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2021. 11. 25. 04:44

이집트 후르가다 롱비치 리조트 호텔에서 6박 7일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이다. 여행사는 버스를 마련해 여기저기 호텔 흩어져 있는 손님을 모아 공항으로 태워준다. 곧 바로 택시로 가면 30분 정도 걸릴 거리인데 버스는 2 시간이 소요된다. 버스 대신 우버 택시로 가기로 한다. 비행기 출발이 12시 정각이라 10시경 공항에 도착하고자 한다.
 
6박 7일 관광상품으로 머문 이집트 후르가다 롱비치 리조트 호텔
수영장 등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투숙객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펼쳐진다.
멀리까지 바다가 깊지 않아 카이트서핑 초보자들에게 좋다.
편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시간이 남아 해변을 둘러본다. 예정보다 일찍 공항에 도착하고자 8시 45분에 우버 택시를 부른다. 후르가드엔 우버 택시가 잘 운영되고 있다. 운전사가 묻는다.

“터미널 1 아니면 터미널 2?”
“공항 웹사이트에 아무리 찾아도 정보를 찾을 수가 없다. 아마 전세기라서 그럴 수도... 여행사 현지 가이드에게 물어보겠다.”
 

현지 가이드 자신있게 터미널 2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철통같은 공항 입구 문을 통과하고 운전사는 주차표를 건네준다. 20 이집트 파운드다. 아뿔싸, 이집트 파운드가 없다. 여기저기 뒤저서 2 유로를 낸다. 터미널 2에 도착하니 입구에 경찰이 서 있어 한 사람씩 여권과 항공권을 확인한다.

후르가다 공항 입국심사에 앞서 도착비자를 받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다. 12시에 빌뉴스로 떠나는 비행기편이 터미널 2에 없다는 것이다. 아주 당황스럽다. 여행사 가이드는 메신저로 자기가 알고 있기로는 분명히 계속 터미널 2라고 한다. 우리가 입구에서 버티고 있자 다른 경찰관이 와서 도움을 준다. 전화로 연락하더니 터미널 1이 맞다고 한다. 빨리 택시 타고 가라고 한다. 호텔에서 예상보다 일찍 공항으로 출발한 것이 천만다행이다.

택시를 타려고 나오니 눈 앞에 복마전을 보는 듯하다. 한 뚱뚱한 사람이 튀어나오더니 무조건 자기 택시를 타라고 한다. 우리는 현금이 없어서 카드결제밖에 안 된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자기 택시로 가자고 한다. 재차 카드결제밖에 할 수 없다고 하니 다른 운전사를 지목한다. 이것이 화근이다. 승차장 자기 택시 안에 있던 칠팔 명의 운전사가 우러러 몰려나오자마자 그 뚱뚱한 운전사에게 삿대질을 해대면 소리 지른다. 전혀 뜻밖의 상황이다. 멱살까지 잡고 육탄전 일보 직전이다.

홍해를 바라보면서 그네타기... 타지는 못하고 사진만...
우리는 뒤로 물러서 떨어진 곳에 우버 택시를 부른다. 다행히 공항으로 손님을 태우고 들어온 우버 택시가 곧 바로 도착한다. 바로 눈 앞에 보이는 터미널 1을 향해 가면서 많은 생각들이 교차한다. 1층에 도착하니 사람들 사이에 리투아니아어가 들린다. 전세기 일행을 태우고 온 버스가 막 도착한다. 동시에 리투아니아로 전세기 두 대가 출발한다. 비슷한 시간대에 출발하는 여러 비행기로 입국 때와 마찬가지로 후르가다 공항은 엄청 붐빈다. 비행기 출발 예정이 두 시간 전 공항에 도착하면 여유롭게 출국절차를 다 마치고 여유롭게 커피도 마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오히려 비행기를 놓칠 뻔 했다.

후르가다 공항은 이제껏 다녀본 세계 각국의 공항 중 출국절차가 가장 복잡한 공항이다. 절차는 아래와 같다.
1. 공항 현관 입구에서 경찰이 여권과 비행기표를 확인한다.
2. 신발과 허리띠까지 다 벗고 검색대를 통과한다.
3. 탑승수속을 밟는다.
4. 종이 출국신고서를 작성해 출국심사를 받는다.
(입국 때는 종이 입국신고서를 작성해야)
5. 경찰이 앉아서 여권과 비자를 확인하다.
6. 기내수하물 검색대를 통과한다.

