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09. 12. 4. 07:02

최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이천보건소가 "드라큐라 기침법이 신종플루 확산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 드라큐라 기침법은 기침이 나올 때 팔꿈치 부분을 입에 가져다 대고 기침하는 것이다. 이는 영화 속 드라큐라가 팔을 굽혀서 망토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 모습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한다.

현관문을 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우리 집 식구들은 즉각 욕실로 직행한다. 바로 비누로 손을 씻어야 하기 때문이다. 손은 바이러스 전파에 큰 역할을 한다.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손으로 입을 가리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때가 많다. 사실 이렇게 함으로써 순간적으로는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침을 가린 손으로 곧 주위 물건들을 잡으면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좋은 드라큐라 기침법 기사를 혼자 읽고 말 아빠가 아니다. 곧 침실로 식구 네 명 모두를 불렀다.

"아빠가 묻는 말에 정답을 맞히는 사람에게는 10리타스(5천원)를 줄 것이다."
"정말?"
"정말이지. 자, 기침할 때 어떻게 해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할 수 있지?"
 
마르티나: "입고 있는 옷으로 입을 가린다."
엄마: "휴지로 입을 가리고 기침 후 그 휴지를 즉시 쓰레기통에 버린다."
요가일래: "팔꿈치 부분을 입에 가져다 대고 기침한다."


"요가일래, 너 어떻게 그렇게 하는 것을 배웠니?"
"옛날에 한국 사람들이 모였을 때가 내가 손을 입에 대고 기침했는데, 승희(또래 한국인 아이)가 그렇게 하지 말고 팔꿈치를 대고 기침하라고 했어."
"아빠가 방금 기사를 읽었는데 그렇게 하는 것을 드라큐라 기침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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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큐라 기침법을 맞힌 요가일래 10리타스(5천원)을 상으로 받았다.
 

요가일래가 말하는 옛날이면 지난 추석 때인데 그때 벌써 승희네집은 드라큐라 기침법을 행하고 있었다. 이렇게 10리타스는 드라큐라 기침법을 맞힌 요가일래가 받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가족 모두가 다시 한 번 위생수칙을 생각케 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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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10. 29. 07:36

"요가일래, 요즘 사람들이 너에 대해서 궁금할 텐데 무슨 이야기를 쓸까?"
"아빠, 내가 감기들었다고 써."

인터넷 뉴스를 보니 연일 한국에는 신종플루 사망자들이 증가하고, 신종플루로 인해 200여개 학교가 휴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한국의 신종플루를 다룬 기사를 접할 때마다 리투아니아에는 너무 조용해서 다행스럽지만 불안하기도 하다.

세계로 확산되는 신종플루를 보면서 늘 가족 중 누군가 감기들지 않기를 바랬다. 하지만 10월 초순 고등학교 2학년인 마르티나가 감기들었다. 어느 집과 마찬가지로 식구 하나가 감기들면 차례차례 모두가 감기든다. 그래서 덜컹 겁부터 났다. 고열은 나지 않았지만, 오래 동안 기침했다. 이어서 아내가 감기에 들었다. 다행히도 계절 감기처럼 일주일만에 나았다.

그 사이 초등학교 2학년 요가일래도 약간의 콧물 증세를 보이더니 3일만에 사라졌다. 그렇게 해서 이번 겨울은 이것으로 우리 가족 감기에 대한 걱정은 사라졌구나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22일 학교로 가는 길에 요가일래가 목이 아프다고 말했다.

보통 우리 집 식구의 감기 초기증상은 목통증이다. 목이 아프면 가장 먼저 하는 처방은 따뜻한 우유나 차를 마시면서 꿀을 먹는 것이다. 목이 아픈 것이 사라지자 요가일래는 26일부터 간간히 기침했다. 보통 기침하면 의사의 처방없이 살 수 물약을 복용한다. 발열이 날 경우에는 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서 해열제를 복용한다. 3일 지나도 그래도 열이 내려가지 않으면 의사를 불러 진단을 받고 항생제를 복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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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침 감기를 이겨내고 예전의 발랄한 모습으로 빨리 돌아오기를 바란다.

11월 1일 "망자의 날"을 기념으로 이번주 임시 방학을 맞은 요가일래는 어제 28일부터 기침을 더 심각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열·기침나면 무조건 타미플루 투약"하라는 한국 정부의 방침 소식을 접하니 걱정이 앞섰다. 서유럽 국가들은 국민들에게 신종플루 백신을 투악하기 시작하지만 리투아니아에는 아직 신종플루 백신이 없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는 제약회사에 백신을 늦게 주문했기 때문에 빨라야 2010년 5월에 받을 것이라고 한다. 주문량은 약 1만2천명-1만4명이 맞을 수 있는 양이다. 리투아니아에는 신종플루 의심환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종플루 전염병에 무장해제된 리투아니아가 끝까지 백신이 필요없는 나라로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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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