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에 해당되는 글 53건

  1. 2012.03.03 한복 입고 외국 TV 노래 경연하는 요가일래 33
  2. 2012.02.13 한국 동요 노을 리투아니아 전국 대회 본선행 9
  3. 2012.01.24 한국에는 어린이 민요가 없다?! 7
  4. 2011.06.14 참가자가 2명인데 왜 3등이지, 황당한 국제 대회 1
  5. 2011.05.27 신기생뎐 단사란의 백만 송이 장미를 듣고서 2
  6. 2011.05.11 리투아니아 음악의 저녁 연주회를 다녀와서 2
  7. 2011.05.02 민요 경연 대회장엔 마이크가 없다 2
  8. 2011.01.03 리투아니아 음악학교 연주회 풍경
  9. 2010.09.25 아빠 춤추고, 두 딸 노래하는 동영상 화제 2
  10. 2010.05.21 헤비메탈 따라하던 딸, 3년 후 변한 모습 1
  11. 2010.04.19 딸에게 노래전공 권하고 웃음짓는 우리 부부 6
  12. 2010.04.12 가요제 상 타도 피자, 상 안 타도 피자 먹는 딸의 방법 11
  13. 2010.03.17 잠꼬대로 노래 한 곡을 다 부른 8살 딸아이 7
  14. 2010.03.04 딸에게 한국노래를 부탁한 선생님 32
  15. 2010.02.11 8세 딸아이의 노래실력 변천사 10
  16. 2009.12.14 딸의 노래경연에 못 간 한국인 아빠의 심정 8
  17. 2009.11.13 8살 딸아이가 유명해지려고 하는 이유 15
  18. 2009.05.13 노래경연 1등한 딸, 화가가 되겠다니 5
  19. 2009.04.27 꽃선물 없이 본 7살 딸아이 노래공연 1
  20. 2008.12.21 여학생들, 성탄과 새해 노래 동영상 1
  21. 2008.08.14 혼란 없는 리투아니아 공연장 2
  22. 2008.06.14 관객들을 매료시킨 흑백의 감미로운 노래
  23. 2007.11.28 발랄하게 노래하는 리투아니아 여학생들
요가일래2012. 3. 3. 08:16

"한국 동요 노을 리투아니아 전국 대회 본선행" 글에서 요가일래(10살)가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있는 TV 노래 경연 대회 본선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당시 심사위원단은 한국 노래 노을을 본선 노래로 지정했지만,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한 후 리투아니아 노래 "Boruž,boružėle"(무당벌레)를 최종적으로 지정해주었다. 아쉬웠지만,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노래 대회이니 시청자들에게 전혀 생소한 한국어 노래보다는 리투아니아어 노래가 더 적합할 것이라는 점에는 충분히 이해된다.

노을 노래면 색동 한복이 딱 어울릴 것 같아서 때 마침 지인을 통해서 색동 한복을 구했다. 하지만 최종 지정곡이 바뀌자 의상이 이젠 제일 고민이었다. "어떤 드레스를 무대복으로 입혀야 하나?"를 두고 아내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인들의 조언을 얻어서 선택할 수 있도록 유럽식 드레스를 서너 벌 준비했다.

경연일을 며칠 앞두고 친척 한 사람이 리투아니아에서 아주 유명한 의상 디자이너의 조언을 얻어보자고 제안했다. 어떻게 사례할 지가 걱정이었지만, 일단 만나보기로 했다. TV 출연 꿈을 이룬 딸에게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다 해자고 마음 먹었다. 아내는 드레스와 한복을 함께 가져갔다. 두 시간 후 집으로 돌아온 아내는 기분이 무척 좋았다. 고민거리가 해결되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뭐라고 조언했나?"
"한복이 최고다고 했어."
"왜 그렇게 생각해?"
"'본선에 올라온 참가자들은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실력은 다 엇비슷하다. 뭔가 독특한 것으로 시청자와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요가일래에게는 한복이 적격이다.'라고 말했어. 요가일래에게 '너의 무당벌레는 한복을 통해서 한국에서 리투아니아로 온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심어주었어."
"우와~ 정말 대단한 디자이너네."


이렇게 해서 비록 리투아니아 노래를 부르지만 한복을 입고 나가기로 했다. 2월 26일 방송 촬영(3월 3일 현지 시각 오후 2시 방영)에서 요가일래가 노래를 다 부르고 자리로 돌아가려고 하는 데 사회자가 달려와 대본없이 즉흥 인터뷰를 했다.

"여기 무당벌레를 아무리 찾아봐도 나비만 보이네요. 입고 있는 이 아름다운 옷에 대해 말해주세요."
"이 치마는 한국의 전통 치마입니다."
"한국에 대해 전혀 몰라요. 그 나라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한국은 멋진 나라예요. 리투아니아보다 더 따뜻하고, 아주 좋은 사람들이 많아요. 매년 한국에 가요."
"언제 저도 초대해주세요."
"물론이지요."
"약속은 약속입니다. 감사합니다." 


* TV 방송 스튜디오에서 촬영

이렇게 한복 덕분에 인터뷰를 통해서 리투아니아 전국에 한복과 한국을 알릴 수 있게 되었다. 2월 25일부터 매주 토요일 생방송으로 5월 중순까지 본선 TV 노래 경연 대회가 열린다. 심사위원들은 매회 참가자를 평가해 최종적으로 입상자를 선발한다. 이들은 리투아니아 오페라 대극장에서 최종 노래 공연을 한다. 이 공연에는 심사위원들이 뽑은 참가자들과 리투아니아 국내외 누리꾼들로부터 가장 많은 투표를 얻은 사람 1명이 참가한다.

* 결과: 아쉽게도 요가일래는 이번 행사에 최종 입상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2년 후에 다시 열린 행사에 또 도전해야겠지요. 그 동안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2. 2. 13. 07:06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있는 노래 대회 중 하나가 "다이누 다이넬레"(Dainų dainelė, 직역하면 '노래 중 한 곡')이다. 이 대회는 리투아니아 텔레비전 방송사와 교육부가 2년마다 조직한다. 첫 대회는 1974년 열렸고, 지속적으로 변함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이 대회 목적은 고전적이고 자연스러운 노래부르기를 유지하고 이를 널리 알리는 것이다. 참가 대상은 유치원생부터 학생까지(3세에서 19세까지) 원하는 사람 모두이다. 지금까지 역대 참가자수는 총 20여만명이다. 리투아니아 인구가 320만여명이니 엄청난 숫자이다. 2012년 대회에도 5000여명이 참가했다.

