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 5. 21. 06:21

누구나 한 번쯤 열쇠를 잃어 고생한 적이 있을 법하다. 우리 집의 경우이다. 딸 둘을 집에 남겨두고 우리 부부는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주말 동안 참가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날에 딸 둘이서 시내를 산책했다. 

작은 딸이 열쇠가 든 가방을 공원 의자에 놓고 챙기지 못 했다. 가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장소에가보았으나 흔적이 없었다. 누군가 가방을 가져 가버렸다. 급한 전화가 왔다. 

"열쇠가 든 가방을 잃어버렸어." 
"어떻게 할 수 없지 뭐. 그냥 짐착하고 우리가 집에 도착한 후 해결하도록 해봐야지. 중요한 것은 이거야." 
"뭔데?" 
"그 가방을 가져간 사람이 너희들을 미행할 수 있어. 누구 미행하는 지를 살피면서 집 반대쪽에 있는 친척 집에 가 있어라." 

집으로 돌아와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열쇠 수리소에 전화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아파트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창문을 부수는 일이다. 아파트 현관문은 문이 두 개이고, 열쇠는 각기 다른 4개가 필요하다. 

일요일이라 수리소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결론은 창문을 부수기로 했다. 이중 유리문은 생각보다 훨씬 단단했다. 

만약을 위해 자물쇠 하나를 다른 것으로 교체했고, 창문 유리도 새롭게 온전한 것으로 교체했다. 이후 한 동안 열쇠 꾸러미 하나를 친척집에 맡겨놓았다. 다시 분실할 경우 아까운 창문 유리를 부수지 않기 위해서였다. 

욕실이나 화장실 문이 부주의로 인해 종종 잠긴다. 이때 젓가락을 열쇠 구멍으로 밀어 넣으면 열린다. 열쇠를 잃어버리면 당황해서 어떻게 할 줄을 모를 때가 있다. 

최근 폴란드 한 웹사이트에 열쇠 없이도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되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이 방법은 자신의 경우에만 활용하고, 타인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일에는 절대로 사용하지 말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2. 10. 8. 06:18

23세대가 살고 이는 우리 집 아파트 건물의 쓰레기장은 1층 현관문 옆 건물 내부에 있다. 지난해 겨울 이곳에 노숙자가 들락날락했다. 악취가 나는 쓰레기장이지만, 난방이 들어오는 곳이다. 자물쇠가 있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더욱이 낡은 나무문이었다. 

그래서 아파트 주문이 상의해서 더 견고한 철문으로 교체했고, 자물쇠도 번호판 자물쇠로 교체했다. 이렇게 외부 사람이나 혹은 짐승들이 들어와 파헤치지 못하도록 자물쇠로 잠궈놓은 쓰레기장들이 있다. 그런데 이 쓰레기장을 열려면 항사 열쇠가 있어야 한다.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내려왔다가 열쇠를 가지고 오지 않아 다시 아파트로 올라오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불편함을 일거에 해소하는 기발한 자물쇠가 폴란드에 등장했다. 바로 열쇠가 필요없는 자물쇠다. 아래 동영상으로 소개한다.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십중팔구로 쓰레기장을 넘보지 못할 것이다. 자물쇠가 채워져 있으니 당연히 외부인은 들어갈 마음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놀랄만한 속임수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1. 12. 1. 08:42

이번 한국 방문에서 서울 남산을 수년만에 다시 방문했다. 그 동안 인터넷을 통해 보았지만, 엄청난 양의 자물쇠를 처음으로 직접 보게 되었다. 이 촘촘히 붙은 자물쇠를 보니 서울 천지에는 짝없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 것만 같았다.

▲ 서울 남산 자물쇠들
 

유럽 도시에도 이와 같은 자물쇠를 흔히 볼 수 있다. 주로 장소는 다리 난간이다. 연인들의 사랑증표라기 보다는 신랑신부의 백년회로를 기약하는 뜻이 담겨있다. 결혼식을 마치면 신랑신부는 곧장 다리로 향한다. 신랑은 신부를 안아서 다리를 끝까지 건넌다.
 
유럽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이 의식은 결합을 의미한다. 신랑신부가 이 다리를 건너면서 양쪽 강변, 즉 둘 나아가 두 집안을 결합시킨다. 흐르는 물은 성공과 행복을 가져다 준다. 또한 신부를 안고 다리를 건너는 것은 평생 동안 아내를 듬직하게 책임지겠다는 뜻도 담겨있다. 그 다음 자물쇠를 난간에 채우고 멀리 강물로 던진다. 꼭꼭 잠긴 자물쇠처럼 맺은 사랑이 풀리지 말 것을 기원한다.

