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에 해당되는 글 471건

  1. 2008.11.13 수를 놓는 여섯 살 딸아이 5
  2. 2008.11.12 딸아이의 투명인간 발명법 16
  3. 2008.11.10 딸아이의 첫 휴대전화 쪽지들 10
  4. 2008.11.10 바위가 보를 이기는 가위·바위·보 놀이 2
  5. 2008.11.03 중국 생산 한국 배 먹은 후 냉가슴이 되다 13
  6. 2008.10.31 빠진 유치 베개 밑에 두는 리투아니아 4
  7. 2008.10.31 딸아이의 히말라야 정복 상상 3
  8. 2008.10.30 "아빠, 한국 놀이야! 빨리 와봐!"
  9. 2008.10.17 외국 친구에게 보내는 생일 선물 7
  10. 2008.10.13 낙엽싸움하는 아이들 1
  11. 2008.10.09 놀이는 하지만 슈퍼모델이 되지 않겠다 2
  12. 2008.10.08 "아빠, 설사해. 빨리 가!" 2
  13. 2008.10.05 유리병 조각 줍는 딸아이 1
  14. 2008.10.02 곰인형으로 하나 되는 리투아니아 교실 2
  15. 2008.09.24 버려진 꽃의 아름다운 부활 3
  16. 2008.09.23 내 딸이 “인종개량 결과물”이라니, 그 후 4
  17. 2008.09.20 내 딸이 “인종개량 결과물”이라니! 21
  18. 2008.09.20 "그런데 잊어버리면 안 좋아요." 2
  19. 2008.09.11 리투아니아 초등 1학년 수업시간표는 어떨까
  20. 2008.09.09 "선생님, 한 번만 더 말해 줄 수 있어요?" 10
  21. 2008.09.07 장미꽃, 온 세상이 사랑으로 가득 찼네 11
  22. 2008.09.03 다문화가정의 2세 언어교육은 이렇게 17
  23. 2008.09.02 도레미파솔시도를 수화로 어떻게 하나요?
  24. 2008.08.23 5개 국어로 노래하는 여섯 살 요가일래 4
  25. 2008.08.23 스핑크스와 아랍여자가 된 딸아이 3
  26. 2008.08.22 내 머리는 컴퓨터가 아니잖아요 3
  27. 2008.08.15 리투아니아의 한반도 지형 호수 (2008년) 3
  28. 2008.07.17 카우보이모자로 둔갑한 유아변기 4
  29. 2008.07.15 발코니에 익어가는 방울토마토와 뱀딸기 4
  30. 2008.07.15 리투아니아에 휘날리는 한국 가오리연 7
요가일래2008. 11. 13. 20:48

또래의 아이를 둔 한국에서 사는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제일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리투아니아 아이들은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이다.

아마도 리투아니아 아이들도 한국 아이들이 피아노 학원, 미술 학원, 영어 학원, 태권도 학원, 서예 학원 등으로 빙빙 돌고돌아 배우면서 하루를 보내겠지라고 상상할 것 같다.

답은 간단한다. 그렇지 않다. 학교 가기 전 어린이들은 유치원에 보통 5시-6시까지 보낸다. 학교에 다니는 저학년들은 부모가 원하는 경우 5-6시까지 학교에 남아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

한국에는 그 흔한 사설 피아노 학원 같은 것은 리투아니아에 없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어떻게 피아노를 배울까? 만 5살이 되면 국립인 음악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7-8년 동안 한 선생님으로부터 일대일 피아노 학습을 받을 수 있다.

한 마디로 리투아니아 아이들은 한국 아이처럼 여러 가지 학습의 중압감에서 자유롭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혼자서 이렇게 수를 놓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한국 아이들을 학습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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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8. 11. 12. 19:07

얼마 전 만 일곱 살이 된 딸아이 요가일래는 2주간의 방학을 마치고 이번 주부터 다시 학교에 가기 시작했다. 방학 동안 학교에 가고 싶어 안달했다.

학교에서 돌아온 요가일래는 제일 먼저 책상이 있지만 찻상에 앉아 아빠가 어릴 때 밥상에서처럼 숙제하기를 좋아한다.

오늘은 숙제를 마친 후 자기 방에서 문을 닫고 한 참 동안 인기척이 없었다. 하도 조용해서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종이 위에 무엇인가 열심히 그리고 있었다.

"아빠, 이건 비밀이야! 보면 안 돼!"라면서 종이를 얼른 감추었다.

도대체 무엇을 그리나 궁금했지만 비밀은 알고싶지 않아야 비밀이 된다.
얼마 후 요가일래는 그린 것을 보여주면서 설명한다.

"아빠, 내가 투명인간이 되고 싶어서 그 비법을 발명했어. 한 번 봐!"

물이 필요하다 -> 컵에 담는다 -> 냄비에 끓인다 -> 양치질 컵에 담는다 -> 그 물을 마신다 -> 투명인간이 된다 -> 벽을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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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비법이라는 것이 그야말로 우습기 짝이 없지만 그림도 그리고 설명까지 단 그 정성이 대단했다. 

"너, 왜 투명인간이 되고 싶은 데?"
"그러니까, 빙 돌아서 학교 문으로 가지 않고 그대로 곧장 교실로 가고 싶으니까."

"건데, 왜 양치질 컵이 중요해?"
"그 컵에 세균이 있지? 세균 중에는 좋은 세균도 있잖아! 그것이 저 물과 함께 내 몸 속에 들어가면 내가 투명인간이 되는 거야."

많은 발명이 처음엔 엉뚱하고 우스꽝스러운 듯 보이지만 궁리와 궁리, 실험과 실험 끝에 비로소 참다운 발명품이 나온다. 딸아이 요가일래의 황당한 발명 상상으로 웃음 가득 찬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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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8. 11. 10. 08:44

11월 5일 딸아이 요가일래가 만 일곱 살이 되는 날이었다. 어느 아이들처럼 생일을 몹시 기다렸다. 솔직히 말해 생일보다는 선물을 기다렸다. 보통 선물이라는 것은 받아서 깜짝 놀라는 것이 되어야 하는 데 이번엔 요가일래가 원하는 선물을 사주었다. 제일 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휴대전화였다.

