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3. 10. 5. 07:09

가리 대학생의 이색 시위가 유럽 누리꾼들 사이에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목요일 한 대학교의 학생들은 속옷만 입고 강의실에 들어왔다. 이는 대학교 총장이 지정한 새로운 드레스 코드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언론 보도(출처 1, 2)에 따르면 이들은 헝가리 남서부 지방에 있는 커포슈바르(Kaposvár) 대학교 학생들이다. 수요일 대학교 총장이 학생들에게 "강의와 시럼에 의무적으로 남학생들은 어두운 색 계통의 양복과 구두를 해야 하고, 여학생들은 재킷과 블라우스와 바지 또는 긴치마를 입어야 한다"고 통지했다.

그는 "10월 1일부터 대학교 내에서는 미니스커트, 반바지, 해변슬리퍼, 짙은 화장, 부적합한 패션 악세사리, 단정치 못한 손톱이나 머리카락은 설 자리가 없다"라고 선언했다. 가벼운 옷차림은 단지 여름철 더운 날에만 허용된다고 했다. 

총장의 고전적인 복장 강요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일부 대학생들은 이날 속옷만 입기로 시위했다. 


"우리는 옷을 제대로 입었지만, 강의실이 너무나 더워서 허용되는 옷만 입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 학생이 재치있게 말했다. 이들 대학생들은 10월 7일 월요일에는 해변슬리퍼, 비치타월을 가져지고 강의실에 올 계획이다. 

빌뉴스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이곳 대학생을 일상에서 흔히 접하고 있다. 도에 지나친 옷이나 화장을 하고 다니는 대학생들이 종종 보이곤 한다. 커포슈바르대학교에서는 정도에 벗어난 경우가 너무 많아서 대학교측이 이런 드레스 코드를 결정한 것은 아닐까...... 

대학교 총장과 학생들 사이의 복장 갈등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 궁금하다. 30여년 전 까까머리와 교복을 입고 다니던 중고등학교 생활이 떠오른다. 

고전적인 복장 착용을 강제하는 헝가리 커포슈바르대학교의 속사정은 이해할 만하지만, 대학교는 대학생 스스로가 학생 품위에 어울리는 복장을 자율적으로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6. 4.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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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재협상과 이명박 정부 구탄 촛불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쇠고기 말이 나오면 늘 소고기가 뒤따른다. 평소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는 딸아이에겐 발음하기가 더 수월해서 소고기라고 한다.

그도 좀 크면 돼지고기, 닭고기, 칠면조고기라고 하는 데 왜 쇠고기라 할까 한 번쯤 물어볼만하다. “왜 소고기를 쇠고기라 하지? ‘쇠’는 사람이 먹을 수 없으니, 당연히 소고기가 맞아!”라고 스스로 답을 내릴 것 같다.

이번 쇠고기 협상을 둘러싼 정부 관리들의 행태와 시민들의 시위를 지켜보면서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 땅에서 먹을 수 없는 ‘쇠’고기로 정착될 판이다. 하지만 시민들이야 자발적으로 사지 않으면 되지만, 이익에 눈이 먼 사업가들은 주저 없이 수입하기에 급급할 것이다.    

촛불시위와 경찰대응 소식을 인터넷으로 읽으면서 분노 속에 함께 하지 못함에 송구스럽다. 과거 화염병과 최루탄으로 얼룩진 격한 시위와 잔인한 진압이 이곳 신문이나 TV를 볼 때마다 몹시 부끄러웠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성숙시켜 놓은 질서정돈을 동반한 촛불시위 문화는 한국인의 격렬한 시위에 대한 세계의 기존 인식을 바꿔놓았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이번의 평화적 촛불시위에 대항해서 근접에서 물대포를 발사하고, 여대생을 군화발로 짓밟는 경찰 대응 등은 함께 이루어놓은 공든 탑을 한 순간에 무너뜨린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현대판 신문고로 자리매김한 촛불시위를 정부는 사려 깊지 않은 강경진압으로 그 맥을 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처럼  쇠고기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거리를 헤매는 젊은이들일 것이라는 어리석은 추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 촛불시위를 민의를 읽을 수 있는 나침반으로 인식해야 한다. 반대하니까 쓸어버려야 한다는 독재자의 원초적 본능으로 대응해서는 이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