종이 입국신고서와 출국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QR코드로 작성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2번에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는데 다시 5번에서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이 검색대는 남성과 여성 검색대가 따로 있다. 유럽에서처럼 남녀 구별 없이 줄을 섰다가는 나중에 시간을 낭비한 것에 크게 후회한다. 안내판도 없고 직원이 돌아다니면서 수시로 안내해주지 않는다. 남녀가 뒤섞여 있는데 조금 앞에 있던 남성은 통과했지만 내 차례가 되자 여기는 여성만의 검색대라면서 남성 검색대로 가라고 한다. 상황을 보니 여성 검색원이 여성만 검색하고 남성 검색원은 남서만 검색한다. 남성 검색원이 자리를 비우자 남성 검색대로 가라고 한 것이다.

이렇게 되니 남성 검색대 긴 줄의 끝에 서게 된다. 검색이 순조롭게 진행되다가 검색원이 자리를 비운다. 즉각 대체자가 나와야 검색을 진행해야 하는데 경찰이나 직원들은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하다. 하염없이 시간만 간다. 벌써 탑승 마감 시간이 다가온다. 함께 줄을 서있는 건장한 여행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이러다가 비행기를 정말 놓칠 듯하다. 비록 줄의 마지막이지만 진행되고 있는 검색대로 자리를 옮긴다. 다행스러운 일은 내 주변에 함께 탑승수속을 마친 사람들이 여럿이 있다는 것이다.

아, 다행히 비행기에 탑승해 집으로 돌아간다.
탑승구도 검색대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해 있다. 죽어라 뛰어가니 사람들이 이미 탑승하러 나가는 중이다. 커피 마실 여유까지 예상하다가 비행기를 놓칠 뻔하다니! 예정보다 20년 늦게 출발한 비행기 안에서 기내 맥주를 마시면서 “앞으론 손가방 하나 들고 공항 수속 없이 여행다닐 수 있는 유럽연합 회원국가 내에서 해야겠다”라고 다짐한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이집트 여행기 마지막편 10편입니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초유스

에스토니아 탈린 시내에서 공항까지 혹은 그 반대로 종종 이동한다. 시간적 여유가 많을 때 걸어서 가면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급할 때 택시를 타면 10-15분 정도 소요된다.  

* 탈린 전차 노선도


이제 다른 대중교통이 생겼다. 바로 지난해 하반기에 전차(트램) 노선이 탈린 공항까지 연장되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탈린을 다녀왔다. 그래서 택시 대신에 전차를 타보기로 했다.

* 탈린 구시가지의 관문 중 하나인 비루 쌍탑


구시가지 비루 쌍탑에서 나와서 큰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서 바로 오른쪽에 비루 정거장이 있다. 이곳에서 4번 전차를 탔다.  

4번 전차 시각표는 여기: 

무임승차시 벌금은 40유로이다. 
막혀 있는 운전석 창구로 2유로를 넣으면 1회 승차권을 준다.


비루 정거장에서 탈린 공항까지 소요시간은 20분 내외이다. 아기자기한 꼬마 전차를 타고 이동하는 기분이 들었다. 전차 실내는 아주 밝았다. 교통 체증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공항으로 이동할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는 이 전차를 애용해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이번 5월은 여러 차례 에스토니아 탈린 공항을 이용하게 되었다. 탈린 공항은 규모가 작지만, 아늑하고 쾌적하고 밝은 공항 실내가 인상적이어서 참으로 마음에 든다. 

특히 탑승구 전체가 기업 광고로 되어 있다. 탑승객이 광고에 매혹되어 비행기가 아니라 광고 속으로 멍하니 빨려 들어갈 듯하다.  

탈린 공항 탑승구를 사진으로 소개한다. 밝고 다양한 에스토니아 색 의자가 시선을 끈다.


통신 회사 Telia 광고로 치장된 탑승구이다. 탑승구 문에 있는 의자에 편안히 앉고 싶을 정도이다. 



에스토니아 대표적 언론사인 Postimees 광고로 된 탑승구이다.



여객선 회사 Tallink 광고 탑승구이다. 하늘이 아니라 바다 속으로 여행가는 기분이 든다.