이제 초등학교 일학년에 다니는 요가일래는 반 친구들 중 몇몇이 휴대전화가 있어 이를 부러워했다. 그래서 2학년이 되면 사주려고 했던 선물을 1년 앞당겨 사주기로 했다. 사실 기념 고물로 서랍에 넣어 놓았던 몇 년 지난 휴대전화기를 그대로 주고, 단지 "심"카드만 사주면 되었다. 새 것을 고집하지 않는 딸아이가 기특했다.

이날 요가일래는 휴대전화 쪽지 보내는 법을 엄마로부터 배웠다. 그리고 자기 방에서 여러 차례 연습용 쪽지를 보냈다. 이렇게 연습을 하고 드디어 실전에 들어갔다. 오늘은 음악학교에 가는 날인데 갈 때는 엄마가 데러가고, 올 때는 아빠가 데러온다. 그래서 요가일래는 아빠에게 쪽지를 날렸다.

"아빠, 학교에 오세요."

이 쪽지를 읽고, 평소보다 수업이 일찍 끝나나 생각하고 부랴부랴 학교로 달려갔다. 웬걸, 딸아이가 쪽지 보내기에 재미가 들어 성급하게 쪽지를 보낸 것이었다.

이날 아빠는 지인의 생일잔치에 초대받아 갔다. 저녁 자리에 요가일래가 쪽지 한 통을 날렸다. "아빠, 집에 돌아오세요. 하지만 술 취하지 마세요."
 
"그래, 오늘은 너 생일 선물로 맨 정신으로 집에 갈께…….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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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뭐 먹을 것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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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조금 늦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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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집에 돌아오세요. 하지만 술 취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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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8. 11. 10. 06:17

누가 먼저 할 것인가, 누가 싫은 일을 할 것인가, 누가 심부름할 것인가 등을 결정지을 때 흔히 사람들은 가위·바위·보로 사용한다.

딸아이 요가일래도 아빠에게 심부름시키고 싶어 할 때, 예를 들면 부엌에 가서 음료수를 가져올 일이 있다든가, 혹은 아빠가 시키는 일을 하고 싶지 않을 때라든가 곧잘 가위·바위·보 방법을 제안한다.

어젯밤 침대에 누운 요가일래는 잠이 쉽게 오지 않자 가위·바위·보 놀이를 하자고 했다. 늘 그렇듯이 딸아이와 놀이할 때 이기고 싶은 마음이 없다. 아빠가 한참을 지고나면, 요가일래는 “이젠 아빠도 이겨봐!”라며 슬쩍 한 찰나 늦게 손을 내민다.

어젯밤엔 많이 이기고 싶어서 그런지 딸아이는 묘수를 찾아냈다. 아빠가 보를 내고, 요가일래는 주먹을 낸다. 당연 아빠가 이겼다. 그런데 요가일래는 엉뚱한 논리로 자신이 이겼다고 한다.

"왜?"
"아빠, 이 내 주먹 바위에 있는 구멍이 보이지?"

"그래 보인다."
"바로 이 구멍으로 아빠가 보를 낼 때 펼치는 손가락을 하나하나 집어넣어봐!"

"그러면?"
"손가락이 부서지지. 그러니까 바위를 낸 내가 보를 낸 아빠를 이긴 거야!"

이 말은 하지 않았지만, 언젠가 크면 요가일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모두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렇게 달리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러면 이번처럼 바위가 보를 이기는 의외의 결과를 얻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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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08. 11. 3. 07:02

가을이 되자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빠, 언제 또 한국 배 사줄 거야? 한국 배는 정말 맛있잖아! 난 한국 배를 아주 좋아해!”라고 말했다.

몇 해 전 한국에 갔을 때 아주 크고 둥근 한국 배를 우리 식구 모두 먹었다. 그 때 그 맛을 잊지 못해 지난 해 한 지인이 리투아니아에서도 한국 배를 살 수 있다고 해서 두 말 없이 얼른 사서 먹었다. 얼마 전 요가일래는 올해도 사줄 것을 종용했다.

하지만 엄마는 가격이 지난 해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가급적 신토불이 과일을 먹어야 한다는 입장을 폈다. 더군다나 한국에서 이곳 리투아니아까지 오는 동안 신선도가 떨어졌을 것이고, 또한 각종 농약을 쳤을 것이기 때문에 사지 말자고 했다.

이 한국 배 가격은 5kg에 50리타스(2만5천원)이다. 리투아니아 배는 5kg에 15리타스(7천5백원)이다. 높은 가격이지만, 요가일래가 워낙 졸라대고 또한 일년에 딱 한 번 이곳에서 사먹는 한국 과일이라 결국은 사기로 했다. 지난 해 먹었던 바로 그 배 맛이었다. 사근사근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다.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배 상자 윗면 "very nice foods and very nice people", “햇살담은 햇배”, “Korean variety pears", "very special pears"라고 적혀있다. 이 문구들을 보면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이 분명 한국 배이다.

오늘도 한국 배를 달라고 하는 요가일래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배 상자를 여는 순간 깜짝 놀랐다. 원산지가 "한국"임을 철석같이 믿었건만 측면에 써진 원산지 표시를 보니 “중국 China"였다. 신토불이 한국 배가 중국에서 생산이 되다니! 속지주의와 속인주의란 말이 요즈음은 식품에도 적용이 된다는 말인가!

아내가 옳았다. 구입을 반대하던 아내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사려 깊지 못한 내 자신의 행동을 책망해 본다. 이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고 못하고 스스로 냉가슴이 되고 말았다. 이제 짝퉁 한국 배를 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을 것이다. 아내의 현실적 반대를 극복할 최고의 명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국에서 생산된 배가 버젓이 한글 표기로 유럽까지 수출됨으로써 세계에서 인기 좋다고 하는 진짜 한국 배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상했다. 아니 어떻게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 한글 표기와 한국 배라는 설명으로 수출될 수 있단 말인가! 국가적 차원에서 배 재배기술 및 품종보호 조치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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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자에 "햇살담은 햇배"와 "Korean variety pears" 표기가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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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산지 "중국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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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쉽게도 이젠 한국에서만 한국 배를 먹을 수 밖에 없는 요가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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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8. 10. 31. 17:00

곧 만 일곱 살이 될 딸아이 요가일래는 오늘 아침 일어나 아빠 방으로 왔다. 평소와는 달리 많이 삐진 얼굴이었다. 차를 끓이기 위해 부엌을 다녀오는 데 요가일래는 거실에 혼자 앉아 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아무 일도 아니라고 한다. 다시 책상 위에 앉아 아내가 낮은 목소리로 “쥐가 돈을 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 순간 어젯밤 일이 생각났다. 어제 저녁 내내 요가일래는 윗에 있는 유치 하나를 이리저리 흔들며 반쪽을 빼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빠진 유치를 베개 밑에 두고 곤히 잠들었다.

