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스'에 해당되는 글 857건

  1. 2009.08.10 딸아이가 여름방학에 공부 안하는 까닭 3
  2. 2009.08.10 여름철 별식 블루베리
  3. 2009.08.09 참나무 기(氣)를 받는 리투아니아 사람들
  4. 2009.08.07 장모님이 참나무 다섯 그루를 심은 까닭
  5. 2009.08.05 유럽에서 깻잎장아찌를 만들어 먹다 4
  6. 2009.08.03 날개가 찢어진 나비가 정말로 불쌍해 6
  7. 2009.08.03 아직도 1.3메가 픽셀 디카 사용하는 의사 8
  8. 2009.07.31 폴란드, 나뭇가지의 멋진 변신
  9. 2009.07.26 홀로 배낭여행하는 73세 할머니 1
  10. 2009.07.25 부모 없는 동안 7살 딸아이의 준수사항 2
  11. 2009.07.24 한국 국회, LT 최대신문 1면에 등장 3
  12. 2009.07.24 브아걸 논란에 속옷 벗은 YVA가 떠오른다 7
  13. 2009.07.23 스타킹 출연 오디션 받았던 6살 딸아이 18
  14. 2009.07.23 오이를 설탕에 찍어먹는 유럽 아이들 6
  15. 2009.07.22 "Made in Korea에 정말 기뻤어!" 2
  16. 2009.07.21 통역 없는 세상 꿈 이루는 에스페란토 4
  17. 2009.07.20 여고 1학년 딸, 남친과 해외여행 7
  18. 2009.07.20 유럽인 아내, 김치에 푹 빠지다 11
  19. 2009.07.17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13
  20. 2009.07.16 "아빠가 작아져서 내 짝이 되었으면 좋겠다" 8
  21. 2009.07.15 정치는 비지니스가 아니다 - 첫 여성 대통령 2
  22. 2009.07.14 빈촌을 부촌으로 변화시킨 예술인들
  23. 2009.07.14 고해성사대에 왜 사람이 없을까?
  24. 2009.07.13 대통령 취임식 총경비 고작 천4백만원 4
  25. 2009.07.11 소변보는 규칙을 걸어놓은 이색 화장실 2
  26. 2009.07.10 "아빠, 낯선 손님 데리고 오지마!" 8
  27. 2009.07.10 "한국 공무원들 정말 멋져요" 4
  28. 2009.07.08 집앞 화재로 갖고 튈 목록은? 3
  29. 2009.07.05 꽃이 3층, 색깔이 각각 다른 화초 4
  30. 2009.07.04 대통령 언론실 선물 가방엔 무엇이 들었을까?
요가일래2009. 8. 10. 12:27

지난 5월 하순 혹은 6월 초순에 시작한 리투아니아의 여름방학이 이제 8월 중순에 접어들고 있다. 이제 3주 후면 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년을 맞이한다.

아주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을 때는 주로 물놀이를 했고, 위인전 몇 권을 읽는 것으로 여름방학을 보냈다. 도시로 전학을 한 후 학년이 높아가면서 독서실이나 학교에서 여름방학 대부분을 보냈다. 여름방학엔 특히 다음 학기의 책을 미리 공부했다.

이런 학창시절을 보낸 기억으로 보니 여름방학을 보내는 두 딸의 생활방식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느 날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갈 딸아이 요가일래에게 말했다.

"여름방학은 다음 학년에 올라갈 준비를 위해 있는 것이다. 그러니 공부를 좀 하는 것이 어떠니?"
"아빠, 왜 방학이 있는 줄 알아? 일년 12달 동안 9달을 열심히 공부했으니까 나머지 3달은 놀아라고 있는 것이야. 그러니까 공부하면 안 돼!"
 
9달 열심히 공부했으니 3달은 마음껏 놀아야 한다는 딸아의 주장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었다. 그래서 그 후로 공부해라 말하지 않았다. 이렇게 주변에 있는 대부분 리투아니아 아이들은 여름방학에 공부를 하지 않는다.

큰딸은 남친과 돌아다니느라 집에 붙어있는 시간이 없다. 더욱이 큰딸 남친은 오는 9월 영국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곧 리투아니아을 떠난다. 큰딸은 "여름방학에 공부하지 않아도 영국 대학교에 진학하는 남친을 봐!"라는 듯이 나돌아다닌다. 사실 자랑은 아니지만 큰딸은 자기 반에서 공부를 잘하는 편에 속한다. 그러니 더 더욱 부모는 할 말이 없다.

아래 사진을 통해 작은 딸 요가일래의 여름방학 보내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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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에선 처음으로 기차를 타고 외할머니집으로 가는 두 땉. 큰딸은 남친과 헤어져야 함으로 울상이고, 작은 딸은 기차를 타는 즐거움에 대한 기대로 미소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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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닌텐도이다. 하도 집착하기에 요일을 정해주었다. 닌텐도를 하는 날은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이다. 닌텐도를 하는 날에는 책을 2-3쪽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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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 최대의 즐거움은 바로 호수에서 물놀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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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하는 날에 이렇게 천자문을 공부한다. 한자가 있다는 것만 알려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일제 강요하지 않고 원할 때에만 가르쳐준다. 최근 들어 잠자기 전 요가일래는 한자공부하기를 즐겨한다.

한국 아이들에 비해 리투아니아 아이들은 이렇게 편하게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다. 

* 관련글: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8. 10. 09:55

북동유럽의 리투아니아인들이 여름철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는 숲 속에서 따온 블루베리(월귤나무 열매)이다. 이를 깨끗하게 씻어 우유 속에 넣어 빵과 같이 먹는다. 블루베리는 당도가 낮기 때문에 설탕을 입맛대로 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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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열매 한 알이 비타민 한 알이라 할만큼 겨울의 건강을 위해 여름날 이렇게 숲 속 열매들을 즐겨 먹는다. 한국에도 블루베리를 먹을 수 있다면 리투아니아식으로 한번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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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09. 8. 9. 14:32

고대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참나무가 천둥과 번개 신 "페르쿠나스"의 나무라 믿어왔다. 참나무를 사람과 신을 잇게 해주는 성스러운 나무로 여겨왔다. 리투아니아에서는 집 마당 한 곳에 커다란 참나무가 자라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참나무는 상대적으로 전기가 잘 통하고, 벼락을 잘 받아들이는 나무로 여겨왔다. 피뢰침이 없던 과거에 마당에 우뚝 솟아있는 이 참나무가 바로 피뢰침 역할을 해서 재앙으로부터 집과 사람을을 보호하는 것이라 믿어왔다.

참나무는 기(氣)가 강한 나무라 여기고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특히 거대한 참나무를 만나면 손을 그 참나무에 대고 기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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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세계에스페란토대회 참가차 폴란드 비얄리스토크에 다녀왔다. 이곳에서 만난 한국인 지인들과 유럽의 마지막 원시림이라고 불리는 비아워비에자 숲을 방문했다. 이 숲에서 장정 세 사람이 양팔을 쭉 벌려야 겨우 닿는 밑둥을 가진 참나무를 만났다.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얼른 다가가 기를 받았고, 한국인들도 따라했다.

* 관련글: 장모님이 참나무 다섯 그루를 심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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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09. 8. 7. 16:39

지난 8월 1일 모처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250km 떨어진 도시에 살고 있는 장모님을 방문했다. 폴란드에서 열린 세계에스페란토대회장에서 이날 곧장 장모님 도시로 향했다. 장모님은 7월 28일 65세를 맞이했다. 우리 부부가 이 에스페란토 행사때문에 참가못할 것 같아 8월 1일로 연기했다.
 
보통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5와 10이 되는 해에 생일잔치를 크게 연다. 이날도 온 일가친척이 다 참가했다. 이번 생신잔치의 한 특징은 바로 장모님이 참나무 다섯 그루를 심는 것이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고대부터 참나무를 성스럽고 기가 강한 나무로 여긴다. 생신을 맞아 참나무를 심는 일을 주창한 장모님이 이날따라 아주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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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가친척들이 물통을 들고 숲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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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나무를 정성스럽게 심고 있는 장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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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참나무 주변에 보호대를 설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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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어놓은 참나무 곁에서 기념촬영하시는 장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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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작업을 했으니 뒷풀이는 관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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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 들판, 파란 하늘, 하얀 구름, 그리고 사람들의 한가로움이 매력적이다.