전 국토의 50%가 숲인 나라가 에스토니아다. 탑승구 문이 숲이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자리까지 마련되어 있다. 
탑승구와 광고의 만남이 에스토니아를 방문하는 이에게 특별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광고로 장식된 탑승구를 바라보면서 이 글을 마친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한 때 늘 지갑에 명함을 넣고 다녔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명함을 건네주는 대신에 블로그 주소나 카카오톡 아이디나 페이스북 계정 등을 알려준다. 그래서 그런지 탈린 공항에 빼곡히 꽂혀 있는 명함 벽이 인상적이다.


원래 의도가 얼마나 유용하게 실현되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명함 박물관"을 떠올리게 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 3. 3. 06:24

이번 1월에 한국을 3주 동안 다녀왔다. 유럽에서 오후 늦게 출발하면 다음날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비행기 차창 밖으로 일출을 구경하면서 '조용한 아침의 나라'의 인천공항으로 다가왔다. 하늘 위는 맑았지만 도심에 가득 차 있는 저 회색빛이 내 숨쉬기를 벌써 무겁게 하는 듯했다.


공항에 도착해 제일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전화를 개통하는 일이다. 한 때는 공항에서 휴대전화기를 임대해서 사용했다. 지난해부터는 똑똑전화기가 있어 유심만 갈아끼게 되었다. 작년에 실패한 경험이 있어 올해는 주의 깊게 유심 카드를 구입했다. 


지난해 똑똑전화기를 보여주면서 꼭 맞는 유심 카드를 달라고 했다. 그 자리에서 즉시 끼워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 공항버스을 탔다. 나중에 보니 유심 카드가 커서 사용할 수가 없었다. 환불은 구입한 곳에만 가능하다고 하니 다시 공항까지 갈 상황이 아니였다. 돈만 날렸다... ㅎㅎㅎ


이번에도 같은 편의점에서 구입했다. 판매원이 "외국 여권 소지자만 된다"고 말했다. "영주권자인데 안 될까요?"라고 물으니 "그건 잘 모르겠다"고 했다. 친절하게도 "일단 절차대로 해보고 안 될 경우에는 환불하겠다"고 했다. 다행이었다. 



설명서에 있는 대로 따라했다.



2단계까지 잘 되었다. 3단계다. 외국 여권 소지자에게만 된다고 하는데 왜 설명서에는 한국 여권이 있을까? 내 여권 사진을 똑똑전화기로 찍어서 보냈다. 이제 모든 절차를 마쳤다. 개통 인증만 남았다.



잠시 후 전화가 왔다.

"고객님, 보니까 한국 여권 소지자네요. 인증해줄 수가 없습니다."
"왜요?"
"외국 여권 소시자만 선불 유심 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영주권자인 재외국민인데 안 될까요?"
"고객님, 외국 여권 소지자만 됩니다." 그리고 이내 전화가 끊겠다.

씁쓸했다. 
한국 여권 소지자라도 외국에 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 인증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으면 좋겠다. 결국 광화문에 있는 본사 고객센터로 다음날 일부러 가서 선불 유심 카드를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리투아니아에서는 아무런 서류나 증명 없이 슈퍼마켓 등에서 유심 카드를 구입할 수 있다. 고국에 와서 외국 여권 소지자와는 달리 이런 불편함을 겪게 되었다. 다음 번 한국 방문에 가족하고 올 때는 문제가 없겠다. 외국인 아내의 여권으로 쉽게 인증 받을 수 있으니까...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2014. 11. 14. 07:24

이번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가족여행에서 세 번 버스로 도시간 이동했다. 대부분 도심은 일방동행 도로로 되어 있다. 버스정류장에는 있음직한 시간표가 없었다. 인터넷을 통해 버스 시간표를 알아냈다. 시간표를 모르고 그냥 버스정류장에 기다리다가는 30분이나 1시간은 그냥 기다려야 한다.  


버스가 한 정류장에 섰다. 창밖을 내다보니 누군가 돌로 쓴 문장에 눈에 들어왔다. 

This is not BUS STOP.

어떤 사람이 뜨거운 햇볕에 기다리는 것이 지루해서 쓴 것 같았다.    



푸에르테벤투라 섬 북단에 있는 휴양도시 코랄레호(Corallejo)에서 공항까지 버스를 탔다. 직행이 없고 중간에서 갈아타야했다. 갈아타는 곳이 푸에르테벤추라 섬의 수도인 푸에르토 델 로사리오(Puerto del Rosario)이다.   



