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3. 12. 13. 06:00

이제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1년 중 자녀들이 가장 기다리는 순간이다. 바로 산타 할아버지가 가져다줄 선물 때문이다. 자녀들은 지난 한 해를 반성하고 자기 원하는 선물을 부탁하는 편지를 쓴다. 그리고 이 편지를 크리스마스추리에 놓는다.

먼저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 주기 영상을 소개한다. 캐나다 항공회사 Westjet이 자신의 승객들에게 실시간에 선물을 주는 장면이다.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과 대화를 통해 받고자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알아냈다. 승객들이 도착할 공항으로 그 선물을 배송한다. 승객들은 수하물 찾는 곳에서 깜짝 선물을 받게 된다.


한마디로 감동이자 기적이다. 이처럼 유럽의 사람들에게는 산타 할아버지가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이제 막 만 12살이 되었다. 여전히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철석같이 믿고 있다. 나이가 점점 많아짐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다. 

어렸을 때에는 카드에 편지를 써서 봉투에 넣어 봉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냥 하얀 종이에 편지를 써서 산타 할아버지가 쉽게 읽을 수 있게 했다. 어렸을 때에는 원하는 선물을 꼭 한 가지로 기입했지만, 올해는 여러 가지다. 다 받으면 좋겠지만, 욕심이 많다고 하나도 안 줄 수가 있으니까 일단 여러 가지로 적어놓고 산타 할아버지가 선택해서 하나만 주시도록 했다.   

* 우리 집 크리스마스추리와 산타 할아버지께 쓴 요가일래의 편지

편지 번역본:
산타 할아버지 
올해 저는 너무 좋지 않고, 너무 나쁘지도 않았어요. 한마디로 보통이었습니다. 아마도 다음해에는 허리띠를 조금 더 조아야겠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선물과 좋은 한 해를 보내게 된 것에 감사드립니다.
아래 말할 몇몇 선물 중 무엇이 저에게 가장 유익하고 저를 가장 기쁘게  할 것인지는 할아버지께서 선택해주세요.

첫 번째는 원디렉션(One Direction)의 새로운 앨범 "Midnight Memories"
두 번째는 파란색 책가방 "CONVERSE" 
세 번째는 원디렉션(One Direction) 향수 "Our Moment": 이 향수는  "Drogas"나 "Eurokos" 가게에서 살 수가 있어요.

할아버지께서 알다시피 제 부모님은 제가 원디렉션을 이렇게 좋아하는 건 약간 바보스러운 짓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들은 제가 얼마나 이 남자들을 좋아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해요. 그들의 음악과 존재만이 저를 행복하게 해줘요.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요? 

원디렉션 "FANGIRLINTI"(팬걸되기)가 참 좋아요. 이는 이 남자들에 열광한다는 뜻이에요. 그들이 정말 내 마음에 들고, 저는 제 생각을 결코 바뀌지 않을 거예요. 원디렉션은 제게 하느님입니다. 끝으로 저에게 행복, 건강, 좋은 성적, 성취, 자기신뢰를 주실 것을 부탁합니다.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선물 한 가지만 고집하지 않고 여러 가지로 나열해 산타 할아버지가 형편에 따라 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마음에 든다. 한편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딸아이의 믿음이 더욱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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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12. 12. 31. 08:24

매년 12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는 산타 할아버지가 빌뉴스 도심으로 쏟아져나온다. 바로 산타 할아버지 달리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올해 37번째이다. 모처럼 해가 쨍쨍난 날이라 시내를 산책하면서 이 달리기 대회를 구경하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2. 12. 14. 07:14

12월 6일 체코와 국경을 이루고 있는 폴란드 남부지방의 작은 도시 리두위토비(Rydułtowy, 인구 2만2천여명)에 산타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장소는 전당포다. 선물을 가져다 주는 산타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진다.

이 산타는 전당포에 선물을 가져다 주는 척하면서 직원에게 다가와 직원을 붙잡는다. 이어서 복면을 한 일당들이 전당포 안으로 들어온다. 이들은 닥치는 대로 현금과 귀금속을 챙겨서 달아난다.