이날 장모님이 다섯 그루를 심은 까닭은 다섯 명의 기념일을 기억하기 위해서다(1. 리투아니아 1000년 역사; 2. 장모님의 65세; 3. 처제의 35세; 4. 처조카의 25세; 5. 요가일래의 세례식). 이 다섯 그루 참나무가 무럭무럭 잘 자라기를 기원한다.

* 관련글: 유럽인 장모의 사위 대접 음식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8. 5. 07:47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장모집 채소밭에 들깨를 심었다. 장모집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북서쪽으로 250km 떨어진 곳에 있다. 올해는 지난 해보다 일찍 심었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주말 장모집을 방문해 보니 깻잎이 벌써 손바닥만하게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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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깻잎 아가씨" 선발대회가 열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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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와 함께 싱싱한 깻잎을 먹고 있는 7살 구스타스

주위 사람들 중에는 싱싱한 깻잎을 따서 주면 향이 진하고 생소하다고 먹기를 꺼리는 사람도 더러 있다. 하지만 고기를 싸서 주거나 깻잎장아찌를 주면 대부분 좋아한다.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깻잎장아찌에 밥만으로 한 끼를 만족스럽게 해결할 정도로 깻잎장아찌 애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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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깻잎을 씻고, 양념을 하는 일은 한국인 남편의 몫

보통 한국음식을 만드는 일은 요리에 전혀 소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직접 해야 한다. 따온 깻잎을 직접 물로 씻고, 양념을 만든다. 양념은 마늘, 참깨, 간장이 전부이다. 일전에 한국에서 오신 분이 깻잎짱아찌 통조림을 선물로 주고갔다. 이것을 먹은 본 아내는 우리 식대로 양념한 깻잎짱아찌가 제일 맛있다고 한다. ㅎㅎㅎ


▲  2008년 깻잎따기 영상

아내의 깻잎장아찌 사랑 덕분에 리투아니아 친척과 친구들 사이에 우리집 깻잎장아찌는 김치와 더불어 한국음식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 관련글: "한국 깻잎장아찌 최고예요!"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8. 3. 07:36

주택가 길거리에서 놀고 있던 7살 딸아이 요가일래가 숨을 헐떡이면서 달려온다.

"아빠, 저기 날개가 찢어진 나비가 있는 데 정말로 불쌍해.
 나비가 훨훨 날지 못하고 껑충껑충 뛰고 있어. 빨리 가보자!"

대부분 주택의 뜰에는 화단이 마련되어 있어 벌과 나비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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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비가 아프지 않을까?"
"너가 상처나면 아프듯이 나비도 아플거야!"
"그럼, 우리가 어떻게 해줄까?"
"우리가 가까이에 가면 나비가 겁을 먹고 날아가버릴거야. 그러니 우리가 덜 아프도록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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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의 손을 잡고 그 화단에 가보니 여전히 그 나비가가 꽃에 앉아있다.
왼쪽 날개의 아래쪽 반이 없는 나비였다.
(나중에 카메라를 가지고 오니 그 날개가 찢어진 나비는 어디론가 사라져서 찍지를 못했다.)

그 나비가 어떻게 날아갈까 지켜보고 있는데 딸아이왈:
"아빠, 기도 안하고 뭘보고 있어?"

* 관련글: 스타킹 출연 오디션 받았던 6살 딸아이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수영복 포즈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8. 3. 06:20

일주일간 지속되는 세계에스페란토대회 프로그램에 따르면 수요일은 온종일 관광이 열린다. 이날은 대회가 열리는 도시 인근의 관광지를 둘러보는 날이다. 매년 온종일 관광을 마친 이날 저녁 한국인 참가자들이 모여 상견례를 하면서 친선을 도모한다. 올해는 20명이 참가했다. 제일 연장자는 올해 72세인 소아과의사 김영명 박사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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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님은 52년전 1957년 의과대학에 다닐 때 에스페란토를 배우기 시작해 지금껏 에스페란토 사용자로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는 스스로 애칭을 "HOPE"(에스페란토로 장식된 사람)로 부를 만큼 에스페란토에 푹 빠진 사람이다. 일년간 열심히 일하고 여름엔 세계에스페란토대회 등 에스페란토 행사에 참가해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우정을 나누면서 삶의 활력소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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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와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박사님이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에 적인 숫자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1.3메가 픽셀이다. 요즘 휴대폰도 2메가 픽셀 카메라를 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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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메라는 5메가, 7메가, 8메가 심지어 12메가 픽셀 등 그 동안 괄목한 발전을 해오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한 초창기에 산 1.3메가 픽셀 디지털 카메라를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다니 놀라웠다. 초유스도 초창기에 산 디지털 카메라를 여러 해 동안 잘 사용하다가 서너 차례 업그레이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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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듯 보기에 7층 건물을 가진 전문의 김박사님의 부와 명성에 1.3메가 픽셀 디지털 카메라는 어울리지 않아보였다. 사진인화를 해도 만족스럽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김박사님은 에스페란토 활동을 하면서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을 에스페란토 운동을 위해 기꺼이 기부하곤 했다. 이런 기부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그가 지금까지 수년 동안 1.3메가 픽셀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는 마음이 한 요인이 되었구나라고 느꼈다. 김박사님의 디지털 카메라를 본 후 10메가나 12메가 픽셀 디지털 카메라로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수그러졌다.

* 관련글: 통역 없는 세상 꿈 이루는 에스페란토
               영어 홍수 속에 여전히 살아있는 에스페란토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31. 08:39

지금 폴란드 북동지방의 중심도시 비얄리스토크에 와 있다. 촬영 취재차 세계에스페란토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이 지역은 유럽의 마지막 원시림으로 유명하다. 1920년대 거의 멸종위기에 처했던 유럽산 들소가 자연서식하고 있다. 이 지역은 국립공원이자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여기는 바로 비얄리스토크에서 남동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비아워비에자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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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한국에서 온 지인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했다. 워낙 방대한 지역이고, 관광안내자 없이는 숲 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한다. 이날 박물관 구경으로만 만족해야 했다. 특히 박물관 1층에 전시된 나무공예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악마의 형상을 지닌 버섯은 신기했다. 폴란드의 나뭇가지 변신 사진을 아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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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에서 보듯이 사람의 능력에 따라 쓸모 없는 나뭇가지들이 멋지게 변신할 수 있음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부터는 길이나 숲에서 버려진 나뭇자기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것 같다.

* 관련글: 폴란드 여대생의 유창한 한국어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7. 26. 14:50

며칠 전 러시아 페테르부르크 에스페란티스토(에스페란토 사용자)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러시아를 여행 중인 프랑스의 한 여자 에스페란티토가 세계에스페란토대회 참가차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토요일 도착하는 데 기차역에서 마중하고 폴란드 대회장소인 비얄리스토크까지 가는 기차표를 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를 묻는 편지였다.

아무런 주저 없이 역으로 가서 마중을 하고 도움을 주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혹시 우리 부부가 승용차로 갈 수 도 있는 데 그럴 경우 태워줄 수 있다고 했다. 토요일까지 생면부지인 프랑스 여자 에스페란티스토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했다. 젊은 여자일까, 나이든 사람일까......

드디어 토요일이 되었다. 기차 도착시간을 조금 지나 빌뉴스역에 도착했다. 선로에 가서 아무리 찾아도 에스페란티스토(가방 등에 녹색별을 부착 등등) 같은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대합실에서 나와 역밖으로 나오니 머리가 희긋한 여자 한 사람이 열심히 디카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입고 있는 티셔츠 등에는 선명하게 "ESPERANTO"가 적혀 있었다.

