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22. 4. 11. 05:13

2월 15일은 아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이었다. 유럽항공사 중 비행시간이 짧은 핀에어(Finnair)를 타고 인천으로 향했다. 헬싱키를 출발해 시베리아, 몽골 그리고 중국 영공을 거쳐 인천에 도착하는데 8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아래 영상은 2월 15일 헬싱키 공항 인천행과 도쿄행 탑승장 모습이다.
 
 
그런데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유럽연합은 러시아 항공사의 유럽연합 영공 진입을 금지했다. 이에 대응하여 러시아도 유럽항공사를 대상으로 러시아 영공을 폐쇄했다.
 
3월 9일 출국인데 항공사에서 비행기가 취소되었다고 알려준다. 이어 3월 16일로 연기했는데 이 비행기마저 취소되었다고 알려준다. 다행히 3월 27일 비행기는 예정대로 출발하게 되었다.  
 
핀에어 항공사는 인천에서 밤 9시 45분에 출발해 헬싱키에 새벽 5시 30분에 도착한다고 알려준다. 총 비행시간이 13시간 45분이다라는 정보만 알려주고 비행노선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메일내용에 따로 없다.
 
인천을 출발해 시베리아 상공을 거쳐 헬싱키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9시간이다. 그런데 비행기 소요시간이 14시간이니 평소보다 5시간이 더 길다.
 
과연 어디로 해서 갈까 궁금하다.
러시아 영공 폐쇄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니
남쪽노선 즉 중국, 카자흐스탄, 터키, 폴란드, 발트 3국 상공을 거쳐 헬싱키로 갈까?
아니면 1990년 유럽을 갈 때 경험한 북극항로로 갈까?
 
에어버스 350-900 비행기는 좌석이 텅텅 비어있다. 
 
모두들 편하게 침대비행기를 타고있는 듯하다.
 
인천에서 이륙한 비행기는 서해로 향하지 않고 곧장 동해로 향한다. 안내방송에서는 스크린에 나타나는 항로와 실제 항로가 다를 수 있으니 자세한 항로에 대해 궁금한 사람은 승무원에게 문의하라고 한다. 

 

밑으로 한강과 다리들 그리고 서울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비행기는 어느새 설악산을 넘어 강릉과 속초의 야경을 보여준다.
스크린 항로와 실제 항로가 다르지 않는데 왜 안내방송을 그렇게 했을까 궁금해진다. 
 

동해, 일본 영공을 거쳐 비행기는 알래스카로 향한다. 베링해렵을 통과해 북극해로 날아가고 있다.
여러 곳에서 난기류를 만난다. 의자탁자 위에 놓인 음료수 컵을 잡아야 할 정도다. 
 
북극점 상공을 지나자 승무원들이 증서를 하나씩 나눠준다.
북극점 상공을 통과했다라는 기념증서다.
언제 다시 이런 비행을 할 수 있을까?!
이날 비행기표와 이 북극항로 증서를 기념삼아 오래 보관해야겠다.     

 

비행 소요시간은 예정보다 1시간이 더 빠른 12시간 30분이다.
북극여행이라는 추억보다는 하루속히 유럽연합과 러시아 영공이 재개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 앞선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20. 9. 25. 04:01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항공 여객수가 급감하자 자구책 중 하나로 핀에어가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을 나르는 방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지난 5월 21일에 전했다[관련글: 코로나19로 A330 여객기 객실을 화물용으로 개조]. 핀에어 비행기는 빌뉴스에서 서울을 갈 때 주로 이용한다. 가을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세계인의 정상적인 삶을 크게 제약하고 있다. 

