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해당되는 글 331건

  1. 2020.10.16 4K 워킹투어 영상으로 리투아니아 니다를 둘러보자
  2. 2020.10.05 4K 워킹투어 영상으로 리투아니아 클라이페다를 둘러보자
  3. 2020.10.01 4K 워킹투어 영상으로 리투아니아 트라카이를 둘러보자 3
  4. 2020.09.23 와~ 크랜베리가 천지 삐까리 - 유럽에서 첫 따기 체험 1
  5. 2020.09.15 한국산 김 제품 유럽에서 최초로 제조되다
  6. 2020.08.07 성당 종탑 위에서 정중동을 즐기는 황새
  7. 2020.07.17 딸까지 가세하니 김치 만들기가 이젠 수월해져
  8. 2020.07.16 4K 워킹투어 영상으로 만나는 세계문화유산 빌뉴스
  9. 2020.07.15 유럽블루베리 열매를 따서 우유에 넣어 먹는다
  10. 2020.07.11 유럽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6
  11. 2020.07.08 유럽 리투아니아의 수능 영어시험은 어떠할까? 4
  12. 2020.06.29 꽃잎 갯수는 달라도 자스민은 같은 향을 뿜어낸다
  13. 2020.06.17 한적한 발트해 모래해변에 갈매기를 묻어 주다
  14. 2020.06.17 아내의 성씨로 변경한 남편, 딸에게 아내의 성씨를 준 남편 4
  15. 2020.06.15 첫 야외 대중행사에 마스크 쓴 사람은 동양인 나 혼자 1
  16. 2020.06.13 크로아티아 - 딱총나무꽃으로 수제 청량음료를 만든다 1
  17. 2020.06.09 균열된 콘크리트 계단의 틈새에서 팬지꽃이 방긋방긋
  18. 2020.06.08 민들레 꽃씨가 흩날리니 여름이 오네
  19. 2020.06.05 유럽 각국 1인당 국민소득, 평균임금, 최저임금, 최저시급은 얼마일까 4
  20. 2020.06.02 최근 30년 동안 유럽 국가별 인구는 얼마나 변화했을까
  21. 2020.05.31 유럽에서 만나는 순백의 광대수염꽃
  22. 2020.05.29 19세기 유럽 해수욕장 마차가 바다로 들어가는 까닭은...
  23. 2020.05.27 발트 악기와 한국 악기로 듣는 백만 송이 장미 노래 1
  24. 2020.05.25 알 대신 새끼고양이들을 품는 암탉이 있다
  25. 2020.05.23 마지막 종소리는 새 인생의 출발이다
  26. 2020.05.22 원통 호밀빵 속 버섯국 꼭 맛보길
  27. 2020.05.21 코로나19로 A330 여객기 객실을 화물용으로 개조 2
  28. 2020.05.15 유럽에 올 때는 검은색 마스크를 챙겨야겠다
  29. 2020.05.14 1962년 이탈리아 주간지가 예상한 2022년
  30. 2020.05.13 마로니에 하얀 꽃에 하얀 눈이 내려요 4

이제는 유엔의 지리적 분류에 따라 북유럽에 속하는 리투아니아는 발트 3국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다. 한때 발트해에서 흑해에 이르는 넓은 영토를 가진 리투아니아 대공국(13-18세기)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6만 5천 평방킬로미터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다. 인구는 1990년대 초에는 350만명이었지만 지금은 280만명에 불과하다.  

짧은 일정으로 리투아니아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은 주로 수도 빌뉴스[4K 영상으로 만나는 빌뉴스], 근교에 있는 트라카이[4K 영상으로 만나는 트라카이], 제2의 도시이자 잠시 임시수도였던 카우나스[4K 영상으로 만나는 카우나스 중심가] 그리고 수많은 십자가 언덕[4K 영상으로 만나는 십자가 언덕] 정도다. 

리투아니아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곳이 여러 있다. 그중 하나가 발트해에 접해 있는 내링가(Neringa)다. 여기를 가기 위해서는 클라이페다[4K 영상으로 만나는 클라이페다]에서 페리를 타야 한다. 소요시간은 수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여름철에는 페리를 타기 위해서 대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다리를 놓을 법한데 내링가의 자연환경보호를 위해 놓지 않고 있다.

* 니다 여행의 백미는 바로 사구 걷기


* 저 멀리 사구에 러시아와 리투아니아의 국경선이 있다


* 여행객 초유스다


내링가(Neringa, 한국어로는 대체로 네링가로 표기하는데 내링가로 표기하는 것이 리투아니아어 발음에 더 가깝다)는 리투아니아에 속하는 쿠로니아 사주(Curonian Spit, 리투아니아어로 쿠르슈 내리야 Kuršių nerija)의 북쪽 부분을 말한다. 쿠로니아 사주는 총길이가 98km인데 리투아니아가 52km 그리고 러시아 칼리니그라드주가 46km를 차지하고 있다. 


내링가의 중심 도시는 니다(Nida)다. 먼저 니다의 볼만한 곳들을 아래 영상으로 소개한다.  


니다 중심가에서 토마스 만(Thomas Mann) 박물관까지 걸어가봤다. 토마스 만은 독일 작가로 192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1930-1932년 니다에서 가족과 함께 여름철을 보냈다. 1932년 이곳에서 "요셉과 그의 형제들"을 집필했다. 토마스 만 박물관[4K 영상으로 만나는 토마스 만 박물관]에 대해서는 따로 소개할 예정이다.


니다 해변이다. 발트해에 있는 이 해변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청정한 해수욕장이다. 여름철인데도 인적이 드물다.   


발트해에 지는 일몰도 영상에 담아봤다. 평온한 바다, 잔잔한 물결, 주황빛 노을... 사색하기에 딱 좋은 순간이다.  


니다 여행의 최고 백미는 바로 사막을 연상시키는 사구(모래 언덕) 방문이다. 마치 사막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바람에 따라 모래가 이동하면서 사구의 모습을 변화시킨다. 

지금은 생명력이 강한 풀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지만 30여년 전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그야말로 사막 그 자체을 보는 듯해서 감탄을 자아냈다. 사구 저 멀리 보이는 부분이 바로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주다.  

Posted by 초유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거주국인 리투아니아에 머물러야 하는 올해 틈틈이 4K 워킹투어 길거리 영상 등을 찍고 있다. 일전에 가족과 함께 리투아니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클라이페다를 다녀왔다. 수도 빌뉴스에서 서쪽으로 300km 떨어져 있고 왕복 4차선 고속도로로 연결되어 있다. 여름철 고속도로 제한속도가 시속 130km이므로 3시간 내로 도착할 수 있다.   


참고로는 리투아니아는 자가용 승용차는 고속도로 통행료가 따로 없다. 9인승 이상 승합차나 버스 그리고 3.5톤 이상 화물차 등은 도로세[1일 6유로 내지 11유로 - 관련사이트 vignette tariffs]을 내야 한다. 지정된 주유소나 인터넷으로 통행권을 구입할 수 있다. 


클라이페다[Klaipėda, Klaipeda]는 발트해에 접해 있는 리투아니아의 유일한 항구도시다. 옛부터 부동항으로 해상 물류와 교통의 요충지다. 인구 15만명인 클라이페다는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 시내 중심가를 흐르는 다네 강을 따라 바다쪽으로 나아가는데 눈에 들어오는 목골 건물들의 모습이 낯설다. 리투아니아가 아니라 독일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클라이페다는 1252년 독일 기사단이 세웠고 옛 이름은 메멜(Memel)이다. 1919년까지 프로이센에 이어서 독일에 속했다. 1차 대전에 패한 독일은 베르사유 조약에 따라 이곳을 연합국에 빼앗겼고 프랑스가 임시로 통치했다. 


1923년 리투아니아인 거주자들이 반란에 성공함으로써 리투아니아에 흡수되었다. 1939년에서 1944년까지 다시 독일에 속했고 1945년부터 오늘날까지 리투아니아 땅이다. 전체 클라이페다 인구의 6%가 러시아인들이다. 


* 클라이페다 극장광장



이날 우리가 도착한 무렵이 저녁이었다. 우선 야간의 클라이페다 구시가지를 둘러본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임에도 레스토랑이나 술집 야외 좌석은 사람들로 거의 다 차 있다.           



다음날 아침 쌀쌀하고 구름낀 날씨를 아쉬워하면서 클라이페다 구시가지 여기저기를 걸어서 둘러본다. 



오후로 접어들자 기온은 여름날이다. 일광욕뿐만 아니라 해수욕까지 기대하면서 클라이페다 맬른라게(Melnrage) 해변으로 향한다. 바닷물 가까이에 가니까 물렁물렁한 해파리가 눈에 들어온다. 자세히 보니 해파리가 그야말로 천지 삐까리다. 



해수욕을 할 수 없으니 커피가게가 있는 저 멀리까지 쭉 걸어가본다.



리투아니아 올해 9월은 50년만에 찾아온 따뜻한 날씨다. 여름철에 못한 해변 일광욕을 이날 짧으나마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Posted by 초유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거주국인 리투아니아에 머물러야 하는 올해 틈틈이 4K 워킹투어 길거리 영상 등을 찍고 있다. 수도 빌뉴스와 더불어 리투아니아에서 손꼽히는 관광명소 중 하나가 바로 트라카이(Trakai)다. 빌뉴스에서 28km 떨어진 곳이라 기차나 버스로 도달하기도 쉽다.

* 갈베 호수 섬에 14세기 세워진 트라카이 성


먼저 카라이테(카라이마스, 카라임) 겨레가 살고 있는 거리(Karaimų gatvė) 시작점에서 트라카이 관광의 백미인 트라카이 섬 성(흔히 트라카이 성)까지 걸어서 가보자. 카라이테 겨레는 14세기 말 크림반도에서 이주해온 사람들로 유대교를 믿고 터키어 계통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성 내부를 둘러보기 전에 "저 붉은 벽돌 성 안의 모습은 어떠할까?"를 상상하면서 요트나 유람선을 타고 성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요트 30-40분 탑승은 30-40유로고 유람선은 1인당 5유로다.



만약 시간적 여유가 많다면 직접 페달을 밟아야 하지만 오리배를 추천하고 싶다. 어느 지점에 타는냐에 따라 약간의 차지는 있지만 성 전체를 둘러보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20-30분 정도다. 일광욕까지 즐기면서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1시간 대여료는 6-8유로다.


자, 이제 성 내부의 모습을 둘러보자. 
트라카이 성 개관은 아래와 같다.
05월-09월: 매일 10시-19시
11월-02월: 화-일 09시-17시 (월요일 휴관)
03월, 4월, 10월: 화-일 10시-18시 (월요일 휴관)

입장료는 성인 8유로, 학생 및 연금수령자는 4유로다.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료는 1.5유로를 내고 따로 구입해야 한다. 

아래 영상은 성 내부를 촬영한 것이다.    


빌뉴스에서 숙소를 정해놓고 반나절이나 한나절 여행하기[참고글]에 딱 좋은 곳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9. 23. 18:42

일전에 북유럽 리투아니아 북서 지방에 있는 습지공원을 다녀왔다. 공원입구에서 보니 일반적인 숲과는 전혀 차이가 없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나무들의 키가 점점 작아진다. 어느 곳에 이르면 마치 자연 속 분재공원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곳의 습지는 물이끼로 덮여 있는 이탄습지다. 산성화된 토양이고 영양분이 부족해 식물들이 더 이상 자라지 못한다. 이 습지공원은 3.6km에 이르는 널빤지 산책로가 잘 마련되어 있다. 일부 구간을 아래 영상에 담아봤다.

    
입구에서 들어서니 공원 관리인이 묻는다.
"습지공원을 관광하러 왔나? 아니면 열매를 따러 왔나?"
"한번 둘러보려고 왔다. 무슨 열매가 있나?"
"9월부터 크랜베리 등 야생열매 따기가 허용되고 있다."
"어디에서 왔나?" 
"한국인인데 빌뉴스에서 왔다."
"안녕하세요."
"우와~~ 한국어 인삿말을 할 수 있다니!"
"친척 중 한 명이 한국인과 결혼해서 런던에 살고 있다."

