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국경이 폐쇄되고 지역간 이동마저도 제한되어 있다. 어디를 가고 싶어도 가지를 못한다. 그동안 바빠서 정리하지 못한 옛 여행을 되돌아본다. 언젠가 라트비아 서부지방을 다녀왔다. 

폭포라고 하면 높은 산악에서 떨어지는 웅장한 폭포가 먼저 떠오른다. 유럽에서 가장 폭이 넓은 폭포는 어디에 있을까? 답은 뜻밖일 것이다. 바로 발트 3국 중 가운데 위치한 라트비아에 있다. 라트비아 서부지방 쿨디가(Kuldīga)에 있는 벤타스 룸바(Ventas Rumba, 벤타 급류)다. 벤타(Venta)는 리투아니아에서 시작해 라트비아를 거쳐 발트해로 들어가는 강이다.     

폭의 길이는 249미터이고 눈이 녹아서 수량이 높아지는 봄 홍수철에는 270미터에 이른다. 평균적으로 100-120미터다. 높이는 1.6-2.2미터다. 이 폭포로 인해 내륙수로 운송이 불가능하므로 쿨디가가 자연스럽게 형성이 되었다. 1242년에 처음으로 언급되었고 1368년 한자동맹에 가입했다. 엘가바(Jelgava)과 더불어 쿠를란트 공국(1561-1795)의 중요한 도시 중 하나였다. 

유럽에서 폭이 가장 넓은 폭포는 라트비아 쿨디가에 있다

17세기 쿠를란트 야콥 케틀레르(Jacob Kettler 1610-1682) 공작이 우회 운송로 개설을 시도했으나 백운석이 너무 단단해 작업이 느리고 힘들어 포기했다. 19세기 제정 러시아도 발트해와 흑해를 잇는 내륙수로 개통 일환으로 이곳에 수로 건설을 시작했다. 역시 백운석 암반이 굴착하는 데 어렵고 또한 강 충분히 넓지도 않고 깊지도 않아서 운하건설 공사를 중단했다. 그 당시의 운하 유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여름철 지역 주민들은 이곳에서 폭포수욕을 즐긴다

중세 시대 이곳은 연어나 철갑상어 등 산란 물고기 잡이로 유명했다. 1640년경 야콥 공작이 흥미로운 낚시법을 고안했다. 기반암을 파서 낚시용 보를 만들고 커다란 버드나무 바구니를 이용했다. 산란 물고기가 폭포를 뛰어 넘지 못하고 밑으로 떨어질 경우 바구니에 걸리도록 했다.

 

지금은 연어와 철갑상어는 이곳에서 사라졌다. 이곳에서 1892년에 마지막으로 철갑상어가 잡혔다. 봄과 가을에 산란 물고기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폭포를 넘으려는 진귀한 풍경이 펼쳐진다.  

수량이 적을 경우 폭포 위로 걸어서 건너편까지 갈 수 있다

벤타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다. 붉은 벽돌로 1874년에 완공되었다. 7개의 아치로 되어 있다. 총길이는 164미터로 유럽에서 가장 긴 벽돌 교량이다. 이 다리에서 폭포를 감상한 후 강변을 따라 폭포까지 구경을 다녀올 수 있다.

유럽에서 가장 폭이 넓은 폭포이지만 웅장하지 않고 붉은 벽돌 다리와 어울러 목가적인 풍경을 만끽할 수 있게 한다. 자유여행으로 라트비아를 샅샅이 둘러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볼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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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3국 여행2014. 7. 7. 06:33

지난 일주일 동안 라트비아에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유르말라, 콜카, 벤츠필스 등 해변에 있는 도시를 둘러보았다.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내륙으로 들어와야 했다. 벤츠필스에서 만난 라트비아인은 가는 길에 쿨디가(Kuldiga)에 있는 폭포를 꼭 보고가라고 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엄청나게 긴 폭포지. 유럽에서 가장 긴 폭포야."


높은 산이 없는 발트 3국에서 폭포라는 말은 그다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더욱이 웅장하기로 유명한 브라질 이과수 폭포를 벌써 다녀온 지라......

하지만 유럽에서 가장 긴 폭포라고 하니 그 모습이 궁금했다. 구시가지 바로 옆을 흐르는 강에 폭포가 있었다. 정말이지 유럽에서 내가 본 폭포 중 가장 길었다. 높이는 약 2미터 정도지만, 강의 양쪽 변을 잇는 249미터 길이를 가진 폭포이다.

영상 26도의 날씨에 폭포에서 목욕하는 사람, 그 주변에 일광욕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장면은 일광욕하는 한 소녀의 모습이었다. 옆에 있는 친구는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하는데 이 소녀는 뜨게질을 하고 있었다.


바로 겨울에 실을 긴 양말을 뜨게질하고 있었다. 여름의 일광욕을 즐기면서 겨울을 준비하는 모습, 본받을 만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2. 13. 06:26

외출하려고 집을 나갈 때는 항상 아파트 문을 잠그기 전에 하는 일이 있다. 먼저 욕실로 간다. 혹시나 수도관으로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냐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화장실로 간다. 변기에 물이 새지 않냐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부엌으로 간다. 가스밸브를 잠그기 위해서다. 