버스 이동에서 우리 가족이 받은 느낌이 하나 있어 소개한다. 바로 버스요금 영수증이다. 두 버스 운전사에게 각각 4명분의 요금을 한꺼번에 내었다. 그런데 받은 영수증을 보니 탑승인원수가 달랐다.  


빨간색 동그라미 영수증에는 승객이 1명이고, 녹색 동그라미 영수증에는 승객이 4명이다. 분명히 4명분을 내었는데 한 운전사는 1명분의 영수증을 끝어주었고, 다른 운전사는 정직하게 4명분의 영수증을 끝어주었다. 그렇다면  3명분의 요금(3.40유로 x 3명 = 10.2유로)은 누구에게로... 버스 운전사의 호주머니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다음 버스를 기다리면서 우리 가족이 대화한 내용이다. 


이런 휴양의 낙원에도 이렇게 꼼수를 부리는 운전사가 있구나!

운전사가 돈이 아주 필요한가봐!

진작 확인했더라면 한번 '왜 한 명분이냐?"고 물어볼 걸...

영어로 말하니까 스페인어로 대답하는데 따진다고 답을 얻을 수가 있을까? 

그래도 정직하게 영수증을 끝어주는 것이 정도지...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4. 23. 16:40

네덜란드는 흔히 자전거의 나라로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최근 네덜란드의 한 거리에 강풍에 비틀거리는 자전거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측면에서 받은 바람인데도 사람들이 도로변 밖으로 밀려난다. 바람을 맞으면서 가기란 불가능할 듯하다.


참고로 아래는 이착륙시 강풍을 맞은 비행기의 모습이다.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이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데 만약 저 비행기에 내가 타고 있다면, 그 불안감은 상상하기도 싫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2. 13. 07:30

이번 한국방문을 마치고 유럽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는 우연히 헝가리인 친구와 함께 타게 되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할 출발지가 서로 달라서 비행기 출발 2시간 전에 핀에어(Finnair) 탑승수속 창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란히 앉아서 대화하다보면 9시간 반 정도의 비행시간이 훨씬 덜 지루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둘 다 공감했다. 그런데 문제는 둘 다 복도쪽 좌석을 선호했다. 어느 한 사람이 양보를 하든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복도를 사이에 두고 둘이 앉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비행기 제일 끝 좌석쯤인데 괜찮을까요?”
"그렇게 해주세요."

탑승 두 시간 전에 수속하면 시간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보안 검색대 앞에 길게 늘어선 줄, 탑승동에서 여객터미널까지 무인전철 이동 등으로 실제로는 넉넉하지 못했다. 다행히 비행기 출발이 45분 연기되어 기내 반입 가방을 헝가리인 친구에게 맡기고 탑승구 근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면세점에 들어가니 모든 판매물품이 미국달러로  표기되어 있다. 아무리 한국을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면세점이라고 하지만, 한국화폐 원화도 함께 표기되어 있으면 좋겠다. 이는 인천공항을 이용할 때마다 느끼는 생각이다.

▲ 한복체험을 할 수 있는 한국전통문화체험관은 여객터미널 3층 29와 30 탑승구 사이에 있다.

맞은 편을 보니 실물크기로 세워놓은 한복 입은 인형이 눈에 확 띄었다. 아무도 없기에 과연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했다. 바로 한국전통문화체험관이다. 외국인 대상으로 한국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한 무료 행사장이다. 

▲ 인천공항 한국전통문화체험관

외국인만 무료(free only for foreigners)라면 내국인은 유료일까...... 내국인들 중에 궁중한복을 입고, 어좌에 앉아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국가예산으로 운영되는 곳이라면 내외국인을 구별하지 말고 누구나 무료로 한국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물론 체험자가 많을 경우 내국인은 외국인에게 양보해야겠다. 


일단 체험관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한쪽 구석에는 조선시대의 혼례복, 궁중복식, 민간복식 등 여러 종류의 아름다운 한복이 걸려있다. 맞은 편에는 왕이 앉아 집무를 보전 어좌가 놓여있다. 빌뉴스에 있는 가족과 현지인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일월오봉도를 배경으로 한 어좌에 앉아 기념을 찍었다. 