널빤지 산책로를 따라 공원 안으로 들어가니 작은 관목 숲이 나온다. 이리저리 살펴보니 빨간 열매 등이 더러 눈에 들어온다. 바로 월귤(lingonberry, cowberry, brukė, vaccinium vitis-idaea), 넌출월귤(cranberry, vaccinium oxycoccos), 들쭉나무(bog bilberry, bog blueberry, vaivoras, vaccinium uliginosum) 열매다. 

* 관목 가지에 붙어 있는 열매가 월귤 즉 링곤베리(lingonberry)다.

    

* 바닥 위에 가느다란 줄기로 이어져 있는 열매가 넌출월귤 즉 크랜베리(cranberry)다. 



안으로 한참 들어가자 널빤지 산책로 양옆으로 빨간색 열매가 그야말로 천지삐까리다. 지천에 널려 있다. 넌출월귤 열매다. 학명으로는 vaccinium oxycoccos이고 흔히 크랜베리(cranberry)라 불린다.     


따면 솔찬히 딸 수 있을 듯하다. 더 이상의 둘러보기를 포기하고 가족 모두 주저앉아 따기 시작한다.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크랜베리는 비타민의 보고다"라면서 따기를 재촉한다. 따기가 아니라 그냥 줍기다. 맛을 보니 아주 시큼하다. 이끼 위에 살짝 드러난 줄기에 간당간당 붙어 있다. 손가락을 갖다대면 그냥 떨어진다.  


이날 이렇게 딴 크랜베리가 2킬로그램이다. 유럽에서 30여년 살면서 처음으로 크랜베리 따기를 체험해봤다. 아내는 꿀을 넣어서 크랜베리를 믹서기로 갈아서 유리병에 담았다. 


"크랜베리는 비타민 C와 E가 풍부하니까 매일 찻숟가락으로 한 번씩 먹자"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크랜베리는 피부노화방지, 치주병, 위궤양, 야맹증, 시력개선, 간기능 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20. 9. 15. 02:52

올해 1월 초 리투아니아 빌뉴스 대형슈퍼마켓에서 수북히 쌓여 있는 한국산 김을 보게 되었다 [관련글]. 어느새 유럽의 변방 중 하나로 여겨지는 발트 3국 리투아니아까지 이렇게 한국산 김 제품이 대량으로 슈퍼마겟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되었다.

* 빌뉴스 대형슈퍼마켓 리미(Rimi)에서 판매되고 있는 김 
 
* 한국에서 조제된 제품

지난해 빌뉴스 한인 한 사람이 머지않아 리투아니아에 한국산 김 제조 공장이 들어설 것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설마 리투아니아 현지에서 제조 공장을 차릴 정도로 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을까라는 그때 든 의구심도 사라지게 되었다. 물론 리투아니아 시장이 아니라 유럽 전체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빌뉴스 공항 근처 산업단지 내에 자리잡고 있는 광천김 제조 공장을 일전에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국에서 가져 온 포장 기계 및 장치들이 조립 완성되어 드디어 지난 5월부터 김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원초 상자, 기계 장치 등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한글이 이날따라 더욱 자랑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현재 생산하는 제품은 김밥이나 스시를 만들 때 사용하는 김과 흔히 도시락김으로 알려진 김이다. 특히 고소하고 짭짤한 후자의 김을 먹어본 주변 현지인들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리투아니아에서 빌뉴스에서 현재 제조되고 있는 김

* 리투아니아에서 빌뉴스에서 현재 제조되고 있는 김

관계자에 따르면 유럽 전체 김 제품 시장 규모는 1000억원 정도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적극적인 영업 및 판매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 아쉽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유럽 최초로 설립된 한국산 김 제조업이 순조롭게 정착되고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길 기대한다. 이날 방문한 한국산 김 제조 생산 과정을 아래 영상에 담아봤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8. 7. 03:56

7월 초순에서 8월 초순 유럽에서는 둥지 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이거나 날개짓을 하는 황새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영락없이 이런 황새들은 새끼 황새들이다. 8월 하순이나 9월 초순 남쪽나라로 떠나기 위해 부지런히 비행 연습을 해야 한다. 


유럽 황새들은 대부분 농가 마당이나 근처에 있는 나무 기둥이나 전봇대 위에 둥지를 튼다.


황새는 유럽 사람들에게 아이를 물어다 주는 다산과 풍요을 상징하는 길조다. 사람들은 황새가 둥지를 틀 수 있도록 마당에 나무 기둥을 세워 놓기도 하고 감전사를 막기 위해 전붓대 위에 굵은 철사로 더 높은 구조물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얼마 전 리투아니아의 명소 중 하나인 십자가 언덕을 다녀왔다. 이곳에는 방문객이나 순례객들의 소원을 담은 십자가가 수십만 개에 이른다. 주차장에서 십자가 언덕 전체를 아래 영상에 담아봤다. 


십자가 언덕 바로 인근에 있는 성당 종탑에 앉아 있는 황새 한 마리가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시선을 끈다. 어미 황새로 보인다. 둥지에 새끼 황새 세 마리를 남겨두고 혼자만의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하다. 


들판이나 초원에서 다리 하나로 버티면서 혼자 서 있는 황새는 자주 보지만 이렇게 성당 종탑 위에 앉아 있는 황새를 보는 것은 30년 유럽 생활에서 처음이다. 


정한 듯 서 있지만 끊임없이 부지런히 부리를 이용해 몸매관리를 하고 있다. 그야말로 정중동(靜中動) 삼매에 빠져 있다. 혹시나 긴 날개를 펴고 훨훨 나르는 순간의 장면을 잡을 수 있을까 한 시간 동안 카메라로 촬영을 해 본다. 


결국은 점심 먹을 시간이 이미 훨씬 넘어서 더 이상 허기를 견딜 수 없어 날아가는 장면 촬영은 포기을 해야 했다. 곧 아프리카 대륙을 떠날 유럽 황새를 이렇게 장시간 지켜보기도 이번이 처음이다. 성당 종탑 위 황새 영상을 아래 소개한다.   


황새에 얽힌 유럽 농담 하나를 소개한다.
아들: "엄마, 왜 황새가 아프리카로 떠나?"
엄마: "아들아, 아프리카도 아기가 필요하단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7. 17. 07:40

외국에 오래 살다보니 특히 우리 집은 다문화가정이라 굳이 김치 없이도 살 수 있겠다. 그런데 우리 집 냉장고엔 거의 늘 김치를 담은 항아리나 플라스틱통이 자리잡고 있다. 한때는 김치가 떨어질 무렵 김치맛에 빠져 있는 유럽인 아내가 김치를 만들자고 성화를 부렸다. 

초기엔 김치 만드는 일은 항상 내 몫이었다. 소금에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만들고 배춧잎마다 양념을 바르는 일체의 과정을 혼자서 해야 했다. 김치 만들기에 다소 게으름을 피우자 아내는 "그러면 양념은 내가 준비하고 나머지만 당신이 좀 해"라면서 거들기 시작했다.

우리 식구가 먹을 김치만 만드는 때보다 주위 사람들과 나눠 먹을 김치를 만드는 때가 더 많다. 그래서 배추 여러 포기를 다듬고 소금에 절이는 데 제법 시간과 수고가 든다. 아직까지 이 일은 내가 한다.   


무, 양파, 마늘, 당근, 생강 등으로 김치양념을 만드는 일은 이제 아내가 맡아서 한다.    


올해 들어서 그동안 김치 만들기에 항상 방관자였던 고등학교 3학년 딸 요가일래가 어느 날 배추에 양념을 바르고 있는데 끼어들었다.


"아빠 내가 한번 해봐도 돼?"
"이거 하고 나면 손가락에 양념이 스며들어서 매운 맛이 있을 거야."
"괜찮아. 나도 이제 성년이 되었으니 직접 한번 해볼래."
"그럼 해봐."    


이렇게 해보더니 그후부터 김치를 담글 때마다 양념 바르기는 요가일래가 전담하고 있다. 특히 요가일래는 밥에다가 김치만으로 만족스럽게 끼니를 때우기도 한다.   


이렇게 식구 세 명이 각자 역할을 분담하니 김치 담그기가 훨씬 수월해지고 귀찮아서 다음으로 미루는 일도 없게 되었다. 하나 더 좋은 점은 협력해서 만들어놓은 김치 맛이 각자 마음에 썩 들지 않아도 누구 하나 선듯 "왜 이렇게 맛없게 담갔니?"라는 투정이 사라졌다. 

아래는 에스페란토로 번역된 <아이유의 한낮의 꿈>을 부르는 요가일래다.

Posted by 초유스

7월 중순 코로나바이러스 세계적 유행이 아직 그치지 않고 있다. 세계적으로 확진자는 벌써 1,30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60만명에 근접하고 있다. 발트 3국 현황을 살펴보면 에스토니아는 확잔자 2,016명 사망자 69명, 리투아니아는 확진자 1,882명 사망자 79명 그리고 라트비아는 확진자 1,178명 사망자 31명이다. 7월 15일 현재 새로운 확진자는 에스토니아 1명, 리투아니아는 7명 그리고 라트비아 4명이다. 

관광 성수기인 6월 초순부터 우선 유럽 국가들로부터 오는 사람들에게 국경을 개방하고 있지만 여전히 도심 광장에는 인적이 드물다. 일전에 본 시내투어 버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였다.       

예년 같으면 빌뉴스 옛시청 광장은 오고가는 시민들과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곳이다. 올해는 텅빈 광장에서 대여 킥 스쿠터(kick scooter, 킥보드 kickboard)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손님을 마냥 기다리고 있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는 발트 3국에서 가장 늦은 때인 1323년에 세워졌다. 라트비아 리가는 1201년이고 에스토니아 탈린은 1219년이다. 세 도시의 구시가지는 모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왔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여행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는 요즘에 관광지 워킹투어 4K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거실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쉴 때 텔레비전 화면에 화질이 우수한 유튜브 4K 영상을 트는 것이 이제 습관이 되어버렸다. 가까운 미래에 가볼 만한 관광지의 워킹투어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그곳에 직접 걸어다니는 듯하다.


그래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빌뉴스(Vilnius, 빌리우스)를 자유여행이나 단체여행으로 방문하고자 사람들을 위해 조그만한 도움이 되고자 실행에 옮겨봤다. 20년째 살고 있는 빌뉴스의 도심 곳곳을 5월부터 직접 돌아다니면서 현장음을 그대로 담은 워킹투어 4K 영상을 찍어서 아래 소개한다.

1. 기차역과 버스역에서 구시청 광장까지


2. 새벽의 문에서 대성당 광장까지


3. 구시청에서 보켸츄와 빌냐우스 거리를 거처 대성당 광장까지


4. 사비챠우스 거리에서 구시청 광장과 대통령궁을 거쳐 대성당 광장까지


5. 대성당 광장에서 개디미나스 성탑을 거쳐 대성당까지


6. 우주피스 공화국으로 유명한 빌뉴스의 몽마르뜨 - 우주피스 


7. 빌뉴스의 세종로인 개디미나스 대로


더 많은 빌뉴스 워킹투어 4K 영상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7. 15. 04:08

6월 중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유럽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집밥 중 하나가 블루베리와 딸기를 곁들인 팬케이크다. 밭딸기는 보통 6월 중순에서 7월 초순에 수확한다. 대부분 딸기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폴란드에서 수입된다.


유럽 숲 속 야생에서 자라는 블루베리는 정확하게 말하면 빌베리(bilberry) 또는 유럽블루베리(vaccinium myrtillus)다. 보통 7월 초순부터 수확한다. 모처럼 해가 난 날이라 유럽인 아내는 가족산책을 나가고자 한다.
"어디로?"
"숲으로."

아내는 빈 플라스틱통 세 개를 준비한다.
"플라스틱통은 왜?"
"숲에 들어가서 혹시나 빌베리가 열렸으면 따려고."
"요즘 빌베리 1리터당 값은 얼마나?"
"1리터당 5유로(약 6500원 정도)."   
   
이렇게 도심에서 20킬로미터 떨어진 숲에 도착한다. 쭉쭉 뻗어있는 소나무가 리투아니아 숲을 이루는 주된 나무다.


