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미네르바가 100일만에 석방되었다. 환영한다. 그의 이겼음보다도 이명박 정부의 졌음에 무게를 훨씬 더 주고 싶다.

미네르바가 구속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가 풀려나기를 바랐다. 하지만 풀려나자마자 익명성을 벗은 그에게 실망감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생겼다. 이에는 오마이뉴스의 성급한 인터뷰가 한 요인을 제공했을 수도 있다. 오마이뉴스는 석방한 바로 다음날 미네르바와 인터넷 생중계 대담을 개최했다. 인터넷 속도가 느려서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왜 오마이뉴스는 급했을까? 화제와 논쟁의 중심에 선 미르네바를 선점하기 위해서일까? 그가 정신적 안정을 찾을 때까지 좀 더 기다릴 수는 없었나?

한 1개월 동안 고시원이나 산 속에서 혼자 살다가 세상으로 나와 사람들과 대화할 때 첫 순간부터 청산유수처럼 표현이 제대로 나올까? 경험해본 사람들은 답을 알 것이다. 하물며 고시원이 아니라 교도소에서 엄청난 정신적 압박감 속에서 100일을 생활한 미네르바가 아무리 탁월한 식견을 가진 사람이라도 제대로 자기의사를 표현하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미네르바는 오마이뉴스의 제안에 응했을까? 추측컨대 자유가 구속된 상태에서 그는 세상을 향해 자신의 생각을 한시라도 빨리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시험 준비하는 사람이 시험이 끝나면 그 동안 못한 것을 마음껏 해보려는 의욕으로 가득 차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오마이뉴스의 인터넷 대담을 보고 자기들이 생각한 바로 그 미네르바가 아니라 실망했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잡혀가지 전까지 아무도 미네르바를 몰랐다. 그는 자기 방에서 익명으로 글을 쓰는 데 익숙한 사람이지 카메라 앞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말 잘하는 사람이 있고, 글 잘 쓰는 사람이 있다. 글 잘 쓰는 미네르바에게서 말 잘하는 미네르바를 찾으려고 했으니 결과는 뻔한 것이 아니었을까? 적어도 오마이뉴스는 미네르바의 정제된 생각을 캐내기 위해서는 그가 정신적 안정을 취하고 육체적 건강을 회복할 때까지 기다렸어야 옳다고 생각한다.

한편 파이낸셜뉴스가 22일 올린 기사 제목 윤증현 "제2 미네르바 없어야"가 눈길을 끌었다. 눈이 "제2 미네르바 없어야"를 보자마자, 뇌리는 "제2 이명박 없어야"를 즉각 떠올렸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서민생활 직결 5대 정책 공약
경제 7%성장으로 일자리를 연간 60만개를 창출, 5년 동안 3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서민의 세부담을 경감하는 조세정책과 서민생활비 30%인하 정책을 추진한다.


한국은행은 2009년 국내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의 과잉 유동성 논란에 대해 "지난달 취업자수가 20만명 가까이 줄어들고 실업자 100만명 시대를 앞둔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선거 공약에서 4만달러 국민소득을 내세웠다. 그의 대통령 취임일 환율은 1달러가 947.2원이고, 오늘 1351.5원이다. 1년 만에 404.3원이 올랐다. 4만달러 고지는 더욱 더 높아지고 있다.

아무리 국외사정이 변했더라도 취임 1년이 조금 넘었는데 이렇게 공약이 너무나 현실과 멀어지고 있다. 이런 선거 공약을 내세우는 제2 이명박은 없어져야 마땅한 것이다.

윤증현 장관은 “정부가 시장의 신뢰를 얻는다면 다시는 제2의 미네르바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문구를 이렇게 바꿔보았다.

"국민이 공약의 허구를 깨달으면 다시는 제2의 이명박이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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