언제부턴가 리투아니아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 빠진 유치를 베개 속에 넣어두면 밤에 몰래 쥐가 와서 유치를 가져가면서 돈을 놓아둔다. 그러면 새로운 이가 쑥쑥 자라 오른다.

아이들은 정말 이 이야기를 그대로 믿고 기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잠에 든다. 쥐가 놓은 돈으로 좋아하는 것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유치가 사라짐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

엄마: “유치가 반 밖에 빠지지 않아서 쥐가 돈을 안 준 것 같다.”
딸: “그럴 수도 있지만......”

얼른 지갑을 열어 지폐 한 장을 꺼내 요가일래가 눈치 채지 못하게 아직 이불이 그대로 있는 요가일래 침대로 갔다. 베개 밑에는 놓지 않고, 이불 끝자락 밑에 놓았다. 그리고 태연하게 내 방으로 돌아와 일했다.

엄마와 거실에 있던 딸아이는 이불정리를 위해 자기 침대로 갔다. 얼마 후 그 방에서 기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딸: “왜 평소대로 베게 밑에 돈을 놓지 않았을까?”
엄마: “자는 너를 깨우지 않으려고 하는 쥐가 정말 착하다. 건데 너무 많은 돈을 놓았네!”
딸: “내가 어제 이를 빼느라고 너무 고생했기 때문에 쥐가 많은 돈을 놓고 갔을 꺼야.”

하마터면 딸아이의 꿈을 뺏을 번한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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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8. 10. 31. 05:33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솔찬한 재미에는 아이의 엉뚱한 행동과 그것을 바라보는 아빠의 엉뚱한 상상이 한 몫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한다.

지난 여름 어느 날 딸아이 요가일래와 함께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한적한 교외에 있는 음식점을 간 적이 있었다.

이날 딸아이 요가일래는 잘 마련된 놀이터에서 부산하게 놀다가 한참 동안 그네에 앉아 무엇인가에 대해 꼴똘히 생각하고 있다. 

"아빠, 내가 과연 저 높고 높은 히말라야를 올라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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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에 올라가려면 암벽등반 연습을 먼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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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연습을 마쳤으니, 히말라야 정복에 나서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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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 히말라야 정복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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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8. 10. 30. 04:07

곧 만 일곱 살이 될 딸아이 요가일래는 많은 아이들이 그러듯이 인터넷에서 놀이하기를 즐겨한다. 하지만 지난 여름 한국에서 선물 받은 닌텐도 때문에 인터넷 놀이가 좀 싱거워졌는지 요즘 들어 서거의 하지 않는다.

처음에 닌텐도를 너무 오래 하기에 학교 가기 시작한 9월 1일부터 단지 주말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외로 딸아이가 이 원칙을 고분고분 잘 지켜주고 있다.

어느 날 요가일래는 혼자 리투아니아 인터넷 놀이 사이트에서 열심히 놀다가 갑자기 외친다.

"아빠, 한국 놀이야! 빨리 와봐!"

"베리 베리 통통 왕구슬 껌을 구출하라"라는 한글로 설명된 놀이였다. 리투아니아 웹사이트까지도 한국 놀이가 등장해 있음에 흐뭇했다. 한편 외국 땅이지만 요가일래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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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8. 10. 17. 04:54

딸아이 요가일래는 어린이집에서 만난 아주 친한 친구가 하나이다. 바로 카자흐스탄 사람이다. 아버지가 외교관이라 빌뉴스에 근무할 때 함께 어린이집을 다녔다. 그가 먼저 어린이집을 다 마치지 못하고,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갈 때 요가일래는 많이 울었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그 친구 아버지가 다시 유럽 어느 나라에 외교관으로 오게 되었다. 비록 떨어져 있지만 유럽이라는 울타리에서 더 가까이 같이 산다는 마음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언젠가 그가 사는 지금 나라를 방문하기를 원하면서 말이다.

러시아어 어린이집을 마친 후 요가일래는 러시아어를 거의 사용할 일이 없어 걱정이다. 하지만 카자흐스탄 친구와 나중에 커서 대화하려면 러시아어를 잊으면 안 된다고 자주 상기시키고 있다. 러시아어 채널에서 러시아어 만화가 나올 때 가능한 보도록 권장하고 있다. 

최근 이 카자흐스탄 친구가 생일을 맞았다. 요가일래는 얼른 종이 위에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노란 꽃 한 송이를 선물하는 그림이다. 이 그림 선물은 스캔을 받아 전자우편으로 통해 곧장 그 친구에게 전해졌다. 인터넷의 초고속 사회는 어린이들의 세상도 이렇게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요가일래와 그의 우정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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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 10. 13. 08:27

리투아니아엔 높은 산이 없다. 최고 높은 산이 기껏해야 해발 300미터도 되지 않는다. 한국의 설악산, 내장산 단풍 소식을 접할 때마다 한국의 가을 산이 무척 그립다. 하지만 리투아니아에도 단풍나무가 많다. 요즈음 도심 곳곳에서 이 단풍나무들이 노랗게 물들어 아름다운 가을 정취를 더욱 자아내고 있다.

지난 일요일 맑은 날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 인근 도심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공원의 낙엽더미를 거닐다가 아이들은 낙엽뭉치를 들고 재미나게 낙엽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사방에 널려 있는 낙엽을 보니, 뒷산에 올라가 낙엽을 긁어 군불을 때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군불용 낙엽을 긁던 아버지의 딸은 이제 눈싸움처럼 싸움용 낙엽을 긁고 있다. 세월은 이렇게 변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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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싸움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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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더미 위로 정답게 걷고 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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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이 잡은 낙엽으로 하나 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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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굴보다 더 큰 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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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을 던지는 신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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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아, 떨어지지 말고 날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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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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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 꽃다발을 만드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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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아, 내년 봄에 잎으로 새로 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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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잎이 가린 가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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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나무 가로수. 경치는 좋지만, 청소아저씨가 해야 할 일이 태산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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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08. 10. 9. 11:06

오는 11월 5일에 만 7살이 되는 요가일래는 어느 아이들처럼 사진 찍히기를 아주 좋아했다. 하지만 6살쯤 이후부터는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절대로 못 찍게 한다. 기념될 만한 사진을 찍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때도 겨우 사정을 해야 할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신이 신나면 한 없이 셔터를 누르라고 한다. 이때는 보통 혼자 모델 흉내를 하면서 노는 때이다. 어느 정도 찍다보면 확인을 해야 한다면서 마음에 들지 않은 사진은 그 자리에서 삭제하라고 한다. 이럴 땐 꼭 자신이 슈퍼모델이 된 듯하다. 커서 정말 슈퍼모델이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요가일래의 대답은 명쾌하다.