나비가 짝을 이뤄 늦은 오후 햇살을 즐기고 있다.


우와~ 한국의 꽃밭에서 흔히 보던 분홍빛 패랭이꽃!!!
유럽의 화단이 아니라 숲에서 자라고 있다니 놀랍고 반갑다.


풍뎅이 한 마리가 숨을 곳을 찾아서 살금살금 기어가고 있다. 


숲 바닥은 유럽블루베리 즉 빌베리 관목으로 쫙 깔려 있다. 
행여나 열매를 밟을까 염려되어 발을 옮기기가 무척 조심스럽다.     



빌베리와 블루베리의 차이는?
빌베리 원산지는 북유럽이고 블루베리 원산지는 북아메리카다. 빌베리는 야생에서 자라고 블루베리는 온대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상업용으로 재배되는 블루베리는 대부분 교배종이다. 빌베리는 한 가지에 1-2개 열매를 맺지만 블루베리는 포도나무처럼 다량으로 송이송이 열매를 맺는다. 빌베리는 블루베리에 비해 열매 크기가 더 작고 색깔이 더 어둡다. 일반적으로 빌베리가 항산화제인 안토시아닌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출처]. 유럽에서는 옛부터 빌베리를 위장관, 당뇨 등의 치료제와 시력 보조제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제철에 나오는 야생 열매를 많이 먹어야 한다면서 아내는 촬영을 그만두고 빌베리 열매따기에 집중하라고 재촉한다. 이날 리투아니아 숲 속에서의 열매따기 모습을 4K 동영상에 담아봤다.

      
우리 가족이 며칠 동안 아침식사로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양을 땄다. 빌베리로 파이, 케이크, 잼, 쿠키, 주스, 시럽 등 여러 가지로 해서 먹을 수 있다. 우리 집은 주로 빌베리 열매를 요리하지 않고 생열매를 우유에 넣어서 먹는다. 


"이 빌베리 열매 하나가 비타민제 한 알이야!"라고 아내가 강조한다.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아내는 벌써 또 빌베리 열매를 따러 가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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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20. 7. 11. 18:39

유럽은 예년 같으면 5월에서 6월에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되는고등학교 졸업시험이 끝난다. 올해는 예기치 않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3월 13일부터 학교가 임시 폐쇄되었고 수업은 원격으로 이뤄졌다. 프랑스는 나폴레옹 이래 처음으로 졸업시험을 취소했지만 리투아니아는 이를 연기해서 6월 22일부터 7월 21일까지 한 달 동안 치르고 있다. 

리투아니아 고등학교 졸업시험은 두 종류다. 하나는 국가시험인데 이는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역할도 한다. 다른 하나는 학교시험인데 이는 졸업증명 여부만 결정한다. 두 시험 문제는 서로 다르다. 올해 리투아니아 수험생수는 2만6천여명으로 국가시험 응시자는 17,268명이고 학교시험 응시자는 8,511명이다. 

예년 같으면 한 교실에 14명이 같이 시험을 본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거리두기를 하기 위해서 9명이 본다. 여러 학교 출신들의 수험생들이 섞어 있다. 마스크 착용은 불필요하고 교실마다 소독제가 배치되어 있다. 

졸업증명서를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시험과목 2개에서 일정한 점수를 획득해야 한다. 의무과목인 리투아니아 언어와 문학과 선택과목 한 개다. 수험생들은 자유롭게 국기시험과 학교시험 중 선택할 수 있고 최대 7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대부분 16%만 맞아도 졸업 인정
생물, 화학, 물리, 지리, 역사, 수학, 외국어(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독일어)는 과목별 16% 이상의 점수를 취득해야 한다. 정보기술은 20%, 리투아니아 언어와 문학은 30% 이상을 취득해야 졸업을 인정 받을 수 있다. 인문계열을 전공하려면 역사과목이 필수이고, 의학계열을 전공하려면 생물과목이 필수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리투아니아 언어와 문학 외에 영어(관련글은 여기로), 수학, 역사를 선택했다.

6월 29일 리투아니아 언어와 문학 시험을 치러 가는 날이다. 전날 밤 아내가 아침에 일어나 요가일래에게 달걀 두 개를 삶아서 주라고 부탁했다. 시험을 치러 가는 날에 달걀?! 달걀에 대한 안 좋은 경험이 있어 주저되었다. 예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비빔밥에 얹어진 달걀을 먹은 후 살모넬라균 식중독으로 아주 고생한 적이 있었다.

살모넬라균은 63°C의 온도에서 3분 30초 이상 조리하면 사멸된다고 한다[출처]. 유럽인 아내는 물이 끓기 시작한 후 5분 더 삶는다. 혹시나 해서 난 15분을 더 삶았다. 우유차와 함께 삶은 달걀 두 개를 식탁에 올려 놓았다.

“이거 먹고 4시간 동안 배가 안 고플까?” 
“양이 적지만 배가 빨리 고프지 않아. 그리고 시험 칠 때는 배가 좀 비워 있어야 좋아.”
"맞다."    


객관식은 없고 오로지 주관식 문제만
의무과목인 리투아니아 언어와 문학 국가시험은 어떠할까? 
먼저 네 시간(9시-13시)에 걸쳐 행해진다. 선다형과 진위형 문제 형태가 전혀 없다. 오로지 논술형 필기시험이다. 4개의 문제가 주어진다. 문학 문제 2개 그리고 추론 문제 2개다. 4개 중 한 문제만 선택해서 500 단어 이상으로 글을 써야 한다. 각각의 문제마다 예시된 국내외 36명의 작가 중 2명이 추천되어 있고 이 작가를 토대로 글을 써야 한다.


참고로 올해 문제는 다음과 같다
추론 필기문제
1. Kur yra riba tarp pokšto ir patyčių? 농담과 집단따돌림의 경계는 어디에 있나?
추천 작가 - Jurgis Savickis, Marius Ivaškevičius   
2. Ar menas gali paveikti tikrovę? 예술이 현실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
추천 작가 - Maironis, Vincas Mykolaitis-Putinas
문학 필기문제 
1. Švenčių reikšmė literatūroje 문학에서 축제들의 의미
추천 작가 - Kristijonas Donelaitis, Balys Sruoga.
2. Kartų santykiai literatūroje 문학에서 세대들간의 관계
추천 작가 - Jonas Biliūnas, Juozas Aputis.


요가일래가 시험을 치는 네 시간 동안 우리 부부는 어떤 일에도 쉽게 집중할 수가 없었다. 무사히 시험을 잘 치기를 염원하면서 시험을 끝내고 올 전화나 쪽지만 기다렸다. 드디어 쪽지가 왔다.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예술에 관한 문제가 나와서 매우 만족스럽게 시험을 쳤다고 한다. 음악학교와 미술학교에서도 두루 예술에 대해 공부했기에 이 문제를 논하는 데에는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아내는 예술에 관한 시험을 치고 돌아올 요가일래를 위해 케익을 구워서 그 위에 MENAS(예술)라는 글자를 장식했다.


수학공식을 다 주고 풀게 한다 
세 시간 소요되는 수학 시험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사지선다형 10문항이고 2부는 단답형 12문항이고 3부는 답을 도출하는 과정까지 써야 하는 18문항이다. 전자계산기를 지참할 수가 있다. 

특이한 사항은 시험지와 함께 수학공식을 담은 종이를 주는 것이다. 수 많은 공식들을 일일이 암기해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시험과는 확연히 다르다. 자연스럽게 외운 학생들에겐 별다른 의미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에겐 큰 도움이 되겠다.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창의적 사고력을 키워주는 교육이 중심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수학시험 3부는 답뿐만 아니라 답을 도출하는 과정까지 적게 해서 이를 평가한다.


시험지는 회수가 아니라 각자 가져 간다
다음은 역사시험을 소개한다. 이 과목 또한 세 시간에 걸쳐 치러진다. 총 51개 문항으로 되어 있다. 1번에서 25번까지가 사지선다형 객관식 문제다. 나머지는 제시된 다양한 역사적 자료와 자신의 지식을 바탕으로 작성해야 하는 주관식 문제다. 

한편 모든 시험과목의 시험지는 회수하지 않고 수험생들이 각자 가져 간다. 시험이 끝나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친구들과 쉽게 답을 맞춰볼 수 있어서 좋다.  

이렇게  6월 22일부터 7월 7일까지 네 과목 시험을 모두 마쳤다. 시험성적 결과는 한 달 후에 나오고 이 점수를 토대로 리투아니아 대학 등에 입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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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20. 7. 8. 21:22

유럽은 예년 같으면 5월에서 6월에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되는고등학교 졸업시험이 끝난다. 올해는 예기치 않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3월 13일부터 학교가 임시 폐쇄되었고 수업은 원격으로 이뤄졌다. 프랑스는 나폴레옹 이래 처음으로 졸업시험을 취소했지만 리투아니아는 이를 연기해서 6월 22일부터 7월 21일까지 한 달 동안 치르고 있다.    

이 졸업시험을 앞둔 6월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요가일래는 집옷이 아니라 학교에 갈 때처럼 외출복을 입고 있었다.
"어디 나가려고?"
"아니."
"그런데 집옷이 아니고 외출복을 입고 있네."
"집옷을 입고 있으니까 집에 있는 같아서 공부에 집중이 잘 안 된다. 그래서 학교에 가는 옷을 입고 있으니 집이지만 학교에 있는 것 같아서 집중이 잘 된다."

외적 환경과 관계없이 집중할 수 있는 내공을 쌓아야 한다는 등 일체유심조라는 말을 일러주고 싶었지만 나름대로 확실한 이유로 그렇게 해서 마음을 잡으려고 하는 딸에게 "정말 좋은 생각이네"라고 답했다.

6월 22일 첫 시험을 치르는 날이다. 영어 시험이다. 구술시험과 필기시험이 각각 다른 날 치러진다. 이날은 구술시험이다. 시험장이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서 걸어서 혼자 갈 수 있지만 그래도 첫 시험이라 동행하기로 마음 먹었다.

"시험장까지 아빠가 데려다 줄게."
"아니야. 필요 없어. 혼자 갈 거야."
"이제 완전히 고등학교를 마치는 시험이잖아. 오늘만큼은 아빠가 데려다 줄게. 네가 초등학교 첫날부터 아빠가 4년 동안 꼬박 데려다주고 데려왔잖아. 한국 부모들도 자녀가 수능시험을 볼 때 가족이 시험장까지 보통 동행한다. 학교 시작일일처럼 학교 끝남을 알리는 날에도 내가 동행하는 것이 좋겠다."
"그런 이유라면 기꺼이 아빠하고 같이 갈게."

시험장인 학교가 눈앞에 보인다.
"자, 이제 여기서 헤어지자."
"학교 출입문까지 동행할 수 있다."
"아니. 여기부터는 혼자 생각을 정리하면서 갈게."
"그래. 그럼 시험 잘봐."


시험지는 회수가 아니라 수험생이 가져간다
영어 구술시험은 수험생 2명이 동시에 시험관 2명 앞에서 약 30분 동안 치른다. 두 가지 주제를 가기고 첫 번째는 혼자 3-4분 동안 말을 하고 두 번째는 둘이서 4-5분 동안 대화를 한다. 주제를 혼자 연마하는 시간을 포함해서 구술시험은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참고로 리투아니아 영어 졸업시험 내용을 소개한다. 우선 리투아니아 졸업시험 시험지는 회수하지 않고 수험생이 가져간다. 영어 구술시험지는 총 두 장이고 각각 상단은 주제가 적혀 있고 하단은 수험생이 자신의 생각 등을 적을 수 있도록 비어 있다. 혼자 말하기 주제는 "전자책(E-books)"이다. 


둘이 대화하기 주제는 "나의 세대(My generation)다. 


구체적 문법 문항은 없다
7월 1일 필기시험은 장장 3시간에 걸쳐 치러졌다. 시험 구성은 이러하다. 듣기 30분, 읽기 60분 그리고 작문 90분이다. 

