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22. 3. 22. 22:43

3월 21일 도봉옛길을 산책하면서 계곡물에 발을 씻어보는 호기를 부려봤다.

 

 

3월 22일 오후 먼저 4.19 국립묘지를 둘러본다.
 

이어서 보광사 옆을 지나 둘레길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한다.
새싹이 돋으려고 하는 나뭇가지 사이로 도봉산이 보인다.
 
한 전망대에 김소월의 진달래꽃를 만난다.

 

남부지방엔 벌써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었다는 소식을 일전에 접했다. 서울은 언제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데 진달래의 분홍빛 꽃망울이 눈에 띈다.

 

며칠 후인 3월 27일 드디어 출국하는데
진달래 꽃망울이라도 봤으니 위안을 삼노라 생각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얼마 가지 않아 둘레길 오른쪽에 활짝 핀 분홍빛을 만나게 된다.
이런 행운이 있다니!!! 진달래꽃만 봐도 웬지 가슴이 뛴다...
 

수십년만에 한국에서 처음 본 진달래꽃을 영상에도 담아본다.
 

Posted by 초유스

요즘 시간이 나는 대로 국제어 에스페란토 사용자들에게 한국 현대시를 알리기 위해 시를 번역하고 있다. 이번에는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이다. 이 시는 7.5조 음율로 이루어져 있다.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Azaleoj
                                                                                                        Aŭtoro: KIM Sowol* 
                                                                                                        Traduko: CHOE Taesok

Se vi tediĝos de mi
kaj do foriros,
senvorte pace mi lasos vin foriri.

Azaleojn en Jaksan
plukos mi brake
kaj jen disĵetos sur la irotan vojon. 

Ĉe ĉiu via paŝo
florojn metitajn
malpeze premtretante bonvolu iri.

Se vi tediĝos de mi
kaj do foriros,
neniam larmojn verŝos mi spite morton.

* KIM Sowol (1902-1934):
estas unu el la plej popularaj poetoj en la korea moderna poezio. En siaj poemoj vaste legataj li priskribis ritmojn kaj temojn de koreaj folkloraj kantoj. Lia poemlibro estas "Azaleoj" en 1925. 

* 제 번역이 중국 에스페란토 잡지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www.espero.com.cn/2014-04/22/content_32168084.htm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5. 16. 06:49

이제 리투아니아에도 완연한 봄이다. 낮 기온을 보면 여름이 왔다. 며칠 전 창가에 피기시작한 사과꽃은 벌써 시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봄에 생각나는 꽃은 두 말 할 필요 없이 진달래꽃이다. 어린 시절 뒷산에 올라가 참꽃이라 부르던 이 진달래꽃을 참 많이 따서 먹었다. 하교 길에도 산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 꽃을 따 먹었다. 그 시절 도시락 대용품인 셈이다.

유럽 식물원에서도 아직 진달래꽃을 보지 못했다. 일전에 라트비아 수도 리가를 다녀왔다. 같은 발트3국 하나이지만 남쪽에 있는 리투아니아보다는 아직 잎이 덜 자랐다. 오페라 극장 앞 정원에 있는 꽃이 분홍색 꽃이 시선을 끌었다.
  

수로 건너편에서 보라보니 꼭 진달래꽃을 닮았다. 진달래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정말 진달래일까 궁금증을 가지면서 얼른 이 꽃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다가 가보니 적지만 잎이 함께 돋아나 있었다. 진달래꽃이 아니라 철쭉꽃으로 판명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잠깐이라도 진달래꽃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켜 준 철쭉꽃이 고마웠다. 



진달래꽃이 피는 때에 언젠가 한국을 방문할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4. 5. 09:00

3월 초순부터 여러 블로그를 통해
한국에서 피어오르는 청노루귀꽃 소식을 읽었다.
이 소식을 접할 때마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서도
청노루귀꽃을 볼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베란다에서 그네 타던 딸아이는 창밖을 바라보면서 곧잘 말했다.
"아빠, 빨리 봄이 와서 청노루귀꽃을 봤으면 좋겠다."

드디어 그날이 왔다. 어제 토요일 정말 화창한 봄 날씨였다.
겨울 내내 회색 구름이 가득 찬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딸아이와 둘이서 숲 속으로 들어갔다.
한국의 이런 숲 속엔 지금쯤 진달래꽃가 만발해 있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낙엽이 덮인 땅 위로 군데군데 초록색의 잎이 보였다.
하지만 자주색 청노루귀꽃은 찾을 수가 없었다.
봄을 갈망하는 딸아이를 위해 "산신령이시여, 보라색을 주소서!"
기도하는 심정으로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드디어 안경 쓴 눈이 번쩍거렸다. 학수고대던 저 청노루귀꽃!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딸아이는 보통의 리투아니아 사람들처럼
청노루귀꽃을 꺾기 시작했다.
자라는 꽃을 꺾는 것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리투아니아인들은 이른 봄 이렇게
청노루귀꽃을 꺾어 꽃병에 담아 봄을 맞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딸아이는 청노루귀꽃에 토끼풀 등을 보태 즉석 꽃선물을 만들었다.
이 꽃선물 사진을 모든 이들에게 바치오니 봄날에 행복의 향기가 가득 하소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