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4. 9. 12. 05:30

<초유스의 동유럽> 블로그를 운영한 지 벌써 만 7년이 되었다. 이 블로그의 한 부류를 차지하는 아버지와 딸아이 이야기의 주인공 요가일래는 초등학교를 마치고 이제 중학생이 되었다. 

"언제 다 자라나? 휴~"하던 시절이 훌쩍 가버렸다. 이제는 "벌써~ 소녀가 되었네!. 사춘기를 잘 넘겨야할텐데"라는 때다.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 때는 시간이 빨리 가면 참 좋겠다라고 바랬는데 지나고 나니 세월은 역시 빨랐다. 이제 6년을 더 학교 다닌 후 고등학교를 마치고 언니처럼 외국에 공부하러 가면 함께 지낼 시간도 사실 그렇게 많지가 않다.

지난 여름 종종 큰소리로 대꾸하기에 한번 나무란 적이 있었다.
"그렇게 이유없이 대꾸하면 안 되잖아!"
"나도 알아. 선생님이 우리가 그런 나이에 있다고 해서."
"그래도 아빠가 늘 마음이 예뻐야 된다고 네가 아주 어릴 때부터 가르쳤는데 이런 때 그 덕을 좀 보자."
"나도 알아. 아마 이런 날이 빨리 지나가면 괜찮을거야."

더 이상 나무랄 수가 없었다.

9월 1일 요가일래는 한국으로 치면 중학교 1학년생이 되었다. 먼저 유럽 리투아니아의 중학교 수업시간표를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 

1주일 수업시간은 총 31시간이다. 초등학교 1학년은 1주일 수업시간이 22시간이다. 6년 후 11시간이 더 추가되었다. 가장 수업시간(5시간)이 많은 과목은 국어인 리투아니아어다. 이어서 영어와 수학이 각각 4시간이다. 역사, 생물, 지리, 러시아어, 체육, 작업이 각각 두 시간이다. 물리, 미술, 음악, 신앙, 정보기술, 학급시간이 각각 1시간이다. 역시 여기도 국영수가 최우선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담임선생님과 조회는 매일 열리지 않고 월요일 딱 1시간이다.


그렇다면 중학생이 된 딸아이의 생활에서 확~ 변한 것은 무엇일까?
9월 1일 개학한 날 밤 다음날 학교에 가기 위해 밤 10시에 잠자리에 드는 딸에게 물었다.

"내일 아침 부모님이 일어나야 돼?" (즉 일어나서 깨우고 아침밥을 챙겨줘야 돼나?)  
"아니. 절대로 그럴 필요가 없어. 내가 이제 중학생이 되었으니까 그냥 부모님은 계속 자세요. 내가 혼자 일어나 아침밥을 챙겨서 먹고 학교에 갈거야."
"정말 그래도 돼?"
"정말이야. 이제부턴 내가 한다. 나도 이제 스스로 해야 할 나이잖아."
"그래. 그 결심을 존중한다."

그 후 며칠 동안 정말 딸아이는 스스로 잘 했다. 어느 날 아침 9시경 일어나 침대에서 뒤척이면서 '오늘도 학교에 잘 가겠지'하고 속으로 딸아이를 칭찬했다. 한참 후 일어나 세수하고 거실로 가는데 딸아이의 방문에 닫혀져 있었다. 혹시나 하고 열어보았더니 딸아이가 여전히 쿨쿨 자고 있었다.

초등학교 때보다 학교에 더 빨리 가고자 하는 욕심에 자명종 시계를 6시 반에 맞추어놓았다. 일어났지만 3개월 여름방학에 여전히 익숙해져 있는 몸을 쉽게 일으켜세울 수가 없었다. 

침실에 있는 아내에게 살짝 와서 상황을 설명하면서 야단을 치지 말자고 했다. 이번을 계기로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스스로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후 요가일래는 휴대폰 자명을 한 번이 아니라 세 번으로 맞춰놓았다.


딸아이가 중학생이 되니 이렇게 생활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오후에 음악학교로 출근하는 아내는 보통 늦게 잔다. 거의 집에서 일하는 나도 늦게 잔다. 초등학생 때까지는 부모 중 누가 먼저 일어나야 했다. 

"당신이 내일 일찍 일어나 딸아이 등교를 도와줘!"라고 서로에게 미루지 않게 되었다. 

