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3. 8. 9. 06:53

일전에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생긴 일이다. 리투아니아인 점원이 한국인 손님이 보여준 한국 여권을 보더니 신기한 듯 미소를 지었다. 다가가서 물어보았다. 

"왜 그래요?" 
"여기 봐요! 이런 여권도 있어요."

점원이 손가락으로 가르킨 부분이 바로 영문으로 표기된 성이다.

LEE (wife of SHIN)

얼핏보면 Lee의 뜻(설명)이 신(Shin)의 아내로 여겨진다.
보통 설명을 할 때 괄호 부호를 달기 때문이다.

영문 이름에 이렇게 누구의 아내라고 설명한 것은 나도 처음 보았다. 한국인에게 물었다.


"여권 발행을 신청할 때 이렇게 누구의 아내라고 해달라고 부탁했나요?"
"아니요. 전혀 부탁하지 않았어요. 가서 받아보니 이렇게 되어 있었어요."

국민 개개인의 여권인데 이렇게 꼭 누구의 아내라고 토을 달아야 했을까...... 이 여권을 심사하는 각 나라의 출입국 직원들은 모두 신기해 할 듯하다.

한편 리투아니아 여성은 결혼하면 대개 남편의 성을 따른다. 성에 접미사 ienė가 붙고, 이는 아내라는 뜻이다. 즉 남편 성이 Čojus면, 아내는 Čojienė이다. 즉 Čojus의 아내라는 뜻이다. 여성의 성 자체에 이미 결혼 유무가 나타나기 때문에 굳이 위에 있는 한국 여권처럼 누구의 아내라고 설명할 필요가 없다. 물론 이는 리투아니아 내에서만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권에 이렇게 wife of shin이라고 한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부부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결혼증명서나 결혼증을 보여주거나 소지하면 된다. 외국에 나가서는 가장 중요한 개인 서류인 여권에 누구의 아내라고 밝히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일까......

이 분의 남편 여권에는 husband of LEE라고 표기되어 있을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8. 29. 08:19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동양에서 옛부터 인물을 평가하는 척도로 강조되었다. 풍채, 말, 필체, 그리고 판단력이다. 누구나 어렸을 때 글씨를 또박또박 잘 쓰라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필체는 인격이라는 말도 있다. 학교 다닐 때 글씨를 잘 쓰보려고 부단히 노력한 적이 있었다. 

요즈음은 문서를 작성할 때 손으로 직접 써야 할 일이 거의 없다. 서체를 선택한 후 컴퓨터 자판기를 두들겨서 인쇄하면 된다. 이젠 손으로 글쓰기가 무척 낯설다. 유럽에 살다보니 로마자를 자주 쓴다. 특히 편지봉투에 주소를 필기체로 써고 난 후 제대로 우체부가 알 수 있는 지 확인하곤 한다.

특히 필기체 소문자 "L"이 "E", "A"가 "O"로 오인되지 않을까 유의한다. 유럽에서 문서을 손으로 작성할 경우 "대문자 인쇄체로 작성하라"라는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다. 정확성을 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폴란드 웹사이트 조몬스터에 올라온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이는 폴란드 사람들이 편지봉투에 쓴 주소이다. 어떤 주소는 우체부 아저씨들이 해독하느라 고생을 많이 할 듯하다. 
[사진출처 | image source link]

▲ 폴란드 사람들이 편지봉투에 표기한 거리 이름과 도시 이름
 

이 사진을 보니 20여년 전 한국에서 겪었던 일이 떠올랐다. 당시 유럽에서 3년을 꼬박 살다가 일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어느 날 필름을 사진관에 맡기고 인화할 수만큼 해당 필름에 숫자를 표기했다. 며칠 후 사진을 찾으려 갔는데 의외의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 봉투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두꺼웠다. 1장을 인화하라고 한 모든 사진이 7장으로 인화되어 있었다. 

"아저씨, 1장 인화하라고 숫자 1(아래 사진 가운데)을 표기했는데 왜 7장을 인화했나요?"
"여기 봐요. 숫자 1이 아니라 숫자 7이잖아요."
"아, 제가 유럽에서 익숙해졌던 숫자 표기 때문이네요."


▲ 일반적으로 표기하는 숫자 1(왼쪽), 유럽 사람들이 흔히 표기하는 숫자 1(가운데), 유럽 사람들이 흔히 표기하는 숫자 7(오른쪽). 한국의 사진관 아저씨가 가운데 숫자를 7로 읽었다.

사진관 주인은 내가 쓴 1자를 7자로 읽었던 것이다. 결국 이 1자 때문에 사진값을 7배나 지불했다. 그 후 한국에서 1자를 쓸 때마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5. 12. 06:08

지난 5월 3일 폴란드 친구가 자전거 동아리 회원 8명과 함께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를 방문했다. 이들은 이웃 나라 폴란드에 살지만 대부분 리투아니아를 처음 방문했다. 친구 부탁으로 이날 빌뉴스 구시가지를 안내했다. 한 때 배운 폴란드어의 기본적인 어휘 덕분에 훨씬 빨리 친해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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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란드 바르샤바 자전거 동아리 회원 일행을 빌뉴스 구시가지에서 안내하고 있다.

유스네스코 세계문화유산지인 구시가지의 중요한 볼거리를 방문했다. 저녁에는 리투아니아의 전통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으로 갔다. 1박 2일 일정으로 온 일행이라 첫 밤이자 마지막 밤인 이날 너근하게 담소를 나누면서 저녁식사를 했다. 이때 가장 큰 관심을 끌은 것은 바로 한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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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앉은 사람이 한글로 자기 이름을 어떻게 표기하느냐가 물었다. 이렇게 시작한 한글 표기가 결국 참석자 모두의 이름을 표기하게 되었다. 그렇게 종이 위에 쓴 한글 이름은 고스란히 이들 자전거 동아리의 좋은 기념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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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로 표기된 이름을 다시 폴란드어 철자로 적고 있는 고샤(gosia)

외국인들 사이에 살면서 느낀 바에 따르면 한글은 처음 만난 외국인들과 쉽게 의사소통을 시작하게 하는 좋은 도구이다. 처음에는 이들에게 그리기 어려운 그림처럼 보이지만 여러 이름을 써내려가면서 이들은 한 철자의 동일한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내 재미있다면서 스스로 한글을 익혀나기도 한다.

처음 만난 외국인과 쉽게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면, 먼저 통성명을 한다. 그리고 당신 이름은 한글로 이렇게 쓴다라고 하면서 써주면 대부분 좋아할 것이다. 더 많은 시간이 있다면 한글 자음과 모음을 가르쳐주면 함께 하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한글로 이름 표기해주기는 외국인의 호감을 끄는 데 아주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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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