리투아니아 전역에 있는 60개 지방자치 정부가 참가한다. 참가자는 4개 연령별로 나누어진다. 심사기준은 조음(調音), 음성, 노래 선곡과 해석, 예술성, 무대 태도이고, 만점은 25점이다. 전체 다섯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 학내 경선
2단계: 시별 경선
3단계: 도별 경선
4단계: 전국 경선 (TV 생중계)
5단계: 최종입상자 공연 (국립 오페라 극장)  

학교내에서 열리는 1단계는 상대평가로 시별 경선에 나갈 참가자를 뽑고, 2-4단계는 절대평가로 상위 경선 참가자를 뽑는다. 4단계 경선은 모두 4회로 분리해서 TV 생중계로 이루어진다. 심사위원 평가와 함께 시청자 전화 평가로 5단계 참가자를 뽑는다.  
   
참가자는 리투아니아 민요 1곡 + 마음대로 선택한 2곡, 모두 3곡을 3단계까지 부른다.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전공하는 10살 딸 요가일래도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2년마다 열리지만, 이 대회가 차지한 위상 때문에 선생님은 내내 학생과 함께 이 대회를 준비한다. 

선생님은 2010년 3월 딸에게 한국 노래를 한 곡 부탁했다. 이때 '초유스의 동유럽' 블로그 글[관련글 바로 가기]을 읽은 사람들이 '노을'을 많이 추천했다. 약 2년 동안 이 노래를 배우고 불렀다. 선생님은 리투아니아 민요 1곡, 리투아니아 노래 1곡 그리고 세 번째 곡으로 '노을'을 선택해 이 대회에 참가시켰다.

1월 21일 3단계 도별 경선이 있었다. 약 3주만에 4단계 전국 경선 참가자가 발표되었다. 대부분 참가자와 부모는 4단계에 뽑히는 것만으로 큰 영광으로 여긴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가 실현되기 때문이다.  
 
4단계 참가자 선발에 기뻐하면서도 고민이 되었다. 무슨 노래로 TV 경선에 나갈 것인가 때문이었다. 시청자 전부가 한국어를 모르는 데 한국어 노래를 부른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시청자가 투표해줄까? 리투아니아 노래 대회이니 당연히 리투아니아어 노래를 부르는 것이 유리할 것 같았다. 참고로 4단계 참가자를 선발하면서 심사위원들은 참가자가 TV 경선시 부를 노래로 3곡 중 2곡(참가자가 1곡 선택)을 지정해준다.
 
▲ 3단계 도별 경선에서 '노을'을 부르고 있는 요가일래

몇 시간이 지난 뒤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심사위원들이 TV 경선에서 요가일래가 부를 노래를 이미 선정했다는 것이었다. 염려했던 그 노래였다. 바로 한국 창작 동요 '노을'이다. 왜 심사위원들은 이 노래를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했을까? 시청자들도 심사위원처럼 평가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이제 선곡 고민은 사라졌다. 한국 노래 '노을'이 한국어로 리투아니아 전국에 TV 생중계된다는 것에 만족하고 시청자 반응에 대한 염려는 하지 않아야겠다. 지난해 3월 '노을'을 추천한 사람들에게 이 자리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5단계 최종입상자 공연까지 갈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4단계에 올라간 것까지로만으로도 우리 가족은 크게 만족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 24. 07:54

몇 주전부터 리투아니아인 아내로부터 시달림을 받고 있는 일이 하나 있다. 다름이 아니라 한국 민요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초등학교 4학년 딸 요가일래가 음악학교를 다닌다. 올해 있을 세계 민요 부르기 대회에 참가시키고자 음악 선생님이 딸에게 한국 민요를 권했다. 

그래서 인터넷 구글과 유튜브 검색을 통해 초등학교 4학년생 즉 어린이에 적합한 한국 민요를 찾아나섰다. 한 사이트의 "교과서에 실린 우리 민요 서른 아홉곡" 글에서 한국 민요의 목록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창부타령, 노랫가락, 방아타령, 자진방아타령, 양산도, 경복궁타령, 한강수타령, 천안섬거리, 아리랑, 토라지타령, 늴리리야, 군밤타령, 풍년가, 박연폭포, 몽금포타령, 싸름, 배치기, 수심가, 엮음수심가, 산염불, 자진산염불......
 
일단 군밤타령, 밀양아리랑, 진보아리랑 가사 악보를 구했다. 그런데 가사 내용이 다 어린이가 부르기에는 그렇게 적합하지가 않은 것 같았다. 

군밤타령: 어허얼싸 돈바람이 분다...... 처녀와 총각이 잘 놀아난다 잘 놀아나요
밀양아리랑: 날 좀 보소... 꽃 본듯이 날 좀 보소 (옛날판 작업(?) 노래 같다.) 
진도아리랑: 저 달이 떳다지도록 노다 나가세 (어린이는 일찍 자야지, 어떻게 새벽까지 놀 수 있나?)

일단 음악 선생님은 멜로디를 보더니 밀양아리랑이 경쾌하다고 선호했다. 다시 아내는 다른 좋은 어린이용 한국 민요가 없는지 찾아보라고 보챘다. 결국 함께 인터넷과 유튜브 검색을 찾아보았지만 별다른 결실을 얻지 못했다. 
 
아내는 한국 어린이가 민요를 부르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싶어했다. 검색을 해보니 단연히 돋보이는 어린이는 송소희였다. 아내는 "5천만명의 한국 인구에 민요 부르는 어린이가 어찌 송소희밖에 없어?"라고 아쉬워했다. 아래는 송소희가 부르는 "늴리리야"(청사초롱 불 밝혀라 잊었던 그 님이 다시 돌아온다)이다.
 
* 이 동영상에 대한 다음까페 한류열품 사랑 회원들의 댓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한편 아래는 요가일래가 21일 부른 우리나라 동요 "노을"이다. 2010년 3월 4일 "딸에게 한국 노래를 부탁한 선생님" 글에서 방문자들이 추천해준 노래였다.
 

