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 10. 23. 06:28

최근 중국 광저우 일부 식당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음식에 마약으로 쓰이는 양귀비 가루를 첨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유럽 사람들도 음식에 양귀비를 자주 사용한다. 마약 성분이 거의 들어있지 않은 양귀비 씨앗을 빵이나 베이글(손바닥 정도의 넓이에 이스트와 밀가루를 반죽해서 끓는 물에 데친 다음 구워서 만든 빵), 후식파이 등이다. 제과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다.

지난 여름 한국인들과 에스토니아 탈린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주문한 적이 있었다. 후식을 고르는 데 음식에 양귀비가 들어있다고 하니 일행들이 매우 신기해했다. 아래 사진은 이날 먹은 후식이다. 육안으로 잘 보이지는 않지만 파이 속에 있는 검은 점이 양귀비 씨앗이다.


특히 리투아니아 크리스마스 전야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쿠츄카이(kūčiukai)다. 이는 양귀비 씨앗을 갈은 물에다 건빵을 넣어서 만든 음식이다. 크리스마스 전야 만찬을 쿠쵸스(Kūčios)라 부르는 데 이는 이 음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잘 보여준다.

* 리투아니아 크리스마스 전야 만찬에 반드시 등장하는 쿠츄카이

리투아니아에서도 양귀비 재배는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종종 소규모로 군데군데 자생하는 양귀비도 있다. 꽃이 아름다워 정원에 극소수로 관상용으로 심는 경우도 있다. 아래는 어느 한 정원에서 자라는 양귀비다. 꽃이 시든 후 열매 속에 까만 씨앗들이 듬뿍 담겨져 있다. 


뜰에서 심심할 때 먹는 좋은 간식거리이다. 때론 후식을 만들 때 사용한다.   



한 지인이 뜰에 자라는 양귀비 열매를 손바닥에 탈탈 털어 한번에 입안에 넣는다. 이것도 부족한 듯 마지막 남은 씨앗까지 톡톡 털어넣어 오물조물 씹는다. 양귀비 씨가 지니고 있는 기름 성분으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생긴다고 하는데 난 특별히 경험하지 못했다. 

오히려 치아 사이로 끼어들어가서 무척 불편하다. 그래서 양귀비 씨앗이 들어있는 빵이나 빵과자를 거의 먹지 않는다. 이에 반해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무척 양귀비 씨앗을 좋아한다. 양귀비 씨앗을 보니 벌써 크리마스 전야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1. 8. 22. 06:06

세계 각국의 언론들이 김정일의 러시아 방문을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러시아 극동의 부레야 지역을 도착한 김정일은 러시아 전통 복장을 한 여인들로부터 빵과 소금을 대접받았다. 이는 러시아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손님을 맞이는 방법이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portamur.ru]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대접하는 데 등장한 이 빵과 소금은 무슨 의미일까?

우선 리투아니아에서도 빵과 소금이 등장한다. 결혼식을 마친 신랑신부가 집이나 피로연장으로 오면 마치 위 사진의 미녀들처럼 양가 부모가 빵과 소금을 들고 맞이한다.

빵은 건강, 소금은 굳건함을 뜻한다. 혹은 빵은 배부른 삶, 소금은 인생이 달지만 않고, 짜고 다양할 수 있음을 상징한다.

독일에서는 집들이를 할 때 빵과 소금이 등장한다고 한다. 이때 빵은 배고픔이 없음, 소금은 일에 성공함을 뜻한다. 

그렇다면 러시아 전통에 의하면 빵과 소금은?

