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9.09.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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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발트의 길"이 20주년을 맞이한 해이다. "발트의 길"은 1989년 8월 23일 당시 발트 3국의 시민 200여만명이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라트비아 수도 리가를 거쳐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이르는 총길이 678km를 인간띠로 연결한 길을 말한다.
(오른쪽 이미지 출처: http://balticway.net/)
 
1939년 8월 23일 독일 외무장관 리벤트롭과 소련 외무장관 몰로토프가 각각 히틀러와 스탈린의 명을 받고 독소불가침조약에 서명했다. 몰로토프-리벤트롭 조약으로 불리는 이 조약은 유럽에서의 소련과 독일의 영향권역을 분할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고, 비밀조항으로 소련이 발트 3국을 점령하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약 체결 50주년을 맞은 1989년 8월 23일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사람들은 몰로토프-리벤트롭 조약의 비밀조항 인정과 발트 3국 독립을 요구하는 "발트의 길" 시위를 함으로써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발트의 길"은 유럽과 세계 역사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비폭력 평화 시위는 작은 나라 3국의 민족자결성을 높였고, 소련으로부터 독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또한 소련 전역의 민주화운동에 힘을 실어주었다.

올해 가장 주목 받은 행사는 바로 "발트를 위한 심장박동"으로 이름 지어진 24시간 이어달리기였다. 이 이어달리기는 20년 전 당시 "발트의 길" 궤적을 그대로 따라 19,241명이 참가해서 구간별 이어달리기를 했다. 이들은 평화, 단결, 독립의 "발트의 길" 정신을 계승하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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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9년 8월 23일 발트3국 678km를 200여만명이 인간띠를 이루었다. (사진출처: balticway20.com/)

한편 발트 3국 총리들은 이 날을 맞아 스탈린주의와 나치주의를 비난하는 성명에 서명했다. 이들은 몰로토프-리벤트롭 조약이 소련의 발트 3국 점령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유럽연합이 스탈린주의가 나치주의만큼 인류에 큰 피해를 주었음을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리투아니아 사람들 78%가 소련을 계승한 러시아가 사죄해야 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러시아의 유력 정치인 율리 크비친스키는 몰로토프-리벤트롭 조약은 합법적이기 때문에 사죄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폴란드 방문에서 러시아 국무총리 푸틴은 "많은 나라들이 당시에 크든 작든 실수를 했다. 부패한 빵에서 건포도를 찾을 필요는 없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하면서 과거 논쟁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리투아니아 외무부 장관 비가우다스 우샤쯔카스는 "우리가 전체주의를 증오하듯이 스탈린주의를 증오한다. 우리는 러시아가 히틀러를 이긴 것을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언젠가 러시아가 다른 민족의 시각에서 바라보면서 스탈린주의가 저지른 죄를 평가하는 시간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20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이 "발트의 길"이 유네스코의 "세계기억" 리스트에 등재되어 세계기록유산으로 보호받게 돼서 더 큰 의미를 더했다. 이 "발트의 길"로 발트 3국은 독립을 획득했지만, 러시아의 관계는 아직도 긴장과 갈등 속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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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