민요를 골라도 악보 때문에 선택의 폭이 더 좁아졌다. 가사 악보만이 아니라 피아노 반주용 악보도 필요하다. 민요는 장구, 북 등 우리나라 전통 악기로 연주되므로 굳이 서양식 악보가 필요없다. 하지만 한국 민요 세계에 널리 알리기 취지로 본다면 서양 악기 연주용 악보도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혹시 우리나라 민요에 관심이 있는 분 중 외국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생에 적합하고 또한 외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민요가 있다면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 6. 14. 08:08

최근 K팝의 파리 공연이 성황리에 마쳐졌다.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전역을 강타했다"고 들떠 있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프랑스 대표 일간지인 르몽드는 “음악을 수출품으로 만든 제작사가 길러낸 소년·소녀가수들이 긍정적이며 역동적인 국가 이미지를 팔 수 있다고 여기는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아이돌의 교육기간 중 성형수술이라는 극단적 수단도 동원된다”고 보도했다고 한다.


이 기사를 읽고 노래에 관심있는 딸아이의 "성형수술 때문에 가수가 안될래"라는 옛날 말이 떠올랐다. 6월 12일 딸아이가 참가하는 "국제 음악 경연 대회"가 열렸다. 처음 참가하는 국제 대회라 큰 기대를 하고 가보았다. 고등학생까지만 참가할 수 있고, 피아노 부문과 노래 부문으로 나눠져 있었다.

행사 안내 책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명색이 국제 대회인데 딸아이가 참가하는 노래부문 카테고리 A(2001년 6월 11일 이후 출생)에는 참가자가 고작 2명뿐이었다. 하지만 나이대가 올라갈수록 참가자는 더 많았다. 

궁금해서 리투아니아인이자 음악을 전공한 아내에게 물어보았다.

"리투아니아에서는 어린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는데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 이유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다듬으려고 하는 것이 오히려 그 목소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답이 왜 참가자가 적은 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참가자는 연달아 노래를 세 곡 불렀다. 한 곡도 아니고 세 곡을 부르는 것이 9살 딸아이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목감기 기운으로 목안이 따끔거리는 증세를 겪고 있었다. 노래를 다 마치고 밖으로 나온 딸아이는 그만 눈물을 흘렸다. 세번 째 노래에서 단어를 두 군데 섞어서 기대한 만큼 잘 부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걱정하지만, 심사위원들 중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도 있으니까. 못해도 2등은 할 수 있잖아."

경연대회 결과는 6월 13일 오전에 나왔다. 행사장에 가있던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요가일래가 3등을 했어!"
"참가자가 2명뿐인데 어떻게 3등을 했지? 좀 황당하지 않나?"
"1등과 2등은 선정되지 않았고, 3등이 최고야."

행사 안내책자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까닭은 이 경연대회의 등수는 상대평가가 아니고 절대점수로 매겨지기 때문이다.

▲ 상장에 서명한 사람들: 리투아니아 이탈리아 대사, 이탈리아 리투아니아 대사, 리투아니아 음악연극 대학교 총장, 빌뉴스 음악전문학교장....

▲ 처음으로 국제 대회에서 참가해 노래를 부르는 9살 요가일래
 

아내는 대회 규모나 등수가 문제가 아니라 딸아이에게 다양한 무대 체험을 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점 때문에 이 대회에 참가시켰다고 한다. 금색 상패를 목에 걸고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는 몹시 기뻐했다.

"아빠, 이게 진짜 금이야?"
"글세..."
"이게 진짜 금이다고 했다면 내가 노래를 더 잘 불렀을텐데......"
"앞으로 열심히 노래해봐. 이것보다 엄청나게 더 큰 진짜 금도 받을 수 있어."
"알았어."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5. 27. 07:44

유럽에 살고 있지만 요즘 한국의 주말이 몹시 기다려진다. 한국 드라마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꼭 챙겨보는 드라마가 둘 있다. 하나는 SBS의 "신기생뎐"이고, 다른 것은 MBC의 "내 마음이 들리니"이다. (우 사진: "백만 송이 장미" 작곡가 라트비아인 라이몬드스 파울스 -사진: Saeima)
 
몇 주 전 단사란이 "백만 송이 장미"를 부르는 장면이 나왔다. 귀에 익은 곡이라 부엌에 있던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방으로 왔다. 아내는 소련 시대 때 학교를 마쳤기 때문에 러시아어는 모국어 수준이다.

처음엔 단사란이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알았는데, 시간이 흐른 후에야 러시아어로 노래를 부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아내는 음악을 전공에 소리에 능하지만 단사란의 초반부 러시아어 발음이 귀에 정확하게 닫지 않았다고 한다.     


러시아 국민가요로 소개된 이 곡은 라트비아인 라이몬드스 파울스(Raimonds Pauls)가 러시아인 여가수 알라 푸가체바(Alla Pugacheva)에게 써준 것이다. 그는 자신이 작곡한 라트비아의 가요 "마라가 준 인생" 곡에 러시아어 가사를 붙여서푸가체바에게 주었다. 이로써 소련 연방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파울스는 1936년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관심을 가졌고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1972-1988년 여러 음악 그룹을 결성해 활동했다. 1988-1993년 라트비아 정부 문화부장관, 1998-2010년 라트비아 국회의원, 1999년 라트비아 대통령 후보 등을 역임했다. 


위는 1983년 "백만 송이 장미"를 부르는 알라 푸가체바의 동영상이다. 당시는 소련이라는 시대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러시아 국민가요라는 표현보다는 러시아어로 된 라트비아 가요라고 하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최근글: 유럽 중앙에 울려퍼진 한국 동요 - 노을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1. 5. 11. 05:49

이제 한 두 달 후면 리투아니아 학생들은 한 학년을 마친다. 요즘 특히 음악학교 학생들은 각종 공연 등으로 바쁘게 지낸다. 교사들은 학교뿐만 아니라 성당, 고아원 등 학교 이외에서도 공연회를 조직한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전공한다. 어제는 리투아니아의 대표적인 민속악기인 캉클레스 앙상블이 성당에서 개최한 연주회를 다녀왔다. 캉클레스의 반주에 따라 요가일래는 리투아니아 노래 "Skrido bitele"(아기벌이 날아갔어)를 불렸다.
 

아래 동영상은 이날 주된 공연을 한 캉클레스 앙상블의 연주를 담고 있다. 리투아니아 전통악기인 캉클레스의 선율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 관련글: 민속악기 캉클레스 반주에 노래하는 딸아이

아기 때부터 영어 TV 틀어놓으면 효과 있을까
한글 없는 휴대폰에 8살 딸의 한국말 문자쪽지
딸에게 한국노래를 부탁한 선생님
한국은 위대한 나라 - 리투아니아 유명가수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 5. 2. 14:55

지난주 금요일 딸아이가 다니는 음악학교에서 노래 경연대회가 열렸다. 그 동안 약간의 감기 증세, 부활절 방학 등으로 제대로 노래 지도를 받지 못했다. 나가지 않으려고 하는 딸아이에게 이왕 등록했으니 참가하는 것이 좋겠다고 달랬다.