인구가 280만명인 리투아니아는 9월 24일 하루 새로운 확진자수 138명으로 이는 지금껏 최대 규모다. 한국 인구비율로 하면 하루 새로운 확진자수가 3400명이다. 초기에 시행한 강력한 수준의 방역조치가 아직 재개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 베트남행 항공노선이 단계적으로 재개되고 있지만 여전히 하늘길은 여행객들에게는 요원하기만 하다. 핀에어 항공사는 여객기 일부를 개조해서 여객 대신에 화물을 객실에 싣고 운반하고 있다[사진출처 핀에어 인스타그램].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어 저 화물 대신에 여객으로 객실을 차지해서 한국을 한번 다녀오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20. 5. 21. 18:07

한 번 비행으로 더 많은 승객을 태우면 이득이 그만큼 크다. 그러므로 보다 더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특히 수요가 많은 성수기에는 화물칸에 좌석을 증설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전혀 예기치 않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전세계로 확산되었다.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산업 중 하나가 항공업과 여행업이다. 외국인 입국금지와 내국인 출국금지 등 국경봉쇄으로 적지 않은 공항들이 거의 폐쇄되어 있다. 빌뉴스 공항의 이착륙장은 야외영화관으로 변신하기도 했다[관련글: 코로나19로 텅 빈 비행장이 영화관으로 변신].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반대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바로 화물칸에 좌석을 증설하는 것이 아니라 객실에 화물을 적재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것이다. 핀란드 국영항공사 핀에어(Finnair)는 여객기 객실을 화물칸으로 개조해 활용하고 있다. 개조된 비행기는 에어버스 A330 여객기 2대다.


이렇게 화물칸에 더함으로써 화물 적재량이 두 배로 늘어나고 개조된 객실은 주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필요한 물품을 운송하는데 사용된다.  

평상시 전세계 항공화물의 약 50%가 여객기로 운송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승객 수가 급감함으로써 결국은 화물운송 가용성도 감소했다. 한편 긴급 화물운송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이에 항공사들이 해결책을 모색하게 되었다. 

핀에어 소식에 따르면 핀에어 기술자 네아 마에다(Nea Maeda) 씨는 "여객기와 화물기는 각각 다른 요구사항이 있다. 여객기는 승객을 태우기 위해 만들어졌고 화물기는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비행기 안에서 사람과 화물의 무게는 다른 방식으로 나눠진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비행기 객실 내에 쉽게 공간만 확보하면 되는 일이 아니다. 

여객기를 화물용으로 개조하기 위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해결책은 아직 존재하지 않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화물용을 위해 A330 여객기를 개조하는 데에는 아주 엄격한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현재 유럽항공안전청은 예외적인 상황에서 제한적인 변경을 허가하고 있다. 

마에다 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 적재량을 아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화물을 객실로 가져올 수 있는 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객실에서 화물을 어디에 배치할 지와 어떤 종류의 물품을 운송할 지를 신중하게 평가했다"라고 말했다. 

* 사진출처: finnair.com

이코노미 좌석과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전원 코드를 제거함으로써 객실에 화물적재를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또한 화물을 안전하게 고정시키기 위해 그물을 설치했다. 좌석을 제가하는 데에는 이틀이 걸리지 않았다. 승객 수요가 증가하면 신속하게 다시 여객기로 정상 운행할 수 있다.

* 사진출처: finnair.com

여태껏 항공 여객수 수요 증가로 화물칸에 승객 좌석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가 연구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항공 여객수 수요가 급감하자 이제는 그 정반대를 모색하게 되었다. 코로나19가 낳은 또 다른 역발상을 지켜보는 듯하다. 아뭏든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하루속히 진정되고 종식되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2. 4. 13:03

한국을 방문하면 집으로 가져오고 싶은 물건들이 참 많다. 그런데 번번히 수하물 무게 때문에 원하는 만큼 가져올 수 없다. 이럴 때 다음에 가족 모두가 함께 방문할 때 가져오자가 미뤄본다. 하지만 그 때가 언제일 지는 예측할 수가 없다. 

이번에 목록 1순위로 데스크탑 본체를 꼽아보았다. 2005년 한국에서 가져온 본체가 당시는 최고 사양급이었지만 이제는 고물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막상 선택은 했지만, 과연 데스크탑 본체를 유럽으로 무사히 비행기로 가져갈 수 있을까가 고민되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물론 수하물로 보내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익히 알려진 공항 수하물 취급 방법을 고려한다면 그렇게 선뜻 보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유일한 방법은 기내로 가져가는 법이다.

