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9. 10. 17. 07:45

10월 9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보행 스님을 만났다. 보행 스님은 리투아니아 출신으로 한국불교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계룡산 무상사에 있으며, 잠시 고국인 리투아니아를 방문하고 있다. 그는 리투아니아 유명한 연극배우이자 연출가이었으나, 이를 접고 1999년 한국으로 건너가 서울 화계사에서 불교 수행을 시작했다.

그때 10월 15일 현각 스님이 빌뉴스에서 설법을 한다고 소식을 접했다. 현각 스님은 한 번 만나지 못했지만, 인터넷으로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그는 예일대학교에서 서양철학과 문학을 전공했고, 하버드대학원에서 종교철학을 전공했다. 대학원 재학시 숭산 스님의 설법을 듣고 1991년 출가했다. 자신의 구도기인 ‘만행 ―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를 펴내 좋은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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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각 스님의 설법회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교사회관에서 10월 15일 열렸다.

15일 저녁 7시 빌뉴스 중심가에 위치한 교사회관에서 열리는 설법회에 참가하기 위해 아내와 7살 딸아이 요가일래와 함께 갔다. 벌써 남녀노소 100여명이 강당을 꽉 메우고 있었다. 설법 시작 전 한인들을 본 현각 스님은 다가와 인사를 했다. 물론 흠잡을 수 없는 한국말이었고, 우렁찬 목소리가 돋보였다. 한국 선불교를 전하기 위해 독일에 주재하면서 유럽 여러 나라를 순방하고 있다고 했다.

연단에는 탁자가 두 개 그리고 의자가 두 개 놓여 있었다. 의자에 앉아 설법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두 스님이 의자를 밝고 탁자로 올라갔다. 그리고 결가부좌로 탁자에 곧곧하게 앉았다. 이 결가부좌 자세는 행사가 끝날 때까지 두 시간 내내 흩트려짐이 없었다. 한 마디로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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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출신 현각 스님 (왼쪽), 리투아니아 출신 보행 스님 (오른쪽)

먼저 보행 스님이 리투아니아어로 자신의 한국불교 귀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서 현각 스님은 영어 선에 대해 말했다. "선은 쉽다. 선은 지금 이 순간 무엇이 진실한가를 아는 것이다. 선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참된 나를 알아내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내 이름은 어머니가 지어준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름 짓기 전 나는 누구인가? 선은 본래의 성품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불교도이든 기독교이든 울을 터고 인간으로서 서로 만나고 교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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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초유스는 현각 스님 설법을 영상에 담았다.

그는 설법을 시작하자 마자 법장을 쳐들면서 "이것을 보느냐?", 법장을 내리치면서 "이것을 듣느냐?"라고 영혼을 건드리는 목소리로 청중들에게 물었고, "이것으로 오늘 설법은 완전히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어서 그는 우렁찬 목소리와 알아듣기 쉬운 영어로 여러 일화를 소개하면서 선에 대해 설명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가 경청했고, 그의 사자후는 질의응당까지 1시간 반이나 이어졌다. 이날 그의 설법을 영상에 담았다. 영상은 편집이 되는 대로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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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왜 눈이 하나 떨어져 나왔을까?", "네가 답을 찾아야지!"

집에 돌아오자 과연 얼마나 이해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7살 요가일래는 현각 스님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각 스님이 직접 그려준 그림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내보겠다고 했다. 아내는 이날 선물 받은 숭산 스님의 저서 "선의 나침반"을 읽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에게 아주 좋은 계기가 된 현각 스님의 설법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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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가부좌에  흩트러짐 없이 현각 스님은 다양한 표정들과 함께 설법으로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현각 스님은 빌뉴스에서 리투아니아 불교도들에게 3일간 용맹정진 선훈련을 지도하고, 이웃 나라 라트비아로 가서 법을 전할 예정이다. 한국불교를 수행해 그 가르침을 푸른 눈의 유럽인들에게 전파하는 푸른 눈의 스님들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웠다.