"이것은 그냥 놀이야. 난 절대 되고 싶지 않아."
"왜?"
"텔레비전에서 봤는데 슈퍼모델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사인해달라고 해. 난 그런 것이 싫어."

이곳 리투아니아 빌뉴스 시내 중심가를 산책하다보면 이른바 국민가수, 국민배우 등을 흔히 만난다. 한국 같으면 보자마자 이들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 것 같은데 여긴 그렇지가 않다. 한국은 유명인에 대해 너무 지나친 관심을 쏟고 있다. 그래서 어떤 유명인은 그로 인해 파생되는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사회라면 “놀이는 하지만 슈퍼모델이 되지 않겠다.”는 딸아이의  선택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동영상 배경음악은 안드류스 마몬토바스 (Andrius Mamontovas)의 노래 "나를 자유롭게 해다오" (Išvaduok mane)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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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8. 10. 8. 23:06

살다보니 이런 날이 있구나 하는 것처럼 오늘 맑은 가을 하늘이 이곳 리투아니아 빌뉴스를 기분 좋게 해주었다. 음악학교를 마친 딸아이 요가일래와 함께 시내중심가에 있는 한 일본식당을 찾았다. 빌뉴스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일식당 주방장은 한국인이다.

돌아오는 길에 가게를 들렀다. 어깨에는 사진카메라 가방이 있고, 오른 쪽에는 부항기 가방이  있고, 방금 산 빵은 비닐봉지에 넣었다. 그리고 두꺼운 피아노 책은 그냥 딸아이가 들고 가기로 했다.

옆에 보니 두 손으로 무겁게 들고 가는 것 같아 안쓰러웠다.
"그 책 아빠한테 줘."
"아빠도 무겁잖아! 괜찮아."
"그래도 아빠한테 줘."
"그럼, 아빠가 힘들면 말해. 내가 다시 들께."

중간 중간마다 딸아이는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본다.

"네가 힘든 것을 볼 수가 없어서 계속 들고 갈께."
"그러면 나한테 줘. 아빠 힘들지?"
 
어디 세상에 쉽게 힘들다고 말하는 부모가 어디에 있으랴!
내 부모도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죄스러움에 눈을 감는다.

언덕길을 올라오면서 요가일래는 갑자기 화장실을 가야 하므로 빨리 집으로 가자고 한다.
무거운 것을 들고 언덕길을 빠른 걸음으로 걸어야 하다니......

길 옆에 카페에 들어갈까 생각하다 그래도 참을 수 있다고 해서 계속 걸었다.
"하나, 둘, 하나 둘 ……." 빠른 걸음으로 올라왔다.

"아빠, 설사인 것 같아. 더 빨리 가야 해!"

집 가까이에 오자 요가일래는 열쇠를 달라면서 아파트 3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문을 열자 화장실로 직행해야 할 요가일래는 하하하 웃고 있었다.

"내가 아빠한테 정말 큰 농담(거짓말)을 했다. 아빠가 힘들어 천천히 걸었지? 힘들면 빨리 와야 힘든 것이 빨리 사라지지. 그래서 내가 거짓말했지롱~~~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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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학교 다닌 지 한 달만에 멜로디와 음표를 직접 그려보는 요가일래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8. 10. 5. 07:50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시내 중심가에 시민들, 특히 연인들이 좋아하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그 중 한 곳이 모뉴쉬코 광장이다. 이곳에 있는 돌에 사과 반쪽이 그려져 있다. 연인들은 이 사과 위에 서서 입맞춤을 하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어느 날 딸아이 요가일래와 여기를 산책하다가 바로 근처에 맥주병 조각들이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누군가 술을 마신 후 땅바닥에 내리친 것 같았다. 그냥 고이 놓아두었다면 다른 이들이 주워서 공병을 팔 수도 있을텐데......
"누가 병 깨트렸어? 아빠! 이렇게 하면 안 되지, 그렇지? 나쁜 사람들이야!"라고 말하면서 요가일래는 주섬주섬 병조각을 줍기 시작했다. 예리한 병조각에 혹시나 고운 손가락이 다칠까 걱정되었지만, 그의 행동이 기특해서 카메라를 찰칵찰칵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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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8. 10. 2. 15:43

이제 딸아이 요가일래가 리투아니아 초등학교에 입학을 해서 학교에 다닌 지 꼭 한 달이 되었다. 9월 1일 입학식 때 졸업반에 다니는 언니와 누나, 오빠와 형들의 손을 잡고 입학식에 열린 장소에서 교실까지 안내를 받아간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교실 칠판에는 예쁘게 장식되어 있는 작은 카드가 주렁주렁 걸려 있었다. 이 카드는 입학하는 모든 아이들에게 4학년을 마치고 5학년에 올라가는 학생들이 준비하는 입학 축하카드였다. 리투아니아 초등학교는 1학년에서 4학년까지 담임선생님이 바뀌지 않는다. 참 좋은 제도인 것 같다.

한 달 사이에 또 하나 인상적인 일이 지난 주말 생겼다. 담임선생님이 예쁜 곰인형을 마련해 교실의 수호신 친구로 삼고 있다. 교실에는 모두 23명의 아이들이 있다. 이 곰인형을 주말마다 돌아가면서 가져가도록 한다. 그리고 월요일 가져와 그 아이에게 주말을 어떻게 보냈는지 이야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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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요가일래가 받아오는 차례였다. 이 곰인형을 교실 밖으로 가져나오는 요가일래를 보니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요가일래는 이 곰인형과 함께 어떻게 주말을 보낼 것인지 얘기했다.

집에 오자마자 요가일래는 꼭 친구를 데리고 온 것처럼 대화를 나누면서 집안 곳곳을 소개했다. 그리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인터넷 하고, 함께 그림 그리고, 함께 닌텐도 했다. 잠을 잘 때 꼭 껴안고 함께 잤다. 주말을 그렇게 행복하게 보냈다. 마치 이 곰인형이 없으면 슬픔에 푹 빠질 것 같아 몹시 걱정스러웠다.

