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해당되는 글 32건

  1. 2021.03.26 헐~ 도심 강변 거목도 비버 이빨에 속수무책
  2. 2021.01.11 하얀 눈 모자를 쓴 알록달록한 인공새집들
  3. 2020.09.23 와~ 크랜베리가 천지 삐까리 - 유럽에서 첫 따기 체험 1
  4. 2017.01.20 겨울철에 찾은 에스토니아 관광명소 풍경 3
  5. 2015.07.06 새도 궁전에 살 권리가 있다
  6. 2015.06.17 축구장 한가운데 150년 된 참나무 한 그루
  7. 2015.03.21 유럽 개기일식 엑스레이 사진으로 보다 3
  8. 2015.02.12 겨울철 이상기후로 실직해 시위하는 장갑들
  9. 2014.10.21 봄엔 꽃, 가을엔 단풍으로 눈길 끄는 벚나무 1
  10. 2014.08.20 사람 안 피하고 제 일만 하는 해변 가마우지
  11. 2014.08.11 붉게 지는 해, 노랗게 떠오르는 슈퍼문
  12. 2014.05.20 수개월 비 사흘에 쏟아진 발칸반도에 대홍수 2
  13. 2014.04.23 술에 담근 자작나무 새싹 위장병에 좋다고 1
  14. 2014.02.12 회전하는 얼음 원반, 볼수록 신기해
  15. 2013.08.27 보라색 꽃이냐 달팽이 꽃이냐, 헷갈리네
  16. 2013.08.26 바다에는 폭우, 해변에는 햇살 쨍쨍 1
  17. 2013.07.18 기울어진 나무 기둥 위에 곧게 자라는 나무
  18. 2013.07.12 철판에 갇힌 서울 가로수 보니 우리 동네가 궁금
  19. 2013.05.15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이는 얼음 쓰나미에 충격 1
  20. 2013.05.10 창문가에 피어있는 단풍나무 꽃 수두룩
  21. 2013.05.07 북위 55도 유럽에서 즐기는 생소한 벚꽃
  22. 2013.05.06 결투 벌이다 뿔에 엉켜 죽을 뻔한 사슴 구조
  23. 2013.04.25 홍수는 여름이 아니라 봄에 난다
  24. 2013.04.12 버드나무 몸통에 뿌리박고 자라는 자작나무
  25. 2013.03.07 지난 봄으로 새 봄 맞는 우리 집 거실
  26. 2013.03.05 하늘 아래 펼쳐보이는 새들의 신비한 발레 1
  27. 2012.10.14 바다 갈라지는 신비의 바닷길 세계 도처에 1
  28. 2011.04.12 원앙새 부부 못지 않은 황새 부부의 다정 다감
  29. 2010.06.12 번개 촬영 금지 외치는 딸아이 까닭 1
  30. 2008.11.25 사진 속 리투아니아 자연풍경
생활얘기2021. 3. 26. 05:22

남쪽 지방에 사는 친구들은 요즘 들어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꽃사진을 많이 올린다. 한국 친구들은 분홍빛 진달래꽃이나 노란빛 개나리꼿을 올리고 헝가리 친구들은 자주빛 제비꽃이나 보라빛 할미꽃을 올린다.
 
북위 55도 리투아니아에서도 혹시나 봄꽃이 피었을까 한번 살펴보기 위해 인근 숲공원으로 산책을 나간다. 숲에는 폭설로 쓰러진 나무들이 즐비하고 군데군데 여전히 눈이 남아 있다. 이리저리 살펴봐도 피거나 올라오는 꽃은 아직 없다. 
 
공원을 휘감고 있는 강변까지 나아간다. 겨울이 마지막 미련을 남겨 놓았다. 강을 완전히 덮고 있던 얼음은 녹거나 흘러 내려가 흔적이 없지다. 하지만 밀려서 강변까지 올라온 얼음은 녹지 않은 채 강변과 강의 경계를 표시하고 있다.
 

양팔을 다 벌려서 두 번을 안아도 다 안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밑동을 가지고 있는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겨울 내내 쌓인 눈을 이기지 못했는 듯 나뭇가지들이 부러져 있다.   

 

가까이 가보니 밑동에는 비버(beaver)가 물어뜯어낸 흔적이 역력하다. 리투아니아 호수나 강에는 비버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 비버는 해리 또는 바다삵이라고 한다. 6만 5천 평방킬로미터 면적을 가진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는 비버 개체수는 약 8만 5천 마리에서 12만 마리(자료 출처)로 추정된다. 

 

강에 댐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비버는 외모상 수달과 조금 닮았지만 계통적으로 수달과는 관련이 없다. 수달은 식육목 족제비과이고 비버는 설치목 비버과다. 철분 성분이 있는 이빨은 주황색을 띠고 있다.

 

 

특히 비버는 넓적한 노 모양의 꼬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헤엄을 칠 때나 적을 발견하면 수면을 두들겨서 동료들에게 경고를 할 때 사용한다. 비버나 비버의 흔적을 볼 때마다 언젠가 손님으로 초대를 받아서 먹어본 비버 꼬리 요리가 떠오른다.  

 

By Tocekas - Mano darbas, CC BY-SA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9806698

이런 거대한 나무도 비버의 표적이 되어 때론 힘없이 쓰려지고 만다.

 

나뭇가지는 쌓인 눈으로 해를 입고 밑동은 이렇게 비버의 날까로운 이빨로 해를 입고 있다. 빌뉴스 시당국이 특히 도심의 비버 서식지에 있는 보호할 만한 나무밑동에 철조망을 설치해주면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1. 1. 11. 02:12

지난 겨울 빌뉴스에는 눈이 거의 오지 않았는데 이번 겨울에 벌써 여러 번 내려 수북히 쌓여 있다. 도심 인도는 말끔히 제설이 되어 이동에는 불편이 없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이동과 왕래가 끊여 있지만 거의 매일 도보산책을 하고 있다. 