관할 경찰서인 보지스와프(Wodzisław) 경찰서는 전당포 CCTV에 찍힌 동영상을 13일 공개해 공개수배에 나섰다. 이들이 훔쳐간 금액은 약 24만즐로티(약 9천6백만원)이다. 


산타 클로스(Santa Claus)는 성탄절 전야에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준다는 전설 속의 사람이다. 하지만 이는 미라(오늘날 터키) 지역의 주교였던 성 니콜라우스라는 실존 인물과 관련되어 있다. 12월 6일은 바로 그의 축일이다. 

세 딸을 둔 한 아버지가 너무 가난해 딸을 시집보낼 수 없게 되자 팔아버릴 결심을 했다. 이 소식을 들은 니콜라우스는 한밤 중에 남 몰래 창문으로 세 딸을 결혼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황금이 든 자루 세 개를 던지고 돌아갔다. 이 이야기는 여러 세기를 거치면서 그의 축일에 아무도 모르게 선물을 주는 풍습으로 발전했다. 

가톨릭 국가로 널리 알려진 폴란드에 더욱이 니콜라우스 축일에 산타 복장을 하고 전당포를 털고 달아나다니...... 꼭 잡혀 정의와 법의 심판을 받기를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 12. 25. 06:15

크리스마스다.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아침이다. 평소보다 늦게 자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는 날이다. 산타 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늦도록까지 기다려보지만 산타는 끝내 오지 않는다. 하지만 잠든 사이에라도 오기를 바란다. 정말 왔을까를 생각하느라 제대로 잠도 못잔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눈을 비비면서 크리스마스 트리에 다가간다. 

아이들은 12월 초순부터 크리스마스 트리에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를 놓는다. 만 10살 딸아이는 올해도 어김없이 직접 정성스럽게 그림을 그리고 편지를 썼다. 평년보다 다른 것은 봉투에 넣지 않고 모두가 읽어볼 수 있도록 공개했다. 산타 할아버지가 헷갈리지 않도록 받고 싶은 선물 스티커를 붙여놓았다.
 

산타님, 
모든 어린이가 선물을 부탁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래서 저도 부탁해요. 둘 중 선물을 결정하기가 참 어려웠어요. 이젠 할아버지가 무엇을 선택할 지 결정하세요. 둘 다 정말 원해요. 하지만 하나만으로도 충분해요. 크리스마 트리 밑에 이 선물을 기다릴게요.

추신: 공부도 잘하고 싶어요!
요가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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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1. 12. 12. 10:36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12월초면 우리 집에도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한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 세우지 않았다. 영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큰 딸이 돌아오면 작은 딸이 함께 세우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 2010년 우리 집 크리스마스 트리. 올해도 곧 이렇게 세워질 것이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면 그 밑에는 산타가 읽어볼 엽서가 놓인다. 부모는 이 엽서 내용이 궁금하지만 읽어볼 수가 없다. 이것을 읽어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일이다.   

며칠 전 생각없이 초등학교 4학년생 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냐라고 물었을 때 아내는 즉각 손바닥으로 때릴 것 같은 매서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여전히 딸은 산타가 존재하고 선물을 준다는 것을 믿고 있다. 이 천진한 믿음을 부모가 깨트려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 아내의 확고한 생각이다. 

사진을 정리하다가 지난해 산타에게 쓴 딸아이 엽서가 있어 소개한다. 딸아이는 산타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돈까지 주었다. 얼마나 그 선물이 받고 싶었으면 그랬을까......  


"친애하는 할아버지, 
언니와 함께 올해도 선물을 받고 싶어요. 저는 리틀펫(little pet)과 리틀펫 집을 원해요. 그리고 아주 큰 인형도 원해요. 언니는 우리가 심스(Sims game)를 놀 수 있도록 노트북을 원해요. 할아버지에게 너무 비싸지 않도록 전나무 밑에 돈(200리타스, 약 10만원)을 놓겠어요."