* 관련글: 한국문화 널리 알리는 보행 스님을 만나다
               7살 딸아이의 나무아미타불 놀이

Posted by 초유스
에스페란토2008. 8. 11. 07:45

원불교 교정원 국제부(부장 김상호)가 후원하고 원불교에스페란토회(회장 영산 김상익 교무)가 주관하는 외국인과 한국인 에스페란토 사용자를 위한 국제선방이 원불교 선에 대한 체득과 더불어 여러 민족을 하나로 엮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

국제선방은 원기 85년부터 열린 대표적인 외국인을 위한 원불교 행사이다. 올해로 아홉째에 이른 국제선방은 지난 8월 6일-10일 서울 봉도청소년수련원에서 열렸다. 중국 6명, 리투아니아 6명, 네덜란드 2명, 일본 1명, 한국인 35명 모두 50명이 5일간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원기 91년부터 처음 실시한 에스페란토 사용자들을 위한 국제선방이 성공적으로 마치자 원기 92년에도 열렸다. 특히 올해는 선객 모집과 행사 주관 등 그동안 축적된 역량을 발휘해 원불교에스페란토회가 도맡아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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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종로에 있는 은덕문화원에서 참가자들 기념 촬영

5개국에서 모인 에스페란토 하나의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며 폭염 속에서도 공기가 맑고 상대적으로 덜 더운 우이동 봉도수련원에서 6일 오후 결제식을 올렸다. 이들은 첫날 결제식에서 “선과 종교연합”이라는 주제로 김상호 국제부장의 강연을 들었다. “석가모니, 예수, 공자가 표현을 다를지라도 선이라는 방법으로 도달한 마음의 본질을 찾아 깨닫고 회복해 인류의 행복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서로 협력하자”라는 뜻에 깊은 동감을 이루었다.

이어서 매일 아침 6시에 기상해 좌선과 요가를 했다. 특히 까치소리, 매미소리, 물소리, 선풍기 소리가 어울리는 가운데 참가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원불교의 좌선법에 스며들도록 했다. 저녁은 염불을 통해 원불교인의 하루 마감을 체험했다. 아침 좌선과 저녁 염불 모두 참가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원불교 신앙과 수행 등 “원불교 소개”를 비롯해 “원불교 무시선법”, “선체조” 등 강연을 통해서 원불교를 접할 수 있게 했다. “원만이 만들기”를 통해 모두 원만이를 직접 만들어보면서 일상생활 속에 원불교의 마음공부에 대한 이해를 심었다. 즉석 원만이 만들기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충만 되었다. 원불교 성가 번역을 통한 “에스페란토 노래 번역”과 “에스페란토 회화 공부” 등을 통해 에스페란토 지식 넓히기도 꾀했다.
 
한편 “한국의 조류”, “한국의 놀이 - 윳놀이”, “한국의 요리 - 팥죽과 팥국수” 등 한국을 알리고 한국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반죽부터 팥죽 옹심이와 칼국수 사리를 함께 만들면서 직접 식사를 준비하기도 했다. 8일 반나절 서울 시내 관광에 이어서 은덕문화원에서 중곡교당 교도회장 내외분 (목산 이종선, 현타원 박현만) 초청 저녁 만찬이 열렸다. 이때 이선종 서울교구장은 환영사에서 “미래의 세계 공통어가 될 에스페란토로 원불교의 사생일신 가르침을 남 먼저 직접 실천하는 여러분들이야말로 선구자다”라고 격려했다.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온 알프레다스 마루쉬카(54)씨는 “원불교 교법과 원불교인의 생활모습을 직접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에스페란토와 원불교로 세계가 한 집안이고 인류가 한 가족으로 살아가는 원불교 에스페란토 사용자들로부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정현주(48)씨는 “이번 국제선방은 지금껏 참가한 에스페란토 행사 중 가장 알찬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다음 국제선방에 외국인 친구들과 꼭 다시 참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세 차례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진행된 국제선방은 국내외에 에스페란토로 통한 원불교 알기의 장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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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즉석 '원만이' 만들기 국제대회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