낯선 사람을 낯선 기차역에서 낯선 사람이 만났지만, 둘은 악수하고 금방 오랜된 친구가 되어버렸다. 이것이 바로 많은 사람들이 에스페란토를 하는 이유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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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면부지이지만 처음 만나자마자 초유스네의 아침상을 받고 있는 르네 할머니 (오른쪽)

할머니를 집으로 안내해 아침식사를 함께 했다. 그리고 300km 떨어진 폴란드 대회장소로 향했다. 차 안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보통 프랑스 에스페란티스토의 발음을 금방 알아보는 데 이 할머니는 그렇하지가 않았다. 봐아 하니 오랫 동안 에스페란토를 사용한 사람인 것 같았다. 여러 대화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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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를 집삼아 베낭여행을 즐기는 르네 할머니 (73세)

이 할머니의 이름은 르네 코벨(Renee Caubel)이다. 1937년에 태어났으니 73세이다.  1916년 에스페란토를 배운 아버지로부터 자연스럽게 에스페란토를 배웠다. 부모 둘 다 에스페란티스토이었고, 집에서 에스페란토를 사용했다. 하지만 2차 대전이 반발한 1939년부터 집에서 에스페란토를 사용하는 것을 자제했다.

결혼을 하고 세쌍둥이를 비롯해 4자매를 낳고 길렀다. 병원 영양사로 20년간 근무했고, 52세의 늦은 나이에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은퇴했다. 1999년 남편이 사망하자 젊은 시절 했던 에스페란토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2000년 덴마크 여행을 시작해 매년 세 차례 해외여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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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비자가 부착된 할머니 여권

2005년 99일간 유럽연합 회원국을 모두 방문했다. 일본, 중국, 베트남을 비롯해 40여개국을 여행했다. 할머니의 여행 특징은 바로 세계에스페란토청년회가 제공하는 "Pasporta Servo" (에스페란티스토 무료 민박 주소록)을 이용하는 것이다. 할머니도 거주 도시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

"사람 만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에스페란티스토를 만나면 처음 봤지만 수년 전에 만난 것처럼 정이 간다. 최근 러시아 에스페란티스토에게 묵었는데, 그는 자기 집의 열쇠까지 주면서 언제든지 오라고 한다"라고 말하면서 "에스페란토를 하니 청춘시절로 회귀한다"라며 애띤 소녀처럼 웃었다.

일흔의 나이에 이렇게 배낭여행을 하는 데 그래도 경비가 솔찬히 들어갈테인데 어떻게 해결하냐고 물었다. 연금에서 먹고 입고 하는 데서 최대한 절약해 자식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경비를 조달한다고 한다. 노후에 이렇게 세계를 자기 집삼아 에스페란토로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이나 옛 친구를 만나 활발하게 살아가는 할머니가 무척 부럽다.

* 이글은 프레스블로그 2009년 9월 MP에 선정되었습니다.

* 관련글: 통역 없는 세상 꿈 이루는 에스페란토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25. 10:42

7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방학이건만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이 학교갈 때보다 적다고 투덜댄다. 유럽인들의 생활이 일반적으로 한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 집 일상에서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물론 방학마다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유독 올해는 다른 여름보다 할 일이 많이 생겼다.

오늘부터 오는 8월 1일까지 이웃 나라 폴란드 비얄리스토크에서 열리는 세계에스페란토대회에 우리 부부가 가기로 했다. 두 딸에게 같이 갈 것을 제안했으나, 큰 딸은 리투아니아 작은 도시에 사는 이모집을 선택했다. 덩달아 요가일래도 시골을 택했다. 강남콩도 먹고, 딸기도 먹고, 버찌고 따먹고, 강아지도 돌보고......

세계에스페란토대회에 참가해 각국에서 온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 혹은 어린이들과 같이 어울리면 교육상으로 아주 좋은 것 같지만, 우리 부부는 두 딸에게 강요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어제도 부부는 대회참가 준비를 위해 밖에서 동분서주했다. 그리고 집에 오니 요가일래가 문구가 적힌 종이를 보여주었다. 제묵은 "요가일래의 준수사항"이다. 부모가 없는 사이 마르티나가 요가일래를 돌봐야 한다. 그래서 부모가 출타한 사이 이들은 서로 토의하면서 "요가일래의 준수사항"이라는 협약서를 만들었던 것이다. 내용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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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니(마르티나)가 먹는 거 무엇이든지 (요가일래도) 다 먹어야 한다.
2. 언니가 필요해 외출할 때 혼자 집에 있어야 한다.
3. 언니가 허락할 때 혹은 집에 혼자 있을 때 니텐도를 가지고 놀 수 있다.
4. 밤 11시엔 무조건 자야 한다. 잘 쯤에는 일체 말을 하지 말고, 놀지도 말고, 시끄럽게 해서는 안된다.
5. 언니 말을 들어야 하고, 반박하거나 소리를 질러서는 안된다.


찬찬히 따지고 보면 불평등협약서이지만, 언니와 동생이 정한 것이니 부모가 이렇다 저렇다 개입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요가일래, 너 언니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지?"
"아니, 우리 같이 이야기했고, 언니가 썼어."

"그래. 아빠하고 엄마하고 폴란드 있는 동안 언니하고 잘 지내. 알았지?"
"옙, 대장님! 걱정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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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와 동생은 10살 차이다. 친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한다. 그래도 언니는 든든한 또 하나의 보호자다.

폴란드에서 돌아오면 준수사항 실행여부를 알아보고 상을 주려고 한다.

* 관련글: 부모를 그리워하며 그린 딸아이의 그림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7. 24. 12:00

한국 시간으로 7월 22일 국회에서 미디어법이 날치기로 통과되었다. 이 과정은 한국의 독자들이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인터넷신문으로 이 소식을 접한 후 과연 인구 340만명의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 언론은 이 사건을 취급할까 궁금했다. 솔직히 취급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길 간절히 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인으로서 너무나 부끄럽고 쪽 팔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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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시간으로 7월 23일 리투아니아 최대 일간지 "Lietuvos Rytas"(레투보스 리타스)는 1면 왼쪽에 "Dienos Nuotraka"(오늘의 사진)란에 미디법 처리과정에서 일어난 사진을 선정해서 게재했다. 한나라 여성 국회의원 두 명이 민주노동당 여성 국회의원 한 명을 밀어내는 장면이다.  

아내와 딸, 나아가 리투아니아 전역에 한국 이미지에 또 먹칠을 했구나 라며 자괴감이 일었다. 이어 7면에는 좀 더 자세한 기사가 게재되었다. 국회의장석 옆에 여야가 대치해 밀고 미는 사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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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는 1990년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후 지금까지 의회중심 정치체제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한 번도 의회에서 의원들이 몸싸움을 한 경우는 들어보지 못했다.

오히려 이해관계가 첨예화되여 쟁점이 심각한 법안일수록 여야 국회의원들이 머리를 맣대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정상적이지 않는가! 매번 쟁점 법안을 이렇게 해결한다면 국회 존재의 의미가 사라진 것이 아닌가!

국가이미지 훼손을 밥먹듯이 하는 지금의 한국 국회는 스스로 문을 닫는 것이 국민에 대한 마지막 봉사일 것이다.

* 관련글: 미친 국회 다시 한국 먹칠했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7. 2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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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개된 브라운아이드걸즈(브아걸)의 음악비디오가 커다란 화제를 모우고 있다. 특히 이 음악비디오가 자극적인 섹시한 모습,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장면, 스타킹 찢기, 가학적인 행위 등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선정성이냐, 독창성이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가수들의 섹시함이나 선정성에 대한 논란은 한국뿐만 아니라 리투아니아에도 흔히 있는 일이다. 이 브아걸이 기사를 접하면서 리투아니아 여가수 그룹 YVA(이바)가 떠올랐다. 이들은 파격적인 섹시한 의상과 무대 위의 전혀 예기치 못한 행동으로 충격과 재미를 함께 주고 있다.