늘 그렇듯이 기록을 위해 이날 경연 대회장인 음악학교로 갔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있는 음악학교들에서 노래 전공 학생들과 앙상블들이 참가했다.

200석 규모의 강당에서 열렸다. 지금껏 연주회 등에 관람했을 때에는 늘 무대에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날은 마이크가 없었다. 딸아이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될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이 큰 강당에 왜 오늘은 마이크가 없지?"라고 옆에 있던 아내에게 물었다.
"민요 경연 대회에는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전통이다."라고 답했다.


 이날 딸아이는 리투아니아 민요 두 곡을 불렀다. 리투아니아어이지만 딸아이의 동영상을 소개한다. 결과는? 2등을 했다.



"오늘은 2등 했나? 축하해. 기분이 어때?"
"괜찮아. 벌써 1등을 많이 했잖아. 2등 할 수도 있지 뭐."
"그래. 맞아."

이날 식구들은 케익과 맥주로 소박한 축하연을 베풀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1. 1. 3. 10:19

지난해 12월 22일 성탄절과 새해를 맞아 개최한 리투아니아 음악학교 연주회를 다녀왔다. 이 음악학교에서 아내가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고, 초등학교 3학년생 딸아이가 노래를 배우고 있다. 일년에 두 번 열리는 성대한 연주회이다.

리투아니아 음악학교는 일반적으로 음악적 재능이나 음악에 관심이 있는 5-6세 아이가 입학해 7-8년 동안 배운다. 이들은 일반학교에 다니면서 방과후에 음악학교에 와서 수업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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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음악학교 연주회에서 노래하는 요가일래

리투아니아 음악학교 학생들의 재능을 엿볼 수 있도록 아래 동영상을 소개한다. 참고로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아내가 동영상을 편집했다.


* 최근글:
몰래카메라를 가지고 노는 북극곰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0. 9. 2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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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학교에서 돌아온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아이가 컴퓨터를 하면서 소리없이 눈물을 쏟고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가 사망했다라는 소문을 학교에서 들었기 때문이란다. 비버(16살)는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린 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된 캐나다 출신 10대 가수이다. 바로 딸아이의 우상이다.

"아무리 사망했다고 해도 그렇게 울면 되나?"
"아빠는 몰라. 빨리 아빠 방에 가. 혼자 있고 싶어."
"비버는 유명하니까 인터넷 뉴스에서 사망했는지 사실 여부를 금방 확인할 수 있어. 울지마."

이렇게 비버는 리투아니아 청소년들에게도 아주 인기가 많다. 최근 리투아니아의 한 가족이 만든 유튜브 동영상이 화제를 모우고 있다. 바로 저스틴 비버의 <Baby> 노래를 두 딸인 카밀레(Kamile)와 칼로리나(Karolina)가 부르고, 뒤에서 아빠(33살, Vitalijus Orlovas)가 춤을 추는 동영상이다.

이 동영상은 유튜브 사용자(youtube.com/user/vitalij76) 2010년 07월 19일 올렸고 현재 조회수는 97,656이다. 이를 다시 다른 유튜브 사용자(youtube.com/user/CelebritiesSpoofs)가 2010년 9월 18일에 올렸는데 현재 조회수가 무려 805,007이다. 리투아니아 사람이 제작한 유튜브 동영상으로 근래에 보기 드문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저스틴 비버의 노래에 따라 두 딸과 함께 세계적 화제작을 만든 아빠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5. 21. 08:27

3년 전 어느 날 우리집 식구들은 자동차를 타고 장모님이 살고 있는 시골도시로 향했다. 이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헤비메탈 음악을 듣고 있던 딸아이 요가일래(당시 5살)은 갑자기 마치 기타리스트가 된 듯 기타없이 기타를 치는 흉내를 내었다. 그 장면이 재미있어 영상에 담아보았다.

 
2년 전 요가일래를 음악학교에 보내려고 했을 때 많은 고민을 했다. 무엇을 전공으로 권할까였다. 기타, 바이올린, 플루트, 피아노 등 악기를 권할 것인가, 아니면 노래를 권할 것인가였다.

"너, 뭐 배우고 싶어?"
"몰라."
"바이올린 어때?"
"싫어."
"왜?"
"무거운 바이올린 들고 다니는 것이 싫어."
"그럼, 기타는?"
"싫어."
"왜?"
"엄마한테 배우면 되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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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고려 끝에 가벼운 악보만 들고 음악학교에 다닐 수 있는 노래 전공을 선택했다. "아빠, 하지만 나 가수 안 할래"라고 말하면서도 요가일래는 경연대회에 나가면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몹시 바란다. 아래는 지난 4월 27일 노래 공연 때의 모습이다. 다섯 살 헤비메탈 기타리스트 흉내쟁이가 이렇게 변했다. 또 3년 후면 어떻게 변할까? 사실 이렇게 눈에 띄게 변화하는 아이의 모습 속에서 양육의 재미와 보람을 느낀다.
   

요가일래 엄마는 어렸을 때 가졌던 꿈 중 하나가 가수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요가일래가 과연 엄마의 꿈을 대신 이루어줄 지가 궁금하다. 하지만 억지로 그렇게 해주길 바라지는 않는다.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배우면서 소수든 다수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있게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만 익힌다면 그것으로써 만족하기 때문이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4. 19. 06:55

4월 10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소재한 노래전문 음악학교가 실시한 가요제에 초등학교 2학년생 딸아이 요가일래가 참가했다. 그냥 단순한 노래공연이라고 생각하면서 갔으나 가보니 노래전공 교사들 사이에는 꽤 알려진 어린이 청소년 가요제였다. (관련글: 가요제 상 타도 피자, 상 안 타도 피자 먹는 딸의 방법)

이날 4-10세 어린이 가요제에서 요가일래가 상을 받았다. 가장 어리고 재능있는 상에는 5살 아이가 받았는데 이 아이의 아버지가 피아노 반주를 했다. 아내는 단번에 그를 알아보았다. 아버지가 리투아니아에서 유명한 피아니스트이고, 그 아버지도 유명한 피아니스트이다. 그런데 아이는 피아노가 아니라 노래를 전공한다. 대를 이어서 피아노를 전공시킬만 한데 하지 않았다.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는 아내는 이 광경을 지켜보고 또한 상을 탄 요가일래를 보면서 만족스러운 듯 한 마디했다.
"우리가 요가일래에게 노래전공을 권한 것이 잘한 일이라 확신이 든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


2년 전 음악학교에 입학시킬 때 고민을 많이 했다. 피아노, 바이올린 등 악기전공을 권할 것인지 아니면 노래전공을 권할 것인지...... 음악학교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피아노를 배워야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좀 편하게 음악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래전공을 선택했다. 마침 아내가 근무하는 음악학교에 노래전공이 새롭게 신설되었다.