 

이번 주말 빌뉴스에 있는 베르캐이(Verkiai) 저택공원을 다녀왔다. 내리스 강이 내려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1387년 기독교을 받아들인 리투아니아니아 대공작이자 폴란드 왕인 요가일라(Jogaila)가 이곳을 로마 가톨릭 빌뉴스 교구에 기증한 곳이다. 18세기 말엽까지 빌뉴스 주교의 여름철 관저로 이용되었다. 현재 궁전은 18세기 신고주전주의식으로 지어졌다. 

 

죽은 나무 한 그루가 공원 한가운데우뚝 서 있다. 한 사람이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는 데 심취해 있다.  

 

이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나무 기둥 둘레는 인공새집으로 가득 차 있다.

 

하얀 눈 모자를 쓰고 있는 알록달록한 인공새집이 새들에 대한 사람들의 배려만큼 돋보인다.  

 

죽은 나무와 인공새집의 멋진 조합을 4K 영상에 담아봤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9. 23. 18:42

일전에 북유럽 리투아니아 북서 지방에 있는 습지공원을 다녀왔다. 공원입구에서 보니 일반적인 숲과는 전혀 차이가 없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나무들의 키가 점점 작아진다. 어느 곳에 이르면 마치 자연 속 분재공원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곳의 습지는 물이끼로 덮여 있는 이탄습지다. 산성화된 토양이고 영양분이 부족해 식물들이 더 이상 자라지 못한다. 이 습지공원은 3.6km에 이르는 널빤지 산책로가 잘 마련되어 있다. 일부 구간을 아래 영상에 담아봤다.

    
입구에서 들어서니 공원 관리인이 묻는다.
"습지공원을 관광하러 왔나? 아니면 열매를 따러 왔나?"
"한번 둘러보려고 왔다. 무슨 열매가 있나?"
"9월부터 크랜베리 등 야생열매 따기가 허용되고 있다."
"어디에서 왔나?" 
"한국인인데 빌뉴스에서 왔다."
"안녕하세요."
"우와~~ 한국어 인삿말을 할 수 있다니!"
"친척 중 한 명이 한국인과 결혼해서 런던에 살고 있다."

널빤지 산책로를 따라 공원 안으로 들어가니 작은 관목 숲이 나온다. 이리저리 살펴보니 빨간 열매 등이 더러 눈에 들어온다. 바로 월귤(lingonberry, cowberry, brukė, vaccinium vitis-idaea), 넌출월귤(cranberry, vaccinium oxycoccos), 들쭉나무(bog bilberry, bog blueberry, vaivoras, vaccinium uliginosum) 열매다. 

* 관목 가지에 붙어 있는 열매가 월귤 즉 링곤베리(lingonberry)다.

    

* 바닥 위에 가느다란 줄기로 이어져 있는 열매가 넌출월귤 즉 크랜베리(cranberry)다. 



안으로 한참 들어가자 널빤지 산책로 양옆으로 빨간색 열매가 그야말로 천지삐까리다. 지천에 널려 있다. 넌출월귤 열매다. 학명으로는 vaccinium oxycoccos이고 흔히 크랜베리(cranberry)라 불린다.     


따면 솔찬히 딸 수 있을 듯하다. 더 이상의 둘러보기를 포기하고 가족 모두 주저앉아 따기 시작한다.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크랜베리는 비타민의 보고다"라면서 따기를 재촉한다. 따기가 아니라 그냥 줍기다. 맛을 보니 아주 시큼하다. 이끼 위에 살짝 드러난 줄기에 간당간당 붙어 있다. 손가락을 갖다대면 그냥 떨어진다.  


이날 이렇게 딴 크랜베리가 2킬로그램이다. 유럽에서 30여년 살면서 처음으로 크랜베리 따기를 체험해봤다. 아내는 꿀을 넣어서 크랜베리를 믹서기로 갈아서 유리병에 담았다. 


"크랜베리는 비타민 C와 E가 풍부하니까 매일 찻숟가락으로 한 번씩 먹자"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크랜베리는 피부노화방지, 치주병, 위궤양, 야맹증, 시력개선, 간기능 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Posted by 초유스

이제 북유럽에 속하는 발트 3국은 주로 관광철이 여름철이다. 4월 하순에 시작해 11월 중순에 끝난다. 인근 나라 관광객을 제외하고 겨울철에 이곳을 찾는 단체 관광객들은 매우 적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해가 짧다. 아침 8시경에 해가 뜨고 오후 4시경에 해가 진다. 또한 맑은 날이 드물다. 대부분 잿빛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다. 기온도 낮다. 대체로 영하 5-10도 내외의 날씨이지만, 때로는 영하 20도 내외의 날씨가 여러 날 지속되기도 한다.


1월 중순 발트 3국을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다행히 혹한의 날씨가 지난 후였고 영하 2-5도 내외의 비교적 따뜻한 날씨였다. 

눈 덮인 대지와 도심을 둘러볼 수 있었고 해가 긴 여름철에는 보기 힘든 도심의 야경을 마음껏 즐길 수가 있었다. 12월과 1월 초순에는 크리스마스 장터를 구경할 수도 있다. 

먼저 에스토니아의 관광명소들을 사진으로 소개한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탈린 구시가지와 항구 

▲ 톰페아 언덕 국회의사당 

▲ 구시청 광장엔 여전히 크리스마스트리가 불빛을 밝히고 있다.

▲ 카테리나 골목길 

▲ 에스토니아 민속촌 

▲ 부엌을 봐라 박물관에서 바라본 네브스키 성당(상), 네브스키 성당 야경(하) 

▲ 덴마크 왕의 정원 - 유령이 불쑥 나올 것 같은 분위기 ㅎㅎㅎ 

▲ 검은머리 길드 회관  

▲ 합살루 해변 겨울철(상), 여름철(하) 

▲ 패르누 해변 - 밀려온 얼음 조각으로 누군가 탑을 만들어놓았다.