정성스럽게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고, 엽서를 쓰는 아이에게 선물주는 산타의 존재를 까발리면 상당히 큰 충격을 받을 것 같다. 스스로 알 때까지 놓아두는 것이 좋겠다.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밝혀? 말어?]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12. 25. 09:28

며칠 전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 요가일래는 잠들기 전 웃으면서 말했다.
"크리스마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축제다!"
"왜?"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선물은 생일이나 어린이날에도 받잖아."
"맞아. 하지만 산타 할아버지는 내가 꼭 가지고 싶은 선물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야."  

어제 크리스마스 전야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음식을 치웠다. 그런데 딸아이는 아파트내 복도에 세워진 크리스마스 트리에 작은 의자를 놓았다. 그 의자 위에는 우유, 쿠츄카이(양귀비씨 건빵), 빵을 놓았다.

"왜 음식을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 놓았니?"
"산타 할아버지가 먼길을 오니까 배가 고플 거야. 그리고 진짜 오는 지도 확인하고 싶어. 지금 우유가 이 잔의 여기까지야."

하얀 종이에 'Senele, prasau jus paraso!!! Prasau!!! (할아버지, 서명을 부탁해요!!! 부탁해요!!!)"라는 문장을 썼고, 볼펜도 놓았다.

"왜 산타 할아버지에게 서명을 부탁하니?"
"기념으로 서명을 받아놓으면 좋잖아. 그런데 우리 집에는 아파트라 굴뚝이 없으니 어떻게 들어오지?"
"찬 바람이 들어오는 창문 틈으로 들어올 수도 있지."라고 엄마가 답했다.

딸아이는 잠들기 전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부탁 편지를 잘 볼 수 있도록 크리스마스 트리 가지에 가지런히 놓았다. 지금 딸아이가 고히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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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 할아버지가 잘 볼 수 있도록 편지를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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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 할아버지에게 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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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고프실 산타 할아버지를 위해 우유, 빵, 건빵을 의자 위에 차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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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 할아버지, 여기 서명해주세요.

"산타 할아버지는 흔적 없이 와서 선물만 놓고 흔적 없이 간다."
라고 말은 했지만, 산타 할아버지가 존재한다는 것을 딸아이가 더 확신하도록 우유도 마시고, 건빵도 먹고, 서명도 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0. 12. 24. 13:08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중심가에는 두 그루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져 있다. 그 중 하나가 로투쉐스 광장에 있다. 올해는 다른 해와는 달리 얼음조각상 하나가 다 보태져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지속되는 영하의 날씨로 얼음조각상은 건재해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주고 있다.

특히 얼음 속에 가지런히 포장되어 있는 선물이 눈길을 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손쉽게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을 받을 수 있겠지만, 아직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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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산타 얼음조각상 앞에서 즐겁게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이 선물은 늦으면 늦을수록 좋을 것 같다. 이 해맑은 리투아니아 소녀의 행복한 웃음이 널리 퍼지길 바란다.

* 최근글: 벤츠 차 안에서 크리스마스 안전한 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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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10. 12. 21. 06:59

12월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은 바로 산타 할아버지이다. 루돌프가 끄는 수레에 선물을 가득 싣고 아이들이 고이 잠든 사이에 선물을 몰래 놓고 가는 산타 할아버지는 모든 아이들이 학수고대하는 선행의 상징이다.

하지만 때론 산타 할아버지 복장을 하고 나쁜 짓을 해서 진정한 산타 할아버지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를 모은 체포당하는 산타 할아버지 사진들을 소개한다.
(사진출처 / source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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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할아버지 복장을 입었다면 선행은 하지 못하더라도 악행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안타까운 순간이다. 이 사진들을 함께 본 초등학교 3학년생 딸아이 왈:

"아빠, 이 산타 할아버지는 가짜야!"

* 최근글: 기차 운행하는 특이한 크리스마스 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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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2. 2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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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순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는 대뜸 물었다.