6개월 수업료는 240리타스(12만원)이다. 음악학교 2학년을 마칠 쯤 통과시험이 있다. 노래전공이지만 더 전문적으로 노래를 배울 수 있는 지를 가리는 시험이다. 이 시험을 통과하면 일주일에 노래 배우는 수업시간이 한 시간 더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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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요가일래가 다니는 음악학교에서 노래와 합창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공연을 했다. 이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딸아이에게 물었다.

"너 이젠 무대에 서는 것이 두렵지 아니?"
"안 두려워. 조금씩 재미가 생겨."
"그래 부담없이 노래 배우고 불려."

        ▲ 2010년 4월 16일 독창하는 요가일래  

* 관련글: 8세 딸아이의 노래실력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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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4. 1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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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아내는 4월 10일(토) 딸아이 요가일래가 노래공연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람들 앞에서 그냥 노래하는 것이니 부담없이 평소 하는 대로 하라고 말했다. 행사 시작 한 시간 전에 부랴부랴 일어났다. 그래도 기념이니 촬영하러 같이 가자고 아내와 딸이 제안했다. 무거운 삼각대를 가져가려고 했으나 아내가 제지했다.

단순한 노래공연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가보니 심사위원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리투아니아 음악계에 알려진 사람들 세 사람이 심사위원이었다. 노래전문 음악학교가 작고한 리투아니아 유명 성악가인 비루테 알모나이티테(Birute Almonaityte) 이름으로 개최하는 어린이 및 청소년 가요제였다.

음악학교 노래지도 선생님들 사이에는 권위있는 가요제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자기 제자가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선생님들간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요가일래는 4-10세까지 어린이 부문에 참가했다. 빌뉴스에 소재한 여러 음악학교 대표로 12명이 참가했다. 요가일래는 두 번째로 노래했다. 요가일래가 노래를 마치자 심사위원들이 웅성거리면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았다. 하지만 이어지는 어린이들의 노래솜씨도 대단했다.

모든 참가자의 노래가 끝나자 잠시 휴식 후 수상자 발표가 있다는 안내가 있었다. 그때서야 단순한 노래공연이 아니라 노래경연임을 알게 되었다.

         ▲ 노래전문 음악학교가 주최한 가요제에서 노래하는 요가일래 (2010년 4월 10일, 빌뉴스)  

여러 날부터 요가일래는 피자타령을 했지만 아내의 절약정책 고수에 빈번히 좌절되었다. 수상자 발표를 기다리면서 엄마가 요가일래에게 한 마디 했다.

"오늘 너가 상을 타면 피자를 사줄게."
"고마워. 그런데 상을 타면 엄마가 피자를 사고, 상을 안 타면 내 용돈에서 피자를 사도 돼?"
"물론이지."


엄마와 딸 사이에 앉아있던 아빠가 거들었다.
"요가일래, 너, 오늘 상 타도 피자 먹고, 상 안 타도 피자 먹게 되네. 정말 행복한 날이다!"
수상자 발표를 기다리는 긴장된 순간에 우리 가족은 이렇게 곧 먹을 피자 생각으로 그 긴장감을 해소했다.

12명 중 수상자는 세 사람이었다. 가장 어린 참가자(5세)에게 주는 상 수상자의 호명이 있었다. 요가일래는 8세이니 해당사항이 없었다. 이어서 가장 아름답게 노래한 상의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10세 남자아이가 상을 탔다. 이제 마지막 남은 수상자는 한 사람이었다.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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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을 받는 장면 (왼쪽);                                      ▲ 노래지도 선생님과 함께 (오른쪽)  

예상하지 못했지만 요가일래였다. 노래지도 선생님이 요가일래 볼에 입맞춤함으로써 축하인증샷을 남겼다. 부모보다도 선생님이 요가일래에게 노래를 지도하는 데 더 열성이라 무척 고맙다.      

* 최근글: 꾸밈 없음이 제일 예쁘다는 8살 딸아이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3. 17. 06:13

7박 8일 동안 병원생활을 한 후 지난 월요일 집으로 돌아왔다. 누구나 그렇듯이 전신마취를 두 서너 시간한다는 말에 가장 두려움이 앞섰다. 마취 후 의식회복이 걱정이었다. 병원생활을 위해 간단한 짐을 챙겨 집을 나서기 전 다시 건강을 회복해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이 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이 방 저 방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병원입원하기 며칠 전에 딸아이 요가일래와 함께 심은 파 씨앗이 싹을 돋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발코니에는 튤립이 막 자신의 파란 몸둥아리를 내밀고 있었다.

가족이 모여 집안에 일어난 대소사를 이야기했다. 모든 이야기의 압권은 요가일래가 차지했다. 3월 10일 음악학교에서 3월 11일 국가독립선포일 기념 연주회가 열렸다. 이 때 요가일래가 노래 공연을 했다. 이 날 밤 언니 마르티나는 사촌언니와 함께 놀려가 새벽에 돌아왔다. 아내는 이들을 걱정하느라 제대로 잠에 들 수가 없었다.

이때 옆에서 곤히 잠자고 있는 요가일래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잠자는 동안 요가일래가 중얼거리거나 말을 하는 경우는 흔하다. 몇 음절로 끝날 것으로 엄마는 생각했는데 요가일래는 노래 한 곡 전체를 다 불러 엄마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야, 너 왜 노래해?"

라고 아내는 자는 요가일래에게 말을 걸었다.

"라사 선생님이 목소리를 확인하기 위해 노래를 하라고 했어."

라고 요가일래는 자면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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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0일 음악학교 연주회에서 노래공연하는 요가일래 (사진촬영: 요가일래 엄마)

잠에서 부른 노래는 바로 전날 저녁 연주회에서 부른 노래였다. 아침에 일어난 엄마는 요가일래에게 밤에 일어난 잠 속의 노래하기를 이야기했다. 둘이서 배꼽을 잡고 한참 동안 웃었다고 한다.