곰인형을 교실로 돌려주어야 할 월요일이 되었다. 슬퍼할 것 같은 요가일래는 전혀 그러하지 않았다. 곰인형과 어떻게 주말을 보냈는지 이야기할 기쁨으로 가득한 듯했다. 이렇게 23명 아이들은 차례차례 보살피는 곰인형으로 인해 서로 하나가 되어가는 것 같다.  

“내 것”이어야만 행복해 하던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우리 것”에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교실의 곰인형이 아주 돋보이는 주말이었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8. 9. 24. 15:09

오늘도 어김없이 딸아이 요가일래를 데리고 학교로 갔다. 갈 때는 빠른 걸음으로 가야 하므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하지만 돌아올 때는 소걸음으로 걸으면서 오늘 할 일을 챙겨보거나 이리저리 두리번 거려본다.

마침 시멘트 바닥 인도에 떨어진 노란색 단풍잎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1년 전 일이 떠올랐다. 지난 해 9월 이맘 때 요가일래를 데리고 어린이집에 갔다. 가는 길에 시멘트 바닥에 버려진 시들어진 듯한 보라색 꽃 한 송이를 요가일래는 얼른 주워서 어린이집 건물 기둥 뒤에 살짝 놓았다.

어린이집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요가일래는 이 꽃송이를 잊지 않고 단풍나무 낙엽과 함께 집으로 가져왔다. 꽃송이를 물병에 넣으니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얼마 후 요가일래는 자기 방에서 몰래 이 단풍잎과 꽃송이로 무엇인가 만들었다.

“아빠, 여기 선물이야!”

이 선물은 다시 물병에 들어가 한 동안 노란색 단풍잎에 둘러싸인 생생한 보라색 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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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8. 9. 23. 05:06

지난 20일 저녁 7시(한국시간)에 “내 딸이 ‘인종개량 결과물’이라!”라는 글을 올렸다. 내용은 人種改良이라는 아이디가 디시인사이드에 내가 올린 동영상을 “인종개량 결과물”이라는 제목을 올렸다는 것이다. 글을 올린 시간이 토요일 저녁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읽고 격려와 조언의 댓글을 올렸다. 지난 주말 한국 방송에 제공할 현지뉴스를 촬영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또한 자극된 마음을 다스리느라 일일이 댓글에 응하지 못했다. 이 자리를 빌려 위에 글에 댓글과 마음으로 격려한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댓글 1
안녕하세요. 맘고생 심하시지요? 인종개량 저놈 아주 개 쓰레기입니다. 이번 기회에 아주 일벌백계를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댓글 2
안녕하세요. 잠시 들렀다가 글 읽었네요. 저는 얼마 전에 국제결혼했는데요. 아직 신부가 입국 전이라.... 근데 이런 글 읽으니 사실 기분이 몹시 나쁘네요... 이런 글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사실 기분 나쁘다 보다 이런 현실이 서글픈 것도 사실이구요...
이런 사람 아마 찾아보시면 젊은 사람일겁니다. 아마도.... 개방된 사고 유연한 사고를 지녀야 할 젊은 사람들이 경직되고 폐쇄적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는 이 나라가 서글픕니다.
댓글 3
지나가다 한 말씀 드리자면 저도 비슷한 일을 겪어봐서 아는데 "절대로" 그냥 넘어가시면 안 됩니다. 그냥 넘어가면 악플러의 악질적인 습성인 "겨우 이걸로 신고하겠어?"하는 생각에 가만히 있으면 더 한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타지에서 기자 생활을 하시면서 인터넷의 이면을 잘 꿰뚫어보시기 어려우실거라 생각합니다. 제 일이 아니라 님께서 결정하실 일이지만, 악플러에게 당하는 여러분들을 보면서 참 안타깝습니다. 검색해보면 사이버수사대 인터넷 홈페이지도 있으니 사이버수사대에라도 신고하십시요.

선의로 동영상을 퍼간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당시 내가 첫 번째로 취한 것은 디시인사이드 해당 게시물에 올라간 다음tv팟 동영상을 삭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퍼간 곳에는 그 동영상이 나타는 것을 확인하니 효과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즉각 “tv팟에 제안하기”에 글을 남겼다. 이틀이 지난 후 삭제를 해주겠다는 답을 받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댓글에서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할 것을 조언했다. 명예훼손은 본인이 신고해야 한다고 하면서 모두 일벌백계를 권했다. 맞는 말이다. 적어도 내가 당사자가 된 이상 이런 경우에 분연히 일어서는 것도 좋으리라 믿었다. 그래서 사이버수사대에 접속하여 하나하나 칸을 메워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신고를 하는 데 직업을 필수로 기재해야 하나 의문이 들었다. 마지막 칸이 늘 문제이다. 한국내 주소지가 없으니 기재할 수가 없다. 범죄신고를 위해 친척주소를 기재하는 것이 꺼려졌다. 그래서 일단 신고를 접어두기로 했다.

이런 나만의 격정을 모른 채 딸아이 요가일래는 일요일 저녁 아빠에게 한 장의 그림을 그려 선물했다. 요가일래는 그림을 그리고 나면 늘 설명한다.
“아빠, 하늘에 있는 저 큰 사랑의 화살을 맞아야 돼! 이 화살을 맞으면 아빠의 마음에서 사랑이 아주 많이 나와서 우리 모두를 사랑할거야!”   
설명을 듣고, 그림을 보았을 때, 마치 “이번 일을 사랑으로 넘어가라”라는 딸아이의 쪽지를 읽는 것 같았다.

이번 후기 글을 쓰고자 마음을 먹은 후 22일 저녁 디시인사이드 해당 갤로그로 들어가니 글이 삭제되었는지 “잘못된 접근입니다”라는 안내창이 뜨고 있다. 보이지 않는 많은 성원들이 삭제하게끔 한 것 같다. 나에게 큰 힘이 되어준 모든 다음 블로거뉴스 독자들에게 거듭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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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9월 21일 요가일래가 그린 그림 "아빠, 사랑의 화살을 맞아야 돼!"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9. 20. 19:05

오늘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메일함을 열었다. 보통 온갖 잡스러운 스팸메일로 가득 하다. 오늘 메일 중 동일한 사람이 3통의 편지를 보내왔다. 내용은 人種改良이라는 아이디가 디시인사이드)에 내가 올린 동영상을 “인종개량 결과물”이라는 제목을 올렸다는 것이다.