YVA는 리투아니아 제의 2도시인 카우나스에서 활동하는 금발 머리의 3인조 여가수 그룹이다. 그룹 이름 YVA는 리투아니아어의 "특별히 유혹적인 매력"의 약자이다. 이 이름처럼 이들의 아이콘은 바로 섹시와 선정이다. 이들은 주로 짧은 치마나 바지, 짧은 윗옷을 입고 무대에 등장해 뭇 남자들의 환심을 확 끌어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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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http://www.myspace.com/yvaxxx

몇해 전 이들은 한 TV방송 프로그램에 출현해서 한국적 표현을 쓰자면 가요계에서 영원히 사장될만한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여가수가 속옷을 무대 위에서 벗었기 때문이다.

▲ TV공연 중 속옷 벗는 YVA, 유튜브 리투아니아 관련 최대 조회수 동영상 중 하나

여가수뿐만 아니라 제작진조차 징계깜에 속할 것 같았다.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험한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징계가 이루어진 지에 대해서는 그 후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했다. 지금도 이들은 열심히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로써 선정성에 대한 동양과 서양의 잣대가 다르다는 것을 확연히 알 수가 있다. 연예인이 방송 중 가슴이나 속옷 노출만 되어도 방송사고로 지탄을 받고, 가수들의 공연 중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은밀한 부분이 노출되어 홍역을 치르는 사회에선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주위 사람들은 상식 밖의 행동이지만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건데 뭐라고 할 수 있겠나 라는 의견이다. 진부한 말이지만 선정적이고 섹시한 것으로 유혹할 것이라 아니라 진짜 노래실력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가수가 되기를 바란다.

* 최근글: 前 대통령 사무실이 대통령궁(청와대)에 있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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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7. 23. 10:51

최근 SBS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바로 방송 아이템 표절뿐만 아니라 출연자를 연습시키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는 일반인 출연자의 장기나 묘기를 세상에 널리 드러내게 한다는 본래 취지를 벗어난 행위라 더욱 사회에 충격을 주었고, 지탄을 받게 되었다.

제작진의 소재 찾기가 정말 힘든다는 점은 방송일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완전한 표절과 사전교육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속된 말로 귀신에 홀리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소식을 접하자 지난 해 스타킹 출연섭외를 받았던 딸아이 요가일래가 떠올랐다. 요가일래는 초유스 블로그의 단골 소재이다. 종종 독자들로부터 요가일래가 끼가 있다는 평을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커면 스타킹에 출연해야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 스타킹 출연 오디션을 받게 한 요가일래의 양말 인형극

이런 칭찬 덕분이었는 지 지난 해 봄 한 스타킹 작가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블로그에 올린 4개국 인형극 동영상을 보고 서울에 올 경우 오디션을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우리 부부는 출연시켜야겠다는 욕심이 없었다. 그래서 오디션을 위한 사전준비를 전혀 시키지 않았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로 했다. 때마침 지난 해 여름 가족이 모두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겸사해서 SBS 방송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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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동 SBS 사옥 1층 (상), 오디션 받고 있는 요가일래 (하)

당시 만 6살인 요가일래는 작가 언니의 부탁대로 여러 언어로 인형극을 선보였다. 옆에서 보고 있으니 평소보다 적극성이 결여되었다. 우린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너 한번 영어로 말해봐라! 너 한번 러시아어로 말해봐라! 너 한번 에스페란토로 말해봐라!"라고 하면 요가일래는 거의 대부분 답하기를 거절한다. 하지만 상대방이 어떤 언어로 자연스럽게 말을 걸면 바로 그 언어로 답한다. 경험한 바로는 아이들의 통역능력은 자신들의 자연적인 언어습득능력과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작가분이 적어도 영어 인형극 부분에서는 요가일래와 영어로 오디션을 시도했더라면 받은 인상이 좀 달랐을 것이다. 이후 그 작가분으로부터는 아무런 추가적인 연락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SBS TV 지구촌 VJ 특급 프로그램에서 "내 사랑 대한민국, 리투아니아 소녀 요가일래"라는 제목으로 출연했다.

앞으로 스타킹의 운명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무명의 인재를 발굴해내는 좋은 프로그램으로 남기를 기원한다.

* 이 글이 2009년 7월 4째주 다음 뷰 베스트글로 선정되었습니다.

* 관련글: 다문화가정의 2세 언어교육은 이렇게
               노래경연 1등한 딸, 화가가 되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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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09. 7. 23. 08:39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아이들은 싱싱한 오이를 설탕이나 꿀에 찍어 먹는다. 딸아이 요가일래가 이렇게 오이를 설탕에 찍어먹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한국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더운 여름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얼른 집옆에 있는 텃밭에 간다. 그리고 싱싱한 오이를 따서 찬물에 보리밥을 말아 오이를 “고추장”에 찍어 맛있게 먹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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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해 전 한국에서 가져온 오이씨앗을 리투아니아 텃밭에 심었더니 아주 잘 자랐다.

리투아니아 아이들이 오이를 설탕에 찍어 먹는 것이 이상하게 보이는 것처럼 토마토를 설탕에 찍어 먹는 초유스의 행동도 이들에겐 이상하게 보인다. 식문화 차이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영어 시험에 토마토가 과일인지 아니면 채소인지 아무리 외어도 막상 시험에 닥치면 과일도 답한 적도 있었다. 왜냐하면 실제 생활에서 일반 과일처럼 먹는 토마토를 채소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사실과 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인들은 토마토를 다른 일반 채소처럼 먹으니 이를 굳이 채소라고 외울 필요가 없다. 아침 식사에는 오이, 양파, 파, 상추와 함께 토마토를 자주 먹는다. 이때 토마토에 후춧가루와 소금을 조금 뿌려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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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꿀에 오이를 찍은 먹은 것은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여름보양식 중 하나이다.

* 관련글: 여자가 양파를, 남자가 오이를 심는 까닭
               리투아니아의 다양한 오이 음식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22. 16:36

리투아니아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재미 있는 농담 하나가 있다.

"왜 중국이 세계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나라인지 알아?"
"그야, 중국제 콘돔을 사용하기 때문이지."

이처럼 오래 전부터 중국제품은 불량제품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하지만 요즘 리투아니아에도 중국제품을 아주 쉽게 살 수 있다.

대형상점에 가면 장난감부터 시작해 옷, 심지어 가전제품까지
중국제품이 사방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한국의 한 지인이 요가일래에게 선물을 사준다고 했다.
이 말을 전해 듣고 요가일래가 한 마디 했다.

"아빠, 한국사람들이 선물줄 때 그 선물이 왜 Made in China냐?
여기도 Made in China, 저기도 Made in China.
아, 이제 Made in China가 너무 지겨워...."

우리집 복도에 있는 대나무 간이의자가 중국제품이다.
사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두 다리가 고정이 났다.
사람이 앉아서 신발끈을 매고 풀기 위해 산 의자가
신문이나 물건을 놓는 탁자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우리집 거실에는 작은 탁자가 있다.
보기에 말끔하고 가격이 싸서 하나 구입했다.
네 다리를 아무리 고정해도 흔들탁자가 된 지 오래다.

요가일래에게 사준 중국제품 장난감도 사오자마자
조립하는 과정에서 부서져 못쓰는 경우가 흔했다.

이러니 싼 맛에 중국제품 샀다가 기분만 잡치고
다시는 사지 않으리 결심하지만
그래도 주머니 사정 때문에 사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아빠, 알아? 우리 반 교실에 아이들이 물을 마실 수 있는 통이 있는 데
그 통에 Made in Korea가 써여져 있어.
내 친구들과 이것을 보면서 정말 기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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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물통이 오래 동안 고장나지 않아서
"Made in Korea"에 대한 요가일래의 기쁨과 자부심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 관련글: 7살 딸이 달걀노란자를 먹지 않는 까닭
               중국 생산 한국 배 먹은 후 냉가슴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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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09. 7. 21. 08:41

70개국 2천명, 통역 없는 국제회의 가능할까? 한마디로 가능하다. 오는 7월 25일에서 8월 1일까지 전세계 70여개국에서 2000여명이 폴란드 북동지방의 중심도시인 비얄리스토크에 모인다. 한국에서도 20여명이 온다. 바로 세계에스페란토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언어가 서로 다른 민족들이 만나는 국제회의에선 늘 통역과 번역이 따른다. 하지만 이 세계에스페란토대회는 모든 회의와 강연, 공연, 관광 등이 에스페란토 하나만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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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에스페란토대회 개막식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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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얄리스토크는 에스페란토 창안자인 자멘호프(1859-1917)가 태어난 곳이다. 올해는 그의 탄생 1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자멘호프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인류 역사에 빛나는 위대한 인물” 중의 한 사람이다. 당시 비얄리스토크는 여러 민족이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의사소통이 어려워 민족간 불화와 갈등이 빈번했다. 이에 자멘호프는 모든 사람이 쉽게 배울 수 있는 중립적인 공통어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유럽 언어의 공통점과 장점을 활용해 규칙적인 문법과 쉬운 어휘를 기초로 에스페란토를 창안해 1887년 바르샤바에서 발표했다.