가운데에는 전통한옥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마루가 있다. 이 마루 옆에는 전통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탁본도 직접 떠볼 수 있다.

조금 있으니 한 여성이 들어왔다. 한국말을 했다. 체험관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중국말로 응했다. 한국에 유학온 중국인 여대생이었다. 곧 집으로 돌아가면 빌뉴스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하는 터라 관심을 가지고 몇 가지 더 물어보았다.   

"어떻게 한국말을 그렇게 잘 해요?"
"정말요?"
"정말이죠. 얼마나 공부했어요?"
"1년 했어요."
"우와~"

나에게서 배우는 리투아니아 학생들도 1년 공부하면 이 중국인 여대생처럼 잘 할 수 있을까...... 돌아가면 더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쳐야겠다고 다짐해보았다.

"중국 어디서 왔어요?"
"안휘성 알아요?"
"알죠."
"어떻게 알아요?"
"아, 옛날 서울에 살 때 안휘성에 사는 중국인 친구가 한국에 종종 왔어요."   
   
중국인 여대생이 한복을 입는데 세세하게 도와주고, 중국어로 안내하는 직원(조영재)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런 든든한 젊은 한국인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저기(마루에)도 올라갈 수 있나요?"
"예, 여기 배경이 멋있잖아요."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외국인 분들 보통 이거 한복체험도 좋아하시고, 저 쪽에서 한국전통공예품들도 만들 수 있어요. 보통 이제 환승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환승하시는 분들은 한국에 아예 방문을 하신 분들이 아니잖아요. 그럴 경우 한국에서 대해서 새롭게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지요."

궁중한복을 입고 연신 미소를 띄우는 중국인 여대생에게 물어보았다. 
"기분이 어때요?"
"좋아요. 많이 좋아요."
"한복 처음 입어봤어요?"
"네, 처음이에요."

    
한국방문의 마지막 인천공항 출국장에서는 무엇보다도 아쉬움이 밀려온다. 그 순간 한국의 전통복식을 체험한다면 그 아쉬움이 한복의 아름다움에 묻힐 듯하다. 많은 공항을 이용해보았지만, 현지국가의 전통문화를 이렇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아직 보지 못했다. 

궁중한복을 입은 중국인 여대생은 이 사진을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보여주면서 즐거워할 것이다. 다음에 가족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다면 딸아이에게 공주 한복을 입히고 마루 위에서 기념촬영을 해주어야겠다. 이런 체험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모든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2. 4. 10. 06:42

프린세스 줄리아나 국제공항(Princess Juliana)은 네덜란드령 세인트마틴 섬에 위치한 공항이다. 세인트마틴 섬은 카리브 제도에 위치해 있다. 줄리아나 공항은 작은 규모이지만, 2007년 170만여명의 승객이 이용했고, 10만여편의 항공기가 이착륙했다. 특히 해변에서 비행기 이착륙을 근접에서 짜릿하게 지켜볼 수 있는 공항으로 유명하다.

* 프린세스 줄리아나 국제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는 모습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jetphotos.net

이 공항에서 비행기 이륙하는 순간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 하나가 최근 공개되어 누리꾼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다. 사람들이 철조망을 붙잡고 비행기 이륙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엔진이 뿜어내는 바람에 결국 한 여성은 견디지 못하고 철조망을 놓는다. 그리고 그만 머리를 도로 벽에 부딛히는 사고를 당한다.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근처에서 이륙을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무모한 행동이다. 비행기가 이륙시 뿜어내는 엔진 바람의 위력이 얼마나 강력한 지를 쉽게 알 수 있게 해주는 순간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9. 28. 06:24

광고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 광고가 붙여진 장소도 중요하다. 적합한 장소에 적합한 광고는 효과도 만점이다. 최근 스웨덴 에스페란토 친구 칼레 크니빌라(Kalle Kniivilä kniivila.net)가 찍은 광고 사진이 돋보였다.

러시아 한 공항 화장실에서 찍은 사진이다. 남자 화장실 소변기 위에  붙어 있는 광고이다.

왼쪽에 있는 것은 차례대로 여성 승객 4명의 명단이다.
오른쪽에 있는 것은 연기나 취소의 탑승상태이다.