날씨와 일조시간에도 불구하고 겨울철에 한번 방문할만하지 않을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 7. 6. 08:10

최근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 근처에 있는 공원을 산책하다가 재미난 것이 하나 눈에 띄였다. 나무에 매달린 물건이다. 멀리서 봐도 새집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새집이 참 특이하다.  


이 새집은 아름다운 궁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아, 기발한 사람 덕분에 새들이 비록 외관상 멋진 궁전에 살 수 있게 되었구나...   



이 새집을 보면서 머리 속에 금방 떠오른 문구는 다음과 같다. 
"새도 궁전에 살 권리가 있다."

새가 스스로 이것을 행하지 못하니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의 도움을 받아 그 뜻을 이루고 있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카테고리 없음2015. 6. 17. 07:38

sksksks발트 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는 세 나라 중 면적(4만5천 평방 킬로미터)이든 인구(130만명)로든 규모가 제일 작다. 하지만 1인당 국민총생산에서는 IMF 기준 2014년 19,671달러로 가장 높고, 안정적으로 경제 성장을 이루어내고 있다. 비록 바다 건너에 있지만, 선진국인 핀란드와 스웨덴이 이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발트 3국에서 특이하게 1500여개의 섬이 전국토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이 섬들 중 가장 큰 섬인 사레마를 다녀왔다. ‘섬의 땅’이라는 뜻인 사레마는 에스토니아의 가장 서쪽에 위치해 있다. 중심 도시인 쿠레사레에는 발트해에 접해 있는 나라들에서는 유일한 중세시대 요새 성이 잘 보존되어 있다.

* 해변 쪽에서 바라본 쿠레사레 성

* 북유럽에서 남은 유일한 중세 요새인 쿠레사레 성


올해 들어 이 섬에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볼거리가 하나 더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다름 아닌 참나무다. 수령이 오래 되어서가 아니라 그 위치 때문이다. 사레마의 오리사레 마을 축구장에는 참나무 한 그루가 있다. 150년 된 이 참나무는 바로 축구장 한 가운데 우뚝 서 있다. 이 참나무가 "2015년 유럽 나무"라는 선정되었다.

2011년부터 매년 체코 환경 파트너쉽 재단이 "올해의 유럽 나무" 경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는 관심과 보호를 받을만한 자연 문화유산 속에 오래된 나무의 의미를 부각시키고자 한다. 먼저 국내 경연 대회를 거친 나무들이 최종 국제 경연 대회에 참가한다.


그런데 어떻게 축구 경기장 한 가운데 150년 동안 참나무가 자랄 수 있을까? 사연은 이렇다.
예전에 이 참나무 뒤에 운동장이 있었다. 1951년 운동장을 확장하려고 할 때 장애물이 될 이 참나무를 뿌리 채 뽑아내기로 결정했다. 스탈린 트랙터 2대가 쇠줄을 이용해 뽑아내기를 시도했다. 그런데 뿌리는 뽑히지 않고 나무에 깊은 상처만 주고 쇠줄이 그만 끊어지고 말았다.

결국 뽑아내기를 포기하고 그대로 놓아두게 되었다. 이렇게 살아남은 참나무는 축구 경기 중 때론 방해물이 되기도 하고, 때론 좋은 방패막이 되어 준다.

장애물이 되니 어떻게 해서라도 꼭 뽑아내야 한다는 생각에 빠져 이를 실행했더라면 이 "올해의 유럽 나무"는 세상에 있을 수가 없었겠다. 경기에 불편하더라도 함께 세월을 보내다보니 나무와 지역이 이런 영광을 얻게 되었다. 

이 참나무는 눈앞의 불편만 보지 말고 먼 안목으로 보면 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조화를 이루어 지역의 새로운 명물을 탄생시킬 수 있음을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 3. 21. 08:36


3월 20일 유럽 전역은 개기일식이 화제였다. 개기일식은 태양과 달 그리고 지구가 일렬로 늘어서서 일어나는 우주 현상이다. 지구에서 보기에 달에 태양이 가려진다. 리투아니아에서는 낮 10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약 두 시간 정도 일식을 볼 수 있었다.

리투아니아에서는 100%가 아니라 70%가 가려졌다. 1999년 8월 11일 헝가리에서 본 이후로 처음이었다. 시간이 다가오자 점점 아파트 안이 점점 빛이 줄어들었다. 

집안에 있으므로 특별하게 준비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선글라스 여러 개를 이용해 보고 있는데 친구들과 시내 광장에서 일식을 보고 있던 딸아이가 때마침 전화했다.

"친구가 엑스레이 사진을 가지고 왔는데 이것으로 보니까 아주 잘 보여."
"그래?! 우리도 해봐야겠다."

아내는 집안 어딘가에 있는 엑스레이 사진을 급히 찾아서 창문벽에 붙였다. 


그래서 이렇게 생애 두 번째로 개기일식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딸아이가 준 정보 때문에 우주의 신비한 현상을 즐길 수 있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5. 2. 12. 05:55

25년을 동유럽에서 살면서 이번 겨울만큼 따뜻한 적이 없었다. 특히 리투아니아는 일반적으로 영하 20도 내외의 날씨가 1주에서 3주 정도 지속되지만, 올해는 지금까지 1월 중순경 영하 15도 날씨가 이틀이었고, 나머지는 전부 영상 5도에서 영하 5도 사이였다.  

이렇게 포근한 날씨로 인해 벌써 1월 하순에 남쪽에서 황새가 날아오기도 했다. 눈이 내리곤 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서 영상의 낮 온도로 인해 녹곤 했다. 

며칠 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거리를 산책하는데 이색적인 풍경이 눈 앞에 나타났다. 거미줄에 장갑들이 주렁주렁 걸려있었다. 누군가 설치예술 작품을 만들어놓았다.