120여년의 역사를 지닌 에스페란토가 정말 언어적 기능을 다하고 있는지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세계대회는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가장 큰 통로 역할을 한다. 불가리아의 농부, 인도의 맹인, 브라질의 대학교수, 리투아니아의 앳된 소녀, 영국의 구순 할아버지, 독일의 노벨상 수상자 등 다양한 나이와 직업의 사람들이 모여 통역 없이 진행된 개막식을 지켜보고 있으면, 세계 공통어야말로 인류를 하나 되게 하는 중요한 수단임을 느낄 수 있다.

“지금 처음으로 수천년의 꿈이 실현되기 시작했다. 여기 프랑스의 작은 해변 도시에 수많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모였다. 서로 다른 민족인 우리는 낯선 사람으로 만난 것이 아니고, 서로에게 자기 언어를 강요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는 형제로 모였다. 오늘 영국인과 프랑스인, 폴란드인과 러시아인이 만난 것이 아니라, 바로 사람과 사람이 만났다.”라고 자멘호프는 1905년 제1차 세계에스페란토대회에서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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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지속되는 이 대회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다. 대회대학은 세계 각국의 유수한 대학 교수들이 나와 천문학, 인문학, 언어학, 문학, 수학, 정보학, 민속학 등 다방면에 걸쳐 강의를 한다. 작가, 방송인, 기자, 법률가, 교직자, 자연치료사, 채식주의자, 고양이애호가, 과학자, 무국적주의자 등 많은 에스페란토 단체들이 분과회의를 가진다. 이러한 학술 및 회의 프로그램 외에도‘민족의 밤’을 통해 참가자들은 대회 개최국가인 폴란드의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다. 노래공연, 악기연주회, 연극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와 관광도 열린다. 어린이 세계대회도 병행에서 열린다.

전세계에서 에스페란토 사용자는 과연 얼마나 될까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은 고전음악이나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과 유사하다. 여러 차례 세계에스페란토협회장을 지낸 험프리 톰킨 박사는 한 기자회견에서 “에스페란토 사용자 수는 여러분들이 추정하는 것보다 많고,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는 적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세계에스페란토협회장을 지닌 레나토 코르세티 박사는 “최근 들어 에스페란토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영어의 우월적 지위에서 파생된 언어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나고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2007년 미국 사명위기언어연구소는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언어 7000여개 중 소수 민족 언어들이 2주에 한 개 꼴로 사라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 세계 인구의 80%가 사용 빈도가 높은 언어 83개, 세계 인구의 0.2%가 3500개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2009년 현재 유럽연합의 회원국은 27개국으로 공식어가 23개에 이른다. 통번역에 소용되는 비용은 연간 무려 13억 달러에 달한다.

정치·경제·통화 분야에서 통합을 이뤄가는 유럽연합은 언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지배적인 언어인 영어를 공식어로 채택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로 합의를 이끌기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흔히 등장하는 대안이 중립적인 언어 에스페란토이다.

에스페란토가 발표된 지 한 세기가 훌쩍 지났지만 민족간 반목과 혐오감은 여전하고, 강한 민족의 언어는 약한 민족의 언어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에스페란토가 영어를 비롯한 특정 민족어의 우월주의를 넘어서는 공식적 대안으로 인정받을 날이 과연 올 수 있을까?

그리하여 에스페란토가 유럽연합의 언어로, 나아가 세계 인류의 공통언어가 되어 말이 같은 자국민간 모국어를 사용해 이를 보호하고 더욱 발전시키면서 서로 말이 다른 민족간 에스페란토를 사용해 상호이해와 평화를 이루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  제94차 세계에스페란토대회에서 열린 원불교 분과모임 영상

초유스는 오는 7월 25일 통역 없는 세상으로 인류평화를 기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폴란드 비얄리스토크 현장을 찾아간다. 세계 곳곳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들과 그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생생하게 블로그를 통해 알릴 계획이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관련글: 영어 홍수 속에 여전히 살아있는 에스페란토
            세계 에스페란토 대회를 취재 방송한 YTN TV 영상을 볼 수 있는 곳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7. 20. 13:05

일전에 올린 "아빠, 낯선 손님 데리고 오지마!" 글에 써여진 댓글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왜 맨날 요가일래 얘기만 나오고 17살 딸 얘기는 하나도 안나오나요? ㅋㅋ 너무 신비주의~ 전 요가일래가 외동딸인줄 알았어요...

우리집 가족 구성원은 모두 4명이다. 아내, 나, 17살 딸 마르티나, 7살 딸 요기일래 이렇게 이루어져 있다. 작은 딸과 늘 집에서 함께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가일래에 대한 글을 많이 올리고 있다. 마르티나는 오는 9월 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 2년이 된다. 10대 후반이니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집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러 놀고 있다.

"아빠, 이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려줘," "아빠, 내가 포즈를 취할테니 사진 찍어서 사람들이 보도록 해줘" 등등 요가일래는 자신의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친권이 부모 둘 다에게 있기 때문에 민감한 주제에 관해서는 늘 아내의 동의를 구한다.

한편 마르티나는 사생활 문제에 예민한 나이에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글을 올리기가 주저된다. 그래서 자연히 마르티나에 대한 이야기는 이 블로그에서 거의 접할 수 없게 되었다. 위의 댓글을 아내와 마르티나에게 전해주었더니, 오히려 섭섭해 하는 듯했다. 이 댓글은 마르티나에 관한 글을 쓸 수 있게 한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마르티나를 통해 유럽 10대들의 이야기를 기회 있는 대로 쓰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마르티나가 남자친구와 단 둘이서 이웃 나라 벨로루시로 여행을 떠난 이야기이다.

마르티나는 6월 초순 벌써 여름방학을 맞았다. 방학이면 집에서 그 동안 못한 공부도 하고, 고등학교 2년 때 배울 과목도 미리 공부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공부하라"는 말에 늘 마르티나와 요가일래로부터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 같다.

"왜 방학이 있나? 바로 그 동안 공부하느라 지친 데서 잠시 쉬는 것이야!"

모두가 자녀들에게 "공부하라" 윽박지르는 혹은 윽박지르게 하는 사회라면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부부는 두 딸의 항변에 순응하기로 했다.

"그래, 방학인데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해라."

아뿔사, 6월 하순 마르티나는 난데 없이 남자친구와 벨로루시로 여행을 떠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남자친구가 벨로루시에는 살고 있는 친척을 방문하는 길에 마르티나에게 동행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 2년 동안 남자친구와 사귀는 것에 우리 부부는 익숙해 있지만, 막상 아직 미성년자인 마르티나가 남자친구와 단 둘이서 해외여행을 떠나겠다고 하니 그 당돌함에 충격을 받았다. 한 바탕 질책 후에 며칠 간 마르티나와 냉전을 치루었다.
         
사실 주위를 둘러보면 여자 나이 만 17세는 적은 나이가 아니다. 마르티나의 이모는 만 16세에 시집갔고, 외삼촌은 만 17세에 장가갔다. 마르티나 또래 친구들을 보면 남친과의 둘 만의 여행은 흔하다. 그들 부모들은 동양인이 보기에 지나칠 정도로 자녀들의 이성교제에 관대하다. 결국 아내와 함께 마르티나의 해외여행에 동의하기로 했다.