이제 곧 만 13살이 되는 딸아이가 이렇게 스스로 부모 도움없이 등교를 하게 되었다. 이런 자립심이 지속되어 만 18세 성인이 되면 정말 스스로 세상살기에 익숙해질 것이라 믿는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 9. 8. 07:52

9월 1일 딸아이 요가일래는 일반학교와 음악학교 4학년생이 되었다. 음악학교에는 처음으로 음악사 수업을 듣게 되었다. 이날 첫 수업에 갔다온 온 요가일래는 음악사 선생님이 마음에 든다고 아주 좋아했다. 수업 중 선생님과의 질의응답을 전했다.

"우리가 음악사 시간에 무엇을 배울까요?"라고 선생님이 물었다.
"작곡가들에 대해서 배우겠죠"라고 한 학생이 답했다.

"최초의 악기는 무엇일까요?"라고 선생님이 또 물었다.
"물론 북이죠."라고 한 학생이 자신있게 손을 들고 대답했다.
"북도 오래되었지만, 그 북보다 더 먼저 있었던 것이 있지요. 대답할 사람 없어요?"

교실에는 잠시 침묵이 흘렸다. 요가일래가 손을 들었다.

"제 생각에는 목소리(성대)입니다."
"맞아요. 역시 가수 요가일래는 뭐든지 다 알아요."라며 선생님은 칭찬했다.

음악사 선생님이 마음에 든다는 것이 바로 칭찬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선생님의 칭찬 여부가 학생들의 호불감에 큰 영향력을 끼침을 쉽게 알 수 있다. 딸아이가 지루해할 것 같은 음악사의 첫 수업에 좋은 인상을 받아서 다행스럽다.

* 4학년 개학일에도 여전히 학부모가 자녀를 동반한다.
  
어제 일반학교 4학년 다음 선생님으로부터 이번 학년 시간표를 받았다. 유럽 리투아니아 초등학교 4학년의 시간표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한다. 
 
* 리투아니아 빌뉴스 한 초등학교 4학년 수업시간표
 
먼저 주 5일 수업에 총 수업시간은 24시간이다. 각 과목의 수업시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리투아니아어 7시간
수학             4시간
영어             3시간
세계 알기      2시간
음악             2시간 
체육             2시간
미술, 기술     2시간
윤리, 종교     1시간
무용             1시간

초등학교 4학년인데 여전히 국어인 리투아니아어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그 다음은 수학이다. 영어와 불어 중 선택한 외국어 수업이 3시간이다. 국어 수업이 두 시간 연속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돋보인다. 한국의 초등학교 4학년의 국어와 수학 등의 수업시간은 몇 시간일 지 궁금해진다.

* 관련글: 만화책 같은 초등학교 첫 영어책
               점수 없는 초등학교 성적표, 그럼 어떻게?
               유럽 초등학교 2학년 수업시간표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9. 24. 07:44

딸아이 요가일래가 초등학교 2학년 수업을 시작한지 이제 한 달이 다가온다. 최근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확정된 수업시간표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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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는 주 5일 수업이다. 담임선생님은 1학년때와 동일한 선생님이다. 현 담임선생님은 요가일래가 4학년을 마칠 때까지 담임을 계속 맡는다.

요가일래가 받은 일주일 총 수업시간은 24시간이다. 1학년때보다 2시간이 더 많아졌다. 수업은 45분, 휴식은 15분이다. 배우는 과목은 리투아니아어, 수학, 무용, 미술, 음악, 영어, 체육, 기술, 윤리, 세계지식으로 10과목이다. 외국어 교육이 추가되었다. 프랑스어와 영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수업 24시간 중 리투아니아어가 7시간으로 가장 많다. 이어서 수학 5시간, 영어·음악·체육·세계지식이 각각 2시간, 윤리·미술·무용·기술이 각각 1시간이다.

이외에 요가일래는 수요일과 금요일 학교수업을 마치고 곧장 음악학교로 가서 독창, 합창, 솔페지어, 피아노를 배운다. 음악학교에서는 일주일에 4시간 수업을 받는다.

* 관련글: 만화책 같은 초등학교 첫 영어책
               점수 없는 초등학교 성적표, 그럼 어떻게?
               유럽 초등학교 학급 가족소풍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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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