하지만 이 장갑들을 보고 있으니 겨울철 이상기후로 이들이 실직해 시위를 하는 듯했다. 겨울철 장갑의 직장은 바로 사람들의 손가락인데 날씨가 따뜻해 사람들이 장갑을 끼지를 않으니 장갑이 실직을 한 셈이다. ㅎㅎㅎ




겨울철 날씨가 따뜻해져 난방비 지출이 줄어서 다행스럽지만, 이런 급격한 이상기후가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심히 걱정스럽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4. 10. 21. 06:19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중심가를 흐르는 네리스 강변의 북쪽 언덕에는 수십 그루의 벚나무가 심어져 있다. 해마다 5월 초순이면  벚꽃이 활짝 펴서 시민들의 발길을  이끈다. 



여름내내 다른 나무들과 같이 녹색잎을 한 이 벚나무가 별다르게 눈에 띄지 않았다. 최근 이 강변으로 갈 일이 있었다. 가을날에 보니 봄날 꽃으로 단장했을 때 만큼이나 단풍으로 또 다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었다. 


날씨만 더 청명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봄에는 꽃으로, 가을에는 단풍으로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벚나무...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4. 8. 20. 06:59

일전에 유럽에서 청정해변으로 알려진 리투아니아 발해 해변에 있는 니다를 다녀왔다. 니다는 모래언덕 등으로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이곳에서 보기 드문 광경을 보게 되었다. 바로 물새 가마우지이다. 가마우지라면 제일 떠오르는 것이 낚시이다. 가마우지는 물고기를 발견하면 물 속으로 잠수해 물갈퀴가 달린 발로 함차게 헤엄을 쳐서 물고기를 잡는다. 잡은 물고기는 물 위로 가지고 올라와서 먹는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가마우지를 길들여 물고기를 잡는다.

발트해 해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가마우지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여긴 이들을 이용한 인간의 낚시는 없다. 이날 만난 가마우지 한 마리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해변에서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가마우지는 부리로 온몸의 깃털을 골랐다.



가마우지는 물갈퀴로 자신의 머리를 빠른 속도로 긁었다.  

이런 모습을 처음 목격한 지라 일행과 함께 한참 동안 가마우지를 지켜보았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4. 8. 11. 06:43

8월 10일 가장 큰 보름달인 만월(슈퍼문 super moon)이 떠오른다는 소식을 접하고 먼저 달 뜨는 시간을 웹사이트에서 확인했다. 이날 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달 뜨는 시간은 오후 8시 23분. 참고로 세계 각국 달 뜨는 시간을 알려주는 사이트: http://www.timeanddate.com/moon

만월은 달과 지구의 거리가 평소보다 약 14% 정도 가까워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밝기도 평소보다 30%가 더 밝다. 

식구들에게 함께 올라가 만월도 보고 소원도 빌자고 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달은 그냥 달일 뿐이지 만월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듯했다.

더 크게 보이고 더 밝은 만월을 꼭 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빌뉴스에서 높은 곳인 게디미나스 성탑으로 홀로 올라갔다. 


먼저 모처럼 만난 게디미나스 성탑 일몰이 감탄을 자아냈다. 


해가 북서쪽 숲으로 막 넘어갈 무렵 북동쪽 숲에서 만월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남아있는 햇빛으로 약간 홍조이더니 점점 노란빛으로 변해 갔다.  


일몰도 구경하고 
만원도 구경하고
소원도 빌어보았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4. 5. 20. 06:52

강의를 하려고 대학교에 갔다. 한 학생이 물었다.
 
"오늘 새벽 엄청나게 내리친 번개와 천둥 소리를 들었나?" 
"새벽 2시에 잠들었는데 전혀 듣지 못했다."

그제서야 대학교를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딸아이가 한 말이 떠올랐다.

"아빠, 우산 가져가고 번개 치면 무조건 숨어."
"알았어. 하지만 햇빛이 있는데 비가 오겠니..."

집으로 돌아와 딸에게 물었다.

"너 왜 학교 가기 전에 번개 이야기 했는데?"
"오늘 새벽 엄청 번개치고 비가 왔어. 그래서 내가 깼어."

사실 근래에 햇빛이 나는 날보다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리투아니아에도 많았다. 하지만 남유럽 발칸반도중부에는 130년 만에 최악의 홍수 사태가 발생했다. 보통 수개월에 내릴 비가 단 사흘에 집중해서 쏟아졌다. 수만명의 이재민과 수십명이 사망했다.   

가장 큰 피해는 사바강을 따라서이다. 사바강은 슬로베니아 북부의 알프스에서 발원해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를 거쳐 베오그라드에서 도나우 강으로 흘러들어간다. 


세르비아,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등 홍수 피해 지역은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 땅이다. 전쟁을 겪은 고통 속에 거대한 홍수가 또 다시 인명과 재산을 할퀴고 간다. 재해 소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스니아 에스페란토 친구가 알려주었다. 아래는 이 페이지에 올라온 재해 상황 사진들이다.


국제 사회의 지원도 속속 도착하고 있다. 비록 지금은 나라별로 갈라졌지만, 재난 앞에 발칸반도 주민들이 결속해 빠른 복구 작업을 해내길 바란다. 물살을 헤치고 음식을 전달하는 군인, 강아지를 치켜들고 턱까지 찬 물을 헤치는 아이...... 세월호의 잠수부와 학생들을 떠올린다. 힘내시고 평안하소서......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4. 23. 05:54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는 소나무, 전나무, 참나무, 단풍나무, 자작나무 등이다. 이 중에서 자작나무는 하얀색 껍질과 위로 시원하게 쭉 뻗은 키가 인상적이라 유럽에서는 숲속의 귀족 내지 여왕으로 묘사된다.


