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09.07.10 16:04

 일전에 리투아니아 법원행정처를 방문한 한국 대표단과 시내관광을 마치고 메일을 확인하고, 또한 현지인의 살아가는 모습을 구경할 수도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몇 분을 집으로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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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좀 어두워져야 절로 빨리 일어설 것 같은데..."라고 어느 분이 말했듯이 리투아니아는 요즘 밤 10시가 넘어도 훤하다.

이 분들이 다 가시고, 딸아이가 자려고 하는 침대로 갔다.

"아빠, 낯선 손님 데리고 오지마!"
"왜?"
"무서워."
"아저씨들 좋은 사람이야"
"나도 알아."
"그런데 왜 무서워해?"
"낯선 사람이 우리집에 오면 우리집을 잘 알게 되고, 그리고 어떤 물건이 있는 지도 알게 되고, 그리고 아마 훔쳐갈 수도 있을 것이니까. 낯선 사람이 오면 무서워. 그러니까 우리가 문을 꼭 닫고 살잖나!"

7살 딸아이의 이 말에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일까 아니면 학습에서 얻은 자기방어력일까 순간적으로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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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잠자기 전에 아파트 입구문이 잘 닫혀있는 지 꼭 확인해야 하고, 낯선 사람이 오면 절대로 문을 열어주어서는 안되고...... 이렇게 어릴 때부터 낯선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을 심어주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을 법하다.

흔히들 밤거리에서 마주치는 짐승과 사람 중 사람이 더 무섭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경계심 없이 살 수 없는 사회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낯선 사람이든 친한 사람이든 모두가 서로 도움을 주는 그런 세상이 오면 참 좋겠다. 그렇지?"
"그래, 아빠"

* 관련글: "한국 공무원들 정말 멋져요"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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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09.07.11 03:30 [ ADDR : EDIT/ DEL : REPLY ]
    • 오랜만입니다. 그 동안 바쁘게 지냈습니다. 이제 요가일래와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을 질 것입니다. 올해는 한국을 방문할 계획은 없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2009.07.11 07:29 신고 [ ADDR : EDIT/ DEL ]
  2. 그런데

    왜 맨날 요가일래 얘기만 나오고 17살 딸 얘기는 하나도 안나오나요? ㅋㅋ 너무 신비주의~ 전 요가일래가 외동딸인줄 알았어요...

    2009.07.15 15:46 [ ADDR : EDIT/ DEL : REPLY ]
    • 엄마와 큰 딸에게 물어보겠습니다. 관련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려도 되는 지를... 된다고 허락하면 종종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09.07.15 22:12 신고 [ ADDR : EDIT/ DEL ]
  3. 한영훈

    그날 같이 있을때는 불안함도 경계심도 없었던 것 같은데
    아직 아이는 아이인가봅니다
    여행중의 가장 좋은 기억이었습니다
    (저는 제일 오른쪽에 앉은 사람입니다)
    이곳 서울은 바람과 비가 억세게 옵니다. 건강하십시오

    2009.07.18 16:16 [ ADDR : EDIT/ DEL : REPLY ]
    • 반갑습니다. 총각 같은 멋있는 분... 좀 더 시간이 많았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2009.07.18 17:19 신고 [ ADDR : EDIT/ DEL ]
  4. 브라이스

    글잘읽고 있습니다.저도 한국에서 딸딸이 아빠라 만감이 교차하네요.아버지와 딸의 관계개선이 항상고민인데 잘하시는것같아 부럽습니다.여유가 돼면 저도 한번가보고싶네요..딸아이랑둘이..멀리있지만풍성하고 행복한 한가위맞으세요.

    2009.10.03 12:54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