▲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다리 자물쇠들
▲ 라트비아 수도 리가의 다리 자물쇠들
▲ 칼리닌그라드(쾨히스베르크), 쾨테가 산책하던 다리 난간에도 자물쇠가 채워져있다. 
 

남산 자물쇠는 유럽 사람들이 결혼일에 잠그는 다리 자물쇠와는 좀 다른 것 같다. 왜냐하면 결혼식을 재빨리 마치고 신혼여행을 떠나야 할 사람이 남산까지 와서 자물쇠를 잠글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남녀가 사랑을 맺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자물쇠를 잠그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 여겨진다.

아뭏든 그 많은 남산 자물쇠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자물쇠가 있었다. 바로 "정기휴일"을 단 자물쇠였다. 이것을 보자 돌아가신 은사 한 분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 분은 매년 결혼기념일에 가족사진 찍기를 철칙으로 여기고 살았다. 처음엔 부부 둘만, 점점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자녀도, 손자녀도 사진 속에 등장했다.


어떤 결심으로 "정기휴일"를 달았는지는 모르지만 매년 이 기념일을 무조건 정기휴일로 정해서 연인, 부부, 가족의 사랑과 정을 돈독히 하는 것도 참 좋은 생각이 아닐까......  

* 최근글: 오늘만 같아라, 결혼 필사 반대 이유는?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 10. 24. 10:03

초등학생 4학년생 딸아이와 서울 체류중 서너 시간이 여유롭기에 어디로 갈까 선택의 기로에 있었다. 

"아빠, 이제 어디로 가?"
"글세 어디로 갈까? 왕이 살던 궁으로 갈까? 아니면 케이블카 타고 남산에 올라갈까?"
"그야 당연히 케이블카이지."

그저 케이블카 타는 재미로 딸아이는 남산에 가자는데 손을 들었다. 이렇게 올라간 남산은 청명한 하늘이 아니라서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그저 높은 빌딩만이 흐릿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시차 때문인지 딸아이는 연신 하품을 해대고 있었다.
 

혹시 사랑의 증표로 달아놓은 자물쇠 애벽(愛壁)은 어떨까......그래도 아빠가 이곳까지 데리고 온 보람을 조금이나 느끼게 할 것만 같았다. 수많은 자물쇠를 바라보면서 "대단하다. 참 인상적이다"라는 말을 들을수 있을 것 같았다. 

"정말 자물쇠가 많다. 어때?"
"하지만 너무 많아 내려다볼 수가 없어."


딸아이는 이색적인 것에 대한 멋짐보다 이 애벽을 보면서 시야를 가리는 장벽(障壁)을 먼저 떠올리고 있었다. 남산 정상의 최고 매력은 바로 도심 전망이다. 그런데 이 전망이 자물쇠 벽으로 방해받도 있다는 인상을 먼저 받고 있었다. 물론 키가 큰 어른에게 어린 딸아이의 지적은 설득력인 떨어진다.

남산에서 내려오면서 "완전한 빽빽함보다 그 빽빽함 속에 약간의 틈이 있다면 더 만족스럽지 않을까"라고 딸아이의 반응을 되새겨보았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7. 11. 28. 05:26

유럽 발트 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는 1201년에 세워진 유서 깊은 도시이다.

다우가바강과 발트해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리가는 발트 3국의 지리적 중앙에 놓여있고, 옛부터 무역, 금융, 문화의 중심지이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구시가지는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구석구석 구경하다 구시가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필세타스 수로 변의 우거진 숲에서 잠시 쉬다보면 수로 가운데서 치솟는 분수에서 아름답고 찬란한 무지개를 만날 수도 있다.

그 근처 다리의 쇠난간에 수백개의 자물쇠가 다닥다닥 채워져있다. 이는 신혼부부가 예식을 마치고 신랑이 신부를 안고 다리를 건너기 전후 사랑이 열러 달아나지 말고 꼭꼭 닫혀 영원할 것을 다짐하면서 잠근 자물쇠이다.

이 자물쇠처럼 잠긴 이들의 사랑이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영원하길 바란다.

2007년 8월 백야 예술 문화 행사 촬영차 방문했을 때 찍은 동영상.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