이 게시판은 바로 여성 4명의 비행이 연기되었거나 취소되었다는 것을 알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이 광고는 전립선 약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촬영: Kalle Kniivilä, 사진 출처 | Image source link]

이 광고가 바로 적합한 장소에 적합한 광고가 아닐까......

 * 최근글: 현수교 꼭대기 올라가는 겁 없는 러시아 10대들의 까닭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1. 8. 16. 09:31

리투아니아 국가대표 농구선수들이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에서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버스를 타고 비행장에 있는 탑승 비행기로 가면서 자신들의 짐가방이 하나 둘 비행장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이들은 연신 소리를 질러보지만 계속 짐가방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아, 저렇게 해서도 내 항공 수화물이 연착이나 파손이 되는구나!"를 실감케 해준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0. 12. 4. 18:15

목요일 거의 30분 동안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 공항이 마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공항 화물터미날에서 황소 한 마리가 달아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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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rBridge Cargo 소속 비행기(사진: Pawel Kierzkowski)

에어브릿지 화물비행기(AirBridge Cargo)가 외국에서 공수해온 소를 공항에서 옮기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황소 한 마리가 특수운반시설물의 울타리를 박차고 이착륙장으로 도망을 갔다. 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한다.

이 황소를 잡으려고 공항 직원들이 30여분을 소비하는 동안 여섯 대의 비행기가 칙륙을 위해 다른 공항을 이용해야 했다.

이 기사(출처 source):를 읽으면서 소들을 군중이 모인 거리에 풀어 놓고 달리게 하는 스페인의 산 페르민(소달리기) 축제가 떠올랐다. 하지만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 공항에서는 사람이 황소를 피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황소가 사람을 피해 (자유를 찾아) 달리는 형국이다. 참고로 스페인의 산 페르민 동영상을 하나 소개한다.


* 최근글: 한국 라면은 내 남자친구야!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11. 2. 06:15

뻥 뚫린 도로를 만나면 누구나 마음껏 자동차 가속 페달을 밟고 달리고 싶어할 것이다. 사방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다면 더 더욱 그런 욕구가 발동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하지가 않다. 뻥 뚫리고 넓은 도로라도 안전을 위한 제한속도가 있다.

그리고 살다보면 크고 작은 용기를 내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술이 몸속으로 들어오면 곧잘 용기가 만용으로 변한다. 10월 29일 리투아니아에는 무분별한 만용이 참화를 불러일으킨 사고가 발생했다.

자동차 마음껏 속도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장소 중 하나가 공항 활주로일 것이다. 사고는 바로 이 공항 활주로에서 일어났다.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 공항에서 일하고 있는 A는 52세, B는 40이다.

례투보스 리타스 31일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이 날 저녁 활주로에서 차타기 전 B의 생일 잔치를 열렸다. 의례히 생일 잔치는 술이 동반한다. 이들 둘이는 공항 활주로에서 A의 자동차 Mazda 626를 타고 뻥 뚫린 활주로를 사정 없이 달렸다.
 
경찰은 어둠 속에서 시속 150km 속도로 달리던 자동차를 활주로 끝에서 정지시키지 못하고 그대로 30미터 높이로 날아서 100m 전방 계곡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은 평소 착실한 직원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 결근을 하자, 이 두 사람을 찾아나섰다. 공항 활주로 근처에서 이들은 이미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고, 이들이 탄 차는 엉망진창으로 망가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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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투아니아의 교통사고자 추모탑

한 순간의 만용으로 이들은 활주로에서 비행기 흉내를 내다가 목숨까지 잃게 되었다. 특히 11월초는 망자의 넋을 기리는 때라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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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2. 2. 19:23

지난 해 12월 30일 브라질을 방문을 하기 위해 파리공항을 경유했다. 수속을 마치고 탑승하기 위한 장소로 이동할 때 카트를 이용했다. 파리공항에서 직접 보고 끌어본 카트는 지금까지 여러 공항의 카트를 보았지만, 이 카트만큼 날씬하고 모양새가 아름다운 것은 없었다.

