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모음2012. 3. 22. 05:53

이 시각 폴란드 누리꾼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는 개가 있어 소개한다. 횡단보도에서 개와 주인이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다. 초록색으로 바뀌자 개가 횡단보도에 들어선다. 그런데 이상하다. 네 발로 기다리던 개가 앞의 두 발은 들고 뒤의 두 발로만 걷는다. 갑자기 개의 키가 훨씬 커졌다. 


작은 개라서 운전자의 시야에 쉽게 보이지 않을 듯하다. 그런데 이렇게 앞 발을 들고 사람처럼 걸어가니까 운전자 눈에 잘 뛰게 된다.


찻길동물사고(로드킬)을 흔히 보는 데 모든 네 발 동물들이 도로 위에서 이 개처럼 두 발로 걸어간다면 그 빈도율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물론 불가능한 일이다. 참으로 주인이 훈련을 잘 시킨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2. 20. 08:45

지난 수요일 음악학교에서 초등 2학년생인 딸아이 요가일래를 집으로 데리고 오는 길에 한 수 가르쳐주었다. 요즘 리투아니아에는 인도 양옆으로는 치워서 쌓아놓은 눈이 무릎이나 허리까지 올라와 있다. 건물 지붕에 는 눈이 쌓여있고, 처마에는 고드름이 매달려있다. 

"지금 인도의 어느 쪽에서 걸어가는 것이 좋으니?"
"차가 다니는 도로에서 더 멀리 떨어진 건물 쪽에서."
"왜?"
"차가 갑자기 뛰어들 수 있고, 또 물을 튀길 수도 있으니까."
"맞다. 하지만 저 지붕을 봐!"
"오호, 눈이나 고드름이 떨어지면 다치겠다."
"이런 경우에는 건물에서 더 멀리 떨어진 쪽에서 걸어야지."

어제 금요일 아침 학교에 요가일래를 데려다주기 위해 함께 집을 나섰다.
"아빠, 건물로부터 좀 떨어진 곳에서 걸어가야지!"라고 요가일래는 말하면서 아빠를 도로 쪽으로 당겼다.
"지난 수요일 가르쳐준 것이 효과를 내고 있네."라고 속으로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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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요가일래를 마중하러 갔다. 요가일래는 집 바로 앞에 있는 사거리 건널목에서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었다. 건널목을 사이에 두고 딸과 아빠가 마주보고 있었다. (오른쪽 사진: 구글 지도 캡쳐; 글 속의 사거리)

한 차례 신호등이 바꿨다. 서있는 요가일래의 오른쪽에 위치한 도로에서는 직진과 좌회전이 가능한 신호였다. 이 신호가 떨어지면 첫 차가 좌회전을 해서 횡단보도로 오는 데 약 몇 초의 시간이 있다. 이를 이용해 바쁜 사람들이 급히 횡단보도를 건넌다. 늘 한 두명이 그렇게 하는 것을 본다.

요가일래 쪽에 건널 사람들이 많았다. 빨간색 신호등인데 무리 지어 사람들이 건너기 시작했다. 요가일래는 처음에는 초록색 신호등을 기다리면서 서있다가 사람들이 많이 건너자 이제 초록색으로 바뀐 것으로 생각하고 후발주자로 길을 건너기 시작했다.

벌써 좌회전하는 첫 차가 횡단보도 가까이까지 왔다. 다행히 사람들이 많이 건너자 좌회전 차들이 속도를 늦추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다.

"너, 저기 봐. 아직 빨간색 신호등이잖아!"
"사람들이 건너기에 초록색 신호등인줄 알았어. 미안해."
"너가 반듯이 신호등 색깔을 직접 확인한 후에 길을 건너야지."
"알았어. 조심할께. 그런데 엄마에게 말하지마!"
"왜?"
"엄마가 화낼 거야."
"우리는 가족이니까 다 알아야지."
"아빠, 그래도 엄마에게 말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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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면서 고민을 해보았다. 아내에게 이 사실을 알려서 요가일래에게 다시 한 번 더 주의심을 심어주는 것이 좋을까? 이렇게 되면 요가일래는 아빠를 고자질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냥 딸아이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좋을까? 요가일래가 없을  때, 아니면 함께 있을 때 이 사실을 아내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까? 미리 아내에게 화내지 말 것을 부탁한 후 이야기할까? (오른쪽 사진: 요가일래)