자작나무는 단단하고 결이 고아서 가구로 애용되고 또한 난방용 장작으로도 널리 사용된다. 자작나무 껍질은 불에 잘 붙어서 불쏘시개로 쓰인다. 야영시 모닥불을 피울 때 자작나무 껍질이 아주 유용하다.

또한 자작나무 껍질은 옛날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데도 사용되었다. 어린 시절 자작나무 껍질에 시를 써본 적도 있다. 신라의 천마도도 자작나무 껍질에 그린 것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른 봄에 자작나무 수액을 받아 마신다. 자작나무 잎과 가지를 말려서 사우나할 때 온몸을 때린다. 자작나무에 자라는 상황버섯은 항암과 신장질환 치료에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주말 장모님이 소유하고 있는 숲에 다녀왔다. 목적은 10년 전인 2004년 호두나무 열매를 폴란드에서 가져와 심어놓았다. 그 동안 텃밭에 성장하고 있었는데 2년 전에 숲에 옮겨심었다. 그래서 여전히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잘 자라고 있었다.


이날 아내와 장모는 자작나무로 가더니 새싹을 따고 있었다.

"왜 따나요?"
"사실 지금은 조금 늦었지만, 막 돋아나는 자작나무 새싹을 깨끗히 씻어 유리병에 넣고 보드카를 부어서 보관했다가 위가 아플 때 한잔 하면 효과가 아주 좋아."라고 장모님이 설명해주셨다.


이날 또 하나의 자작나무 가치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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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14. 2. 12. 06:09

최근 또 다시 거대한 얼음 원반이 공개되어 화제를 모았다. 러시아 메드베디짜(Medvedica) 강에서 거대한 얼음 원반이 빙빙 돌고 있다. 


자연현상일까?
아니면 누군가 인위적으로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놓았을까? 



이는 자연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얼음은 강 외곽에서 얼기 때문에 원반 형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기온 차이로 가운데에서 밖으로 강물이 얼 수 있고, 물의 흐름이 지형에 따라 소용돌이치면서 이런 원반 얼음이 형성될 수 있다고 한다. 

아래는 또 다른 원반 얼음 동영상이다. 



이런 신기한 모습을 만들어내는 자연의 무한능력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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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13. 8. 27. 06:19

일전에 에스토니아 현지인 친구를 방문했다. 그는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남쪽으로 약 15킬로미터 떨어진 한적한 시골에 살고 있다. 그의 정원을 거닐면서 생소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정원에 있는 꽃잎들이 누군가 송곳으로 마구 뻥뻥 뚫어놓은 듯했다. 대체 무슨 연유일까?


바로 달팽이들이 그렇게 한 것이다. 느린 걸음으로 가면서 잎을 먹었기 때문이다. 


옆에 있는 보라색 꽃을 보니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아났다.  



땅에 기어다니는 달팽이가 나무나 줄기에 올라가는 것도 신기한 데 무리를 지어 꽃을 점령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더욱 신기해다. 보라색 꽃인지 달팽이 꽃인지 헷갈리게 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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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3. 8. 26. 06:46

저쪽 하늘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이쪽 하늘에는 해가 쨍쨍하다. 이는 산이 없는 발트 3국에서 종종 접하는 자연 현상 중 하나이다.


언젠가 집에 있는 딸아이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시내 중심가에서 일을 보고 있는 데 전화가 왔다.

"아빠, 지금 비가 정말 엄청 와!"
"그래? 여긴 비가 전혀 안 오는데."

같은 시내에서도 이처럼 여긴 비가 오고, 저긴 비가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떤 때에는 거리 하나를 두고 비가 오고 비가 오지 않는다. 이런 현상을 카메라에 담아보고자 노력하지만,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

일전에 에스토니아 해변도시 패르누를 방문하는 데 바로 이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가까운 바다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지만 해변에는 햇살이 가득하다. 한 아이가 아무런 걱정 없이 그네 타기를 즐기고 있다. 폭우가 오는 지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폭우가 금방 이쪽으로 오지 않을 것임을 알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이 든다. 손에 든 우산을 만지작거려 본다. 

  
다행히 이날 폭우는 강 건너 불이었다. 세상의 고난이 다 이렇게 비켜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피할 수 없는 고난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달관자의 심정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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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13. 7. 18. 07:22

발미에라(Valmiera)는 라트비아 중부지방에 있는 도시이다. 인구는 약 3만명으로 교통의 요지이다. 13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도시는 리보니아 교단의 성(城)이 세워졌고, 1702년 대북부전쟁 때 파괴되었다. 일전에 이 도시를 방문했다. 


파괴된 성이나 복원된 성당보다 더 인상적인 장면이 눈에 띄었다. 바로 기울어진 나무 기둥 위에 곧게 자라고 있는 나무였다. 


가지로 볼 수도 있겠지만, 거울어진 나무 기둥에 쌓인 얕은 흙에 의지해서 자라기 시작한 나무로 보였다, 이런 자연의 신기한 모습이 때론 관광명소보다 더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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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3. 7. 12. 06:23

최근 철판에 갇힌 서울 가로수의 끔찍한 현장이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바로 가로수를 깎아내어 철판에 맞추었기 때문이다[아래 사진].

https://www.facebook.com/joytree91

이 서울 가로수의 사진을 보니 일전에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러시아의 가로수가 떠올랐다. 가로수 보호와는 전혀 관계없이 인도에 아스팔트를 그대로 깔아버렸다. 혹자는 러시아의 가로수에 비하면 서울의 가로수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사진출처 imagse source link]


그렇다면 내가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의 가로수는 어떤 상황일까 궁금해졌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가로수는 벽돌 인도에 큼직한 자기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벽돌로 해놓았으니 수십년 세월이 흘러 지금의 자리를 벗어날 경우 쉽게 더 확장할 수 있다. 도로 정비에 가로수를 배려하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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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13. 5. 15. 14:58

유럽 누리꾼들 사이에도 '얼음 쓰나미'가 화제이다. 이 자연현상은 12일 캐나다의 도핀 호수 근처에서 일어났다. 집채만한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밀려 육지로 올라왔다. 이에 호숫가에 위치한 주택 10여채가 크게 부서졌다. 닥치는 족족 집어삼키는 살아있는 생명체가 살금살금 다가오는 듯하다. 
 

