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 7. 13. 05:29

지금 에스페란토 국제회의에 참가하고 있다. 7월 12일 점심 식사를 하려는 데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온 에스페란티스토(에스페란토 사용자)가 다가와 나에게 물었다.

"대한민국의 국기 태극기가 언제 채택이 되었는지 알아?"

아무리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지만 태극기 채택일을 물어보다니...... 한국인이면 한국에 관련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로 물어온 듯하다. 하지만 대답 대신 물음으로 답할 수밖에 없었다.  


"웬 갑자기 태극기에 대한 질문을 하나?"
"모르고 있네. 내가 알려주지. 바로 7월 12일 오늘이 태극기가 대한민국의 국기로 채택된 날이야."
"한국인 나보다 어떻게 태극기에 대해 더 잘 아나? 오늘이 채택일이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나?"
"내가 위키백과에 글을 자주 올리는데 위키백과에서 알았어."
"너 덕분에 나도 알게 되었네."


그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있는 아시아박물관에서 일하고 있다. 이번 일주일 행사에서 동양의 다양한 상징이나 기호들을 참가자들에게 소개하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특히 이날 태극기 채택일을 맞아 태극기까지 전시하는 세밀함을 보여주어 감동적이었다. 


이 친구 덕분에 1948년 제헌국회에서 태극기를 국기로 채택한 날인 7월 12일은 앞으로는 꼭 기억할 것 같다. 시험 공부을 위해 외운 날짜는 시험이 끝나면 금방 잊어버리지만, 이렇게 전혀 생각지도 않은 외국인으로부터 태극기에 대한 모르는 정보를 얻었으니 그 기억이 분명히 오래갈 것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6. 18. 06:03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입니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펄럭입니다.

위는 동요 "태극기"의 가사이다. 이처럼 국기나 깃발은 바람으로 인해 펄럭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더 생동감있게 나타낸다. 펄럭이지 않고 그냥 막대기에 매달려 있는 국기는 그 운치가 떨어진다.   


바람이 국기를 펄럭이게 하기도 하지만, 때론 국기를 감아버리기도 한다. 후자일 경우 국기의 원래 모습마저도 알 수 없게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스토니아 탈린에 있는 스웨덴 대사관이 선택한 방법이 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국기 밑 끝자락을 발코니에 끈으로 묶어놓았다. 바람이 불더라도 국기가 막대기에 감기지 않는다.


에스토니아가 선택한 방법은 다르다. 국기봉에 매달린 국기의 윗부분 2/3 정도 크기의 막대기로 국기를 아예 펴놓았다. 
 

이렇게 해놓으니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국기가 국기봉에 감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바람이 불지 않아도 축 내려있지 않고 늘 펴져 있다.  


국기가 밑으로 축 내려져 있거나 감겨져 있으면 웬지 기(氣)를 펴지 못하는 듯하다. 국기는 바람에 펄럭이기도 하지만 바람에 감기도 한다. 결국 반듯하게 펴져 있길 바란다면 에스페란토 방법을 권하고 싶다. 관광서의 태극기는 바람에 안녕할까...... 혹시 감겨있지는 않을까......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1. 10. 07:48

요즘 이래저래 프랑스가 리투아니아 언론에도 자주 등장한다. 부유세와 관련해 프랑스 국적을 버리는 유명인들이 그 정점에 있다. 최근 프랑스인 젊은이가 리투아니아에서 행한 몰지각한 행위도 화제를 넘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 리투아니아 국기는 삼색기 - 노란색 (태양), 초록색 (초원), 빨간색 (애국의 피)

지난 화요일 새벽 5시 20분 이들 두 명의 프랑스인은 빌뉴스 중심가에 있는 리투아니아 정부 환경부 청사 부근을 걷고 있었다. 청사에 걸려 있는 리투아니아 국기를 보자 한 명이 기어올라가 국기를 잡고 내려 찢었다. 이들의 행동은 CCTV에 잡혔고, 경비원이 나와 현장에서 경찰에 인계했다.


이들은 각각 19세, 20세로 불경스러운 행위로 각각 230리타스(약 10만원) 벌금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취중이었다.    

* Video tv.delfi.lt

아무리 술취했고, 낯선 나라라고 하지만 방문국의 국기를 찢는 일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나라가 어수선하니 국민도 따라가는 것이 아닐까...... 프랑스가 하루 빨리 이해계층간의 합리적인 합의가 이루어져 반듯한 나라가 되길 바란다. 좌우간 외국에선 조국 망신시키지 않도록 몸조심 마음조심 해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2. 5. 2. 06:34

화창난 봄날이 연이어진다. 겨우내 춥고, 어두침침한 날씨를 견뎌낸 보상으로 받는 기분이다. 도심으로, 공원으로 산책나가는 빈도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며칠 전 시내를 산책하면서 비행기가 하늘에 수놓은 X가 눈길을 끌었다. 이를 보자마자 세상에서 가장 큰 스코틀랜드의 국기를 보는 듯했다. 


스코틀랜드 국기는 파랑색 바탕에 x자 모양의 하얀색 십자가가 그려져 있다. 이를 성 안드레아의 십자라고 부른다. 성 안드레아는 스코틀랜드의 수호성인이다. 

성 안드레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이고 로마 초대 교황 베드로의 동생이다. 초대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이다. 총대주교는 동방 정교회 신자들의 대표자이자 영적 지도자이다.     

스코틀랜드인들이 잉글랜드인들을 상대로 싸움을 했을 때 하늘에서 X자 모양의 십자가에 못박혀 순교한 성 안드레아가 나타나 승리했다는 832년의 전설에서 유래되었다. 


2대의 비행기가 지나가면서 파란색 하늘에 하얀 구름을 만들어놓았다. 영락없이 X와 스코틀랜드의 국기를 닮았다. 하늘에 이런 식으로 태극기를 만날 수는 없겠지...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1. 9. 20. 05:52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최근 관심을 끈 동영상을 소개한다. 내용은 러시아 스몰렌스크 비행기 추락 사망자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 조형물 제막식이다. 지난 해 4월 10일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부부 등이 탑승한 러시아제 비행기가 러시아 스몰렌스크 공항에 접근하던 중 나무와 부딛혀 추락해 탑승객 모두 사망했다.

이날 카친스키 대통령 일행은 폴란드와 러시아간 여전히 갈들을 빗고 있는 '카틴 숲 사건' 추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스몰렌스크로 가던 중이었다. 이 사건은 제 2차 세계대전 중 스몰렌스크 인근 카틴 숲에서 폴란드인 2만 2천여명을 암매장한 사건이다. 소련은 이를 나치의 소행이라고 주장했고, 폴란드는 이를 소련 비밀경찰의 소행이라 주장하고 있다. 
 

▲ 폴란드 사람들이 국기를 내리는 모습
▲ 미국 군인들이 국기를 내리는 접는 모습

이 제막식은 폴란드 북동지방에 위치한 세이니(Sejny)에 열렸다. 조형물을 가린 대형 폴란드 국기를 내리고 접는 모습이 미국의 국기를 접는 모습과 현격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민간인과 군인의 차이, 또한 당시 상황의 차이가 있음은 분명하다. 


폴란드 사람들은 내린 국기를 둘둘 말아 한 사람이 가지고 어디다 놓을 것인지 기웃거린다. 이에 반해 미국 군인들은 절도있게 착착 국기를 접어 한 사람이 가슴에 댄다. 상대히 대조적이다. 이런 경우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