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09. 6. 2. 09:29

어제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되었다. 바로 브라질의 한 에스페란티스토가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이었다. 아무리 자연의 이치라고 하지만 나이가 한 살 한 살 더 먹어갈수록 주위 사람들이나 친구들이 하나 하나 곁을 떠난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올해 여든살인 이 브라질 지인은 UN 직원, 시인, 대학교수, 에스페란토 학술원 회원, 번역가, 교육자, 사전편찬자 등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일을 했다.
 
지난 해 12월 31일 브라질 리오데자이네로 여행 때 처음 이 분을 만났다. 당시 머물고 있는 지인 집으로 이날 직접 찾아와 한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포르투갈어-에스페란토 사전 편찬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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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지 않은 체구에 넘치는 웃음과 힘찬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여든의 나이에 저렇게 건강하고 정열적으로 살 수 있을까 놀랍기도 하고 몹시 부러웠다. 저 나이에도 저렇게 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다.

그는 다음날 (1월 1일) 점심식사로 초대했다. 처음 만난 사람으로부터 초대를 받아 부담스러웠지만 그의 호의를 거절할 수도 없었다. 우선 그가 단골로 가는 중국식당으로 갔으나 새해라 문을 닫았다. 한참 동안 찾아간 곳이 일본식당이었다. 

"당신들을 초대하기 위해 내가 지난 10년 동안 연금을 절약해놓았으니, 오늘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마음껏 시켜라"라고 하던 그의 모습이 눈 앞에 선하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식사 내내 그의 농담과 일화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영상은 음식이 나오기 전 젊은 시절의 여러 가지 일화를 에스페란토로 들려주는 그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상은 초유스의 브라질 가족여행기 8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브라질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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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