정말 충격적이고 놀라운 장면이다. 얼음이 쓰나미가 되다니!!! 가상 전문가들은 강력한 바람이 불러 호수에 쌓인 얼음 덩어리가 육지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누구나 호숫가에 작지만 아늑한 별장을 가지고 싶어한다. 여름에는 일광욕과 호수욕을 즐길 수 있고, 겨울에는 얼어 붙은 호수의 풍경과 얼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하기 힘든 이런 얼음 쓰나미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할 뿐이다. 사고 싶은 마음이 쉽게 달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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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13. 5. 10. 07:41

북동유럽 리투아니아는 이제 새싹이 점점 잎을 키우고 있다. 우리 집 아파트 창문가에는 단풍나무 연두색 잎이 쑥쑥 돋아나고 있다. 잎 가운데는 노란색 꽃이 수두룩하다. 


단풍나무는 잎이 각양각색으로 물드는 가을에 그 인기가 절정이다. 마치 이때가 되면 단풍나무 잎이 정작 꽃으로 둔갑한 듯하다. 사실 단풍나무 꽃을 보았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별로 없다. 그만큼 지금 막 피어나는 꽃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듯하다. 아래는 리투아니아에서 피어나는 단풍나무 꽃이다. 


단풍나무 잎에 비해 꽃이 작지만, 그래도 음미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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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13. 5. 7. 06:57


▲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조성된 벚꽃 공원
 
북동 유럽에 위치한 리투아니아 봄의 상징 꽃은 설강화(snowdrop)와 청노루귀꽃이다. 덮인 눈 사이로 초록 줄기에 하얀색 꽃을 피우는 설강화는 보통 3월 초순에 핀다. 이어서 눈이 다 녹은 숲에 지난 해 낙엽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꽃이 청노루귀꽃이다. 

▲ 리투아니아 봄을 상징하는 설강화(스노우드롭, 상)과 청노루귀꽃(하)  

한편 4월 중하순경 도심 곳곳에 피는 개나리꽃이 있다. 이 꽃은 자생이 아니라 관상용으로 심은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이 개나리꽃 이름을 아느냐고 물어보며 그냥 노란 꽃이라 답할 만큼 생소하다. 빌뉴스에서 개나리꽃이 한 군락을 이루고 크게 자라는 곳이 고층 건물이 우뚝 솟은 네리스(Neris) 강변이다. 개나리꽃이 피는 철이면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나와 산책을 한다. 그리고 개나리꽃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를 즐겨한다.

▲ 벚꽃 출현으로 찬밥 신세로 전락한 개나리꽃 

그런데 지금은 이 개나리꽃이 거의 외면당한 듯하다. 왜일까? 개나리꽃보다 더 생소한 꽃이 같은 시기에 그 주변에 피기 때문이다. 무슨 꽃일까? 바로 한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피는 벚꽃이다. 이곳에 벚나무가 심어진 사연이 있다. 

▲ 개나리꽃과 벚꽃의 공존. 한 때 개나리꽃은 사진 촬영을 위한 인기 배경이었다.
 
2차 대전 당시 일본 대사관 스기하라 영사는 본국의 훈령을 무시하면서까지 유대인 수천명에게 일본 사증(비자)를 발급해주었다. 스기하라의 "생명의 사증" 덕분에 많은 유대인들이 소련과 일본을 거쳐 제 3국으로 안전하게 피난할 수 있다. 2001년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곳에 기념 공원이 조성되었고, 일본 북부지방에서 직접 가져온 벚나무 100그루가 심어졌다. 

▲ 빌뉴스 중심가 네리스 강변에 자리 잡은 스기하라 기념 공원
 
12년이 지난 벚나무는 이제 사람 키를 훨씬 넘게 자라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벚나무 밑에 자리를 차지하고 따뜻한 햇살을 즐기고 있다. 

▲ 벚나무 곁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빌뉴스 시민들
 
꽃 냄새를 맡거나 꽃잎을 만져보는 등 모두들 신기해 한다. 텔레비전이나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는  벚꽃 장면을 이곳 북위 55도 빌뉴스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동이다.


벚꽃을 배경을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즐비하다. 얼굴만 다를 뿐이지, 서울의 벚꽃 축제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벚꽃이 만발하니, 사람들로부터 인기도 만발하다. 일본 벚나무 공원이 조성된 유럽 도시는 오스트리아 빈, 독일 베를린, 그리고 리투아니아 빌뉴스로 알고 있다. 완전히 뿌리내린 빌뉴스 벚나무를 바라보면서 한국도 외국에 진달래 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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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13. 5. 6. 12:59

온순함의 상징이기도 한 사슴은 특히 수컷은 번식기에 서로 뿔을 맞대고 괴성을 지르면서 격렬한 싸움을 벌인다. 이 결투에서 이긴 수컷은 수십 마리의 암컷을 거느린다. 싸움이 싱겁게 끝나기도 하고, 때론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먼저 수컷들의 결투 장면을 보자. 


 
리투아니아에서도 차를 타고 가다 보면 들판이나 숲 속에서 사슴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숲을 가로지르는 도로에는 사슴을 조심하라는 표시판도 눈에 뛴다. 

* 리투아니아 들판에서 먹이를 찾는 야생 사슴들

폴란드의 부쉬차 아우구스토브스카(Puszcza Augustowska) 숲 속에서 찍힌 사슴 결투 동영상이 최근 화제가 되었다. 폴란드 북동 지방, 리투아니아 남동 지방, 벨라루스 남서 지방을 덥고 있는 이 숲은 원시림으로 유명하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폴란드 바르샤바로 가는 길 중 하나가 이곳을 통과한다. 아래 영상에서 보듯이 도로 양 옆에는 소나무가 즐비하게 있어 그 풍경이 장관이다. 이 아름다움에 반해 바르샤바에 갈 때는 늘 이 도로를 이용한다.     


