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2024. 2. 13. 18:56

유럽에서 호주로 가족여행을 떠나기는 쉽지가 않다. 가장 큰 부담은 뭐니 해도 바로 항공료다. 가족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라도 가격이 저렴한 비행노선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찾은 노선이 이탈리아 로마 공항에서 출발해  중국 광저우 공항을 거쳐 호주 시드니 공에 도착하는 것이다.

 

시드니로 갈 때 광저우 환승시간이 1시간 30분인데 환승 심사와 휴대수하물 검사를 하는데 다 보냈다. 즉 무료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로마로 돌아올 때 광저우 환승시간이 무려 7시간이라 인터넷이 절실히 필요했다.

 

 

광저우 공항에는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와이파이 비번을 받는 기계가 설치되어 있다. 절차에 따라 여권을 밀어 넣고 비번에 적힌 쪽지를 출력받으면 되다. 이렇게 여러 번 받아서 시도해도 접속이 원활하지가 않다. 주변 사람들도 인터넷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자주 이용하는 다음이나 네이버에 연결할 수도 없고 페이스북, 유튜브 심지어 카카오톡도 사용할 수가 없다.

 

 

 

식구 셋이가 모두 "여기가 중국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잊었네!!!"라에 공감한다. 순간적으로 아내가 VPN 앱을 통해 해보자고 한다. 나는 유럽에 살면서 VPN을 사용본 적이 없지만 아내는 직장 웹사이트 관리자로 해외여행 시 VPN을 사용해야 한다. 아내가 추천한 2 기가 무료 VPN 앱은 TunnelBear다. 

 

 

 

인터넷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앱을 내려받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여행 전에 미리 앱을 설치하고 또한 인증을 받아놓아야 한다. 인증은 이메일을 이용하는데 광저우 공항에서는 gmail 접속이 되지 않아서 인증을 받을 수가 없었다. 아내는 이미 호주에서 전화기에 VPN 앱을 설치해놓아서 아무런 문제 없이 페이스북 등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인터넷 접속이 되고 TunnelBear 앱을 열어 지도상 나타나는 국가 중 하나를 선택해 연결하면 된다.

 

 

언제 다시 중국에 갈지는 모르겠지만 유럽으로 돌아오자마자 VPN 앱을 설치해 인증을 받아 놓았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2018. 1. 19. 04:45

연말과 새해를 맞아 북반구 유럽에서 남반구 호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추운 겨울을 피해 따뜻한 여름을 나고 또한 시드니에 살고 있는 딸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비행 시간이 많고 식구가 3명이니 항공비용도 수월찮았다. 그래서 빠르게 가는 방법 대신에 느리게 가는 방법을 택했다. 경유국으로 중국을 택했다. 72/144시간 무비자 경유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다. 빌뉴스-코펜하겐-베이징-시드니 항공 노선을 이용했다. 우리 부부는 이미 중국을 다녀왔지만 딸아이에게 중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베이징에는 에스페란토 친구들이 있었다. 

* 베이징 자금성


코펜하겐 혹은 베이징 공항에서 중국 화폐로 환전하려고 했으나 환율이 실제보다 좋지 않아서 환전을 포기했다. 베이징 시내 은행에서 환전할 때까지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첫 번째로 지불해야 할 곳이 베이징 공항 수화물 보관서였다. 현금 혹은 위쳇이나 알리페이로 결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명색이 국제 공항 수화물 보관소인데 신용카드는 그야말로 무용지물이었다. 모바일 결제의 일상화에 신용카드가 쓸모없는 현장을 체험하게 되었다.  



마중 나온 에스페란토 친구의 도움으로 현금으로 지불했다. 베이징 에스페란토 친구들이 이날 저녁 식사에 우리 가족을 초대했다. 중국에서 일하는 일본 친구도 자리를 같이 했다. 


식사 중 수화물 보관소에서 겪었던 신용카드 무용지물을 이야기했더니 일본인 친구가 지갑에서 100 위안짜리 두 장을 꺼내 들었다. 



"이 중 하나가 베이징 시내 은행 현금 자동 인출기에서 뽑은 지폐다. 그런데 나중에 은행에 갔더니 이 돈이 위조지폐라 했다."

"우와, 은행 현금 자동 인출기에서 위조지폐가 나오다니!"

"중국인 친구가 자동 인출기에서 뽑았으니 다시 자동 입금기로 입금하라고 했지만 기념으로 가지고 있기로 했다."  


어두운 곳이라면 어느 돈이 진짜고 어느 돈이 가짜인지 육안으로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듯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렇다. 일단 선명도에서 차이가 난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다섯 개로 되어 있는 네모칸에 숫자가 쉽게 드러나지 않아야 진짜다. 복사하면서 그 숫자가 비친 것이 가짜다. 사진에서 위에 있는 지폐가 진짜고 아래는 있는 지폐가 가짜다. 그의 설명은 집으로 돌아올 때 방문한 상해에서 도움이 되었다.    



은행 현금 자동 인출기에서 뽑은 돈 중에서도 위조 화폐가 있다니 "역시 중국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이징에서 사용할 위안을 중국 친구와 사적으로 환전을 하게 되었다. 호주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에는 베이징이 아니라 상해를 경유했다. 


* 상해 난징루


필요한 현금을 중국은행에서 환전할까 아니면 현금 자동 인출기에서 뽑을까 잠시 고민했다. 

"좀 걸어가야 하지만 은행에서 환전하는 것이 좋으니 가자!"

"추운데 그냥 여기서 인출기에서 뽑자!"

"그러다가 일본인 친구처럼 위조지폐가 나오면 어떻게 해?"

"운에 맡기자."


결국 현금 인출기에서 뽑았다. 베이징에서 일본 친구가 설명해준 대로 네모칸에 숫자가 선명하게 보이는 지를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해보았다. 다행히 모두 보이지 않았다. 아, 이런 불안 때문에도 중국이 현금 대신 모바일 결제를 선호하는구나...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