듣기시험은 총 25개 문항으로 되어 있다. 1부는 10개 문항으로 상황별 다섯 개 대화를 듣고 A, B, C 중 정답을 고른다. 2부는 4개 문항으로 사회학자와의 인터뷰를 듣고  A, B, C 중 정답을 고른다. 3부는 5개 문항으로 어떻게 운동선수들이 최고의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지에 대한 대화를 듣고 해당 답 하나를 고른다. 4부는 다른 세대들에게 지어진 이름들의 개요를 듣고 한 단어만 직접 써넣어 문장을 완성하는 것이다. 모든 듣기 시험은 두 번 녹음을 듣는다. 

읽기시험도 총 25개 문항으로 되어 있다. 1부는 4개 문항으로 대학생들을 위한 아르바이트 일자리 대한 예시를 읽고 각기 해당되는 답을 고른다. 2부는 6개 문항으로 시드니에 대한 안내글을 읽고 예시된 6개 단어를 이용해 해당 문장에 맞도록 쓴다. 3부는 7개 문항으로 인간지식에 대한 기사를 읽고 중간중간에 빠진 문장을 예시된 문장 8개 중 맞는 문장으로 채워넣는다. 4부는 8개 문항으로 소행성에 대한 과학기사를 읽고 그 요약문에 한 단어만 추가해서 문장을 완성한다. 

작문시험 1부는 이미 표를 구입한 행사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취소되어서 매표소 담당자에게 80 단어 이상 편지를 쓰는 것이다. 2부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상 교실 수업에 대해 180 단어 이상으로 작문하는 것이다. 

영어시험 문항 어디에도 구체적인 문법, 예를 들면 맞는 전치사 고르기 등에 대한 문항이 없다. 이런 지식은 작문을 통해서 쉽게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요가일래는 영어 졸업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되었다. 왜냐하면 영국 유학을 목표로 지난 2월 아이엘츠(IELTS, 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 시험에서 아주 만족할만한 성적을 얻었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 대학입학시 이 성적을 리투아니아 방식으로 환산해서 인정해준다. 아쉽게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으로 대학진로를 바뀌게 되었다. 한편 아이엘츠 성적은 유효기간이 2년이지만 리투아니아 국가시험 성적은 평생 유효하다. 그래서 이번에 영어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6. 29. 04:56

6월 하순 북유럽 리투아니아에서는 달콤한 햔내를 내는 딱총나무꽃(관련글)이 서서히 지고 있다. 딱총나무꽃을 이어서 행인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하얀 꽃이 공원이나 숲 등에 만발해 있다. 


인근 공원에서 산책을 하는데 코를 찌르는 향긋한 냄새가 걸음을 멈추게 한다. 바로 자스민꽃이다. 자스민(jasmine, yasmin)의 뜻은 페르시아어로 "신의 선물"이라는 뜻이다. 차, 향수, 오일로도 유명하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꽃잎 갯수가 다양하다. 같은 나무에서 나오는데도 이렇게 다르다니... 꽃잎이 다섯 개인 자스민꽃도 있다.   


꽃잎이 네 개인 자스민꽃이 주를 이루고 있다. 



드물게 밑에 네 개 그리고 위에 네 개를 가진 자스민꽃도 있다.


꽃잎 하나가 여러 개로 갈라진 것인지 아니면 자연발생적인 것인지... 더 많은 꽃잎을 가진 자스민꽃도 있다.


꽃잎 갯수는 달라도 뿜어내는 향은 다 똑 같다. 자스민꽃 옆에 있으면 왜 흔히 자스민이 향이 좋은 꽃의 대명사라고 부르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겠다. 4K 동영상에도 자스민꽃을 담아봤다. 달콤한 향은 담을 수 없어서 아쉽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20. 6. 17. 05:11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 3월 초중순에 폐쇄했던 국경을 유럽 국가들이 하나둘씩 다시 개방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6월 3일부터, 프랑스는 6월 15일부터, 스페인은 6월 21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쉥겐협약 회원국가의 시민이나 거주권자들이 우선 혜택을 받는다.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슬로바키아 그리고 슬로베니아는 영국과 스웨덴 등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아직 안전하지 않는 국가들을 제외한 나머지 유럽 국가들에 대한 입국 제한조치를 이미 해제했다.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그리고 에스토니아의 발트 3국은 6월 1일부터 유럽 국가들의 시민이나 거주자들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빠르게 늘어나나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리투아니아는 국내관광을 활성화시키 위해 이틀을 숙박하면 3일째 되는 날의 숙박료를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올 여름철은 국내여행이 대세일 수밖에 없다. 발트 3국 친구들은 벌써 자신들의 국내여행 소식들을 사회관계망을 통해 올리고 있다. 여름철 최고의 여행지로 에스토니아는 패르누(Pärnu), 리투아니아는 팔랑가(Palanga) 그리고 라트비아는 유르말라(Jūrmala)가 꼽힌다. 

번잡한 인산인해 해수욕장을 선호하지 않을 경우 위 세 곳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인적이 드문 모래해변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예를 들면 유르말라 마요리(Majori) 기차역 주자창에서 128번 도로를 따라 30km를 이동하면 클랍칼른치엠스(Klapkalnciems) 마을이 나온다.  


도로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해변을 향해 걸어가면 낮은 모래언덕을 만난다. 생명력이 강한 풀과 꽃이 자라고 있다.  
 

노란 꽃은 발트해 동쪽 모래해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염소수염꽃(tragopogon pratensis, showy goat's-beard, meadow salsify, or meadow goat's-beard)이다. 영어로 일명 Jack-go-to-bed-at-noon(낮잠 자러가는 잭)이다. 


모래가 훤히 다 보이는 수심이 얕은 바다가 인상적이다. 
수영하기 위해서는 한참을 들어가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하지만 잔잔하고 얕은 바다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하기에 딱 적합히다. 


끝없이 길쭉하게 모래해변이 펼쳐져 있다. 달리기나 자전거타기로 30여km를 계속 동쪽으로 이동하면 유르말라가 나온다. 


그런데 좌우를 둘러보면 바위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리투아니아(해안선 총길이 94km)와 마찬가지로 라트비아(해안선 총길이 500km)도 거대한 해안 바위절벽은 없다. 지형이 대체로 사질토로 되어 있다.  


고개를 돌려 해변 모래바닥으로 내려다보니 죽은 갈매기 한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아직 부패되지 않았고 몸집이 비교적 작다.


이를 어찌할꼬?!
그냥 못 본 척하고 갈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곧 부패가 되면 벌레들이 모여들고 냄새도 날 것이다. 
주위를 살펴보니 사람들의 발자국도 여기저기 있다.

"아빠, 저 갈매기 불쌍해서 어떡하지?"
"죽은 생명이지만 우리와 인연이 되었으니 묻어주는 것이 좋겠다."
"알았어. 우리 같이 모래를 파자."
"그래. 우선 양지바른 자리를 고르자."
"아빠, 이렇게 하니 옛날 우리 집 햄스터를 묻어준 일이 생각난다."
"이럴 때 늘 아빠가 하던 말 기억나?"
"기억나지. 살아있는 모든 것은 때가 되면 죽는다."
 
이렇게 딸아이 요가일래와 함께 갈매기를 묻어주기로 한다.


바닥이 모래이니 무덤파기가 수월하다.


갈매기를 묻고 난 다음 요가일래는 조약돌을 모아 묘 위를 장식한다. 
유럽 사람들은 봉분을 쌓지 않고 땅위를 평평하게 한다.   
  

넓적한 나무조각은 묘 앞 상판석을
나뭇가지는 묘비석을
조약돌 장식은 왕생극락을 비는 염주를 떠올리게 한다.  


갈매기의 육신은 이제 모래 속 고이고이 잠들어 있지만 
그의 영혼은 날아다니는 저 갈매기처럼 훨훨 날아가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6. 17. 05:11


한국 국적이 분명한데 외국 현지 발음대로 표기한 낯설은 성씨 때문에 원치 않는 주목을 받거나 놀림을 당하는 등 피해를 겪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외국인 아버지 성씨 대신 한국인 어머니 성씨를 쓰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얼마 전 뉴스에 소개되었던 대만인 아버지의 성씨가 한국 발음으로는 '가'(柯)인데 대만 원지음(원래의 지역에서 사용되는 음)은 '커'다. 원지음 표기방식을 따르는 규정 때문에 자녀 또한 아버지를 따라 '커'씨가 됐다고 한다.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흔한 성씨는 Kazlauskas다. 리투아니아인 아버지를 둔 한국인 자녀가 아버지 성씨를 받을 경우 카즐라우스카스다. 한국 성씨는 2음절이 일반적이다. Kazlauskas는 리투아니아어로는 3음절인데 한국어로는 7음절이다.  

리투아니아에서 결혼으로 인한 배우자 성씨의 변화는?
관련법 조항에 따르면 
양쪽 배우자는
1) 각자의 성씨를 유지하거나 
2) 다른 쪽 배우자의 성씨를 공동의 성씨로 선택하거나 
3) 다른 쪽 배우자의 성씨를 자기 원래의 성씨에 추가해서 두 개의 성씨를 가질 권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아내는 아버지로부터 물러받은 성씨를 버리고 남편 성씨를 따른다. 아내의 성씨는 결혼했음을 알리는 접미사가 붙는다. 예를 들면 남편의 성씨가 Adamkus이면 아내의 성씨는 Adamkienė인데 이는 Adamkus의 아내라는 뜻이다. 결혼하지 않은 딸의 성씨는 Adamkutė인데 이는 Adamkus의 딸이라는 뜻이다. 즉 여성의 성씨에 결혼여부가 나타나 있다. 


요즘은 각자의 성씨를 유지하거나 남편의 성씨와 원래의 성씨를 함께 가지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리투아니아인 아내의 친척 중 결혼을 통해 아내의 성씨를 따르는 남편도 생겼다. 성씨 변경 이유를 물어보니 그의 대답이 간단했다. "아내의 성씨가 부르기와 듣기에 훨씬 더 좋기 때문이다"고 했다.   

리투아니아인 자녀는 어떻게 성씨를 받나?
관련법 조항에 따르면
1) 모든 자녀는 부모의 성씨를 받는다.
2) 부모 성씨가 다를 경우 자녀는 부모의 상호합의에 따라 어머니나 아버지 성씨를 받는다. 부모가 동의할 수 없는 경우 자녀는 사법명령에 위해 한 쪽 부모의 성씨를 받는다.
3) 출생등록시 부모가 신원미상일 경우 아동은 아동권리보호를 위한 국가기관에 의해 성씨를 받는다.
4) 자녀 이름이나 성씨 변경을 위한 근거와 절차는 법무부 장관이 승인한 주민등록시행령에 따른다. 

일반적으로 자녀는 아버지로부터 성씨를 물러받는다. 만약 부모가 상호합의하면 첫 번째 자녀는 아버지의 성씨를 따르고 두 번째 자녀는 어머니의 성씨를 따를 수 있다. 리투아니아인 아내의 친척 중 한 사람은 외국인 남자와 결혼해서 낳은 무남독녀에게 어머니의 성씨를 물려주었다. 외국인 남편에게 물어보니 그의 대답 또한 간단했다. "우리 부부가 리투아니아에서 살기로 했기 때문에 리투아니아인 성씨를 따르는 것이 자녀가 앞으로 학교나 사회 생활을 하는 데에 더 편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고 했다.

"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성씨를 그대로 따르지 않는가?"
"왜 자녀에게 아버지의 성씨를 물려주지 않고 어머니의 성씨를 물려주도록 했는가?"
"죽어도 나는 내 자녀에게 내 성씨를 물려줄거야!"
"..."
성씨와 관련한 이런 극단적인 생각이나 주장으로 주변에서 갈등을 겪는 경우를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 이렇게 리투아니아는 전통이나 관습을 따르기도 하지만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기도 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6. 15. 17:48

북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보통 4월 하순부터 구시가지 거리는 관광객들로 북적된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하여 올해는 관광여행업이 초토화되었다. 아래 사진 속 거리는 관광객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 중 하나다. 거의 인적없는 거리가 요즘 세태를 그대로 방증하고 있다. 빌뉴스 시청은 식당이나 커피숍 등이 인도까지 무상으로 활용하면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6월 16일까지 방역 국가비상사태가 지속된다. 하지만 5월 하순부터 방역조치가 완화되어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이 권장사항이 되고 일부 대중행사도 열리고 있다. 그동안 국경폐쇄 및 출입국 제한조치가 시행돼서 외국 관광객들이 입국할 수가 없었다. 

