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돈 없이 과연 생활할 수 있을까?

집밖을 나가서 돈을 안 써고 들어온 날이 거의 없다. 차 타고 나가려면 기름을 넣기 위해 돈을 써야 하고, 버스 타고 나가려면 표를 사기 위해 돈을 써야 한다. 때가 되면 밥을 먹기 위해 돈을 써야 한다. 이처럼 일상에서 돈 없는 생활이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리투아니아 최대 일간지 <례투보스 리타스>의 최근 주말판은 돈 없이 생활하는 한 독일인을 크게 보도했다. 심리치료사이자 "소유와의 이별"이라는 책의 저자인 하이데마리 슈베르머(67세)의 삶을 소개했다.

경제 위기와 불황 속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 부족함을 더욱 느끼고 살아가고 있다. 이로 인해 돈은 어김 없이 자신의 존재와 위력을 한껏 더 발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돈 없이 살아가는 사람의 경험담은 눈과 귀, 마음을 솔깃하게 한다.  

하이데마리는 지금의 리투아니아 클라이페다에서 1942년 태어났다. 1965년 교사 생활을 시작했지만, 1982년 교직을 그만두었다. 이어 심리학, 사회학, 심리치료학을 공부했고, 개인 심리치료실을 개원했다.

1994년 품앗이 운동인 "주고받기 센터"를 만들어 운영한다. 머리카락을 손질할 일이 있으면, 미용사의 어린이를 돌봐준다. 그 댓가로 머리 손질을 한다. 차를 수리할 일이 있으면, 창문 등을 닦아준다. 그 댓가로 수리를 한다. 한 사람이 도배를 해주면 다른 사람은 고장 난 냉장고를 고쳐준다. 여행으로 집을 비우는 사람의 빈집을 지켜주면서 먹고 자는 것을 해결한다.

이렇게 하이데마리는 지금까지 13년 째 돈 없이 생활하고 있다. 그 동안 언론은 별다른 주목을 하지 않다고 한다. 지난 가을 금융위기가 세계 도처를 강타하자 돈 없이 살아가는 그의 생활방식이 언론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96년 모든 보험을 해지하고, 가지고 있던 모든 소유물도 팔았다. 이때 얻은 돈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자기 집 없이 이집 저집을 돌아다니며 일을 해주고 살아간다. 배가 고파서 잔 적은 지난 13년 동안 두 서 번 정도라고 한다. 지난 20년 동안 의사의 진료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  

수도자처럼 살아가는 그의 삶은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그는 사람들은 나눌 줄을 모른다고 일침을 가한다.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요즘 세상에 이렇게 성공적으로 돈 없이 살아가고 있는 하이데마리의 삶이 돋보인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살기란 힘든 일이다.

하지만 돈으로 모든 것을 주고받으려는 삶의 방식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가끔 리투아니아에 살면서 형제나 가까운 친척으로부터 물건 수리 도움을 받았을 때도 돈을 지불한 적이 있었다. 돈이라는 매개 없이 각자 재능으로 필요한 것을 아무런 부담 없이 서로 도와주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그리울 때가 흔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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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없이 삶을 사는 하이데마리 슈베르머 (사진출처: http://projekte.free.de/gibundnimm/)