“안녕하세요? 초유스님의 딸의 동영상을 허락 없이 '인종개량 결과'라는 제목을 달고 동영상을 올리는 사람이 있어서 신고를 할려고 합니다. 제가 디시인사이드의 미녀들의 수다 갤러리로 활동을 하는데 '人種改良‘(인종개량)이라는 사람이 초유스님의 딸에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딸 뿐 아니라 초유스님의 가족에 모욕을 준 범죄자이고 얼마 전부터 따님분의 동영상을 미녀들의 수다 갤러리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 편지 인용

이 편지를 읽고 순간적으로 화보다는 서글픈 생각이 앞섰다. 아직도 사람들을 인종 개념으로 구분하고 척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분노보다 측은함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없지는 않지만 다인종과 다민족이 살고 있는 유럽 사회는 가급적이면 이러한 외형적인 차이로 사람을 구별하거나 차별하거나 이로 인해 서로에게 모욕감을 불러일으키는 일을 최대한 자제를 한다.    

지금껏 거의 20여년을 유럽 사회에서 살면서 “내가 황인종이고, 네가 백인종이다. 내가 백인종이고, 네가 황인종이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면 믿지 않을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다. 술이 좀 들어가고 서로 기분 나쁘면 한국에선 충분히 삿대질하면서 이런 말을 할 것 같은데 말이다. 자기네 인종 내지 민족이 최고라면서 논쟁, 언쟁 그리고 나중엔 몸싸움으로 발전할 것이 뻔하다.

주로 아시아인들이 거의 없는 동유럽에서 지내면서 인종이나 민족으로 사람을 대하기보다는 사람과 사람으로 서로 대하는 것을 일상에서 느낄 수 있다. 한국인 대 일본인, 폴란드인 대 러시아인, 프랑인 대 영국인으로서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 대하는 문화가 정착을 해야 사회와 인류의 평화가 뿌리 깊게 내릴 것이다.

인터넷에서 글이나 동영상을 올리면 반드시 좋은 댓글이나 반응만 있을 수은 없다.  좋은 반응을 기대하기보다는 “나쁜 반응을 감수하리”라는 마음으로 올리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디시인사이드에 올라간 글처럼 “인종개량 결과물” 제목으로 딸의 동영상을 올린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도의에 너무 어긋난 일이다. 일단 해당 게시물에 올라간 다음tv팟 동영상을 삭제했다. 하지만 여전히 퍼간 곳에는 그 동영상이 나타는 것을 확인하니 효과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다음 수순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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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8. 9. 20. 00:51

오늘도 어김없이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로 데리러 학교에 갔다. 금요일 수업은 4시간이고, 아침 8시에 시작해 11시 30분에 끝난다.

교실문 앞에서 다소곳이 기다리는 요가일래와 밖에 나오면서 학교이야기를 시작한다. 엄마로부터 무용시간에 신을 춤신발을 가지고 가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지는라 신발 이야기부터 했다.

"오늘 무용시간 춤신발이 없어서 어떻게 해서?"
"그냥 이 신발 싣고 했지요. 잊어버리고 안 가지고 갔어요."
"엄마가 말했어."
"아빠, 사람은 잊어버릴 수가 있지요."
"그럼."
"그런데 잊어버리면 안 좋아요. 그렇죠?"
"맞아."
"잊어버리면 선생님한테 미안하다고 말하면 되죠. 그렇죠?"
"맞아."
"오늘 선생님한테 그렇게 했어요."
"잘 했다."

어릴 때부터 애지중지하던 물건을 잊어버리거나 그 물건이 부서지면 울음보를 터뜨리는 요가일래에게 자주 해주던 말이 바로 "사람은 잊어버릴 수 있고, 물건은 부수질 수 있어요. 하지만 조심해야 돼요."이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8. 9. 11. 16:29

딸아이 요가일래가 이제 초등학교를 입한 지 10일째가 되었다. 입학식 때 무상으로 받은 교과서는 모두 세 권이었다. 과연 리투아니아 초등학교에서 딸아이가 무엇을 배울까 궁금했다.

오늘 아침 요가일래를 교실까지 데려다주었다. 이때 선생님이 학부모들에게 수업시간표를 복사해서 나누어주었다. 유럽의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 초등 1학년생이 배우는 과목이 무엇이며 어떤 비율로 배우는 지 궁금해 할 사람도 있을 것 같아 소개한다.

리투아니아는 주 5일 수업이다. 요가일래가 받은 일주일 총 수업시간은 22시간이다. 수업은 45분, 휴식은 15분이다. 배우는 과목은 리투아니아어, 수학, 음악, 윤리(종교), 체육, 세계지식, 미술(공작), 무용으로 8과목이다.

수업 22시간 중 리투아니아어가 8시간으로 가장 많다. 이어서 수학 4시간, 음악·체육·세계지식·미술(공작)이 각각 2시간, 윤리(종교)와 무용이 각각 1시간이다. 윤리와 종교 중 하나를 선택한다.

덧붙여 리투아니아 초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은 매년 바뀌지 않는 것이 특이하다. 즉 요가일래의 현 담임 선생님은 요가일래가 4학년을 마칠 때까지 담임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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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학식 때 찍은 요가일래 교실 전면 모습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8. 9. 9. 06:10

리투아니아 초등학교 1학년에 갓 입학한 요가일래를 데리고 오늘 아침 7시30분 집을 나섰다. 학교까지 15분 거리는 거리를 걸어가면서 요가일래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 학교를 한자로 어떻게 쓰는 지 알아?"
"몰라요."
"배울 학, 학교 교. 그러니 학교는 배우는 장소다. 우리가 왜 배우지?"
"모르니까요."
"그래, 맞았어. 모른다고 창피하거나 울지 말고, 선생님한테 알도록 까지 가르쳐달라고 해"
"알았어요."

지난 9월 1일 입학식 때 졸업반생이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을 인터뷰를 했다.
"글자를 읽고 쓸 줄 아니?"
"물론이죠."
"그럼, 시 하나를 암송해보세요."