6월 1일부터 최근 2주 동안 인구 1십만명당 새로운 확진자가 16명 이상인 나라를 제외한 유럽 국가들의 국민이나 거주자에게 문호가 개방되어 있다. 6월 13일 현재 유럽 25개국에서 오는 국민이나 거주자는 도착 직후부터 자가격리가 필요하지 않다. 이에 해당되는 국가는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폴란드, 루마니아, 덴마크,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핀란드, 독일, 체코, 에스토니아, 몰타,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불가리아, 라트비아, 사이프러스, 헝가리, 스위스, 아이슬란드, 그리스, 슬로바키아, 크로아티아, 리헨슈타인이다. 스웨덴, 영국, 포르투갈은 입국금지고 벨기에와 아일랜드는 도착 직후 14일간 자가격리다.

6월 12일 주말시작일인 금요일 우리 아파트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대중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내와 함께 올해 들어 처음으로 대중행사에 가서 구경하기로 했다. 관광철 개막을 알리는 열기구 비행 행사다. 저녁 8시 30분에 열리는 행사이지만 하늘은 훤하다. 요즘 빌뉴스 일몰시각은 오후 10시경이다. 


넓은 공원 잔디밭 여기저기 대형선풍기로 열기구 기낭 속으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서서히 기낭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기낭이 위로 세워지자 가스불로 기낭 속 공기를 데운다.


부력이 생기자 하나둘씩 하늘로 떠오른다.
열기구는 추진장치가 따로 없다. 바람으로 추진력을 얻어서 이동한다.



빌뉴스는 열기구 비행하기에 적합한 몇 안 되는 유럽 국가들의 수도 중 하나다. 항공교통이 복잡하지 않고 기후조건이 우호적이고 녹지공간이 이착륙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Lituania(리투아니아)로 명명된 열기구가 눈깜짝할 사이에 하늘로 확 솟아오르고 있다. 이렇게 빠른 시간에 세상 모든 것이 정상화되길 바란다. 


또한 순풍을 맞아 둥실둥실 날아가는 저 열기구들처럼 모든 것이 순조롭게 이뤄지길 바란다. 서쪽 하늘에 멋진 저녁 노을이 열기구 비행하는 사람들에게 희열과 황홀을 선물할 것이다.     


행사장에는 남녀노소가 운집했다.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이 강제적이 아니지만 아직도 방역기간이다. 6월 13일 현재까지 리투아니아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총 1,763명이고 사망자는 75명이고 하루 새로운 확진자는 7명이다.  

마스크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하는데 효과적임을 이제 유럽 사람들도 다 안다. 열기구 비행을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눈에 띄지를 않는다. 아, 강제적이 아니니까 한순간에 다 벗어버리는구나! 나 혼자만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유럽인 아내가 한소리를 한다.   

"이제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되니까 좀 벗어라. 당신 혼자만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겠다."
"한국은 인구 5천2백만명에 하루 새 확진자가 최근 들어 수십명인데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고 한다. 리투아니아는 인구 280만명에 하루 새 확진자사 십여명대다."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바깥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고 또한 평소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신 말에 일리가 있지만 난 리투아니아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는 실내 모임이든 사람 많은 야외이든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닐 거야." 
 
이날 관광철 개막을 알리는 열기구 37대의 멋진 이륙 장면을 4K 동영상에 담아봤다. 멀지 않은 장래에 한국에서도 관광객들이 다시 날아오길 염원해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6. 13. 19:38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구시가지로 산책을 나간다.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유서 깊은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이 즐비하다. 왼쪽 팁은 1579년 세워진 빌뉴스대학교의 요한성당 종탑이고 오른쪽 첫 번쩨 건물은 17세기에 세워졌고 지금은 주리투아니아 폴란드 대사관이다. 이 거리 입구에 들어서니 달콤하고 향긋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 향내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오른쪽 옆에 작은 공원이 있다. 고개를 돌려보니 나무 한 그루에 하얀 꽃이 피어 있다. 다가갈수록 향내가 더욱 더 달콤해진다. 이 나무의 정체는 무엇일까?



엘더(elder), 엘더베리(elderberry) 또는 삼부쿠스 니그라(sambucus nigra)로 불리는 서양접골목, 서양딱총나무다. 거의 유럽 전역에 걸쳐 공원이나 정원이나 숲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나무다. 접골목(接骨木)이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관절을 삐거나 뼈가 부러질 때 약으로 사용하는 나무다. 딱총나무 이름은 가지를 잘라서 안에 있는 심지를 빼내고 종이를 말아서 총알을 만들어 구멍에 넣고 쏜 것에서 유래한다. 줄기의 속이 독특해 꺾으면 '딱'히고 딱총소리가 난다는 설도 있다.           



연두색 꽃망울이 꽃 한 송이를 이루는 듯하다. 



꽃망울이 하나둘씩 터져 햐얀 꽃을 피우고 있다. 유럽에서 딱총나무는 4월에서 6월까지 꽃을 피운다. 열매는 검은색이다. 유럽 사람들은 겨울철 면역기능을 치유하는 데 이 열매를 사용한다. 열매는 약한 독이 있어 날 것으로는 먹지 않고 요리해서 쨈, 젤리, 소스 등으로 먹는다. 꽃과 열매로 과실주(와인)를 만들기도 한다. 



만발한 하얀 꽃줄기를 보니 크로아티아 친구의 상큼하고 향큼한 음료 만들기가 떠오른다.  




유럽 사람들은 옛날부터 딱총나무를 약재로 사용한다. 건조시킨 꽃은 중요한 치료약이다. 5-6월 신선한 꽃줄기를 꺾어 통풍이 잘되는 그늘진 곳에서 말린다. 건조 후 줄기를 제거하고 말린 꽃더미를 듬성한 체로 친다. 차를 만들어 마신다. 진통, 항염증, 감기, 이뇨, 땀내기, 인후통 등에 효과적이다.           



차뿐만 아니라 청량음료로도 만들어 먹는다. 아래는 발칸반도 크로아티아 현지인 에스페란토 친구가 딱총나무꽃 음료를 만들기 위해 유리병에 재워놓고 있다. 



일전에 그와 인터넷 대화를 통해서 딱총나무꽃으로 청량음료를 만드는 법(또 다른 요리법)을 알게 되었다.


"지금 bazga 음료를 만들어고 있어."
"bazga가 뭐지? 잠깐! 위키백과에서 찾아볼게... 아, 딱총나무 sambucus nigra!"
"맞아. 면역체계에 좋아."
"그렇다면 다 만들어서 우리 집으로 배달해줘."
"여기로 와서 맛봐!" 
"딱총나무꽃 음료는 어떻게 만들어?"
"사람이나 지역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법은 이래. 준비물은 신선한 딱총나무꽃 40송이, 물 4리터, 시트르산 50g, 조각낸 레몬 6개다. 이 모두를 같이 해서 24시간 동안 재워놓는다. 액체만 분리해서 설탕 4kg을 넣는다. 설탕이 다 녹아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2-3분 끓인다."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이 음료를 즐겨 마시나?"
"그렇지. 이 음료는 크로아티아를 비롯해 발칸 사람들이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가장 오래된 음료(강장제) 중 하나다."


같은 유럽이라도 발트 3국이나 폴란드에서는 이 청량음료를 먹어본 적이 없다. 요즘에는 주로 로마제국에 속했던 영국, 독일, 오스트이라,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헝가리 및 슬로바키아 등지에서 이 청량음료를 마신다[출처]. 다음 번 크로아티아에 갈 때는 아주 상큼하고 향큼하다는 이 딱총나무꽃 청량음료(sok od bazge)를 꼭 마셔봐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6. 9. 17:49

빌뉴스 도심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늘 만나게 되는 성 콘스탄티누스와 성 미카엘 성당이다. 로마노프 왕조 300주년(1613-1913)을 기념하기 위해 1913년에 완공된 러시아 정교 성당이다. 성 콘스탄티누스(St. Constantine)는 콘스탄티누스 1세 또는 콘스탄티누스 대제를 말한다. 그는 313년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에 대한 박해를 끝내고 정식 종교로 공인한 인물이다. 성 미카엘은 대천사 미카엘이 아니고 소아시아 기독교인들 사이에 큰 존경을 받은 비잔틴 수사인 미카엘 말레이노스(Michael Maleinos, 894-961)다. 


성당측면 문 앞 계단에 피어있는 꽃들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화분이 아니라 계단 틈새에 화초가 자라고 있다.    


가까이에 가보니 콘크리트 계단 바닥이 균열로 인해서 여기저기 갈라져 있다. 


계단 틈새에 노랗고 노란 팬지꽃(삼색제비꽃)이 방긋방긋 웃고 있는 듯하다.   



성당측면 철문은 이용하지 않은 듯 녹이 많이 슬어 있다.  


계단 바닥의 틈새에서 팬지꽃이 자주색, 노란색, 하얀색 등 다양한 색을 띄고 있다.   


계단 보수가 절실할 만큼 틈이 많이 벌어진 곳도 있다.   


팬지꽃을 바라보고 있으니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이 팬지는 자연적으로 용케 공간을 찾아서 자라고 있을까? 
아니면 성당 관리인이 보기 흉한 균열틈을 메우기 위해 팬지를 심어놓은 것일까?

특히 이 계단 틈새에 생명력이 강한 민들레나 잡초도 뿌리내릴 수 있을 텐데 팬지를 제외한 다른 화초나 잡초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의도적으로 심은 것일까? 아니면 자연발생적인데 잡초만 제거하고 팬지만 남겨놓은 것일까? 

하지만 전자에 생각이 기운다. 갈라진 틈을 보수할 형편이 아직 안 돼서 팬지꽃을 통해서 보기 흉함에 아름다운 생명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6. 8. 04:29

유엔의 지역적 분류에 따르면 리투아니아는 북유럽에 속한다. 북위 53도54분에서 56도27분 사이에 위치해 있다. 4개절이 비교적 뚜렷하다. 5월 하순 빌뉴스 시내 중심가 공원 풀밭의 모습을 아래 동영상에 담아봤다.  


민들레꽃은 보통 4월 초순부터 6월 초순까지 핀다. 온통 초록색 천지인 풀밭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빨강색과 더불어 국기에 들어있는 초록색과 노란색은 리투아니아들이 각별히 좋아하는 색이다. 초록색은 녹지와 숲을 나타내고 희망과 자유을 상징한다. 노란색은 번영과 태양을 상징한다.    
 

생생하던 노란색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시들어간다.   


이렇게 꽃이 지고나면 씨가 생겨나서 하얀 솜처럼 부풀어오른다. 사물 분별력이 없다면 솜사탕인 줄 알고 민들레 씨앗 솜뭉치를 그냥 입안에 넣을 법도 하겠다.   


노란 꽃이 핀 민들레만큼 하얀 꽃씨 민들레도 풀밭을 아름답게 수 놓고 있다. 6월 초순이다.


이제 바람이 불면 저 꽃씨는 바람따라 이동해 새로운 곳에서 새삶을 준비할 것이다. 아스팔트 거리나 보도 블럭에 떨어지지 말고 풀밭에 떨어지길 바란다. 이렇게 민들레 꽃씨가 날리니 완연한 여름철이 오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20. 6. 5. 15:23

낯선 나라 사람을 만나 좀 더 친숙한 대화를 나누다보면 빠지지 않는 질문 중 하나가 그 나라의 1인당 국민총생산이나 국민소득 또는 평균임금이다. 발트 3국을 찾는 한국인들로부터 자주 받는 질문도 이에 관한 것이다. 

한 국가의 경제규모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가 국내총생산(GDP)이다. 1년 동안 한 국가 내에서 생산된 재화와 용역의 시장가치를 다 합한 것이다.

* 라트비아 수도 리가 구시가지 중심거리의 여름철 밤풍경이다. 관광여행 부문이 2018년 라트비아 국내총생산(GDP)의 8.3%를 차지했다[출처].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큰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구시가지 중심거리의 여름철 낮풍경이다. 관광여행 부문이 2018년 에스토니아 국내총생산(GDP)의 15.2%를 차지했다[출처]. 

