스님은 '2011년 리투아니아 한국문화' 행사를 조직하고 있다. 이때 한국영화, 예술공연, 전시회 등을 개최해 리투아니아 사회에 한국문화를 널리고자 한다. 이는 '널리 행한다'라는 그의 법명을 떠올리게 한다.

이날 그는 오는 10월 15일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책으로 널리 알려진 현각 스님이 빌뉴스에서 설법한다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이 법회에 한인들을 초대했다. 이렇게 한국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보행 스님 그리고 현각 스님을 만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또한 한국인인 초유스 자신보다도 한국을 리투아니아와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는 보행 스님에게 감사하고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 관련글:  한국어를 열공하는 리투아니아 대학생들 
               한국 자연에 반한 미모의 리투아니아 여대생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