그 신입생은 아주 유창하게 긴 시 하나를 암송했다. 이를 지켜보던 요가일래는 자신이 아직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사실에 그만 울먹이고 말았다. 입학식과 교실에서 학습안내를 하는 동안에도 요가일래는 계속 주눅이 들어있었다. 대부분 다른 아이들은 만 7살을 넘거나 8살인데, 요가일래는 7살이 되려면 아직 두 달이 남아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너는 아직 다른 아이보다 조금 더 어리고, 한편 여러 나라말을 할 수 있으니, 기죽지 말고 배우면 잘 할거야!"라고 세뇌교육하듯이 말하곤 했다.

오늘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요가일래는 자랑하듯이 말했다.

"아빠, 오늘 학교에서 내가 선생님한테 이렇게 말했어요
- 선생님, 저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한 번만 더 말해 줄 수 있어요? -
그러자 선생님이 아주 잘 말해주었어요."

"정말, 잘 했다. 이제부터는 모른다고 그냥 넘어가지 말고 그렇게 선생님한테 부탁하면 돼."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알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요가일래의 하루를 이렇게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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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일 초등학교 입학을 한 요가일래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8. 9. 7. 14:57

리투아니아 텃밭의 꽃밭에는 마지막 장미꽃들이 만개해 있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떨어진 장미꽃잎을 가지고 한참을 놀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면서 아빠를 불렀다. "아빠, 안경 좀 빌려주세요!"
"왜? 아빠 눈이 나쁘니 아빠 안경을 쓰면 안 돼!"
"조금만 빌려주세요. 뭐 보여드릴게요."
"안 된다니까."
"안경을 쓰고 눈을 감을게요."
"그래서?"
"눈을 감으면 아빠가 이 장미꽃잎을 안경과 눈 사이에 넣으세요."
"그러면 어떻게 되는데?"
"세상 모두가 다 사랑으로 보이잖아요!"


사랑을 상징하는 장미꽃, 그리고 그 꽃잎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때 세상 모두가 정말 사랑으로 보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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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8. 9. 3. 16:54

* 관련글: 다문화 가정 자녀의 5개 언어 구사 비결

한국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결혼한 부부 10쌍 가운데 1쌍이 외국인과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국에서도 다문화가정이 이젠 낯설지가 않다. 다문화가정이 안고 있는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외국인 배우자와 2세들의 언어문제일 것이다.

지난 여름 곧 일곱 살이 될 딸 요가일래와 함께 한국을 다녀왔다.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은 딸아이가 어떻게 어느 나라 말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제일 궁금해 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글을 정리해서 올린다.

요가일래 엄마는 리투아니아인이고, 아빠는 한국인이다. 요가일래가 구사할 수 있는 언어는 한국어, 리투아니아어, 러시아어, 영어, 에스페란토이다. 아래 영상에서는 요가일래가 5개 국어로 노래를 하고 있다.


우리 부부는 리투아니아어도, 한국어도, 영어도 아닌 에스페란토로 만났다.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지만, 지금도 우리 부부의 일상 언어는 에스페란토이다. 이런 언어환경에서 요가일래가 다섯 개 언어를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래와 같은 원칙 때문이다. 


1. 모태부터 지금까지 아빠는 무조건 한국어로만 말한다. 만 1세경부터  한국어 비디오테잎을 그냥 틀어놓았다. 자연스럽게 보도록 하기 위해서다. 만 3세경부터 한국어 인터넷 학습 사이트를 활용하고 있다.

2. 엄마는 무조건 리투아니아로만 말한다 (원칙: 어느 한 쪽이 두 말을 절대로 섞지 말 것. 적어도 만 3살이 되도록까지).

3. 소련으로부터 독립 후 리투아니아엔 영어가 현재 러시아어를 밀어내고 있다. 하지만 가까운 장래에 러시아어가 다시 중요한 언어로 부각될 것이라 생각해 러시아어 어린이집에 다니도록 했다.

4. 영어 만화채널를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유롭게 보도록 했다. 어린이집에 갔다오면 잘 때까지 거의 영어채널을 틀어놓는다. 영어가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아이가 스스로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했다. 

5. 부모는 늘상 에스페란토를 사용한다. 아이는 부모 대화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이 언어를 습득한다.

한국 다문화가정의 언어교육의 실상이 어떠한 지는 잘 알 수가 없다. 예를 들면 엄마가 베트남인이면, 늘 아이에게 베트남어로 말함으로써 자신의 모국어를 잊어버리지 않고, 또한 아이가 커서 엄마의 친척들과 대화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아빠도 조금씩 베트남어를 배워갈 수 있다. 한국에 산다고 한국어만 강요하지 말고, 배우자의 언어도 존중하는 것이 좋겠다. 우리 가정의 예가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9. 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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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은 리투아니아의 ‘지식과 학문의 날’이다. 이날은 리투아니아의 모든 학교가 약 3개월이라는 긴 방학을 끝내고 개학하는 날이자, 입학하는 날이다. 이제 곧 만 일곱 살이 될 딸아이도 입학을 하게 되었다. 아침에 일반학교 입학식을 다녀왔고, 오후 5시에 음악학교 입학식을 다녀왔다.

입학식이라고 해서 거창할 것 같은 데 생각보다 단출해서 마음에 들었다. 먼저 음악학교 입학식에 관해 얘기하고 한다. 리투아니아엔 우리나라처럼 피아노학원 등 사설 음악학원이 없다. 특별히 음악교육을 받고 싶은 아이들은 음악학교에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다. 먼저 전공을 선택해 입학하면 한 선생님으로부터 7-8년을 지속적으로 배운다. 딸아이는 "노래 부르기"를 전공으로 선택했다. 입학식은 재학생 연주회, 교장 인사말, 학교 안내로 마쳤고, 이어서 전공별 모임이 있었다. 음악학교 수업료는 거의 무료이다. 한 달에 40리타스(2만원)이다.

전공 주임 선생님 교실에 앞으로 수업일정에 대한 안내를 받는 동안 교실 벽에 붙여 있는 안내도가 눈길을 끌어 찍어보았다. 가끔 아내(음악학교 피아노 교사)가 딸아이에게 계이름을 가르치면서 하는 손모양이 떠올랐다. 그냥 딸아이가 더 쉽게 계이름을 익히기 위해 하는 손짓이라고 생각하면서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안내도를 보니 "아하, 이것이 수화로구나!"라고 나도 익혀봐야지 하고 카메라로 찍었다.        