빵은 환대, 소금은 개방을 뜻한다. 빵과 소금의 의미대로 이번 러시아 방문으로 북한이 한층 더 개방의 길로 나설 지 궁금하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5. 1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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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모처럼 이웃나라 폴란드를 다녀왔다. 리투아니아 빌뉴스를 출발해 카우나스에서 열린 국제 골동품 시장을 둘러보고 늦은 오후에 폴란드로 향했다. 이날 목적지는 폴란드 북동지방에 위치한 리투아니아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푼스크였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온 친구는 폴란드 국경지점에서 벌써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안내를 받아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중세시대 이곳에서 살았던 프루사(프러시아)와 요트빙기스 사람들의 거주지를 재현해 내고 있는 사람을 취재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글을 올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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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만난 친구 사이의 흥은 술이 돋군다. 이날 밝은 보름달이 하늘에 빛을 발하고 있는 풍경 속에서 야외에서 닭고기를 숯불에 구웠다. 아직 5월 중순이라 공기가 싸늘했지만 분위기는 좋았다. 늘 그러듯이 남자들은 보드카를 마셨다. 잔을 비운 후 바르샤바 친구는 재빨리 빵을 코에 대더니 냄새를 맡았다. 언젠가 이런 경우를 보았지만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날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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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러시아인들이 독한 보드카를 마신 후 여전히 입가에서 남아 있는 독한 냄새를 이 빵냄새로 제거하기 위해서다. 리투아니아로 돌아와서 소련 시대 러시아 사람들과 교류를 많이 했던 사람들에게 물으니 이들의 대답도 비슷했다. 반드시 빵냄새만이 아니라 옷소매 냄새를 맡기도 하고, 엽기적이지만 겨드랑이 냄새도 맡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한 사람은 안주가 없었을 때 장난스럽지만 이런 냄새를 안주 삼아 맡기도 했다고 말했다. 안주가 넉넉해도 빵냄새를 예전대로 맡는 것을 보면 꼭 안주 타령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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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늦은 밤 술자리를 파한 후 푼스크에 사는 친구는 아침에 일어나 속이 쓰리지 않게 하는 자신의 비법을 공개했다. 비법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바로 비타민과 칼슘 등이 함유되어 있는 환을 물에 타서 마시는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 정말이지 속이 쓰리지 않고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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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술을 마실 때 늘 그리운 것이 바로 한국 술상의 안주들이다. 그 넉넉하고 푸짐한 안주상 언제 한 번 받아보나......

* 관련글: 술광고에도 건강경고문이 붙어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1. 28. 09:47

최근 만난 한 친척은 "위기"에 개인사업자에 대한 세금이 너무 올랐다고 정부정책을 거세게 비판했다. 오늘 만난 한 사람은 "위기"에 운전수가 파는 버스 승차권 값이 너무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 12월까지만 해도 1.10리타스(570원)하던 1회 승차권 값이 1.80리타스(940원)를 올랐고, 버스 운전수에게서 사는 승차권 값은 무려 2.50리타스(1300원)이다.

오는 토요일 중국식당에서 음력설을 기념하고자 하는 리투아니아 친구들에게 아내는 "위기"에 우리집 식탁에서 함께 만들어먹자고 제안했다.

여기서는 "위기"는 두 말할 필요 없이 경제위기를 말한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위기"는 경제인이나 정치인의 입에서만 회자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널리 펴지고 있다. 이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식탁 위 주식으로 먹는 빵에서 조차 "위기"라는 말을 접하게 되었다.

례투보스 리타스 1월 27일 소식에 따르면 최근 리투아니아 북동쪽에 위치한 로키쉬키스 지방에서 "위기"라는 이름을 지닌 빵이 팔리고 있다. 300그램 빵이 0.89-0.99리타스(460-510원)한다.

이는 같은 종류의 다른 회사 빵이 보통 1000원하는 것에 비해 반값 수준이다. 이 빵을 제조한 회사는 "위기"에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세금 올리고, 값 올리고 하는 등 인상으로 "위기"를 타개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리투아니아 사회에 이처럼 인하로 "위기"를 타개하고자 하는 제빵사가 생겨났다.

세금 인상을 추진하는 정부의 정책은 국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쳐 벌써부터 삐꺼덕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제빵사의 가격인하 타개책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직접 곡물을 재배하고 밀가루를 만든다고는 하지만, 과연 이 제빵사가 "위기" 빵으로 거대한 경제위기를 "빵! 빵! 빵!" 소탕하고 살아남아 번창할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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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이 "위기"인 빵을 보도한 례투보스 리타스 신문

*관련글: 
경제위기로 아이의 도시락을 챙겨야 한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