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7. 5. 23. 05:40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가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차를 사용해 양산 자택에 머물면서 주민들과 기꺼이 사진을 찍는 모습에서 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를 보는 듯하다. 

월요일에는모친을 방문하기 위해 자택에서 부산 영도까지 경호 차량 없이 버스로 이동했다. 그 동안 대통령을 태운 방탄 차량에 여러 대의 경호 차량이 이동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적지 않은 교통 불편을 끼쳤다. 

이것이 바로 외형으로 우러나오게 하는 대통령 권위가 아니라 보는 사람이 내면에서 스스로 느끼는 대통령 권위의 모습이라 참으로 흐뭇하다.

어제 월요일 오후 에스토니아 탈린의 한 거리를 걷고 있었다. 

저 앞에서 남녀 한쌍이 걸어오고 있었다. 여성은 양팔을 가볍게 흔들며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좀 떨어진 거리였지만 텔레비젼 뉴스에서 본 듯한 얼굴이었다. 순간적으로 혹시 에스토니아 여성 대통령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즉시 전화기를 꺼내 전화기를 들고 있는 척하면서 동영상을 찍었다. 한 순간이었다. 이들이 지나간 후 동영상을 보니 여성은 대통령이고 그 옆 남성은 경호원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무리 사회가 안정되고 평화롭다고 하지만 백주 대낮에 경호원 한 명만 대동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대통령이 있다니 그저 놀랍다. 에스토니아 친구에게 이 동영상을 보여주며 물으니 자기 나라 케르스티 칼률라이드 (Kersti Kaljulaid, 아래 사진) 대통령이라고 했다. 저 멀리서는 연인 한 쌍이 다가오는구나로 여겼고, 좀 떨어진 거리에서는 대통령일 것이라 여겼다.


경호 차량 없이 버스로 이동하는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
경호원 1명만 대동하고 거리를 걷고 있는 에스토니아 칼률라이드 대통령    
두 분 모두 끝까지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고 존경 받는 대통령이 되길 바라본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2. 12. 13. 07:02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이전하겠다"라는 공약을 발표했다. 새누리당은 이를 헛공약이라 주장하고 있다. 

국민과 소통하고 동행하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이고 지금의 청와대는 개방해서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행정부가 세종시로 이전하기 때문에 종합청사 내 집무실 공간 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보인다. 대통령과 청와대라는 말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권위', '삼엄한 경호', '경직된 의전' 등이 아닐까. 이는 곧 평범한 국민들의 대통령에 대한 접근 용이성을 악화시킨다.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고 동행하고자 하는 의욕이 확고하다면 공간 위치 여부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상징적으로 구체화시키는 것도 현실적으로 필요하겠다. 

그렇다면 리투아니아는 어떨까? 대통령 집무실은 대통령궁이라 불린다. 빌뉴스 구시가지 안에 위치해 있다. 숙소인 관저는 빌뉴스 북동쪽 교외 숲 속에 위치해 있다. 일반 시민들처럼 대통령이 출퇴근한다. 출퇴근을 비롯한 이동시 거의 사이렌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 리투아니아 대통령궁 정면
▲ 뜰에 보이는 차가 대통령 전용차이고, 바로 2층이 대통령 집무실

대통령궁 건물 입구를 둘러싼 울타리도 없고, 경비병도 없고, 진입을 막는 장애물도 없다. 건물 주변을 둘러보면 이것이 한 국가의 원수가 집무하는 대통령궁이라고는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안전은 어떻게 보호할까? 건물 외벽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CCTV가 그 몫을 한다.

▲ 대통령궁 광장 잔디밭에 누워 책을 읽고 있는 사람
▲ 대통령궁 광장에서 담배를 피우는 여학생들

그 동안 한국도 많은 변화를 이루어 수직사회가 수평사회로 점점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이 지닌 탈권위주의적 요소도 하나씩 벗어나야 되겠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민과의 소통과 동행을 꼭 해나길 바란다.


위 사진은 일전에 빌뉴스대학교에서 한국어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본 리투아니아 대통령궁 연말 장식등 풍경이다. 언젠가 한국에서도 청와대에 접근해 이런 야경을 즐길 수 있길 기대한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