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20. 6. 3. 05:22

6월초다. 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 빙기스 공원 소나무 사이에서 자라고 있는 사과나무는 아직도 하얀꽃으로 꿀벌을 유인하고 있다. 


공원이나 거리에는 마로니에(말밤나무, 가시칠엽수, 서양칠엽수) 잎이 벌써 무성하게 자랐다. 이제 마로니에 밑에서 지나가는 가랑비를 잠시 피해갈 수도 있겠다. 

마로니에는 원래 그리스와 발칸반도가 원산지이지만 지금은 유럽 전역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가로수나 공원수로 많이 심어지고 있다.  

마로니에의 라틴명이 hippocastanum인데 이는 그리스 단어 hippos(말 horse)와 kastanon(밤)에서 유래되었다. 열매는 식용 밤과 유사하지만 먹을 수가 없다. 독성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열매껍질은 가시투성이다.   


리투아니아에 자라고 있는 마로니에는 보통 5월 초순에서 6월 초순까지 하얀색 꽃을 피운다. 꽃은 원뿔이다. 꽃잎 아래쪽에는 노란색 혹은 분홍색 반점이 있다.   


일부는 시들어가고 있다. 


일부는 꽃이 땅에 떨어져 환경미화원을 기다리고 있다.


집앞에 있는 가로수 마로니에와 그 꽃을 4K 영상에 담아봤다.



종종 리투아니아에서 공원수나 가로수 중 붉은색 꽃을 피우고 있는 마로니에(가시칠엽수)를 꼭 빼닮은 나무를 만나게 된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이 마로니에 꽃이고 오른쪽이 또 다른 칠엽수 꽃이다.  


이 나무는 유럽 마로니에(aesculus hippocastanum)와 북미 파비아(aesculus pavia)의 교배종이다. 1818년 독일에서 처음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어 이름은 aesculus × carnea 또는 red horse-chestnut이고 한국어 이름은 붉은 마로니에, 붉은 말밤나무, 붉은 칠엽수 또는 붉은꽃 칠엽수다. 정원수나 공원수로 인기 있고 가로수로는 극히 드물다.  


유럽에서는 보통 5월에 꽃이 핀다. 마로니에와는 달리 열매껍질은 가시가 거의 없고 밋밋하다. 


걸어가고 있는 거리에서 만난 가로수 중 유일하게 꽃을 피우고 있는 나무로 단연 돋보였다. 그냥 지날 수가 없어 4K 영상에 담아봤다.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관광안내를 위한 해외출장이 없으니 집 근처에서 하얀꽃 마로니에와 붉은꽃 마로니에 둘 다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4. 1. 3. 06:11

종종 공중분양된 나무를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다.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공중부양 나무가 화제를 끌었다. 정말 나무가 스스로 공중부양된 것일까? 답은 "아니다"다.[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마술의 능력을 빌리지 않고도 공중부양 시키는 방법이 있다. 아이디어와 약간의 재능만 있으면 쉽게 살아있는 나무 그대로를 공중부양 시킬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살아있는 나무가 감쪽같이 공중부양한 모습을 띠게 된다.


무분별한 과속으로 인한 사고가 빈발한 도로에 있는 가로수를 이런 식으로 공중부양시켜 놓으면 어떨까? 운전자의 호기심을 끌어 속도를 낮추게 하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7. 12. 06:23

최근 철판에 갇힌 서울 가로수의 끔찍한 현장이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바로 가로수를 깎아내어 철판에 맞추었기 때문이다[아래 사진].

https://www.facebook.com/joytree91

이 서울 가로수의 사진을 보니 일전에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러시아의 가로수가 떠올랐다. 가로수 보호와는 전혀 관계없이 인도에 아스팔트를 그대로 깔아버렸다. 혹자는 러시아의 가로수에 비하면 서울의 가로수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사진출처 imagse source link]


그렇다면 내가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의 가로수는 어떤 상황일까 궁금해졌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가로수는 벽돌 인도에 큼직한 자기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벽돌로 해놓았으니 수십년 세월이 흘러 지금의 자리를 벗어날 경우 쉽게 더 확장할 수 있다. 도로 정비에 가로수를 배려하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돋보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5. 10. 05:20

4월 하순 아내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 

도로변에 막 솟아오르는 마로니에 새싹을 보았다. 아내에 물어보았다. 

"올해도 당신 생일에 마로니에 꽃이 필까?"

"해마다 피었으니 올해도 피겠지."

"보니 지난해보다 좀 늦는 것 같은데."

"걱정마. 필 거야."

"그렇다면 저 마로니에 꽃을 생일 선물로 하고 내가 따로 꽃을 안 살 거야."

5월 6일 일요일 같은 곳을 지나갔다. 결과는 마로니에 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다음날이었다. 마로니에 꽃으로 생일 선물을 대신할 거야라고 막상 선언했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이 뭔가 허전했다.

딸아이를 학교에 보낸 후 다시 잠이 든 아내 몰래 

살짝 현관문을 닫고 꽃가게를 방문했다.

무슨 꽃을 살까 망설이다가 발코니에 매달수 있는 화분꽃을 샀다. 


아내는 오후에 발코니에 나갔다가 이 낯선 꽃을 보았다.
 
"당신이 산 꽃이야? 우와 마음이 통했네. 나도 곧 이 꽃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6. 13. 06:44

요즈음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길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일이다. 산책하려고 길거리로 나가보면 나무 밑에 물기가 보인다. 여태까지 하늘은 맑았는데 언제 비가 내렸을까 믿기가 어렵다. 가랑비라도 조금 내렸다면 녹음이 짙은 나무 그늘에는 오히려 물기 흔적이 거의 없는 것이 정상인데 말이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그곳을 지나가다보면 뭔가 신발 밑창에 무엇인가 끈적거리는 것을 느낀다. 이로써 비로 인한 물기가 아님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누가 설탕물이라도 쏟아놓았던 것일까...... 


고개를 들면 의문은 금방 해결된다. 바로 위에 가로수인 보리수가 있다. 보리수잎이 끈끈한 진액으로 묻어있다. 요즘 이 보리수가 진액을 내보낸다. 그 진액이 땅으로 떨어져 마치 그 주위에만 비가 내린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