"아빠, 이 이야기를 블로그에 써.""그런데 네가 노래하는 현장 장면이 없어서 생생하지 못할 것 같다."
"아빠, 내가 누워서 자는 척하고 노래를 부를 테니 촬영해."
"그렇게까지 연출할 필요는 없다!"

라고 아내가 끼어들었다.

"엄마, 왜 안돼? 재미있잖아! 아빠, action!"

 


나도 자면서 중얼거리나 헛소리나 횡설수설을 종종 하곤 한다. 하지만 요가일래처럼 정확한 문장을 길게 말하거나 노래를 끝까지 부른 적은 없는 것 같다. 딸아이에게 재미난 추억거리가 될 것 같아 비록 재현이지만 영상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 관련글: 8세 딸아이의 노래실력 변천사
* 최근글:
한글 없는 휴대폰에 8살 딸의 한국말 문자쪽지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3. 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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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요가일래는 일반학교 수업을 마치고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음악학교를 다닌다. 어제 음악학교에서 돌아온 요가일래는 얼굴이 아주 기분 좋게 상기되어 있었다.

"아빠, 집에 가서 한국노래를 빨리 찾아야 돼."
"왜?"
"선생님이 한국노래를 가져오래."


옆에 있던 엄마가 끼어들었다.
"한국노래 중에 리투아니아어로 번역된 것이 있나? 선생님이 한국말로 모르잖아."
"엄마, 없어도 돼. 괜찮아. 아빠가 말하면 내가 리투아니아어 발음대로 적을거야."

요가일래는 음악학교에서 노래부르기를 전공하고 있다. 선생님이 한국노래가 어떤 것일까 궁금해하고, 요가일래에게 한번 불러보게 할 생각인 것 같았다. 선생님의 뜻하지 않은 제안에 요가일래는 한국말이 할 줄 아는 것과 선생님이 한국을 알아주는 것에 대해 아주 기분이 좋았다. 선생님의 제안이 요가일래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일깨워주는 것 같아 덩달아 아빠의 기분도 좋았다. 

"나리 나리 개나리 노래 가져가봐."
"아빠, 그 노래는 너무 짧아. 내가 이제 아기가 아니잖아. 긴 노래가 필요해."


유튜브에서 "고향의 봄", "반달" 노래를 요가일래와 함께 들어보았다.

"이 노래 어때?"
"아빠, 소리가 낮고, 느려. 좀 빠른 노래 없어?"
"찾아봐야지."
"아빠, 소녀시대 gee gee는 어때? 내가 거의 다 외웠는데......"(요가일래 gee gee 기대가 되네요. ㅎㅎㅎ)
"그 노래는 동요하고는 거리가 멀잖아."
"그래도 한번 가져가보고 싶어."


위 영상은 요가일래가 지난 연말에 배운 리투아니아 노래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위 리투아니아 노래를 참고해서 요가일래가 선생님에게 가져다줄 한국노래를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생각은 요가일래가 초등학교 2학년이니 한국동요가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동요들을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 노래 중 요가일래는 '노을'을 선택했습니다. 아래는 2012년 1월 21이에 부른 '노을'입니다.)


* 관련글:
8세 딸아이의 노래실력 변천사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2. 11. 07:57

유럽 리투아니아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딸아이 요가일래는 최근 들어 자주 듣는 노래 중 하나가 바로 "소녀시대의 Oh!"이다. 혼자 중얼중얼 따라부르기도 한다. 이 노래를 리투아니아 친구들에게 채팅 프로그램인 스카이프를 통해 들려주기도 한다.

처음 이 노래를 듣더니 좋다고 다 배워보겠다는 욕심으로 악보까지 구해달라고 했다. 다섯 장의 악보를 받아본 요가일래는 버겨워 포기하는 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이 노래를 따라 부르곤 하니까 시간이 지나면 "아빠, 촬영 준비해!"라고 큰 소리를 칠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어젯밤 모처럼 요가일래의 어린 시절 비디오 테잎을 함께 보았다. 2004년 7월 촬영한 것이었다. 당시 만 2살 8개월인 요가일래의 노래부르기에 한 바탕 웃음을 쏟았다. 지나가는 비행기를 보면서 "날아라, 날아라" 비행기 노래를 불렀고, 엄마가 선창을 하자 "엄마, 하지마!"라고 저지하기도 했다. 이렇게 노래부르기를 좋아하던 요가일래는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배우고 있다.    

만 2살부터 찍어놓은 요가일래의 노래하기 영상을 한 자리에 모아보았다. 변천사라고 하기에는 너무 쑥스럽지만 아이의 변화과정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아 아래에 소개한다.

         ▲ 2004년 7월 18일 (2살 8개월)
         ▲ 2006년 5월 12일 (3살 6개월)
         ▲ 2008년 2월 27일
         ▲ 2009년 4월 24일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12. 14. 07:19

리투아니아에는 매 2년마다 "다이누 다이넬레"(Dainų dainelė)라는 텔레비젼 경연 대회가 열린다. 리투아니아 전국에서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노래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이 참가하는 그야말로 경쟁이 치열한 경연 대회이다. 이 대회는 1974년부터 리투아니아 교육부와 텔레비젼 방송사가 주관하는 행사이다.

먼저 각 학교별로 지역예선에 나갈 참가자를 선발한다. 딸아이는 만 8살로 지난 해부터 2년째 음악학교애에서 노래를 전공하고 있다. 교사들도 이런 권위있는 대회에 자신의 제자가 참가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요가일래는 11월 26일 학교 선발전에서 선발되었다. 그 때 노래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싶었으나 요가일래 엄마는 학교에서 선발되면 지역예선 때 촬영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12월 12일 토요일 지역예선이 열렸다. 방청객 없이 해당 참가자 부모와 네 명의 심사위원들이 참가하는 오디션 형태였다. 이날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각 학교에서 선발된 46명(4세-10세)이 참가했다. 심사위원들은 전국 TV 경연 대회에 나갈 참가자를 뽑는 시간이었다.

이날을 앞두고 우리 가족들은 아빠의 참가 문제를 가지고 가족회의를 열렸다. 아빠가 그냥 가서 촬영하면 되지 무슨 가족회의까지 여는 부산을 떨었을까? 음악학교에서 선발전에서는 모두가 요가일래 다문화 가정의 아이라는 것을 알고 또 아빠가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엄마가 또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지역 예선의 심사위원들은 외부 전문가들이다. 엄마가 먼저 문제를 제기했다. 아빠가 오디션 현장에서 나타나서 리투아니아 사람 아님을 심사위원들에게 노출시키는 것이 과연 요가일래에게 덕이 될까? 아니면 해가 될까?