*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구시가지 중심거리다. 리투아니아는 발트 3국에서 관광여행 부문이 국내총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제일 약하다. 2018년 GDP의 4.9%를 차지했다[출처].

또 다른 중요한 지표는 국민총소득(GNI)다. 이는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것이다. 구매력평가기준(PPP) 1인당 국민소득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으로 명목소득을 환산한 것이다. 명목소득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지 않은 화폐액면가 그대로의 소득을 말한다.

아래에서 유럽 각국의 경제규모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여러 지표를 정리해봤다. 1인당 국민총생산은 2018년 세계은행 자료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2018년 세계은행 자료에 의한 것이고 구매력평가기준(PPP)에 따른 것이다. 출처가 따로 표시되지 않은 유럽 국가들의 평균임금은 총임금(gross wage)이고 자료는 여기에서 얻었다. 유럽연합 회원국 최저임금과 최저시급은 자료는 여기[1, 2]에서 얻었다.


1. 동유럽 국가들

벨라루스
1인당 국민총생산: 6,330 USD
1인당 국민소득: 19,240 USD
월 평균임금: 352 EUR (2020년)
월 최저임금:  375 BYN (139 EUR)
최저시급: 1.53 BYN (0.57 EUR)
불가리아
1인당 국민총생산: 9,272 USD
1인당 국민소득: 22,300 USD
월 평균임금: 690 EUR (2019년)
월 최저임금: 312 EUR
최저시급: 1.95 EUR
체코
1인당 국민총생산: 23,069 USD
1인당 국민소득: 37,530 USD
월 평균임금: 1,280EUR (2020년)
월 최저임금: 576 EUR
최저시급: 3.44 EUR
헝가리
1인당 국민총생산: 16,151 USD
1인당 국민소득: 29,860 USD
월 평균임금: 1,154 EUR (2019년)
월 최저임금: 488 EUR / 638 EUR (숙련공)
최저시급: 2.80 EUR / 3.66 EUR (숙련공):
몰도바
1인당 국민총생산: 4,238 USD
1인당 국민소득: 7,620 USD
월 평균임금: 383EUR (2020년)
월 최저임금: 134 EUR 
최저시급: 16.42 MDL (0.84 EUR)
폴란드
1인당 국민총생산: 15,423 USD
1인당 국민소득: 30,010 USD
월 평균임금: 1,191 EUR (2020년)
월 최저임금: 611 EUR
최저시급: 3.99 EUR
루마니아
1인당 국민총생산: 12,306 USD
1인당 국민소득: 27,520 USD
월 평균임금: 1,148 EUR (2019년)
월 최저임금: 467 EUR
최저시급: 2.71 EUR
러시아
1인당 국민총생산: 11,289 USD
1인당 국민소득: 26,470 USD
월 평균임금: 573EUR (2019년)
월 최저임금: 173 EUR
최저시급: 53 RUB (0.69 EUR)
슬로바키아
1인당 국민총생산: 19,445 USD
1인당 국민소득: 33,060 USD
월 평균임금: 1,086 EUR (2020년)
월 최저임금: 580 EUR
최저시급: 3.33 EUR
우크라이나
1인당 국민총생산: 3,095 USD
1인당 국민소득: 9,020 USD
월 평균임금: 392EUR (2019년)
월 최저임금: 155 EUR
최저시급: 28.31 UAH (0.93 EUR)


2. 북유럽 국가들

덴마크
1인당 국민총생산: 61,391 USD
1인당 국민소득: 56,410 USD
월 평균임금: 5,179 EUR (2017년)
에스토니아
1인당 국민총생산: 23,247 USD
1인당 국민소득: 34,970 USD
월 평균임금: 1,551 EUR (2019년)
월 최저임금: 584 EUR
최저시급: 3.48 EUR
핀란드
1인당 국민총생산: 50,175 USD
1인당 국민소득: 48,580 USD
아이슬란드
1인당 국민총생산: 73,368 USD
1인당 국민소득: 55,190 USD
월 평균임금: 5,390 EUR (2018년)
아일랜드
1인당 국민총생산: 78,583 USD
1인당 국민소득: 67,050 USD
월 평균임금: 3,867 EUR (2019년)
월 최저임금: 1,707 EUR
최저시급: 10.10 EUR
라트비아
1인당 국민총생산: 17,855 USD
1인당 국민소득: 29,780 USD
월 평균임금: 1,152 EUR (2019년)
월 최저임금: 430 EUR
최저시급: 2.19 EUR
리투아니아
1인당 국민총생산: 19,071 USD
1인당 국민소득: 34,320 USD
월 평균임금: 1,381 EUR (2020년)
월 최저임금: 607 EUR
최저시급: 3.39 EUR
노르웨이
1인당 국민총생산: 81,375 USD
1인당 국민소득: 68,310 USD
스웨덴
영국
1인당 국민총생산: 42,962 USD
1인당 국민소득: 45,350 USD
월 평균임금: 3,161 EUR (2020년)
최저시급: 8.21 GBP (9.11 EUR)


3. 남유럽 국가들

알바니아 
1인당 국민총생산: 5,269 USD
1인당 국민소득: 13,350 USD
월 평균임금: 478 EUR (2017년)
월 최저임금: 213 EUR
최저시급: 149 ALL (1.19 EUR)
안도라
1인당 국민총생산: 42,030 USD 
월 최저임금: 991 EUR
최저시급: 5.72 EUR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1인당 국민총생산: 6,066 USD
1인당 국민소득: 14,580 USD
월 평균임금: 723 EUR (2019년)
월 최저임금: 311 EUR
최저시급: 3.73 BAM (1.9 EUR)
크로아티아 
1인당 국민총생산: 14,915 USD
1인당 국민소득: 27,180 USD
월 평균임금: 1,214 EUR (2020년)
월 최저임금: 546 EUR
최저시급: 2.80 EUR
그리스 
1인당 국민총생산: 20,317 USD
1인당 국민소득: 29,670 USD
월 최저임금: 758 EUR
최저시급: 3.94 EUR
이탈리아 
몰타 
1인당 국민총생산: 30,030 USD
1인당 국민소득: 39,230 USD
월 최저임금: 762 EUR
최저시급: 4.39 EUR
몬테네그로 
1인당 국민총생산: 8,846 USD
1인당 국민소득: 20,930 USD
월 평균임금: 769 EUR (2018년)
월 최저임금: 331 EUR
최저시급: 1.39 EUR
북마케도니아 
1인당 국민총생산: 6,084 USD
1인당 국민소득: 15,670 USD
월 평균임금: 668 EUR (2020년)
월 최저임금: 282 EUR
최저시급: 90.6 MKD (1.45 EUR)
포르투갈 
1인당 국민총생산: 23,403 USD
1인당 국민소득: 32,680 USD
월 평균임금: 690 EUR (2020년)
월 최저임금: 740 EUR
최저시급: 3.75 EUR
산마리노
1인당 국민총생산: 48,495 USD
월 평균임금: 2,445 EUR (2017년)
월 최저임금: 1,583 EUR
최저시급: 9.74 EUR
세르비아 
1인당 국민총생산: 7,246 USD
1인당 국민소득: 16,540 USD
월 평균임금: 685 EUR (2020년)
월 최저임금: 343 EUR
최저시급: 155 RSD (1.32 EUR)
슬로베니아 
1인당 국민총생산: 26,042 USD
1인당 국민소득: 37,450 USD
월 평균임금: 1,885 EUR (2019년)
월 최저임금: 941 EUR
최저시급: 5.59 EUR
스페인 
1인당 국민총생산: 30,324 USD
1인당 국민소득: 39,800 USD
월 평균임금: 1,658 EUR (2018년)
월 최저임금: 1,108 EUR
최저시급: 7.04 EUR


4. 서유럽 국가들

오스트리아
1인당 국민총생산: 51,500 USD
1인당 국민소득: 55,300 USD
월 평균임금: 3,811 EUR (2018년)
벨기에
1인당 국민총생산: 47,472 USD
1인당 국민소득: 51,740 USD
월 평균임금: 3,401 EUR (2017년)
월 최저임금: 1,594 EUR
최저시급: 9.49 EUR 
프랑스
1인당 국민총생산: 41,470 USD
1인당 국민소득: 46,360 USD
월 평균임금: 3,097 EUR (2017년)
월 최저임금: 1,539 EUR
최저시급: 10.15 EUR
독일
1인당 국민총생산: 47,616 USD
1인당 국민소득: 54,560 USD
월 평균임금: 4,035 EUR (2019년)
월 최저임금: 1,584 EUR
최저시급: 9.35 EUR
리히텐슈타
1인당 국민총생산: 165,028 USD (2016년)
월 평균월급: 5,310 CHF (4,885 EUR)
룩셈부르크
1인당 국민총생산: 116,597 USD
1인당 국민소득: 72,720 USD
월 평균임금: 5,030 EUR (2017년)
월 최저임금: 2,142 EUR
최저시급: 12.36 EUR
모나코
네덜란드
1인당 국민총생산: 53,022 USD
1인당 국민소득: 56,890 USD
월 최저임금: 1,654 EUR
최저시급: 9.54 EUR
스위스
1인당 국민총생산: 82,829 USD
1인당 국민소득: 68,820 USD
최저시급: 22.61 CHF (20.80 EUR) - 뇌샤텔

유럽연합 28개국 2020년 월 최저임금은 312 EUR에서 2,142 EUR다. 한국은 2018년 1인당 국민총생산 31,380 USD, 1인당 구매력평가기준 국민소득 40,090 USD, 최저시급 8,350원이다. 참고로 세계 각국 봉급에 대한 정보는 여기에서 얻을 수 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20. 6. 2. 04:25

어떤 나라는 인구가 감소해서 걱정이고 어떤 나라는 인구가 늘어서 걱정이다. 리투아니아 인구는 1990년 370만명이었는데 2020년 272만명으로 최근 30년 동안 100만명이 감소했다.

1990-2020년 30년 동안 유럽 국가별 인구 변화률 통계가 나왔다[출처]. 로베르트 페이트만이 Eurostat, Rosstat 등의 자료를 분석해서 공개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는 룩셈부르크로 무려 +64%가 증가했다. 1990년 38만명이던 인구가 2020년 63만명이다. 룩셈부르크를 이어서 사이프러스(+57.5%), 터키(+56.4%), 안도라(+41.7%), 아일랜드(+40.6%), 산마리노(+40.6%), 아이슬란드(+33.8%) 순이다. 

이는 동유럽,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 등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유럽 국가로 유입된 것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거주와 이동 그리고 직업활동의 자유를 기조로 하는 유럽연합이 동유럽 국가들을 새로운 회원국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이들 국가의 시민들이 보다 나은 삶을 찾아 서쪽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인구 감소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라트비아로 29.2%가 감소했다. 이어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26.5%), 리투아니아 (-26.3%), 불가리아(-21.4%), 루마니아(-18.1%), 에스토니아(-15.3%) 순이다. 특히 발트 3국의 인구 감소률이 두드러진다. 1990년대 초 소련으로부터 독립 전후 일부가 러시아 등지로 돌아갔고, 유럽연합 가입 후 영국, 아일랜드, 노르웨이, 핀란드 등 해외로 이민을 간 것이 큰 요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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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20. 5. 31. 04:19

유럽에서도 쐐기풀(서양쐐기풀, urtica dioica)과 유사한 초본식물을 만날 수 있다. 북유럽 리투아니아에서는 5월 중순부터 가을까지 순백의 꽃을 피운다. 이 식물의 라틴명은 lamium album var. barbatum이고 영어는 white nettle(흰쐐기풀) 또는 white dead-nettle(죽은쐐기풀)이다. album은 흰색을 뜻하는 라틴어 albus에서 유래하고 barbatum은 수염을 뜻한다. 한국어는 광대수염, 산광대, 꽃수염풀, 흰쐐기풀 등으로 불린다.  


