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0. 4. 28. 06:30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원하는 바 중 하나가 아파서 병원에 가지 않는 것이 아닐까...... 리투아니아에서는 아프면 제일 먼저 찾아가는 곳이 거주지역을 관할하는 보건소이다. 이곳에서는 자기가 살고 있는 거리를 관할하는 가정의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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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가정의사를 찾아가 1차 진료를 받고 검사와 치료에 대한 상담을 받는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진료 예약을 하고 그 시간에 가면 된다. 이런 경우는 가정의사를 돕는 간호사가 미리 개인건강기록부를 챙겨서 가지고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보건소 접수실에 가서 이 개인건강기록부를 받아서 가정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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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인건강기록부에는 그 동안 개인이 받은 모든 진료나 검사 결과가 적여있다. 당연히 보건소나 병원을 많이 방문할 수록 이 기록부가 더 두꺼워진다. 누구나 이 기록부만 보면 환자의 과거 병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꼭 학교 다닐 때 생활기록부나 성적기록부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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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수술을 받으면서 수술 받을 병원에서 다시 모든 검사를 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수술담당 의사는 관할 보건소에서 수술을 위해 필요한 혈액검사를 하고 결과가 적힌 서류만 가져오라고 했다. 리투아니아 보건소를 방문해 잘 정리된 이 기록부를 볼 때마다 보건소의 개인건강관리가 돋보인다.

* 최근글: 리투아니아에도 한국가수 팬클럽들 활발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12. 18. 07:16

며칠 전 혈액검사를 받았다. 리투아니아에서 혈액검사를 받으려면 관할 보건소를 가든지 아니면 사설 혈액검사소를 가든지 하면 된다. 사회보장증이 없는 사람은 유료로 받는다. 일반 혈액검사(19가지 검사)는 보건소에서는 16리타스(8천원), 사설 검사소에서는 29리타스(1만5천원)이다.

집에서 가까운 사설 혈액검사소를 택했다. 단독주택에 세워진 아담한 검사소였다. 들어가니 나이든 간호사가 검사용 혈액을 채취하고 있는 중이었고, 또 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간호사는 아주 친절했다. 리투아니아 간호사들은 어떻게 하나하고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앞 사람의 혈액을 다 채취한 간호사는 옆 방에 있는 검사실로 병을 넘기고 왔다. 그리고 다시 손을 깨끗하게 씻고 혈액채취를 준비했다. 알코올로 1회용 주사기 바늘을 닦았다. 검사용 혈액을 채취한 후 성함과 생년월일을 물었다. 먼저 등록하고 비용을 내고 핼액을 채취할 것 같았는데, 그 반대였다. 리투아니아어 몇 마디에 큰 호감을 표시했다.

팔을 오무리고고 지혈을 하라고 하고, 검사실로 병을 넘겼다. 지혈이 끝나자 간호사는 밴드를 붙여주었다. 입구에 있는 등록 담당자에게 가니 벌써 혈액검사 결과가 나와 있었다. 지혈하는 시간이 채 5분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결과나오다니!!!

결과의 사실여부를 떠나서 검사 소요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 때문에 썩 믿음이 가지 않았다. 마음 속에는 "다시 한 번 더 해보세요!"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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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분도 안 되어서 나온 혈액검사 결과서 (모자이크 처리된 부분이 제 수치). 제일 밑에 네모칸에 있는 수치 하나는 한 시간 후에 전화를 걸어서 확인해야 했다.

몇 시간이나 혹은 하루 뒤에 결과가 나온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초단시간에 19가지의 검사 결과가 나오다니!!! 이번 혈액검사는 14년만에 받아보았다. 의료기에는 문외한이지만, 그 동안의 눈부신 의료기 발전을 확연히 느끼는 순간임에는 틀림이 없다. 몸 내부 전체의 상태와 질병 유무를 이렇게 초단시간에 검사할 수 있는 시대도 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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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