심사위원들이 요가일래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특출한 재능이 있다고 판단하면 별문제이겠지만,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비슷할 경우에는 외부적인 요인이 선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엄마의 판단이었다. 심사위원들의 외국인에 대한 성향을 모르기 때문에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엄마와 언니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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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전국 TV 노래 경연 대회 지역예선 오디션에서 노래하는 요가일래

특히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아시아인을 보면 A, B, C민족 중 하나로 여긴다. A민족을 무조건 좋아하는 성향이 있고, C민족을 무조건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심사위원 정도라면 외적 요인으로 점수를 메겨서는 안되겠지만 이들도 사람인 이상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두 사람이 동등한 수준이라면 부모가 리투아니아 사람인 학생을 뽑을까? 아니면 다문화 가정의 학생을 뽑을까?......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으니 당연히 리투아니아 사람을 선호할 것 같다.

엄마는 웃으개 소리로 캠코더에 "한국, Korea"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아빠도 오디션 현장에 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아쉽지만, 이날 오디션에는 아빠가 참가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지었다. 아빠가 리투아니아 사람이다면 전혀 논의조차 할 필요가 없는 사항인데, 아빠가 리투아니아 사람이 아닌 한국인이다보니 가족조차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문제가 된 것이다. 지금 살고 있는 나라의 모든 사람들은 그가 속한 인종, 민족, 피부, 사상 등에 구애받지 않고 평등하게 대우받는 세상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

"이기고 지고를 생각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것이 최고다"라고 오디션 받으러 가는 요가일래에게 말했다. 이제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였다. 먼저 엄마에게 캠코더 사용법을 일러주는 것이다. 다음은 요가일래가 오디션을 보는 순간 집에서 기도하는 것이었다. 엄마가 시작 몇 분 전 전화했다. 그리고 아빠가 기도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여태껏 흐린 날씨였는데 해가 쨍쨍 났다.

집으로 돌아온 요가일래는 아빠에게 나즈막하게 말했다.
"아빠, 내가 이길 거야. 웬지 알아? 해가 나왔으니까." (요가일래 이름 뜻은 빛나고 아름다운 해가 온다)


이 날 적어도 아빠가 아쉬움 속에 아빠의 민족을 노출시키지 않았으니 심사위원들이 공정하게 평가했으리라 믿는다. 여기서 선발되면 광역예선에 나가고, 이를 통과하면 TV 노래경연에 나간다. 지역예선 최종 선발 결과는 오는 19일 토요일에 나온다. 어떤 결과가 나올까 궁금하다.

* 최근글: 종이로 눈결정체 만드는 8살 딸아이
                국적 때문 우승해도 우승 못한 한국인 피겨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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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11. 13. 08:49

이제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딸아이 요가일래는 일반학교 수업을 마치고 음악학교를 다닌다. 일반학교에서는 4교시인 금요일을 제외하고는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매일 5교시 수업을 받는다. 그리고 수요일과 금요일 이틀은 이 일반학교 수업을 마치고 곧장 특별학교인 음악학교로 간다.

음악학교에서 독창, 합장, 솔페지어, 피아노를 배운다. 음악학교에서 전공은 노래이다. 마르티나 언니처럼 피아노 전공으로 권하고 싶었지만, 요가일래에게 부담을 덜 줄 것 같은 노래를 선택했다. 전공이 노래이지만 의무적으로 피아노를 배워야 한다.

2학년이 되자 노래 선생님이 지난 해보다 강도 높게 가르치고 있어 요가일래가 힘들어한다. 이유는 내년 봄에 열리는 어린이 전국노래경연 참가 때문이다. 학교선발, 지역선발, 예선, 본선으로 이어지는 쟁쟁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제자들이 이런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교사 능력을 객관적으로 입증받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열의가 대단해질 수 밖에 없다. 때론 이런 열의가 학생들에게 육체적 심리적 부담을 가져다 준다. 그렇다고 부담없이 가르쳐달라고 부탁하기도 멋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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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5일 만 8살이 된 요가일래

요가일래는 엄마가 음악을 전공했으니, 집에서 엄마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다행이다. 그런데 도움주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힘들다고 싫다고 하는 딸아이에게 윽박지르면서 가르치는 것은 한 두 번은 되지만, 늘상 그렇게 가르칠 수 없다. 한 동안은 소극적이더니 최근 들어와서 집에서 열심히 엄마의 도움을 받고 있다. 태도가 변한 이유는 간단했다. 엄마와 딸아이의 대화다.

"너가 본선에 나가면 TV에 나갈 수 있어."
"난 벌써 여러 번 한국 TV에 나갔어. 그리고 아빠 블로그로 벌써 유명해졌어. 더 이상 필요없어."
"거긴 한국이고, 여긴 리투아니아잖아."
"맞네."
"하지만 너가 리투아니아 TV에 나가면 어떻게 될까?"
"(한 참 생각하더니) 내가 유명해지고, 학급 아이들이 다 나를 좋아하고, 모두 나와 친구하고 싶어할 거야."
"그럼, 노래 연습을 열심히 해야 되나? 안해야 되나?"
"당연히 열심히 해야지."

이렇게 동기부여는 의외로 쉽게 되었다. 당분간 요가일래가 유명해지려는 이유는 학급 아이들 모두가 자기와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하루 반나절을 보내는 학교 교실에서 모두와 친구가 되어 즐겁게 보내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야 학교 다니는 재미가 솔찬하다.

요가일래의 이유를 들으면서 왜 사람들은 유명이나 특별한 뭔가가 있어야만 쉽게 친구를 얻을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떠올랐다. 어떤 특출한 면이 없더라도 사람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쉽게 사람의 친구가 될 수는 없을까......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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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지난 해 9월 초등학교와 음악학교에 동시에 입학했다. 학년이 끝나가는 무렵 음악학교는 어제 5월 12일 노래경연 대회를 개최했다. 음악학교를 다니면서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딸아이는 커면 화가가 되겠다는 말을 종종 한다.

물론 아이들의 꿈이나 장래 희망은 쉽게 변화할 수가 있다. 부모된 입장으로서는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전공하고 있으니, 일찍부터 노래와 연관된 꿈을 키워가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강요하지 않는 것이 제일 상책이라 믿는다.  

그래도 노래경연이라 5월 11일 저녁에는 혼자 여러 차례 식구들을 불러놓고 노래를 불렀다. 저러다가 목이라도 쉬어 정작 경연때 노래가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 걱정이 되었다. 