파리가 "예술의 도시"라서 그런지 공항의 카트까지 예술미가 넘치는 듯했다. 한편 기다리면서 의자 옆에 있는 전기 꽂는 곳까지 있어 인상적이었다. 다른 공항에서는 이것이 없어 노트북 충전을 하지를 못한 기억이 떠올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파리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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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1. 1. 05:39

12월 30일 아침 6시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을 나섰다. 공항까지 5km 거리이다. 화물칸에 보낼 짐을 가방 하나에 다 넣어보려고 했으나 힘들었다. 특히 유럽은 겨울, 브라질은 여름이니 겨울옷과 여름옷 둘 다 필요했다. 하지만 옷이라 짐이 가벼웠다. 큰 가방은 17kg, 작은 가방은 5kg 나갔다. 택시를 탔으면 했으나, 아내는 버스를 강력 추천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공항 직원들이 출근하는 듯 버스는 만원이었다.

짐을 보내고, 기내반입 가방만 검사하고, 일체 여권 심사가 없었다. 3시간의 비행 끝에 아침 10시 파리에 도착했다. 빌뉴스에서 화물칸 짐을 브라질 리오데자이네로 공항까지 보낼 줄 것을 부탁했다. 환승시간이 무려 12시간이라 파리 시내 관광을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파리에도 여권 심사 없이 그대로 밖으로 나왔다. 쉥겐 조약이 참 편리함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파리 드골공항 2청사로 나오자마자 복도에 큰 간판 하나가 시선을 끌었다. 새해인사 간판이었다. 프랑스어로 크게 쓴 문구 상하로 모두 11개 언어로 된 새해인사 문구였다. 프랑스 파리 공항에서 이렇게 한국어 새해인사말을 읽게 되어 아주 반가웠다.

이어서 2D 11번 출구에서 파리 시내 중심인 오페라까지 Roissy 버스를 탔다. 요금은 8.90유로, 소요시간은 약 1시간 정도였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는 흐린 날씨였으나,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막 오페라 정류장에 내리니 우산이 필요할 정도로 비가 왔다. 온도는 영상 3도였다. 비까지 내리는 체감온도는 더 떨어졌다.

빌뉴스보다 파리가 따뜻할 것 같아 겨울옷을 그렇게 준비하지 못했다. 이내 아내는 심한 추위를 느꼈고, 오래 기다리더라도 가급적 빨리 공항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그래도 파리까지 왔으니, 이번에 몽마르트 언덕에 올라갔다. 오페라에서 몽마르트 언덕까지 구슬 비를 맞으며 걷느라 고생 좀 했다. "여행은 재미있지만 역시 집이 제일이다"는 것을 매번 일깨워준다.

빗방울은 굴거지고 온도가 내려가자 눈발이 휘날리기까지 했다. 공항으로 돌아오고자 발걸음을 재촉했다. 브라질 리오데자이네로로 밤 11시 15분 출발하는 비행기라 저녁 9시까지 공항에 돌아오기로 했으나, 날씨 때문에 결국 4시에 파리 드골공항으로 돌아왔다.

한산한 2E 청사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찍은 사진을 정리하고 이 기사를 썼다. 오늘 파리에서 받은 인상 중 손꼽히는 것은 바로 드골공항에서 만난 한국어 새해인사였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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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12. 3. 16:29

흔히들 공항은 그 나라의 얼굴이라 할 만큼 소중히 여긴다. 그래서 특히 나라의 관문인 그 나라 수도의 국제공항은 더 더욱 중요하다. 그 나라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에게 첫 인상을 좋게 심어주려고 무척 노력한다.

공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대시설 중 하나는 화장실이다. 이곳은 하늘에서 편하게 하지 못한 것을 지상에서 지긋이 앉아 속 시원하게 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좌변기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공항 공중 화장실에선 황당함과 당황스러움, 그리고 고통스러움을 만끽할 것이다. 적어도 직접 가본 남장 공중화장실엔 좌변기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몸집이 큰 유럽인들이 쪼그리고 앉아 볼일을 보려면 고생 좀 할 것 같다. 앉는 데 익숙한 사람들도 저렇게 쪼그리고 앉아 좀 오래 볼일을 보고 있으면 다리에 쥐가 나서 필요 이상으로 화장실에 남아 냄새를 맡아야 할 판인데 말이다.

이 공항 뿐만 아니라 시내 공중 화장실엔 여전히 좌변기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무료가 아니다. 사용료는 50젠타스(275원)에서 1리타스(550원)이다. 돈 아까워서 참느라 고생한 적도 있다. 이런 공중 화장실에 사용하는 리루아니아인들이 한국의 공중 화장실을 보면 한 마디로 천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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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