"아빠, 산타 할아버지가 몇 살인지 알아?"
"글쎄. 몇 살이실까?"
"선생님이 420살이라고 해."
"그래, 정말 나이가 많으시네."
"한 친구는 산타 할아버지가 1000살이 넘는데."
"그래? 아뭏든 할아버지는 나이가 참 많구나!"

이렇게 대화하면서 속으로는 "420살이든 1000살이든 태어남이 있으니 돌아가실 날도 있겠네."라고 말하고 싶었다.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밝혀 말어?)

집 복도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자 요가일래는 저녁 내내 산타 할아버지에게 전하는 소원을 적었다. 산타 할아버지만 읽을 수 있는 편지라 열어볼 수는 없었지만 간접적으로 무슨 선물을 받고 싶은 지 알게 되었다.

요즈음 리투아니아 어린이들 사이엔 스티커를 수집하는 것이 유행이다. 그래서 요가일래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많은 스티커와 이 스티커들을 붙일 수 있는 큰 앨법을 선물해달라고 부탁했다. 크리스마스 선물치고는 너무 약소한 것이라 요가일래가 더 큰 선물을 부탁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일었다.

하지만 선물은 어떠한 것이라도 받는 사람이 만족하고 좋아하는 것이 최고이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일단 스티커와 앨범을 샀다. 선물예상액보다 10배나 적은 것이라 차마 이 선물만 줄 수 없다고 해서 돈봉투를 추가로 챙기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12월 23일 친구집에 놀려갔다 돌아온 요가일래는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산타 할아버지에게 다시 편지를 쓰면 안 돼?"
"벌써 산타 할아버지가 편지를 다 읽었을 거야. 그리고 선물을 준비했을 거야. 왜 다시 쓰려고 하는데?"
"받고 싶은 선물이 변했어. 다른 선물을 부탁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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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트리에 소원을 적은 편지가 걸려있다.

이날 저녁 내내 요가일래는 카드 위에 먼저 자와 연필로 줄을 긋고, 먼저 연필로 글을 썼다. 그리고 그 위에 만년필로 다시 정성스럽게 글을 썼다. 그리고 12월 25일 아침을 기다렸다.

이날 아침에 일어난 요가일래는 어둠이 깔린 복도라 엄마에게 같이 가자고 하면서 크리스마스 트리에 다가왔다. 그리고 기다리던 선물을 받았다. 봐아하니 다시 쓴 편지에는 받고 싶은 선물이 인형이라고 한 것 같았다. 이 인형이 없자 실망하는 눈치였다.

"인형 대신 산타 할아버지가 이렇데 돈을 남겨두었네."라고 엄마가 위로했다.
"맞아. 산타 할아버지가 이집 저집 다니느라 너무 바빴을 것이야."라고 요가일래는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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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어린이들 사이에는 스티커를 수집하는 것이 유행이다.

산타 할아버지가 원하는 선물을 주지 않은 것에 대해 요가일래는 너무 쉽게 이해버렸다. 그리고 값싼 스티커에 만족하면서 새 앨범에 스티커를 붙이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다른 사람이 바빠서 못 해준 거야"라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남을 원망하는 일이 엄청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12. 26. 06:38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전야 만찬을 마친 후 가까운 성당을 찾는다. 우리 가족은 큰 딸 마르티나가 합창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당을 찾았다. 신앙이 다르더라도 이런 의미 있는 날에는 함께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미끄러운 밤길을 무릅쓰고 성당을 찾았다.
 
마르티나는 리투아니아 군대가 운영하는 민간인 여성합창대에 속해 있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중심가 국방부 건물 바로 뒷편에 있는 이 성당은 화려하지 않고 아주 소박하고 깨끗한 분위기로 마음에 와닿았다.
군대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성직자들은 그야말로 가족적임을 한 눈에 느낄 수 있었다.