"아빠, 오늘 내가 노래 시합하는 데 꼭 와!"라고 말하면서 요가일래는 엄마와 함께 보다 더 일찍 학교로 갔다.

오후 5시 드디어 대회가 열렸다. 시험이나 시합을 앞두고 늘 가슴이 두근두근한 경우를 생각하니 요가일래가 안스러웠다. 더군다나 1번 타자이다. 다른 아이들이 어떻게 노래하는 지를 지켜본 후 하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나이순으로 노래를 부르기로 정해졌다. 최연소 참가자이니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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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출장공연 때보다는 좀 미흡했지만 담담하게 노래는 부르는 모습이 좋았다. 이어서 노래 부르는 참가자들을 보니 1등은 힘들겠다고 생각했으나, 심사결과 1등을 했다. 학교내 노래경연이지만, 그래도 큰 대회를 위한 준비도 될 수 있고, 대회라는 곳에서 1등을 했으니 동기부여도 될 것 같았다.

"아빠, 저 언니가 자기가 꼭 1등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내가 1등 했어."

목표를 세우고 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부담없이 하는 것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너 오늘 1등 했으니, 앞으로도 잘 해라."
"알았어. 오늘 1등 했으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피짜 파티를 열자."  
"좋지. 그런데 아직도 커면 화가가 되고 싶지?"
"물론이지."

집에서 돌아오자마자 요가일래는 자랑스럽게 상장을 벽에 붙였다. 그리고 가족 피짜 파티를 마친 후 요가일래는 5월말에 있을 공연 때 부를 노래를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연습했다. 1등으로 얻은 동기부여가 성공한 셈이다. "그래 노래부르는 화가가 되어라" 혼잣말을 해본다.


* 관련글:  -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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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선물 없이 본 7살 딸아이 노래공연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4. 27. 07:14

지난 금요일 주말을 맞이하는 날이었지만, 식구들 모두가 바빴다. 엄마는 이날 오후 내내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했다. 아빠는 이날 오후 스웨덴에서 온 손님과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날 오후 초등학교 1학년 요가일래는 다른 음악학교에 원정가서 그 동안 음악학교에서 배운 노래실력을 선보이는 날이었다. 규모는 작지만, 다른 음악학교 학생들과 합동으로 공연을 하는 자리였다. 같은 음악학교 4명과 함께 선생님을 인솔을 받아 공연이 열리는 학교로 가기로 했다.

만약에 식구중 한 사람이라도 제 시간에 가지 못하면 선생님이 요가일래를 다시 학교로 데려다줄 것을 부탁했다. 딸아이의 첫 원정공연에 부모가 참석해 보이지 않는 힘을 보태지 못한다면 무척 아쉬울 것이다. 그래서 제 시간에 참석하려고 무척 애썼다.

스웨덴 손님과 일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와 부랴부랴 카메라를 챙겨들고 공연할 학교로 버스를 타고 갔다. 도착하니 다행히 개막식 인사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앞 줄에 앉은 딸아이는 뒤로 돌아보면서 살짝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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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 차례가 왔다. 혹시 중간에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스스로 창피함을 느껴 그만두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었다. 평소 집에서 노래연습하다가 잘못하거나 잘못을 지적 받으면 그 순간에 토라져서 자기 방으로 달려가곤 한다. 카메라 모니터를 통해 본 요가일래 이날 공연은 아무런 실수가 없었고, 아주 자신감 있게 보였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요가일래에게 다가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참 잘했다"라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둘 다 흐뭇했다. 집에 와서 촬영한 것을 컴퓨터로 옮겨 다시 보면서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바로 꽃선물을 하지 못한 것을 그때서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래 영상에서 이날 요가일래가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리투아니아어 노래입니다. 훗날 이렇게 한국어 노래도 부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음에 드시면 박수 짝짝짝~~~)



"네가 공연 끝나고, 아빠가 꽃선물하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괜찮아. 그런데 꽃선물 받았으면 기분이 더 좋았을 거야......"

* 관련글:
              - 음악학교 딸아이 첫 발표회
              -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12. 21. 07:08

지금까지 리투아니아 음악학교 발표회에 대한 네 편의 동영상을 소개했다(음악학교 딸아이의 첫 발표회, 고양이 노래하는 여학생들, 피아노 교사 쾌감 만점 피아노 합주와 리투아니아 여학생 피아노 연주).

오늘은 이번 음악학교 발표회의 마지막 글로 여학생들의 감미로운 노래 동영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한 해 동안 "초유스의 동유럽" 블로그를 찾아주고, 애독하고, 격려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동영상을 올린다.

성탄절을 맞아 한 해를 잘 마무리 하고, 새해에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고 똰 늘 건강한 심신을 기원한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8. 14. 17:17

유명가수들의 공연장엔 종종 몰려드는 사인공세 등으로 불상사가 일어나곤 한다. 하지만 리투아니아의 크고 작은 공연장에 가보면 오빠부대는 고사하고 유명가수를 경호하는 사람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일전에 리투아니아 케다네이에서 열린 공연를 관람했다. 이날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남자 가수 중 한 명인 에드문다스 쿠친스카스(머리카락이 없는 사람)를 비롯한 가수들의 생음악 공연이었다. 리투아니아 가수들의 공연 현장을 소개합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6. 1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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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빌뉴스엔 매년 5월 마지막 주 구시가지 뜰이나 공원은 춤과 노래로 가득 찬다. 바로 국제 민속 축제 "스캄바 스캄바 캉클레이"가 열리기 때문.

아프리카 탄자니아  출신과 핀란드 출신이 함께 한 노래 공연은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북동유럽의 대표적인 민속 현악기 캉클레로 연주하면서 감미롭게 노래를 부르는 탄자니아 출신 아르놀드는 이날 강한 인상을 남겼다.

모든 대립적인 요소들이 서로 어울러 이처럼 조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면 얼마나 좋을까...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7. 11. 28. 06:21

리투아니아인들도 노래를 좋아하는 민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봄 빌뉴스에서 열린 거리음악축제에서 발랄하게 노래를 부르는 리투아니아 여학생들의 모습을 담아봤다.

리투아니아인들은 이렇게 같이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만, 남들 앞에서 혼자 노래 부르는 것을 아주 어색해 한다.



리투아니아 거리음악축제 관련글: http://chojus.com/board/view.php?id=lt_televido&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3

리투아니아 노래축제 관련글: http://chojus.com/board/view.php?id=lt_gazetaro&page=3&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4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