50-100cm 높이로 자라고 줄기가 네모형이다. 잎의 모양이 쐐기풀을 닮았지만 따끔따끔 찌르지 않는다. 이런 까닭으로 죽은쐐기풀로 불린다. 쐐기풀의 잎이나 줄기에는 포름산을 많이 포함한 털이 있어서 만지거나 스치면 벌에 쏘인 것처럼 따갑다.  


광대수염꽃은 그야말로 순백색이다. 짙은 녹색 잎에 백색이 더욱 돋보인다. 가장자리에 하얀 털이 난다. 특히 꽃꿀(화밀, nectar)이 많아서 꿀벌이 좋아한다. 그래서 꿀벌쐐기풀(bee nettle)로도 불린다. 광대수염 1헥타르 면적에 최대 꿀 190kg까지 생산된다. 어린 새순과 줄기는 채소로 먹는다.


광대수염은 유럽에서도 약초다. 소화기, 호흡기 및 요로의 염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특히 여성질환 치료에도 유용하다. 최근 빌뉴스 중심가 산책길에서 만난 광대수염꽃을 4K 영상에 담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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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20. 5. 29. 22:10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조치가 완화되자 공원 등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전반적으로 세계적 상황이 나아지고 있으나 아직은 안심할 수가 없다. 다소 진정되는 듯하다가도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는 국가도 있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는 6월 16일까지 격리조치를 시행한다. 5월 18일부터 조치를 완화해서 유치원, 치과병원, 미용실, 식당 등이 문을 열였고 야외에서의 마스크착용 의무가 해제되었다. 한국에 있는 지인에 따르면 한국은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90% 이상이다. 그런데 리투아니아는 착용의무가 해제되자마자 야외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가뭄에 콩 나듯 하다. 며칠 전 인근 공원에서 찍은 영상에서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리투아니아에서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마스크를 착용하려고 한다. 유럽인 아내는 갑갑해서 마스크를 쓰기가 고역스럽다고 한다. 

"한국은 인구 5200만명에 하루 새 확진자가 10명대이고, 리투아니아는 인구 280만명에 하루 새 확진자가 10명대다. 마스크 착용도 큰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니 당신도 사람들 사이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겠다."
"한국 사람들은 미세먼지 등으로 마스크 착용이 익숙하지만 우리 유럽 사람들은 이것이 정말 생소하다."

북반구에 여름철이 다가올수록 더욱 더 걱정스럽다. 특히 유럽 사람들은 일광욕이나 해수욕을 위해 공원이나 해변 나들이를 즐기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해수욕장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 등이 마련되었다고 한다. 단체로 해수욕장 방문 자제, 2미터 이상의 거리 유지하면서 햇빛가림시설물 설치, 샤워시설 이용 가급적 자제 등이다. 

이런 상황을 맞이하면서 19세기 유럽 해수욕장 모습이 관심을 끌고 있다.
대체 어떤 모습이기에?

유개마차를 끌고 말이 바다 안으로 들어간다[사진출처]. 


해변에서 떨어진 곳에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유개마차를 배열한다.



유개마차 안에는 해수욕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타고 있다. 

사방이 닫힌 마차 안에서 옷을 갈아입는다. 



마차 뒷부분은 열고 닫을 수 있는 막이 쳐져 있고 

계단까지 마련되어 오르내리기가 수월하다. 



아래 사진은 1900년 라트비아 유르말라 해변 모습[사진출처]이다. 

해변에 유개마차가 일렬로 해수욕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그 당시 유럽 사람들은 해변에서 보이지 않은 곳에서 또한 옆사람 시야에서 벗어난 곳에서 자유롭게 해수욕을 즐겼다. 이는 해수욕장 예절로 인한 것이다. 이 해수욕장 유개마차는 20세기 초에 거의 사라졌다. 


오래된 유럽의 해수욕장 모습을 보고 있으니 오늘날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떠오른다. 완연한 해수욕철이 오기 전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종식될 수 있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여름철 한국인 관광객들을 안내하면서 북유럽 라트비아 리가 구시가지를 다니다보면 때때로 스웨던문 쪽에서 귀에 익은 노래의 악기 연주 소리를 듣게 된다. 이때 어떤 사람은 "어, 심수봉의 〈백만 송이 장미〉를 여기에서 듣다니!", 또 어떤 사람은 "그건 러시아 민요야!"라고 반응한다. 멀고 먼 라트비아에 와서 이 〈백만 송이  장미〉 노래를 듣는 것에 대체로 모두들 반가워하고 발걸음을 멈추고 끝까지 듣는다. 

 

* 리가 구시가지 스웨덴문에서 캉클레스로 〈백만 송이  장미〉를 연주하는 거리악사

 

리가뿐만 아니라 투라이다성 근처 동굴 입구에서도 종종 〈백만 송이 장미〉의 섹스폰 연주 소리를 듣는다. 라트비아 악사 주변에는 주로 아시아인들이 귀 기우리며 이 연주를 듣고 있다. 아시아인들이 특히 한국인들이 다가오는 것을 본 눈치 빠른 악사는 이내 노래 연주를 시작하는 경우도 봤다. 한국인인 줄 어떻께 알까? 자주 보는 안내사 얼굴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왜 〈백만 송이 장미〉일까?   

거리악사는 대체로 러시아 민요로 알려진 이 노래가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노래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노래는 

민요가 아니다.

러시아 노래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 노래의 정체는 무엇일까? 

〈백만 송이 장미〉의 원곡은 라트비아 가요다.

 

원곡명은 〈마리냐가 소녀에게 인생을 주었지〉(Dāvāja Māriņa meitenei mūžiņu 또는 마리냐가 준 소녀의 인생)다. 이 원곡은 1981년 라트비아 가요제(Mikrofona aptauja 마이크로폰 심문)에서 우승한 곡이다. 참고로 마리냐(Māriņa)는 라트비아 신화에서 나오는 여신이다. 노래는 아이야 쿠쿠레(Aija Kuule)와 리가 크레이츠베르가(Līga Kreicberga), 작사는 레온스 브리에디스(Leons Briedis) 그리고 작곡은 라이몬츠 파울스(Raimonds Pauls)가 했다. 

 

 

이 가요제는 1968년에서 1994년까지 열린 라트비아의 대표적인 가요제이고 라이몬츠 파울스는 작곡으로 11차례나 우승했다. 라트비아에서의 그의 명성을 짐착할 수 있다. 후에 그는 라트비아 국회의원, 문화부 장관, 대통령 후보도 역임했다.  

 

원곡 1절을 초벌로 한번 번역해봤다.

어릴 적에 어릴 적

온종일 내가 아파서 

 

서두르고 서두를 때

곧 바로 엄마를 찾아.

앞치마에 손을 대고

나를 보고 엄마는 

미소를 지며 말했어. 

"마리냐, 마리냐, 마리냐, 마리냐가

소녀에게 소녀에게 인생을 주었지.

하지만 소녀에게 하나를 잊었어.  

행복을 주는 것을 까맣게 잊었어."

 

그렇다면 어떻게 이 노래가 러시아 민요로 알려졌을까? 

이 노래는 라이몬츠 파울스가 작곡한 곡 중 가장 큰 인기를 얻은 노래로 꼽힌다. 많은 가수들이 커버해서 불렀다. 그 중 한 사람이 소련 공로예술가(나중에 인민예술가)인 러시아 알라 푸가초바(Alla Pugachova, 또는 알라 푸가체바 Alla Pugacheva)다.

 

* 라트비아 최고 관광명소 중 하나인 룬달레궁전 장미정원

 

 

1982년에 발표된 알라 푸가초바 커버송의 가사는 원곡과는 전혀 다르다. 새로운 곡명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백만 송이 장미〉(Million Scarlet Roses, 러시아어로 Миллион алых роз)다. 가사는 러시아 시인 안드레이 보즈네센스키(Andrei Voznesensky)가 썼다. 조지아 화가 니코 피로스마니(Niko Pirosmani) 인생에서 영감을 얻어서 이 곡의 가사를 썼다. 소문에 따르면 화가는 자기가 애정을 둔 프랑스 여배우가 체류하고 있는 호텔의 광장을 꽃으로 가득 메웠다.    

 

* 룬달레궁전 장미정원에 핀 장미꽃

 

〈백만 송이 장미〉는 한국에서 1982년 임주리, 1997년 심수봉이 각각 번안된 가사로 커버해서 불렀다. 먼저 리가 구시가지 스웨덴문에서 라트비아 거리악사가 발트 현악기 캉클레스(라트비아어 코클레스, 에스토니아어 칸넬)로 연주하는 음악을 소개한다.    

 

아래는 한국 전통음악 순회공연에서 이성애 연주자가 리투아니아 드루스키닌카이에서 한국 관악기 대금으로 연주하고 있다. 

 

러시아 민요로 잘못 알려져 있는 〈백만 송이 장미〉의 원곡이 라트비아 가요 〈마리냐가 소녀에게 인생을 주었지〉임이 서서히 알려져 가고 있다. 이 노래가 앞으로도 라트비아와 한국간의 상호이해와 유대감을 키워가는 데에 좋은 역할을 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20. 5. 25. 17:47

정말이지 세상은 넓고 믿기 어려운 일은 많다. 

최근 리투아니아 한 농가 헛간에서 암탉이 새끼고양이 네 마리를 보살피고 있어서 화제다. 농부 비르기니유스 캬울라키스 씨가 5월초 아침 달걀을 가지러 헛간으로 가보니 깜짝 놀랄만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암탉이 매일 아침 알을 놓는 자리에 알 대신 새끼고양이 네 마리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새끼병아리를 품고 있는 듯했다. 

암탉은 다른 가축, 특히 어미고양이로부터 새끼고양이를 보호하고 있다. 먹이를 먹거나 풀을 뜯는 데에서도 관심이 없고 오로지 새끼고양이를 돌보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 평소 매일 아침 알을 낳는데 새끼고양이를 돌보기 시작한 날부터는 알도 낳지 않고 있다.  


어미고양이가 새끼고양이에게 젖을 주려고 할 때 주인이 암탉을 손으로 잡아서 헛간 밖에 내놓는다. 이때도 암탉은 헛간 안만 주시하고 가능한 빨리 조용히 헛간으로 들어온다.

주인은 암탉의 모성애를 새끼고양이에서 병아리에게 돌리기 위해 일부러 병아리들을 구입해 같이 살게 했다. 하지만 알도 더 이상 낳지 않고 병아리에게 관심도 전혀 없고 그저 쪼그려 앉아서 새끼고양이들만 품고 있다.

주인은 새끼고양이들을 다른 곳으로 옮겨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암탉이 포기하지 않고 그곳으로 가 다시 날개를 펴서 새끼고양이들을 따뜻하게 품었다. 이 암탉에겐 무슨 사연이 깃들어 있을까?

때되면 젖을 주는 어미고양이 
포근히 품어주는 암탉
이들의 공존을 돕는 농부...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20. 5. 23. 04:52

유럽 대부분 국가의 고등학교 3학년생들은 전통적으로 세 가지 축제일이 있다. 첫 번째 축제일은 100일이다. 이는 마지막 수업일 100일을 앞두고 열리는 행사다. 이 행사는 고등학교 2학년생들이 졸업시험을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할 선배들을 위해 마련한다. 보통 학교 체육관에서 이뤄진다. 이날 3학년생 전체가 모여서 후배들이 주관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는 날이다.

두 번째 축제일은 마지막 종소리다. 이는 초중고를 포함한 12년 학교수업을 마치는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올해 리투아니아는 5월 22일이 마지막 종소리 수업일이다. 공식적으로 학교생활을 완전히 끝내는 날이다. 한국 학교의 졸업식과 비슷하지만 부모들은 이날 참가하지 않는다. 아래 영상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없던 2019년 리투아니아 한 고등학교의 마지막 종소리 행사를 담고 있다.


세 번째 축제일은 졸업파티다. 보통 7월 초순이나 중순에 열린다. 이날은 졸업생들과 부모들이 주로 호텔 레스토랑에서 함께 모여서 음식을 먹고 춤 등으로 즐기는 것이 특이하다. 대부분 부모들은 좀 더 일찍 행사장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간다.  

올해 마지막 종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전례가 없는 행사가 되었다. 3월 13일부터 모든 학교가 임시 폐쇄되어 그동안 교실에서 수업을 전혀 하지 못했다. 수업은 온라인 원격으로 이뤄졌다. 