미사를 집전한 세 명의 신부는 미사 말미에 성당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찾아가 일일히 악수를 나누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이어서 미사가 끝나자 미사복을 입은 신부들이 뒷편으로 사라졌다. 나갈 때 보니까 이들은 미사복 대신 양복을 입은 채 출입문에서 또 다시 일일히 사람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었다. 이날 미사에서는 성당에 나타난 산타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많은 기쁨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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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산타 할아버지에게서 사탕을 선물 받은 막내 딸 요가일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성탄절 아침 산타 할아버지가 꼭 원하는 선물을 가져다 줄 것을 원했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2. 7. 18:01

1월 20일경에도 브라질에는 산타 할아버지 조형물이 아직 그대로 있었다. 브라질 남부지방 파라나 주의 수도인 쿠리티바 중심가에서 만난 산타 할아버지는 인상적이었다.
 
환한 눈웃음을 띠면서 건물 지붕 위에서 사람들이 빈번이 다리는 거리로 내려다 보고 있다. 하얀 머리카락과 수염이 눈을 연상시키는 하늘의 하얀 구름과 잘 어울린다.
 
특히 산타가 있는 이 건물이 은행이라 올해는 돈보따리를 풀어서 궁한 살림으로 고생하는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소서.
 
리투아니아로 돌아와 7살 딸아이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빠, 산타 할아버지 정말 예쁘다. 그런데 브라질에는 여름인데 왜 산타가 있지? 눈이 없는 데 왜 산타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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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브라질2009. 1. 24. 16:04

북반구에 위치한 리투아니아엔 보통 11월 하순에서 1월 초순까지 산타 할아버지 조형물이 거리나 상점 등에 전시되어 있다. 이렇게 익숙한 산타 할아버지의 모습을 이번 남반구 브라질에서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하지만 1월 하순에 접어들었는데 여전히 전시되어 있다.
 
현재 북반구는 겨울인 반면에 남반구는 여름이 한창이다. 두툼한 겨울옷을 두른 산타 할아버지 모습과 남반구에 없는 순록으로 인해 이곳 아이들에겐 그 존재의 신빙성이 좀 더 떨어질 것 같다. 남반구에 어울리는 모습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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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8. 12. 26. 08:02

"할아버지 혹한, 저는 작은 닭을 원합니다. 저의 소원을 꼭 들어주세요." 이렇게 초등학교 1학년 생 딸아이 요가일래는 크리스마스 며칠 전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써서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놓았다. 참고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산타 할아버지를 "할아버지 혹한"라고 말한다.

딸아이에게 무엇을 선물할까 고민고민 끝에 딸의 소원을 일단 들어주기로 했다. 산타에게 일년에 한 번 밖에 없는 부탁으로는 너무 소박한 것 같아 선물하기가 아주 미안했다. 하도 신문이나 TV 방송 뉴스 시간에 경제위기, 금융위기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아마 산타도 올해는 돈이 궁할 것이라 여긴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딸아이의 소원대로 본상으로 작은 닭인형을 샀고, 부상으로 더 값이 나가는 칠판을 샀다. 아침에 일어난 딸아이는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작은 닭인형을 발견하고 그렇게 기뻐할 수가 없었다.

"아빠, 역시 산타는 내 마음을 알아. 최고! 최고!!"

크리스마스 내내 딸아이는 칠판에 그리고 써기를 반복하면서 즐겁게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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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08. 12. 9. 09:13

요즈음 같이 인지가 발달한 시대에 똑똑하기 그지없는 아이들이 빨간 옷을 입고 하얀 수염을 가진 산타 할아버지가 실제로 있다는 것을 얼마나 믿고 있는 지 궁금하다. 주위에 있는 리투아니아 아이들 대부분은 산타를 철석같이 믿으며, 이들은 산타에게 편지 쓰기에 한창이다. 아이들은 정성스럽게 쓴 편지를 우체통에 넣거나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가지런히 놓아둔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산타의 눈썰매를 끄는 사슴이 하늘을 날 수가 없고, 집집마다 굴뚝으로 드나드는 산타의 옷이 저렇게 깨끗할 수가 없으며, 하루 밤사이에 모든 어린이의 집을 방문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여덟 살 다우그비다스는 산타의 존재에 대해 엄마에게 하도 물어대자 엄마는 그만 산타는 동화 속에 있는 인물이라고 실토하고 말았다. 이제 그는 지금까지 산타가 선물을 준 것이 아니라 엄마가 준 것이라고 알게 되었다. 또래 아이들이 산타에게 편지를 쓸 때 그는 어른이 된 듯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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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 그레타는 몇 해 전 밤이 늦을 때까지 이불 속에서 잠자지 않은 채 산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엄마가 방문을 살짝 열고 선물을 갖다 놓는 것을 목격했다. 그 뒤 그는 산타는 엄마가 꾸며낸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세상에 믿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어요!”라고 외쳤다고 한다. 