바로 이 숲 속에서 사슴 수컷 두 마리가 결투를 벌이다가 둘 다 죽을 뻔한 일이 일어났다. 두 마리의 뿔이 서로 엉켰기 때문이다. 한 마리는 이미 숨을 거두었고, 다른 한 마리는 뿔을 빼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젠 결투가 아니라 그야말로 자신과의 사투이다. 이겨서 수십 마리의 암컷을 거느릴 영화도 못 누려보고 죽은 수컷 뿔에 엉켜 그냥 죽게 생겼다. 


하지만 다행히 관할 영림소 직원들이 이를 목격하고 구조에 나섰다. 마취주사를 놓고 남자 세 명이 힘을 합쳐 엉킨 뿔을 풀었다. 마취에서 깨어난 수컷은 무리를 찾아 소나무 사이로 사라졌다. 


결투에서 진 사슴도 살았다면 더 좋았을 것인데 참 아쉽다. 사람의 따뜻한 구원의 손길로 수컷이 살아남았고, 이로써 숲에는 또 다른 새끼 사슴들이 뛰어놀 수 있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3. 4. 25. 06:33

화창한 봄날이 이어지고 있다. 봄철의 한 특징은 강물의 수위가 높다는 것이다. 카우나스 네무나스 강변에 위치한 비타우타스 성당 벽에는 강물의 높이를 측정하는 표시가 있다. 홍수는 여름이라는 등식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리투아니아 홍수는 봄에 난다. 

영상의 날씨로 눈이 녹아서 사방에서 몰려들기 때문이다. 최근 빌뉴스를 가로지르는 네리스 강으로 가보았다. 평소보다 훨씬 높은 수위였다. 난데없이 갈매기들도 물고기를 노리고 날아다니고 있었다.   
 

지대가 낮은 강변은 연못 모양을 띠고 있었다. 강물에 새겨진 그림자로 아내와 기념 촬영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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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13. 4. 12. 16:13

산이 많은 한국에는 바위 틈 사이에 뿌리를 박고 자라나는 소나무를 보면 그 운치에 절로 매료된다. 산과 바위가 거의 없는 리투아니아에는 호수 밑에 뿌리를 박고 자라나는 나무가 그런 운치를 자아낸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리투아니아와 국경을 이루고 있는 폴란드 북동지방 포드라스키에 숲 속에서 끽힌 사진 하나가 이 운치의 대열에 넣을 수 있는 진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버드나무 몸통에 뿌리를 박고 자라고  있는 자작나무이다. 

보면 볼수록 신기하다. 버드나무도 오래 자라고, 자작나무도 오래 자라 더 멋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는 이들에게 선사해주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3. 7. 09:24

한국의 날씨와 리투아니아의 날씨를 비교해보니 엄청 차이가 난다. 겨울철 어느 때에는 리투아니아가 한국보다 덜 추운데, 3월이 되니 한국이 훨씬 더 따뜻하다. 요즘 낮 온도는 서울이 빌뉴스보다 10-15도 더 높다. 매화꽃, 개나리꽃, 진달래꽃 만발하는 한국이 부럽다.

하지만 리투아니아에서도 서서히 봄이 다가온다. 온도는 급격히 높아지지 않지만, 구름이 낀 날이 적어지고, 해가 쨍쨍한 날이 많아진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곧 올 따뜻한 봄 기운도 느껴진다. 3월 첫 번째 주말에 열리는 "카쥬카스 민속 장날"에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흔히 사는 물품 중 하나가 건화 장식품(마른 지난 해 화초로 만든 장식품)이다. 올해 우리 집도 어김없이 이것을 샀다.  


바로 위의 사진이 우리 집 거실을 장식하고 있는 건화이다. 이렇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지난 봄(의 꽃)'으로 '새 봄'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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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13. 3. 5. 07:04


엄청난 수의 새들이 무리를 지어 마치 군무를 하듯이 날아가는 모습이 종종 눈에 뛴다. 하늘 아래서 새들이 펼쳐보이는 발레 동영상을 보면서 자연의 신비에 넋을 잃어본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춤을 추는 새들의 모습은 경이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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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12. 10. 14. 06:23

발트해 동쪽에 위치한 발트 3국 해변을 가보면 탄성을 자아낼 만큼 환상적인 경관이 아쉽게도 없다. 단지 밀가루같은 작은 입자의 모래와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이 그나마 눈요기감이다.

* 발트해 라트비아 유르말라 해변 

또한 조수간만의 차이가 그렇게 높지가 않다. 그래서 한국 남서해안에서 나타나는 신비의 바닷길은 그야말로 발트인들에게는 신비 그 자체이다. 신비의 바닷길은 바다갈라짐 현상을 말한다. 썰물 때 해저지형이 해상으로 노출되어 마치 바다를 양쪽으로 갈라놓은 것처럼 보인다. 일명 "모세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한국에는 진도 모도, 보령 무창포, 여수 사도, 화성 제부도, 서귀포 서건도, 인천 실미도 등에서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다른 외국에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세계 각국 신비의 바닷길을 소개한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1. 잉글랜드 콘월 성 마이클산 (St. Michael's Mountain, Cornwall, England)

2. 인도 뭄바이 하지 알리 사원 (Haji Ali Dargah, Mumbai, Indie)        

3. 스코틀랜드 러프 섬 (Rough island, Scotland)

4. 덴마크 만되 (Mandø, Jutland, Dania)

5. 잉글랜드 버러 섬(Burgh Island, England)

6. 미국 바르 (Bar, USA) 

7. 프랑스 루브와 요새 (Fort Louvois, France)

8. 한국 진도 모도

아무리 자연현상이라고 하지만 이런 바닷길은 놀랍고 신기하다. 아직 위에 있는 바닷길을 한번도 가보지 않아 더욱 그 현장이 궁금하다. 살다보면 가볼 날 있겠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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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11. 4. 12. 06:59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옛날부터 어린 아이가 자신의 출생 비밀을 물을 때 "저기 있는 저 황새가 너를 물어다 주었지!"라고 대답한다.
   
