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모음2009. 5. 8. 09:27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 5월 8일 한국은 어버이날이다. 어린이날이 공휴일인데, 어버이날은 공휴일이 아니다. 그래서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움직임이 한국에서 일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유럽 리투아니아는 어떨까? 리투아니아엔 어버이날이 없다. 5월 첫 일요일은 어머니날, 6월 첫 일요일은 아버지날이다. 어느 날을 공휴일로 정한 것이 아니라 일요일을 어머니날과 아버지날로 정해서 자연스럽게 쉬면서 기념할 수 있게 했다.

올해 어머니날은 5월 3일이었다. 식구가 네 명인 우리 집은 바로 전날 엄마를 제외한 나머지가 은밀히 모여서 구수회의를 했다. 7살 딸아이 요가일래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아빠, 내일이 어머니날인데 무슨 선물을 할까?"
"어머니날인데 아빠는 열외다!"

"아빠, 우리는 한 가족이잖아! 내가 언니하고 선물을 생각한다. 그리고 아빠는 돈을 준다."
"평소에 용돈을 절약해 선물을 사야지......" (두 딸 모두 돈이 있으면서 자기돈 쓰기를 아까워한다)

"나는 예쁜 그림을 그려 선물하고, 언니는 내일 아침 꽃가게에 가서 꽃을 산다."
"그림하고 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은데......"

옆에서 언니가 거들었다.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가 있으니까 상품권을 사주자."
"좋은 생각이다. 상품권 가격의 50%는 아빠가 부담하고, 너희들은 각각 25% 부담한다."

가끔 아내가 "우리 집의 큰 아이"라고 불평하는 일이 생각났다. 그래서 이번 어머니날에는 큰 아기 몫을 좀 해보자고 선물 지분 50%을 기꺼이 쏘겠다고 결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딸도 선물 지분에 스스로 참가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려고 나머지 반을 부담하도록 제안했다.        

이렇게 셋이서 합의했다. 요가일래는 방문을 닫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마르니타는 상품권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 그리고 다음날 엄마가 일어나기 전 두 딸은 인근 꽃가게에 가서 튜립 아홉 송이를 사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가일래가 어머니날을 맞아 그린 그림이다 "MAMA MES TAVE MYLIM" (엄마, 우린  엄마를 사랑해요).

이들은 부엌에서 엄마를 위해 아침 커피를 탔다. 그리고 방안에서 막 일어나고 있는 엄마에게 가서 커피, 그림, 상품권, 꽃을 선물주었다. "매주 일요일마다 이런 날이면 얼마나 좋을까? 고마워~"라고 엄마는 답했다. 상품권 선물 지분 50%가 아빠에게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채 이날 엄마는 아내가 아니라 엄마로서 즐겁게 보냈다.  


지난 해 요가일래가 다니던 어린이집의 아이들이 어머니날을 맞아 빌뉴스 시내 중심가 거리에 종이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꽃을 전시했다. 이렇게 전시된 꽃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 관련글: 4식구 성(姓)이 각각 다른 우리 가족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