여덟 살 마르티나는 어떤 아이는 산타를 믿고 어떤 아이는 믿지 않아 올해는 다소 심난한 듯했다. 그래도 할머니와 엄마가 끝까지 산타가 있다고 하니 선물을 받고 싶어 이번에도 정성스럽게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다.

“전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몹시 기다려요. 물론 할아버지도요. 모든 아이들이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부탁해요. 그래서 저도 이렇게 선물을 부탁해요. 할아버지, 예쁜 반지와 귀걸이를 선물로 주세요. 저는 할아버지를 직접 만나고 싶어요. 할아버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엄마가 제 귀를 뚫도록 해주세요.” 그녀는 편지 밑에 산타가 찾아 올 주소를 또렷하게 적었다. 

엄마가 주든 산타가 주든 아이들에겐 역시 선물 받는 기쁨이 더 중요할 것이겠지만 동화 같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갖게 해주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속았다는 생각도 들겠지만, 그래도 스스로 알게 될 때까지 산타의 존재를 비밀로 하는 것이 아이들의 동심에 부합되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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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성탄절이 가까워지면 이렇게 생각하지만, 실제로 입을 다물기가 어렵다. 이왕 선물한다면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주면 좋을 것 같아서 아이에게 직설적으로 묻게 된다. 이런 장면이 아내에게 들키거나 이런 물음이 막 입 밖에 나오는 것을 감지할 때 우리 부부는 한 동안 갈등과 냉전 심지어 언쟁까지 하게 된다.

산타에게 부탁하는 선물은 비밀이기 때문이다. 비밀이 지켜져야 소원이 이루어진다. 아빠가 미리 알고 해주었다면 그것은 아빠가 준 선물이지 산타가 준 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산타가 오지 않은 것은 아이에겐 엄청난 충격이다. 성탄절 선물을 아이가 꺼낼 때까지 아이는 부모가 그 선물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는 산타의 존재를 더욱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산타 문화 속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엄마와 산타 문화 속에 살지 않았던 아빠 사이엔 늘 이렇게 산타의 존재 유무를 밝힐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아두고 일촉즉발의 갈등 속에 살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11. 26. 16:01

이제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시내 곳곳의 대형상점이나 큰 건물에 산타 할아버지와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또한 거리에서 바라본 아파트 건물에도 어김없이 등장해 성탄절과 해바뀜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산타할아버지는 굴뚝을 타고 집으로 내려와 선물을 주고 간다고 아이들에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굴뚝이 없는 도시 건물엔 베란다를 넘어 창문으로 들어온다.

지난 해 이런 산타 할아버지 장식물이 지나 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를 쳐다보면서 역시 산타 할아버지는 밤손님이네라는 생각이 떠올라 입가에 웃음이 머금었다. 다행이 훔쳐가는 밤손님이 아니라 선물주는 반가운 밤손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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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7. 12. 16. 15:50

Čiurlionio g. Vilnius, Lithuania

12월 초순 곳곳에 산타 할아버지 조형물이 조성되어 성탄절과 새해맞이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지난 해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중심가의 한 번화한 네거리 위에 떠있는 산타 할아버지가 많은 이목을 끌었습니다.
 
실물크기로 만들어진 이 조형물은 바람따라 좌우로 움직여서 마치 하늘에서 선물이 가득 담긴 사슴수레를 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실감나게 전해주었습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