"가서 러시아어도 좀 배워오고, 다른 나라 사람들의 사는 모습도 직접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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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비자발급비와 여행경비 지원까지 받은 마르티나는 이렇게 남자친구와 함께 벨로루시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우리 부부도 단 둘이 해외여행을 떠난 경우도 드문데 여고 1학년 딸이 남자친구와 오붓이 해외여행가는 것이 부럽기도 했다.

* 관련글: 유럽인 아내, 김치에 푹 빠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7. 20. 08:56

이번 여름은 유럽인 아내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지 꼭 10년째가 되는 때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더니 적어도 아내의 식생활만큼은 확실히 변했다.

1999년 여름 두 달 간 한국을 방문했다. 이때 아내가 가장 고생한 것이 음식이었다. 매운 것을 먹지 못했던 아내가 먹을 수 있었던 것은 밥과 달걀요리 혹은 김, 그리고 맵지 않은 국뿐이었다.

당시 한국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주로 에스페란토 친구들을 만났다. 가는 곳마다 환대를 받았지만 아내는 식성 때문에 이 환대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하지만 하루, 일주일, 한 달이 지나가자 아내는 용기를 내어 매운 김치를 맛보았다. 당시 포항 한식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맵지만 먹을 만하네"라고 한 두 점을 먹어본 아내를 말했다.
"바봐, 겁먹지 말고 그냥 먹어보면 된다구!"라고 맞짱구를 쳤다.
 
이날 아내는 김치 여러 점을 고기와 밥하고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매운 음식에 대한 용기가 생긴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당연히 이날 저녁의 최고 화제는 김치였다.

하지만 기쁨 뒤의 고통은 너무나 빨리 왔다. 맛있는 식사 후 자고 있는 데 아내는 갑자기 속이 거북하다면서 깨웠다. 아뿔싸, 구토로 새벽내내 아내는 고생했다. 반드시 김치가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김치가 원인이라고 아내는 믿었다. 이후 아내의 김치 멀리하기는 방문이 끝날 때까지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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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진수성찬에 밥 하나만 먹기엔 너무 억울해!"

2001년 다시 한국을 가족과 함께 다녀왔다. 이때 한국을 방문하기 전 아내는 "이번엔 꼭 매운 것을 먹는 데 성공할 것이야! 진수성찬에 밥 하나만 먹기엔 너무 억울해!"라고 다짐했다. 믿음이 강해서 그런지 당시 방문에 한국음식먹기는 대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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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한인회장 부인으로부터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는 아내 (왼쪽 첫 번째)

리투아니아 집으로 돌아온 이후 아내는 직접 김치 담그기를 시도했다. 인터넷에 얻은 정보로 아내와 같이 김치를 담궜지만 김치맛이 제대로 나지 않았다. 그래서 아내는 리투아니아 한인회장 부인을 찾아가 직접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김치는 어떨까?

그 이후 우리집엔 김치가 떨어지는 날이 드물다. 김치가 없으면 김치 담그자고 아내가 오히려 재촉한다. 리투아니아 현지인 친구집을 갈 때 아내는 자주 김치를 가져가 한국의 최고 건강식품이라며 김치예찬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이렇게 10년을 같이 살다보니 유럽인 아내의 김치애호는 마치 강산이 변한 듯하다.  

* 관련글: 리투아니아인들에게 김치는 어떨까?
               "한국 김밥 정말 최고여~"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17. 08:38

요즘 리투아니아 사람들을 만나면 "여름이지만 여름이 아니다"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영상 20-30도의 날씨에 해가 쨍쨍나야 여름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여름날은 지금껏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니 이 말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한편 바쁜 일에 파묻혀 있는 아빠는 호수로 가자라는 딸아이의 성화같은 재촉을 받지 않아서 좋은 점도 있다.

딸아이는 손님으로 가기를 좋아하고, 또한 낯에 익은 손님들이 오는 것을 좋아한다. 어제 저녁 드디어 모처럼 가족이 교외에 있는 친척집으로 손님으로 갔다. 잘 다듬어진 잔디밭을 보더니 딸아이의 모델끼가 발동했다. 그 동안 바빠서 딸아이와 같이 놀아주지 못한 것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열심히 촬칵촬칵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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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사람들 모두를 사랑해요."

"아빠, 아빠는 나하고 이렇게 손잡고 산책하는 것을 좋아해?" — "정말 좋아해."
"나도. 우리 이제 자주 이렇게 하자. 알았지?" — "날씨가 좋아지도록 우리 소원을 빌자."

* 관련글: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수영복 포즈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16. 16:31

딸아이 요가일래는 오는 11월이면 만 8살이 된다. "딸은 엄마보다 아빠를 더 가까이 한다"는 속설을 그 동안 별로 느끼지를 못했다. 때론 엄마가 부러웠다. 이럴 때에도 딸아이의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너, 아빠와 엄마 중 누구를 조금 더 사랑해?"
"둘 다 똑 같이 사랑하지."

최근 들어서 딸아이는 아빠의 기분을 부쩍 즐겁게 해주고 있다.
어젯밤 12시에 자러가는 딸아이는 아직도 컴퓨터 앞에서 일하고 있는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책 읽어줘! 아빠가 책 읽어주면 잠이 빨리 와."
"그래 알았다. 가자." 딸아이를 등에 업고 침대방으로 갔다.

책을 읽어내려가는 중에 딸아이는 "잠깐!"이라고 외쳤다.

"아빠, 아빠는 정말 좋다. 내가 책을 읽어달라고 하면 읽어주고, 내가 물을 달라고 하면 주고..."
"봐. 그러니까 너도 아빠 말을 잘 듣고, 약속을 잘 지켜야 된다."

"알아서. 아빠가 나만큼 작아져서 내 짝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아빠가 작아질 수 없지. 너가 더 자라면 아빠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난 결혼하기 전의 Vilma (빌마)가 될거야."
(치과의사 빌마는 우리집에 자주 오는 친척이다.)
"치과의사가 된다고?"

"아니. 빌마처럼 결혼하지 않고 살래. This is my destiny!"라고 딸아이는 영어로 단호하게 말했다.
"너 그런 말 어디에서 배웠니?"

"TV 만화에서 배웠지. 크면 결혼하지 않고 엄마 아빠와 오래 오래 살래."
"그래, 크면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자, 이제 계속 책을 읽을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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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7. 15. 13:01

지난 7월 12일 새로운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취임했다. 리투아니아는 17세기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첫 번째 나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고 권력을 여성이 맡은 것은 천년의 역사에 처음이라 취임 의미가 남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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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에 미혼인 달랴 그리바우스카이테 새 대통령은 올해 만 53세로 리투아니아가 유럽연합에 가입한 2004년부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재무장관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이다. 리투아니아 경제위기 기대감으로 그는 69.8%의 높은 지지를 받아 지난 5월 17일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취임식 연설에서 "나는 적극적인 대통령이 될 것이다. 헌법이 부여한 모든 권능을 발휘할 것이다. 대통령 말의 권능과 도덕적 권위로 국민의 관심을 열성적으로 방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은 단호하고 추진력 강한 그간의 행적으로 대처 전 영국 총리와 비견되며 철의 여인으로 불리고 있다.

경제통이면서도 그는 대통령궁 입성 전에 행한 연설에서 “정치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소명이어야 한다. 통치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왔다”고 말해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그는 정부지출을 줄이기 위해 취임식을 간소화했다. 취임식에 책정된 예산이 총 한국돈으로 1천4백만원이다.


추진력과 외교력까지 두루 갖춘 면모로 리투아니아 경제적 위기 극복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리투아니아 국내외가 모두 주목하고 있다. 달랴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 취임식 이모저모를 위 영상에 담아보았다. 특히 정치는 비지니스가 아니고 소명이어야 한다는 그의 말이 인상적이다.