이 글을 올리면서 혹시 한국에는 어떻게 할까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계이름을 수화로 알고 싶습니다.
계이름이 나온 사이트가 없네요...
도레미파솔라시도~~ - 요것 좀 수화로 갈켜주세요.

도레미파솔라시도  계이름을 수화로 어떻게 하나요?
지화로 하는건가요??
교구를 만ㄷ르어야 하는거라 정확하게 알아야 해서요~
도와 주세요~


결국 찾지 못하고 위와 같은 물음표만 접하게 되었다. 혹시 한국에선 다를 지 모르지만 리투아니아에선 계이름을 아래 사진처럼 수화로 표현을 하니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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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8. 8. 23. 14:36

리투아니아에서 사는 딸아이 요가일래는 노래부르기를 아주 좋아한다. 어릴 땐 아무 때나 노래를 부탁하면 자동응답기처럼 노래를 불렸다. 하지만 커갈수록 부끄러움이 생겨서 그런 지 그에게 노래 부탁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하지만 자기가 원할 때는꼭 들어주어야 한다. 딸아이가 여섯 살이던 어느 날 엄마가 악보를 보고 피아노 치는 본 것을 따라서 마치 악보를 보듯이 5개 국어로 노래하는 요가일래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딸에게 커닝 가르치고 나쁜 아빠로 찍히다
  8살 딸아이가 유명해지려고 하는 이유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슈퍼스타가 안 되겠다는 7살 딸의 변심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수영복 포즈들
  아빠가 한국인이라서 안 좋은 점은
  스타킹 출연 오디션 받았던 6살 딸아이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8. 23. 07:11

어제 저녁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하는 데 갑자기 "아빠, 보세요!"라고 외치는 소리에 뒤로 돌아보았다. 딸아이가 살금살금 기어와 몸은 바닥에 엎드리고 머리는 위로 추키고 팔은 앞으로 뻗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아빠, 나 스핑크스 닮았지? 그리고 이렇게 하면 아랍여자가 되지. 어떻게 하는 지 알려줄까?"

그러면서 딸아이는 머릿수건을 이용해 스핑크스와 아랍여자가 되는 법을 알려 줄테니 카메라로 찍으라고까지 말한다. 가끔은 말을 듣지 않아 속을 썩이지만, 이런 딸아이를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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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핑크스를 닮았다고 우기는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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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아랍에서 왔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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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식한 아빠를 위해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는 딸아이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 8. 22. 10:16

어제 딸아이와 함께 피자집에서 피자를 먹으면서 한 대화가 재미 있었다.
맛있다고 피자를 막 먹으면서 딸아이가 말했다.

"아, 오줌을 먹고 싶어요!"
"너, 그런 말을 하면 안돼!"

"어린이집 친구가 가르쳐주었는데 내 머리 속에 계속 남아 있어요."
"그럼, delete하면 되잖어!"

"할 수가 없어요. 내 머리는 컴퓨터가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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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8. 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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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서쪽으로 약 25킬로미터 떨어진 트라카이는 리투아니아 옛수도이고, 호수로 둘러싸여 있다. 작지만 아름다운 트라카이성은 동유럽에서 유일한 물 위에 있는 성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7년 5월 이 트라카이를 열기구로 비행하면서 한반도를 순간포착했다. 물론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호수 지형이 한반도를 너무나 쑥 빼닮아 깜짝 놀랐다. 이날 비행맛이 배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지난 2008년 7월 다시 리투아니아 트라카이에 위치한 호수 위로 열기구로 날라갔다. 지난 해 첫 비행 때 각도에 따라 우연히 한반도 모습이 잡혔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쪽에서 비행을 시작해 다른 각도에서 호수를 내려다 보았다. 여전히 한반도 모습이었다.

배경음악은 안드류스 마몬토바스 (Andrius Mamontovas)의 노래 "나를 자유롭게 해다오" (Išvaduok mane)의 앞부분입니다.


(2008년 7월 열기구에서 본 리투아니아 한반도 지형)

(2007년 5월 열기구에서 본 리투아니아 한반도 지형)
 
  하늘에서 내려다본 동유럽 유일의 호수 성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7. 17. 14:50

아기 키움은 안타까움과 수고로움의 연속이다. 하지만 아기들은 때론 자신의 엉뚱함으로 부모의 수고로움을 잠시 잊게 해준다.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는 딸 요가일래의 옛 사진 중엔 늘 웃음을 자아내는 사진이 있다. 지금은 여섯 살로 훌쩍 커버린 요가일래가 두 살 때 자신의 유아변기를 뒤집어 쓴 모습이다. 꼭 카우보이모자를 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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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하는 다섯 살 요가일래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7. 15. 14:19

우리 집 발코니엔 지금 방울토마토아 뱀딸기가 한창 익어가고 있다. 여러 해전 아직 리투아니아에 방울토마토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때 딸아이는 한국에 다녀왔다. 그때 한국에서 처음 먹어본 방울토마토를 그렇게 좋아할 수 없었다. 그 이후 얼마 후 리투아니아 대형상점에서도 방울토마도가 선보였다. 하지만 가격이 워낙 비싸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차 올해는 직접 방울토마토를 발코니 화분에 심어보았다. 다행히 잘 자라고 있어 요즘 딸아이는 비록 갯수는 적지만 다 익은 방울토마토를 따먹는 재미가 솔찬하다. 한편 뱀딸기도 잘 자라고 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뱀딸기를 '땅열매'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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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7. 15. 08:57

어린 시절 시골에서 비교적 만들기가 쉬운 가오리연을 많이 만들었다. 동네 친구들과 연놀이 하던 때가 눈앞에 생생히 떠오른다. 지난 해 한국 지인으로부터 딸아이가 완성되지 않은 가오리연을 선물 받았다. 일전에 이 가오리연 선물을 꺼내 완성해줄 것을 부탁했다.

바빴지만 옛 추억을 되살릴 겸 딸아이와 열심히 가오리연을 완성시켰다. 며칠 전 드디어 도깨비 문양 가오리연을 처음으로 빌뉴스 상공에 띄어보았다. 마침 바람이 잘 불어 딸아이와 함께 만족스러운 연날리기를 했다.

넓은 하늘을 시원스럽게 나르는 가오리연처럼 개인, 사회, 국가, 세계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들이 시원스럽게 해결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배경음악은 안드류스 마몬토바스(Andrius Mamontovas)와 유르가 세두이키테의 "Tu Atnesei Sviesa (너가 빛을 가져왔네)"노래의 앞부분이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