모든 것을 확인하고 나왔지만 그래도 의심이 들어서 다시 한번 집으로 되돌아오는 경우도 드물지만 있다. 과실로 인해 이웃에게 손해를 입히는 경우에 이를 보상하는 보험에도 들었지만, 그래도 늘 확인하고 밖으로 나간다.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사진 한 장이 다시 한번 이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발코니 난간이 마치 혹한의 폭포처럼 변했다. 바로 이웃이 수도관 잠그기를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종종 아파트에 단수조치가 내려진다. 정확한 시간 안내없이 단수조치가 내려질 때가 있다. 이때가 위험하다. 물이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자 수도관을 연다. 물이 나오지 않자 닫는 것을 잊어버린다. 그리고 급한 일로 한 동안 외출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혹한의 겨울철 바로 이런 낭패를 당할 수가 있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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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브라질2009. 2. 8. 10:23

지난 1월 17일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를 방문했다.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폭포, 북미의 나이아가라 폭포와 함께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이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경을 이루는 이과수 강에 있는 폭포이다. 2.7km에 걸쳐 흐르는 물의 양에 따라 150-300여개의 폭포들로 이루어져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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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남부지방 쿠리티바에서 왕복으로 20시간을 소요해 약 2시간에 걸쳐 구경한 이과수 폭포는 웅장함 그 자체였다. 악마의 목구멍을 근접에서 바라보기 위해 전망다리를 걸을 때 사방에서 울려퍼지는 공포의 굉음으로 마치 혼이 빠져 악마의 목구멍으로 스스로 들어가는 듯한 환상마저 들었다. 

맑은 날이 아니어서 분위기가 그렇게 상쾌하지는 못했지만 이과수의 장관은 충분히 지겨볼 수 있었다. 이 폭포의 함성이 위기와 불황으로 축 늘어진 모든 사람들의 어깨를 활짝 펴주었으면 좋겠다. 이과수 폭포를 영상에 담아봤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브라질2009. 1. 28. 06:34

브라질하면 아마존과 이과수를 먼저 떠올릴 수 있다. 아마존 정글은 왠지 두려움을 자아내고, 이과수는 웅장함을 자아낼 듯하다. 지난 12월 31일부터 3주 동안 아내와 브라질 방문을 시작하면서 아마존을 못가더라도 꼭 이과수만이라도 다녀올 계획을 세웠다.



이번 방문 내내 번역 일 때문에 주로 쿠리티바에서 머물렀다. 번역 일 진행을 지켜보면서 이과수 갈 여부를 결정하고자 했다. 막상 가까이에 와 있으니 가지 않을 변명들이 하나씩 뇌세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먼저 650여km나 멀리 떨어진 곳이고, 버스 이동시 10시간이나 소요된다(왕복 20시간 소요). 하루 만에 다녀오기가 벅차고, 그렇다면 이틀을 보내기엔 너무 시간이 촉박하다. 더군다나 갔을 때 비가 오거나 구름이 잔뜩 낀다면 보는 맛이 반감이 될 것이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왔을 때 가보자!"라는 생각이 결국 모든 변명들을 물리쳤다. 쿠리티바에서 밤 10시 출발하는 침대버스를 타고 다음 날 아침 7시 포즈 도 이과수라는 도시에 도착했다. 이어서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 버스터미널에서 이과수 국립공원행 버스를 다시 갈아탔다. 9시경 도착해 표를 구입하고 또 다시 순환버스를 타고 폭포로 갔다.

공원 도착 전까지 내내 빗방울이 떨어졌다. 하지만 폭포 앞에 다가가자 비는 그쳤고, 폭포수의 웅장한 장관에 구름이 쫓겨 달아나는 것 같았다. 악마의 목구멍은 마치 구름을 내뿜어내는 듯 했다. 전망 다리를 오고가면서 바람에 날린 물방울로 인해 마치 비에 흠뻑 젓은 듯 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폭포의 웅장함에 대한 감탄은 떨어지는 물소리의 굉음에 점점 파묻히는 것 같았다. 

쿠리티바로 돌아오는 버스 시간이 낮 12시라 아쉬움 속에 발걸음을 재촉 할 수밖에 없었다. 2시간도 채 못 되는 관람을 위해 무려 20시간 버스를 타고 간 가치는 원하는 바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더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찬찬히 둘러보지 못함은 내내 아쉬움으로 남고, 다음 기회를 기대해 본다.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경을 이루는 이과수 강에 있는 폭포이다. 2.7km에 걸쳐 흐르는 물의 양에 따라 150-300여개의 폭포들로 이루어져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이과수 폭포 방문을 계획했을 때 이과수에 거주하는 한 티스토리 블로거에게 문의했다. 이 블로거는 마치 얼굴을 마주보고 생생하게 설명하듯이 장문의 친절한 답변을 보내왔다. 덕분에 큰 준비 없이 다녀왔다. 이 블로거의 친절함은 이과수 폭포의 웅장함만큼이나 오래 오래 기억하고 싶다. 혹시 이과수 방문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이 분의 블로그를 추천한다.
http://infoiguassu.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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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실로 향하던 국립공원 직원이 발걸음을 멈추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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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헨티나 쪽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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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는 그쳤지만 여전히 비옷은 아래에서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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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다리 위에는 날라오는 물방울로 이슬비가 내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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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한 폭포로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작은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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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마의 목구멍"이 구름을 내뿜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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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포의 웅장함을 사진 속에 담으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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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방울에 젖은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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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 건너 아르헨티나 국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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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포 관광을 마치고 공원 입구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긴코너구리

이상은 초유스의 브라질 가족여행기 12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브라질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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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