* 관련글: 사진으로 보는 리투아니아 첫 여성 대통령 취임식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14. 12:09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구시가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빌냐라는 작은 강이 있다. 이 강을 경계로 구시가지 반대편에 있는 지역을 우주피스라 부른다. 옛날 이 지역은 구시가지의 외곽도시 역할을 했고, 주로  평민이나 수공업자들이 살았다. 구시가지에 비해 낙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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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시대만 해도 이곳은 사회저층의 사람들이 살았다. 허름한 빈집들을 예술인들의 작업실로 배정했다. 이렇게 예술인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자, 이들은 사회저층의 사람들과 여러 가지 실험적인 활동을 하면서 공동작업을 했다. 이 덕분에 낙후되고 소외된 우주피스가 점점 개선되었고, 지금은 빌뉴스에서 손꼽히는 부촌으로 발전했다.        

이 우주피스의 명물 중 하나가 바로 아래 건물이다. 세 면이 모두 예술인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로 가득 차 있다. 비록 허름한 건물이지만, 빌뉴스(새벽의 문, 오나 성당 등)와 이 지역(제빵소, 대장간 등)을 상징하는 그림들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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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강가의 인어 조각상과 더불어 인어 그림이 인기이다. 우주피스는 예술인들의 활동으로 빈민지역이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부촌이 된 대표적인 경우이다.

* 관련글: 예술인 1일 공화국이 도서관을 살렸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14. 11:16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대성당 광장이다. 평소에도 대성당은 방문객으로 붐빈다. 1251년 기독교를 받아들인 리투아니아의 유일한 왕인 민다우가스가 이곳에 첫 대성당을 세웠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이 대성당은 수 차례 화재나 태풍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여러 건축양식이 간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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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하얀 색 벽에 걸린 많은 그림과 화려한 바로크 양식 작은 성당이 볼만한다. 이외에도 고행성사대가 눈길을 끈다. 아름답고 개방되어 있는 이것을 고해성사대라 설명하면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고해예식은 하느님께 죄를 고백하면, 사제가 죄의 용서를 선언하는 예식이다. 그래서 성당에는 늘 고해성사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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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현지인에게 왜 저 고해성사대에 사람이 없을까?"라고 물었다.
"저 아름답고 개방된 고해성사대에 누가 죄를 고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되받았다.

* 관련글: 반야용선이 걸려있는 듯한 가톨릭 성당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13. 06:32

7월 12일 (일요일) 리투아니아 역사상 처음으로 여자 대통령의 취임식이 이루어졌다. 지난 5월 선거에서 1차 투표에서 51.7%의 투표참가율에서 69.8%를 얻어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대통령에 달랴 그리바우스카우테가 당선되었다.

대통령 취임식은 리투아니아 국회의사당에서 이루어졌다. 전직 대통령과 외교사절, 국회의원 등 주요인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어서 성당에서 취임미사, 대성당 광장에서 군 사열식, 대통령 광장에서 대통령 이취임식, 대통령 광장에서 음악회 등으로 이루어졌다.

그리바우스카이테 신임 대통령은 "통치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왔다.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국민을 보호할 것이다"고 말했다. 아래 사진을 통해 취임식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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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식장인 국회의사당으로 들어오는 신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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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임하는 아담쿠스 대통령 (우); 곧 취임하는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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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기경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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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담쿠스 대통령 퇴임사 (그는 리투아니아 외교정책 기조가 이어지기를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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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린스카스 국회의장 (새로운 리투아니아 천년이 여자 대통령으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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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권한과 선서에 대해 말하는 헌법재판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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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 대통령이 서명한 대통령 선서문을 국회의장이 받고 있다 (국회가 이를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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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 대통령에게 리투아니아 최고 훈장이 수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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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빌류스 국무총리가 신임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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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사를 하는 신임 대통령 (통치가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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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사열식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국가대표이자 군통수권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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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임하는 아담쿠스 대통령이 대통령 직인과 헌법을 전하고 공식적으로 대통령궁을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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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의 휘장이 대통령궁 건물 위에 게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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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군대식으로 3번의 예포가 발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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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국 외교사절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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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 대통령이 대통령궁으로 들어가 발코니에서 대중들에게 인사함으로써 공식 취임행사가 끝났다.  

특히 신임 대통령은 경제위기에 직면해 정부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데 솔선수범을 보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취임식 경비이다. 총경비로 2만8천리타스(한화로 1400만원)으로 책정했다. 팍사스 대통령 취임식 경비가 30만리타스(1억 5천만원), 아담쿠스 대통령 취임식 경비가 20만리타스(1억)에 비해서 물가상승을 고려한다면 약 10분의 1일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렇게 취임식부터 역대 대통령과는 크게 다른 행보를 보이는 신임 대통령이 과연 끝까지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어 리투아니아를 경제위기에서 구하고 선진국 대열으로 발돋움하게 할 지 사못 궁금하다.  

*관련글: 최초 여성 투표권 나라, 여성 대통령 탄생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11. 07:27

얼마 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소재한 한 식당을 다녀왔다. 이 식당은 리투아니아 음식으로 유명하다. 늘 그렇듯이 식사 반주인 맥주를 마신 후 필수 코스가 바로 화장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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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화장실을 구별해놓은 것부터 눈길을 끌었다. 남녀 구두를 각각 문에 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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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가니 그 흔한 하얀색 남자용 소변기가 없었다. 거대한 양철통이 덩그러니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양철통은 현대식 소방차가 도입되기 이전 불을 끄는 데 사용된 물통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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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변통 바로 뒤 벽에 걸려 있는 소변보는 규칙이다. 소변기에 바짝 붙는다. 앞으로 허리를 굽힌다. 소변기관을 완전히 꺼낸다. 소변기관을 밑으로 조금 굽힌다. 마지막 방울까지 쏟아낸다. 소변을 다 끝내기 전에 바닥에 소변방울을 떨어뜨리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 씩 웃으면서 위의 규칙대로 따라해보았다. ㅎㅎㅎ

* 관련글: 화장실 아찔해서 볼일을 제대로 볼까?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10. 16:04

 일전에 리투아니아 법원행정처를 방문한 한국 대표단과 시내관광을 마치고 메일을 확인하고, 또한 현지인의 살아가는 모습을 구경할 수도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몇 분을 집으로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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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좀 어두워져야 절로 빨리 일어설 것 같은데..."라고 어느 분이 말했듯이 리투아니아는 요즘 밤 10시가 넘어도 훤하다.

이 분들이 다 가시고, 딸아이가 자려고 하는 침대로 갔다.

"아빠, 낯선 손님 데리고 오지마!"
"왜?"
"무서워."
"아저씨들 좋은 사람이야"
"나도 알아."
"그런데 왜 무서워해?"
"낯선 사람이 우리집에 오면 우리집을 잘 알게 되고, 그리고 어떤 물건이 있는 지도 알게 되고, 그리고 아마 훔쳐갈 수도 있을 것이니까. 낯선 사람이 오면 무서워. 그러니까 우리가 문을 꼭 닫고 살잖나!"

7살 딸아이의 이 말에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일까 아니면 학습에서 얻은 자기방어력일까 순간적으로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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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잠자기 전에 아파트 입구문이 잘 닫혀있는 지 꼭 확인해야 하고, 낯선 사람이 오면 절대로 문을 열어주어서는 안되고...... 이렇게 어릴 때부터 낯선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을 심어주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을 법하다.

