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5.07 왜 낮에 달이 하늘에 떠있지? 7
  2. 2008.12.19 해가 여자, 달이 남자인 까닭 4
요가일래2009. 5. 7. 08:06

최근 낮에 산책하면서 갑자기 7살 딸아이가 물었다.
"아빠, 저기 하늘 봐! 왜 낮에 달이 떠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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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에 반달이 선명하게 떠있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전해내려오는 옛날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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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있는 해와 달은 원래 부부였다.
이들 부부는 딸이 하나 있었다.
바로 그 딸은 땅이다.
어느 날 부부인 해와 달이 싸웠다.
그리고 이들은 헤어졌다.
서로가 딸인 땅을 보살피겠다고
또 한 번 더 크게 싸우게 되었다.
이때 하느님이 판단했다.
지금부터 해(엄마)는 낮에 땅을 보살피고,
달(아빠)은 밤에 땅을 보살펴라......


이 이야기에 따르면
해는 낮에 있고, 달은 밤에 있어야 정상이다.
그래서 딸아이가 의문을 제기했다.

"왜 일까? 스스로 생각해봐."
"나는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아. 또 생각하면 머리가 아플거야.
이번엔 아빠가 생각해서 말해봐."

[여기서 김연아에게 전화로 고대정신을 팍팍 집어넣었더니, 그 결과가 고교생 때와는 전혀 달랐다고 주장하는 이기수 고대 총장이 떠오른다(관련기사). 그는 정신을 주입한 결과라고 평한다. 참고로 초유스는 딸아이가 어릴 때부터 "왜"라고 물으면 딸아이에게 "왜 일까? 너가 한 번 답을 찾아봐"라고 응답한다.] 

"이제 여름이 되어서 날이 길어지고 있지.
그래서 겨울에는 밤에만 있을 달이 지금은 저렇게 낮에도 볼 수가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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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리투아니아 일출시각은 아침 5시 32분
일몰시각은 저녁 9시이다. 그래서 하루가 참으로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12. 19. 15:28

한국 민담에 “햇님과 달님이 된 남매”를 보면 어느 날 이웃 마을에 날품을 간 어머니가 밤늦게 돌아오는 길에 호랑이에게 잡아 먹혔고, 이 호랑이는 어머니의 옷을 입고 어머니로 가장하여 외딴 집에서 애타게 어머니를 기다리는 남매까지 잡아먹으려 한다.

하지만 남매는 뒷문으로 빠져나가 우물가 나무에 올라가 하느님의 도움을 받아 밧줄을 타고 하늘나라에 가서 씩씩한 남성인 오빠는 해가 되고, 조용한 여성인 여동생은 달님이 되었다. 하지만 여동생은 밤에만 다니는 것이 싫어 오빠를 졸라 다시 해가 되었다는 내용이다. 동양의 음양이론에 의하면 해는 양이고, 달은 음이다. 남자는 양이고, 여자는 음이다. 

이 민담을 보면서 이곳의 언어들은 해와 달의 성을 어떻게 규정할까 궁금했다. 한국어에는 명사의 성이 없지만, 유럽의 많은 언어들은 성을 지니고 있어 우리들에겐 배우기가 어렵다. 이 성에 따라 수식하는 형용사의 형태가 달라질 뿐만 아니라 동사의 어미도 변화한다.

▲ 리투아니아의 해맞이 영상이다. 태양 어머니의 떠오름을 기다리며 노래하는 리투아니아인들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넘어 성스럽고 신비한 느낌마저 받는다.

리투아니아어에는 모든 명사들이 성(性)을 지니고 있는 데 해는 여성명사이고, 달은 남성명사이다. 해는 어머니처럼 만물의 생장을 도와주고 관리하고 따뜻함을 주기 때문에 여성명사라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달은 밤에만 살짝 와서 밤일을 하고 이내 달아난다고 하여 남성명사라고 한다. 리투아니아의 유명한 민담 중의 하나가 바로 “해 여왕(女王)을 구출한 왕자”라는 제목을 지니고 있다.

폴란드어에는 해가 중성이고, 달은 남성이다. 러시아어와 불가리아어에는 해가 중성이고, 달은 여성이다.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민족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에 살다보면 많은 것이 상대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믿고 있는 사실이 세상 저편에서는 그 반대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자기의 것을 절대화해 타인의 것을 이해하기보다는 그릇됨으로 낙인찍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 그 한 예가 바로 해와 달의 성(性)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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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양이론에 의하며는 해는 양이고 남자로 통하지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해를 여자로 여긴다.

* 관련글: 데굴데굴 굴려올 것 같은 아름다운 달
               태양이 내 손안에 있소이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