이제 아프리카에서 황새들이 날아올 시기이다. 동양에 사는 흰 부리 황새와는 달리 유럽에 사는 붉은 부리 황새(홍부리황새)는 인가 근처에 서식한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황새를 길조(吉鳥)로 여긴다. 황새는 주로 농가 지붕, 농가 가까이에 있는 전봇대나 나무 등에 둥지를 틀고 산다.

chiffres du groupe cigognes-France
▲ 2004년 유럽 각국 황새 개체수(쌍). 폴란드, 스페인,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리투아니아 등지에 황새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 [source link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황새가 자기 마당에 둥지를 틀도록 각별히 원한다. 때론 자기 마당에 높은 나무 기둥을 세우고 직접 둥지를 만들어 황새가 안거하도록 도와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일부의 황새는 전봇대에 둥지를 틀어서 감전사를 자초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황새가 서식할 수 있는 주변의 전봇대 꼭대기에 다시 막대기를 높이 세워서 황새가 둥지를 쉽게 틀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전봇대에 둥지를 틀다가 감전사를 초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막대기를 꼭대기에 설치놓았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봄에 처음으로 본 황새로 한해의 운세를 점치기도 한다. 처음 본 황새가 앉아있거나 서 있으면, 한해 동안 특별한 변화없이 살아갈 것이다. 날아가는 황새를 처음 보면, 집을 떠나거나 즉 결혼을 하거나, 먼 곳으로 여행을 가거나 하는 등 변화무쌍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이처럼 리투아니아에 황새들이 많이 서식하는 것은 자연 환경이 비교적 깨끗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리투아니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는 넓은 초원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젖소와 농가 근처에 둥지를 틀고 화목하게 살고 있는 황새이다.

 [Foto: Luphundo Skuneczny | http://www.ipernity.com/doc/drevnikocur7/]  

위 사진은 유럽에서 황새가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는 폴란드의 불카 자토르스카( Wólka Zatorska)에서 최근 에스페란토 친구(Luphundo)가 찍은 황새이다. 이 사진을 보고 있으니 이들 황새 부부가 다정 다감하고 사이가 좋은 부부애를 상징하는 원앙새 부부 못지 않은 것 같아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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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6. 12. 07:17

최근 들어 리투아니아에는 밤에 여러 차례 천둥과 번개가 쳤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그 해 첫 번째 천둥과 번개가 친 후에야
호수나 강 등에서 수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천둥과 번개가 차가운 기운이 사라지고
이제 더운 기운이 땅을 지배하고 있음을 확신시켜준다.

8살 딸아이는 유별나게 천둥과 번개를 무서워한다.
번개를 보거나 천둥 소리만 들어도
집안에 있는 전기코드를 다 뽑아라고 야단법석이다.
심지어 밧데리로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도 꺼라고 아우성친다.

"아빠, 컴퓨터를 반드시 꺼야 돼."
"왜?"
"하드디스크,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가 다 망가질 수 있어."


90년대 초 전화모뎀으로 인터넷을 사용했다.
밤에 천둥 번개로 전화모뎀이 망가진 때가 떠올랐다.

"그럼, 뭐 하지? 번개 사진을 찍어야겠다."
"안 돼, 아빠!"
"왜, 카메라도 전기가 필요하잖아."
"충전된 건전지로 하는 데."
"아빠, 그대로 안 돼!!! 카메라 속으로 번개가 들어오면 어떻게 해?"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다가 딸아이는 잠이 들었다.
카메라 대신 캠코더로 발코니에서 촬영을 시도해보았다.

몇 차례 기다리다가 지쳐 녹화 중지를 하는 순간
바로 눈 앞에서 번개를 치는 듯 섬광이 비쳤다.
번개칠 때 녹화 시작을 눌리면 이미 늦은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물론 더 자라면 천둥과 번개에 대한 무서움이 덜해지겠지만
아무리 어린이이라 해도 너무 무서워하는 것 같아 고민스럽다.

하지만 딸아이가 천둥 번개 때 전기코드를 다 뽑아놓아야 한다고
야번법석 떠는 모습은 참 보기가 좋다.
 


* 관련글:
폴란드인들은 어떻게 벼락을 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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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11. 25. 08:00

최근 리투아니아 사진작가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 인터넷 웹사이트 efoto.lt를 알게 되었다. 많은 사진을 감상하면서 특히 눈이 띄는 사진 한 장이 있었다.

바로 위에는 하얀 눈이 덮여 있고, 호수에는 곱게 물들은 단풍이 비치고 있다. 가을과 겨울이 하나 되어 공존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이 사진은 리투아니아의 젊은 사진작가인 이르만타스 마크리쯔카스(Irmantas Makrickas)가 찍은 것이다. 특히 그의 사진들은 리투아니아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많이 담고 있어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사진작가의 허락을 얻어 아래에 올린다.

더 많은 사진을 보고자 하는 사람은 여기를 가면 볼 수 있다.
http://www.efoto.lt/user/10811/nuotraukos/geriaus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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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겨울 (리투아니아 사진작가 Irmantas Makrick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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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란 초록 (리투아니아 사진작가 Irmantas Makrick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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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엉겅퀴 꽃 (리투아니아 사진작가 Irmantas Makrick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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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절벽 (리투아니아 사진작가 Irmantas Makrick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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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질 무렵 (리투아니아 사진작가 Irmantas Makrick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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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그루터기 (리투아니아 사진작가 Irmantas Makrickas)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