흔히들 밤거리에서 마주치는 짐승과 사람 중 사람이 더 무섭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경계심 없이 살 수 없는 사회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낯선 사람이든 친한 사람이든 모두가 서로 도움을 주는 그런 세상이 오면 참 좋겠다. 그렇지?"
"그래, 아빠"

* 관련글: "한국 공무원들 정말 멋져요"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7. 10. 07:58

7월 4일 KBS TV에 방송 된 "걸어서 세계 속으로 - 리투아니아편" 현지안내를 맡아서 하느라 6월 초순을 아주 바쁘게 보냈다. 이후 7월4일까지 에스페란토 책을 편집 조판하느라 그야말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해야 했다. 이 일을 다 끝내기도 전에 여행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즉 한국 대법원 소속 법원행정처 공무원 대표단 일행의 리투아니아 현지안내를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사실 책 조판을 다 끝내면 단 며칠간이라도 편히 쉬려는 기대감으로 온가족이 참고 기다렸다. 하지만 주위를 살펴보니 마땅히 추천할만한 사람이 없었다. 일하는 김에 며칠 더한다는 셈으로 가족의 양해를 구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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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법원행정처 본관 건물 (상); 리투아니아 법원행정처장 직무대리 긴타우타스 카나페쯔카스와 대한민국 대표단장 배종을 심의관 (하)

이렇게 7월 7일 오전 대표단 일행 18명을 처음 만났다. 리투아니아에서 대규모의 한국 공무원 방문단을 만나는 것도 처음, 이들을 현지에서 안내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한국 여행사도 이곳이 처음이라 빌뉴스 전일관광을 전적으로 초유스에게 맡겼다. 물론 전날 아내와 함께 어떻게 빌뉴스를 잘 알릴 수 있을까 의논했지만 18명의 뜻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이상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침에 간간히 내리는 비가 더욱 결정을 어렵게 했다. 일단 만나자 순간적으로 떠오른 것이 있었다. 한국인들이 이곳 리투아니아에 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더우기 유럽 전체의 지리적 중심지를 방문하기란 맹구우목(盲龜遇木)과 같을 것이다. 그래서 큰 볼거리는 없지만 빌뉴스에서 북쪽으로 26km 떨어진 유럽 지리 중심지로 향했다. (유럽 지리 중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유럽 지리적 중앙은 엿장수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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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지리적 중앙 (상); 게디미나스 성 (하)

빌뉴스로 돌아온 후에는 일전에 글을 올린 페트라스와 파울류스 성당을 둘러보았다. 점심식사 후 일행은 리투아니아에서 제일 높은 산 (너무 낮아서 언덕이라 표현하는 것이 맞을 듯) 중 하나인 게디미나스 성이 있는 언덕 위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빌뉴스 구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보았다. 이에 나폴레옹이 호주머니에 넣어 파리로 가져가고 싶다고 한 오나 성당(후기 고딕의 걸작품)를 거쳐 구시가지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다음날 7월 8일 한국 대표단은 리투아니아 대법원 소속 법원행정처를 방문해 리투아니아 법원행정처 현황과 리투아니아 사법제도, 리투아니아 집행관 제도에 관한 강연을 들었다. 오후에는 항소법원을 방문해 리투아니아 법원의 자치에 관한 강연을 들었다. 초유스가 접한 여러 언어 (영어, 일어, 에스페란토, 헝가리아어, 폴란드어, 리투아니아어) 중 가장 어려운 언어로 여기는 리투아니아어에서 한국어로 통역하느라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특히 강연 이후 또는 강연 중간에 이루어진 질의응답이 이날 가장 돋보였다. 한국 공무원들이 쏟아내는 질물은 리투아니아측 관계자들에게 한국 공무원들의 열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리투아니아측은 예약도 된 점심식사가 늦어질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날 강연일정을 다 마친 후 리투아니아측 관계자들은 격의없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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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판사협회 회장 겸 항소법원장과 대표단 단장 (상); 한국을 다녀온 항소법원 판사 (하)

리투아니아 법원행정처 국제협력국에 일하는 에글레는 "그 동안 세계 각국의 다양한 나라들의 법원 공무원들이 교류차 이곳을 방문해왔다. 하지만 지금껏 이번 한국 공무원들만큼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가한 공무원들은 본 적이 없다. 질문세례는 가히 유례가 없다"고 말했다.

비타우타스는 "업무상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만나보았지만, 한국인들은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고, 우정과 웃음이 가득하고, 마음이 활짝 열려있음을 느꼈다. 한 마디로 한국 공무원들은 정말 멋지다. 기회가 되면 한국에 꼭 가보고 싶다. 리투아니아 친구들을 만나면 한국인들로부터 오늘 받은 좋은 인상들을 많이 이야기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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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법원행정처 국제협력국 실무자와 함께 (상); 양국 사법부간 협력협정 체결 (하)

이런 말을 듣고 있으니 리투아니아 빌뉴스 현지에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기분이 좋았다. 3박 4일 일정에 한국 공무원들로부터 받은 인상이 리투아니아 법원과 법원행정처 고위 관계자와 실무자에게 오래 오래 간직 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리투아니아인들에게 이런 좋은 인상을 남겨주고 떠난 한국 공무원들에게 감사와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앞으로 리투아니아와 한국 사법부간 우호협력과 상호교류가 증대되기를 기대한다.

* 관련글: 한국 자연에 반한 미모의 리투아니아 여대생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8. 07:31

며칠 전 낮에 갑자기 요란한 비상벨 소리가 들려왔다. 도로가에 살고 있어 흔히 이런 비상벨 소리를 듣지만, 지금껏 점점 소리가 약해져지고 어느 순간부터는 귀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하지만 이 날은 비상벨 소리가 나더니 사라질 줄을 몰랐다. 몹시 궁금해서 창문 밖을 내다보니 바로 우리집 코앞 거리에서 소방차가 3대 서있었다. 분위기가 심싱치 않아 즉각 사진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보았다.  앞 거리 3층 발코니에서 연기가 나고, 이를 진압하는 소방관의 모습이 보였다. 다행히도 불은 크게 퍼지지 않고 쉽게 진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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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코앞의 화재현장을 보면서 만약 우리 건물에 이런 불상사가 생기면 무엇을 먼저 챙겨 피할까를 생각해보았다. 제일 먼저 가족이고, 그 다음이 중요서류함, 컴퓨터 하드디스크, 촬영장비...... 여러 품목들이 머리 속에 정렬되어갔다.

* 관련글: 아파트 복도에 자전거 도둑맞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5. 07:52

지난 7월 4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사는 한국 교민들이 야유회를 다녀왔다.
빌뉴스 인근 호반의 트라카이 성이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 모임을 가지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신기해 한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나무 아래 곁에서 자라고 있는 작은 화초였다.

이 화초는 신기하게도 3층으로 되어 있는 꽃의 색깔이 각기 달랐다.
밑에는 주홍색, 중간에는 노란색, 위에는 보라색을 띄고 있었다.
이런 꽃은 처음 본 것이라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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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호반의 성 위에 비구름과 햇볕 공존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4. 10:29

오는 7월 6일은 "리투아니아 천년의 역사" 경축행사가 열린다. 국가적 행사이다. 1009년 최초로 리투아니아라는 이름이 역사서에 언급된 것을 기념하는 행사이다. 리투아니아 발다스 아담쿠스 대통령이 주도하는 행사로 인근 나라의 여러 대통령 뿐만 아니라 스웨덴, 노르레이 국왕도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6월 29일 인터넷으로 리투아니아 대통령궁 언론실에 행사 취재증 발급을 신청했다. 어제 언론담당관으로부터 메일이 왔다. 그래서 오후에 대통령궁으로 취재증(프레스 카드)를 받으러 갔다. 밝은 미소를 띤 담당 직원이 보안검색대 밖으로 나와 미리 준비된 취재증을 건네주었다. 막 나가려는 데 순간 기다리라면서 선물용 종이가방을 하나 건네주었다.

아주 무거웠다. 무엇이 들어있을까 몹시 궁금했다. 그래서 밖에 나와 벤치에 앉아 내용물을 훑어보았다. 모두들 값비싼 영어로 된 리투아니아, 빌뉴스 안내 책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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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거운 가방 속에 책이 들어있다. 무슨 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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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천년"의 역사가 담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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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관한 역사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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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눈길을 끌었다. 빌뉴스에 관해 하이쿠 (일본 시의 한 유형)로 지은 시들을 담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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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개관 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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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소개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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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유럽 문화 수도로서의 빌뉴스 소개 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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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받은 선물들이다. 덕분에 리투아니아 1000년의 역사를 더 심도있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7월 6일 열리는 리투아니아 천년의 기념행사의 여러 소식들을 블로그로 통해 전할 계획이다. 리투아니아 쳔년을 함께 축하해주세요.

* 관련글: "걸어서 세계속으로" 만나는 리투아니아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