요가일래는 아빠가 엄마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때문에 더 주의심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 아빠의 신뢰성을 잃지 않으면서 사실을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제일 좋은 방법은 요가일래가 스스로 엄마에게 사실을 알리고 앞으로 주의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실수하면 왜 부모가 화부터 낸다고 생각할까? 사실 우리 부부는 화내는 편이 아닌 데 말이다. 부모를 두려워해서 행동에 주의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부모가 아이에게 무서운 존재로 각인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관련글: 김밥이 운다고 아빠를 재촉한 딸아이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5. 21. 15:16

최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똑똑한 교통신호등이 등장해 화제를 모우고 있다. 
빌뉴스의 산타리쉬케 지역엔 대학 병원이 위치해 있다.
이 주변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간당 40km이다.

조사 관측 결과 이곳에는 제한속도의 2배에 달하는
80km이상을 달리는 차를 비롯해 많은 차량이 속도위반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한 불상사가 그치지 않고 있다.

그리하여 빌뉴스 교통국은 새로운 조치를 도입하게 되었다.
횡단보도의 교통신호등까지 이르는 300m의 주행속도를
자동으로 측정하는 도구를 설치했다.
만약 40km이상일 경우 이 도구는 신호등을 빨간색으로 바꾸도록 한다.
이에 제한 속도를 넘는 운전자들은 강제적으로 횡당보도 앞에서
자신의 차를 세울 수밖에 없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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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뉴스 횡단보도 한 장면 (기사에서 언급한 횡단보도가 아님)

이 신호등이 설치된 곳은 어린이병원 앞 횡단보도이다.
이곳에는 평소 어린이들의 왕래가 잦다.  

이러한 조치가 양심있는 운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교통체증을 더욱 유발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빌뉴스 시청은 이곳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
다른 유사한 지역에도 교통신호등을 이런 식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 관련글: 횡단보도 표지판이 헌법도 가르친다
               나라마다 다른 횡단보도 표지판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4. 16.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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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새로운 곳에 가면 익숙해 있는 곳의 것과 다른 모습이 눈에 더 띤다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금요일 한국을 모처럼 방문해 잠시 머물고 있다. 다른 모습 중 하나가 바로 신호등이다.

이번에 경험한 한국의 푸른 신호등은 들어오자마자 잠시 후 계속 깜박거린다. 이에 반해 리투아니아는 푸른 신호등이 한 동안 정지하다가 깜박거림으로써 다른 신호등으로 곧 바뀐다는 것을 알려준다. 즉 건너가고 있는 중인 사람이 서둘러 건너라는 알림 역할을 한다.

이번에 제일 먼저 방문한 대구에서 이런 푸른 신호등을 접하자, 한국의 푸른 신호등은 이렇게 수명이 짧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총알택시로만 부족해 이젠 총알걸음이 필요한 듯하다. 그래서 걸음을 빨리하자 옆에서 그렇게 빨리 가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차이점을 발견하는 첫 순간이었다. 

어제 부산의 한 신호등 횡단보도를 건널 때 일어난 일이다. 친구와 함께 깜박거리고 있는 푸른 신호등을 보자마자 건넜다. 하지만 중간을 거의 도착하자 빨간 신호등이 들어오고 성급한 운전자들은 급하게 차를 발진시켰다. 겁이 나서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없었다. 다행히 뒤로 보니 아직 차들이 움직이지 않아 급히 뒤돌아왔다. 순간적으로 정말 아찔했다. 등 뒤에 있는 차마저도 빨간 신호등을 받고 급하게 출발했다면 우리는 중간 지점에서 사고의 위험으로 불안에 떨고 있었을 것이다.

푸른 신호등이 들어오자마자 깜박거리는 것이 과연 정지해 있는 것보다 더 안전할까?
이 환경에 사는 사람들은 깜박거림 속에 시간지속을 읽어내는 탁원한 능력을 소지한 것일까?
재빠르게 적응을 하지 못한 이의 쓸데없는 딴죽 걸기일까?
깜박거리는 신호등보다 몸통은 고정되고 팔다리만 움직이는 신호등은 만들기가 어려울까?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신호등은 없을까?
길을 걸으면서 많은 생각들이 뇌리를 스쳤다.

어쨌든 이방인들은 한국에선 안전한 횡단보도 건너기를 위해서 있는 푸른 신호등의 깜박거림을 조심해야겠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