대부분의 학교는 줌(zoom), 유튜브 등 인터넷을 이용해 행사를 가졌다. 일부 학교는 실내가 아니라 옥외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입구 손소독제 이용, 마스크 착용, 서로간 간격 유지 등)를 지키면서 행사를 가졌다. 학교에서 행사를 마친 후 친구들끼리 카페나 공원 등에서 만남을 이어갔다.


올해 리투아니아는 2만2천5백명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되는 졸업시험은 6월로 연기되었다. 오늘이 이들에게 새 인생의 출발일이다. 아래 영상은 2020년 리투아니아 한 고등학교의 마지막 종소리 행사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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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3국 여행2020. 5. 22. 17:52

중유럽이나 동유럽 그리고 북유럽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아침 식탁에서 흔히 만나는 빵이 하나 있다. 짙은 갈색이나 다크 초콜릿색을 띤 빵이다. 보통 밀가루로 만든 빵은 흰빵이라 부르고 이 빵은 흑빵이라 부른다. 또한 주된 재료가 호밀(라이보리)이라 호밀빵이라 부른다.  

이 지역은 호밀이 많이 자란다. 2018년 세계에서 호밀을 많이 생산하는 나라는 독일, 러시아, 폴란드, 벨라루스, 덴마크 순이다. 또한 발트 3국 중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도 호밀을 많이 수출하고 있다.

호밀빵은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 망간 등 필수적인 영영소 함량이 풍부하다. 미국 식약청에 따르면 하루에 호밀 베타글루칸(beta-glucan) 4그램 이상 섭취하면 혈중콜레스테롤 지수이 낮아지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소가 줄어든다. 

호밀빵은 밀도가 높고 시고 강한 맛이 난다. 소화가 천천히 되어서 흰빵보다 더 늦게 배고픔을 느낀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특유한 맛으로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이럴 때 현지인이 자주 하는 말이 "흰빵보다 흑빵이 훨씬 건강에 더 좋아!"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갈 때 챙겨가는 음식 중 하나가 호밀빵이고 외국에 살거나 유학하는 자녀에게 종종 소포로 보내는 음식 중 하나가 호밀빵이다. 오늘은 리투아니아 사람들과 인근 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호밀빵 버섯국(버섯수프, 버섯스프)를 소개한다. 집에서 빵굽기가 쉽지 않는 일이므로 주로 음식점에서 먹는다. 

호밀빵 버섯국를 주문하면 이렇게 원통 빵이 나온다. 생긴 모양이 버섯을 닮았다. 일반적으로 몸통이 통통한 그물버섯을 닮았다. 그물버섯은 가장 비싼 유럽산 버섯 중 하나다. 그물버섯에 관한 내용은 해당글에서 읽을 수 있다. 


버섯국은 보이지 않고 왜 호밀빵만 가지고 왔지라면서 의아해할 수도 있겠다. 
짙은 갈색의 덮개를 열면 뜨거운 국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감자, 당근, 강남콩, 양파, 셀러리, 버섯, 소시지 혹은 고기 등의 재료로 국을 만든다. 
미리 구워놓은 원통형 빵의 속을 파낸다.
그리고 그 안에 국을 붓는다. 
녹색의 파슬리가 시각을 자극해 미각을 돋구는 듯하다.    


유럽인들은 국에 사워크림(sour cream)을 넣어서 즐겨 먹는다. 
사워크림은 시큼하고 톡쏘는 맛을 준다.
국물이 아주 뜨거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빵은 다 먹을 수 있다. 국으로 더 부드러워진 빵벽을 긁어서 먹는 재미도 솔찬하다.  


보통 유럽 사람들은 음식점에서 세 가지(전식, 주음식, 후식) 음식을 먹는다. 이 버섯국은 전식으로 시키는 음식이지만 이것만 먹어도 충분히 배가 부르다. 발트 3국이나 중동유럽이나 북유럽으로 여행하는 사람은 꼭 한번 이 호밀빵 버섯국를 맛보길 권한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20. 5. 21. 18:07

한 번 비행으로 더 많은 승객을 태우면 이득이 그만큼 크다. 그러므로 보다 더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특히 수요가 많은 성수기에는 화물칸에 좌석을 증설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전혀 예기치 않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전세계로 확산되었다.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산업 중 하나가 항공업과 여행업이다. 외국인 입국금지와 내국인 출국금지 등 국경봉쇄으로 적지 않은 공항들이 거의 폐쇄되어 있다. 빌뉴스 공항의 이착륙장은 야외영화관으로 변신하기도 했다[관련글: 코로나19로 텅 빈 비행장이 영화관으로 변신].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반대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바로 화물칸에 좌석을 증설하는 것이 아니라 객실에 화물을 적재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것이다. 핀란드 국영항공사 핀에어(Finnair)는 여객기 객실을 화물칸으로 개조해 활용하고 있다. 개조된 비행기는 에어버스 A330 여객기 2대다.


이렇게 화물칸에 더함으로써 화물 적재량이 두 배로 늘어나고 개조된 객실은 주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필요한 물품을 운송하는데 사용된다.  

평상시 전세계 항공화물의 약 50%가 여객기로 운송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승객 수가 급감함으로써 결국은 화물운송 가용성도 감소했다. 한편 긴급 화물운송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이에 항공사들이 해결책을 모색하게 되었다. 

핀에어 소식에 따르면 핀에어 기술자 네아 마에다(Nea Maeda) 씨는 "여객기와 화물기는 각각 다른 요구사항이 있다. 여객기는 승객을 태우기 위해 만들어졌고 화물기는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비행기 안에서 사람과 화물의 무게는 다른 방식으로 나눠진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비행기 객실 내에 쉽게 공간만 확보하면 되는 일이 아니다. 

여객기를 화물용으로 개조하기 위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해결책은 아직 존재하지 않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화물용을 위해 A330 여객기를 개조하는 데에는 아주 엄격한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현재 유럽항공안전청은 예외적인 상황에서 제한적인 변경을 허가하고 있다. 

마에다 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 적재량을 아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화물을 객실로 가져올 수 있는 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객실에서 화물을 어디에 배치할 지와 어떤 종류의 물품을 운송할 지를 신중하게 평가했다"라고 말했다. 

* 사진출처: finnair.com

이코노미 좌석과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전원 코드를 제거함으로써 객실에 화물적재를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또한 화물을 안전하게 고정시키기 위해 그물을 설치했다. 좌석을 제가하는 데에는 이틀이 걸리지 않았다. 승객 수요가 증가하면 신속하게 다시 여객기로 정상 운행할 수 있다.

* 사진출처: finnair.com

여태껏 항공 여객수 수요 증가로 화물칸에 승객 좌석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가 연구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항공 여객수 수요가 급감하자 이제는 그 정반대를 모색하게 되었다. 코로나19가 낳은 또 다른 역발상을 지켜보는 듯하다. 아뭏든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하루속히 진정되고 종식되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5. 15. 17:42

며칠 전 리투아니아 빌뉴스 개디미나스 대로를 지나는데 우연히 행인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한 가족이 거리에서 지인과 마주춰서 인사를 나눴다. 이들이 만난 곳은 은행 앞에 있는 횡단보도 부근 자전거로였다.    

"너, 은행 앞에서 왜 마스크를 쓰고 있어?"
"너도 알면서..."


물론 농담이지만 이 대화에서 마스크에 대한 유럽 사람들의 일반적인 관념을 엿볼 수 있다. 마스크는 유럽 사람들에게 무엇보다도 먼저 은행강도나 테러범들이 자신의 얼굴을 감추기 위해 쓰는 복면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까닭에 대체로 유럽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을 위협적인 사람으로 간주한다. 실제로 유럽 여러 국가는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한 사람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겨울철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도 있어서 방한용 마스크는 식구별로 하나쯤 집에 있을 법한데 그렇지가 않다. 지금껏 유럽에 30여년을 살면서 방한용 마스크를 한 유럽 사람을 만난 기억이 없다. 목도리가 있어서 그럴 수 있겠지만 이 또한 마스크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이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마스크는 전염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도구라기보다는 전염병 환자가 자신의 병을 타인에게 옮기지 않기 위해서 착용해야 하는 도구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에 유럽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활보함으로써 더 큰 문제를 야기했다. 


마스크 착용이 전염병 확산을 막는 데에 효과가 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 유럽 국가들은 특히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을 부과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하자 아래 동영상에서 보듯이 영상 20도 날씨에 사람의 왕래가 적은 거리에서도 빌뉴스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닌다.  


리투아니아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지 않았다. 구입할 수 없게 되자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서 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인들 대부분은 집에 재봉틀을 가지고 있다.           


이제 국가비상사태 격리조치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 리투아니아 경우는 5월 14일부터 먼저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즉시 예전처럼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를 다닐까? 아니면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닐까? 한번 지켜봐야겠다.         


한국을 비롯한 동북 아시아 사람들은 평소 미세먼지와 황사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지만 유럽 사람들은 마스크 착용에 젼혀 익숙하지가 않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유럽 사람들에게 마스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 계기가 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유럽 도시를 여행하는 아시아 사람들에 대한 유럽 사람들의 흘겨보기와 편견이 이참에 꼭 사라지길 바란다.

한편 위 사진에서 보듯이 적지 않은 유럽 사람들이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저녁을 먹으면서 리투아니아인 아내에게 한번 물어봤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불편하지 않아?"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불편했지만 자꾸 쓰고 다니니까 이제 적응이 됐어."
"그런데 왜 유럽 사람들은 검은색 마스크를 많이 쓸까?"
"일반적으로 하얀색 마스크는 환자를 떠올리게 하고 파란색 마스크는 의료인을 떠올리게 하는 반면에 검은색 마스크는 하나의 패션으로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이유가 그럴 듯하네. 앞으로 유럽에 올 때는 검은색 마스크를 챙겨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20. 5. 14. 18:27

이탈리아 주간지 La Domenica del Corriere가 1962년 게재한 그림 하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밀란에 본사를 둔 이 주간지는 1899년 첫 발간되어 1989년 폐간되었다. 이 그림은 1962년에 2022년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고 있는 2020년 현재를 보는 듯하다.

5월 14일 현재 이탈리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2만명을 넘었고 사망자가 3만명을 넘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위의 2022년 예상에 영감을 받아 간격 유지, 유리나 플라스틱 차단막, 마스크 착용 등을 실시했더라면 피해가 훨씬 적었을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5. 13. 04:16

요즘 북유럽 리투아니아에는 천지 사방가 다 꽃으로 장식되고 있다. 사과나무꽃, 벚꽃 등은 텃밭을 장식하고 마로니에꽃, 튤립꽃 등은 공원을 장식하고 있다. 특히 마로니에는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있다. 이틀 전인 5월 10일 짚앞 마로니에가 분홍점을 드러내면서 하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서울의 대학로를 떠올리게 하는 마로니에(프랑스어 marronnier)는 말밤나무, 서양칠엽수 등으로도 불린다. 열매를 감싸는 겉면은 밤송이처럼 가시가 있고 열매는 먹는 밤을 빼닮았다. 잎이 일곱 개다.


그런데 5월 12일 새벽부터 눈이 엄청 쏟아져 내렸다. 리투아니아는 평년과는 달리 이번 겨울에는 쌓이는 눈이 전혀 내리지 않았다. 서너 두 차례 아주 조금 왔지만 포근한 날씨로 이내 녹아버렸다. 겨울에 오지 않던 눈이 이렇게 5월 중순으로 접어드는 날에 왕창 내리게 되다니...   


하얀 마로니에꽃에 내리는 하얀 눈을 
갤럭시 S7과 오즈모 모바일3 콤보로 4K 영상에 담아봤다.



가로수 아래 심어놓은 튤립꽃도 눈벼락을 맞았다. 


하얀 눈으로 덮힌 알록달록한 튤립꽃을 
갤럭시 S7과 오즈모 모바일3 콤보로 4K 영상에 담아봤다.


애궁~ 촬영하는 손가락이 시러울 정도로 추운 날씨인데... 
쌓인 하얀 눈이 영하의 날씨를 조금이나마 완화시켜 주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