비행기는 핀에어(Finnair)였다. 기내 반입 금지 목록에는 데스크탑 본체라는 말이 없다. 규정에 의하면 기내 반입 가방이 하나인데 그 부피가 가로 + 세로 + 높이를 합쳐서 115cm 미만이어야 한다. 일단 적어도 구입하고자 하는 본체가 이 규정에 부합하도록 했다. 무게는 10kg이었다. 규정은 8kg인데 2kg 정도는 이해와 양해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수하물은 가방 하나이고 무게 제한은 23kg인데 21kg가 나왔다. 수속을 밟는 동안 괜히 죄지은 사람처럼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데스크탑 본체를 기내로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을까
설사 인천이 허용하더라도 헬싱키는 그냥 넘어갈까
검색대 좌우 넓이와 상하 높이를 무사히 통과할까
비행기 안 선반에 가방이 들어갈까...... 등등 여러 생각이 머리 속에 맴돌았다.  

기내 반입 가방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걱정이 되어서 내용물은 말하지 않고 물었다.
"이 정도면 기내 반입에 문제가 없겠지요?"
"예." 

이젠 공항보안과 검색대만 무사히 통과하면 되었다. 무게를 확인하는 사람도 없었고, 검색대도 그냥 통과되었다. 남은 관건은 헬싱키다. 환승객이니 다시 검색대를 통과하지 않겠지라는 기대감이 앞섰다. 그런데 웬걸 헬싱키는 입국이든 환승이든 입국심사실을 거쳐야 한다. 이는 곧 환승을 위한 탑승도 공항 검사대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데스크탑 본체는 헬싱키 검사대에서도 무사 통과되었다. 이젠 안심이었다. 최종 도착지 공항인 빌뉴스에서는 여권검사도 엑스레이 검사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본체는 비행기 선반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승무원의 도움으로 앞좌석 밑에 사뿐히 들어갔다. 빌뉴스 공항 세관원의 관심도 끌지 못한 데스크탑 본체는 이렇게 별일 없이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 6. 5. 07:19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한국 서울로 가는 가장 빠르고 저렴한 비행노선이 생겼다. 핀란드 국영항공사인 핀에어는 오는 6월 3일부터 헬싱키와 서울간 직항노선과 유럽 40여개 도시로 이어지는 연결노선을 취항한다. 


일반적으로 빌뉴스에서 서울로 가려면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프라하, 모스크바 등지를 통한다. 마일리지 회원제 때문에 늘 빌뉴스-암스테르담-서울 노선을 이용한다. 하지만 이번 여름 가족과 함께 한국방문을 하게 되어 비행기표값이 너무 부담이 되어 저가를 찾던 중 폴란드 바르샤바-암스테르담-서울 노선 표를 지난 4월 사놓았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가격이 30%나 쌌다. 많이 절약했다고 좋아했으나, 최근 한 지인의 비행기표를 알아봐주는 과정에서 핀에어 노선을 알게 되었다.

핀에어를 이용할 경우 빌뉴스-헬싱키-서울 소요시간은 14시간 55분이고, KLM을 이용할 경우 빌뉴스-암스테르담-서울 소요시간은 22시간 25분이다. 돌아오는 시간은 각각 13시간 15분과 15시간 35분이다. 비행기표값은 전자가 1700리타스(약 80만원)이고, 후자는 3400리타스(160만원)이다. 이미 구입한 바르샤바-암스테르담-서울 비행기표값은 2200리타스(백만원)였다.

미리 표를 사면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이 핀에어 노선의 등장으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신형 에어버스 A340-300 항공기를 타볼 기회도 사라졌다. 저가 표라서 물리지도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이번만큼은 KLM을 타고 가야 한다. 이번 경우는 빠름보다 느림이 훨씬 좋음을 보여준다. 혹시 유럽에서 한국으로 가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될 것 같아 이 핀에어 노선을 소개했다.

핀에어 누리집에 가니 재미있는 경품행사를 하고 있네요.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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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